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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님의 서재입니다.

닥터 로드맨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박형준z
그림/삽화
M
작품등록일 :
2020.02.29 23:23
최근연재일 :
2020.04.04 11: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414
추천수 :
142
글자수 :
118,951

작성
20.03.30 11:00
조회
241
추천
5
글자
10쪽

닥터 로드맨 14화

DUMMY

- 제 14화 -




환자와 루이와의 불신임이 떠올랐지만, 이곳 사정을 생각한다면 교체해줄 인력도 없다는 거다.


환자 의사대로 담당의를 교체한다면, 루이의 입장이 난감해질 거다.


“죄송합니다만. 저분이 현재 담당의라 그건 좀···.”


“아니, 검사받아 준다잖아. 무슨 의사가 환자 말을 이렇게 무시해!”


“이해합니다. 하지만 지금 담당의를 바꾸면 선생님만 더 힘들어지실 텐데요.”


뭔가 하는 표정이었다.


“새로운 선생이 오면 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분도 실력 있는 의사입니다. 한번 믿어 보시죠.”


후- 하며 긴 숨을 몰아쉬고 있는 환자였다.


미심쩍은 표정의 환자가 잠시 루이를 쳐다보고는 말했다.


“그럼, 한 번만 믿고 해본다.”


“네. 감사합니다.”


“감사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 지껄이긴.”


목구멍을 가득채운 육두문자를 간신히 참아가며 환자에게 말했다.


이놈의 서비스직.


“그럴리가요. 그럼, 검사받으시고 나서 뵙겠습니다.”


뒤돌아서려다 다시 루이를 봤다.


“영상 확인부터 하고, 기본 검사 진행하세요. 무릎관절도 고정해 줘야 할 겁니다.”


“······?”


“서두릅시다. 고생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걸 확인한 뒤, 옆에 있던 스텝을 봤다.


“이분 체스터(흉부) CT. 아니, MRI 촬영하세요. CBS(피검사)도 의뢰하고.”


“네.”


“NS(흉부외과) 콜해 이분 영상판독 의뢰도 부탁할게요.”


“알겠습니다.”


다시 환자에게 목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순간 다급히 달려오는 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새로운 사건이 터진 게 분명했지만, 그것만으론 그가 내게 올 이유가 될 수 없었다.


‘뭐지? 무슨 일이···.’


수술방에 갔다 왔을 그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영력해 보였다.


공중에서 서로 눈을 맞추는 순간, 샘의 목소리가 커졌다.


“선생님! 김 선생님!!”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날 부르는 소리까지 들었으니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그는 오직 나만 생각하고 달려오는 것 같았고, 그렇다면 아까 내려보낸 환자에게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별일 없어야 할 텐데.’


늘 긴장 속에 살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다른 때와 느낌부터 달랐다.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지만, 설마하는 의구심은 들지 않고 있었다.


“샘 선생!”


“선생님! 헉- 헉···.”


얼마나 달렸으면 대답도 하지 못한 체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의 생각을 읽어볼까 했지만, 이곳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가치관과 사고가 달라 그런지 이곳 사람들의 생각을 좀처럼 읽을 수 없단 거다.


“선생님께서 도와주셔야겠습니다.”


“뭘 도와!”


그는 말을 잊지 못할 정도로 숨이 차올라 있었다.


시선에 보인 심장의 움직임은 시한폭탄을 품은 것 같았다.


그의 등에 손을 올려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해줬고, 늘 그렇듯 효과는 있었다.


다시 그와 시선을 맞췄고,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왜? 수술실에 문제 있나?”


“그게······.”


대답을 듣기도 전에 다리는 뭔가에 이끌리듯 움직였고, 방향은 수술실 쪽이었다.


달려가면서도 뭐가 문제인가 싶었지만, 정확한 건 그곳 상황을 봐야 했다.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을 보자마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환자는 수술방이 아니라, 외상처치실에 있었다.


뒤따르던 샘을 돌아봤다.


“이게 뭐지? 왜 여기에···?”


“저, 보시는 거와 같습니다. NS(신경외과)쪽 인력이 부족······.”


“그게 아니고, 수술방이 아니라 왜 외상처치실이냐고.”


말은 했지만 그래도 다행이란 생각이었다.


없는 수술방 대신 이렇게라도 한 치프 샘이 새삼 예뻐 보였다.


‘남은 건 저건데···.’


준비 중인 스텝들은 한가득이었다.


하지만 정작 수술(operation)할 메인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일단 급해서······.”


“메인은? ER 선처치 환자라고 안 들어온대?”


“······.”


“개새끼들. GS 이 새끼들이!”


한국과 미국에 가장 큰 차이점은 지금같은 상황이다.


ER에서 내려온 환자라면 병원 내 전과에서 묵시적으로 싫어하는 거.


이후 발생할 문제에 대한 책임을 조금도 가지고 가기 싫다는 거다.


믿은 게 실수였다.


상황 판단과 동시에 울화가 치밀었지만, 일단 환자 앞이라 참아야 했다.


“첵 교수님은?”


“그게······.”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어 고개가 흔들렸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인간들이 모여 있는 곳이 병원이라 해도 이건 너무하단 생각이었다.


뭐가 되었든 환자부터 살려놓고 봐야 하는 거였다.


문 앞에 써있는 외상실(trauma room)이란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어쩌지?’


생각도 잠시 여기서 다리가 움직이면 첵 교수에 대한 도전이라 인식될 게 분명했다.


하지만 뭐가 됐던 간에 들어가야 한단 거다.


시간을 더 끌면 환자에겐 치명적이라, 이글 병원 ER의 치부가 될 수도 있었다.


선 처치 후 보고가 최선의 방식이었다.


“뭐하고 있어.”


“예?”


“도와 달라며. 도와 달라고 한 거 아니던가?”


“괜찮겠습니까?”


“뭐가.”


“상황이 급해 오시라고 했지만··· 가능하시겠습니까.”


이건 또 뭔가 싶었다.


도와 달라고 달려와 놓고, 날 걱정 해주고 있다니.


아니면 내 실력으로 할 수 있겠냐고 묻는 건가 싶기도 했다.


샘이 하는 행동은 제리 걱정해주는 톰이었다.


쓸데없는 걱정이란 거다.


“가능? 뭐가 가능하냐는 거지?”


“···아직.”


“일단 환자부터 살려 놓고 보자. 뭐해, 움직이지 않고!”


“하지만···.”


“됐어! 뒷일은 뒤에 생각해. 안 도울 거야?”


“아···.”


“왜? 환자를 걱정한 게 아닌가? 자네도 밖에 있는 사람들하고 같은 생각인가 보지?”


“그건 아닙니다만···.”


“뭘 생각하는지 알겠어. 지금부터는 내가 책임진다. 됐나!”


책임진다는 말에 샘의 표정이 변하고 있었다.


물론 사람을 살리면 다행이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 병원까지 소송에 휩싸인다.


그놈의 책임이란 단어가 발목을 잡고 뒤따라 오는 거다.


하지만 우린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의사다.


소송이 무서워도 환자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줘야 한단 거다.


“뭐해, 서두르자고.”


“네.”


손 소독을 마치고 처처실로 들어서는 순간, 긴장감은 물론 위화감까지 느껴졌다.


드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자동문이 열리자, 준비 중인 스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갑작스런 등장에 모두 놀란 표정이었다.


“누구지?”


“몰라!”


“새로 선생님 들어온다고 들은 거 있어?”


“몰라!”


모두 나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귀를 닫아야 했다.


안에 있던 스텝의 도움으로 가운과 글러브까지 끼는 동안에도 여전히 분위기는 싸한 상태였다.


스텝들 모두 현재 진행할 OP보다 내가 누군가가 더 큰 관심사인 것 같았다.


이 op의 책임자가 첵 교수임을 잘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이 이렇게까지 내게 신경 쓸 이유도 없으니 말이다.


“수고 많으십니다.”


“아. 네.”


시선엔 베드에 누워있는 환자를 보는 순간 등골이 싸해졌다.


마치 귀신의 집에 들어설 때처럼.


이상함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처음 들어온 외상실(trauma room)인데, 이상할 만큼 익숙한 느낌이었다.


마치 내 구역인 듯 모든 장비의 위치까지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이게 뭔가 싶었지만, 몸은 어느새 움직여 집도의(operating surgeon)자리에 서있었다.


문제는 전혀 당황스럽지 않단 거였다.


“준비는?”


“누구시죠?”


마취과 과장이 날 보며 물었지만, 시선을 피해야 했다.


아직 이곳에 설 군번이 분명 아니었다.


“환자 바이탈은?”


“······?”


“이봐! 바이탈!!”


언성이 높아지자 고갤 갸웃거리던 과장은 페이션트 모니터(Patient Monitor:환자감시장치) 로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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