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가 마왕을 기르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작뚜
작품등록일 :
2022.10.31 08:23
최근연재일 :
2022.11.19 12:05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935
추천수 :
24
글자수 :
238,276

작성
22.11.01 08:57
조회
21
추천
1
글자
12쪽

16화

DUMMY

“이 머저리야!”


정말 지하 감옥에 처넣고 올 걸 그랬다는 걸 시작으로.

테나는 기빌을 억지로 붙들어 날아가면서 소리쳤는데,

하위트는 그런 둘을 굳이 제재하지 않았다.


슬쩍 기빌을 테나 쪽으로 밀었던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그가 시킨 것이라 봐도 무방하고 말이다.


“이봐, 방금..”

“나도 들었어.”


기억이 온전하지 않은 상황에.

갑자기 기빌이 외친 소리를 들은 이들은 처음엔 소곤거리다가,


“마왕이 부활해?”

“그게 무슨 소리야?”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고!”

“하위트님!”

“..곤란하게 됐군.”


표정을 보면 곤란한 것 보다는 기빌에 대한 짜증이 더 큰 것 같았지만.


하지만 한 종족의 집정관이었던 자답게.

하위트는 금방 그런 내색은 지워버리고는 크게 소리쳤다.


“상황을 파악 중이니,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도록!”

“...”


지팡이에 기대 구부정한 자세로 외쳤음에도 불구하고.

조인족들이 그런 하위트의 기백에 눌린 탓에 일순 주변이 완전히 조용해졌다.


“현재 대다수의 다른 조인족들도 그대들처럼 갑자기 정신이 돌아와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네. 그런데 하물며 마왕 부활이라니, 무슨 일인지 정확히 파악도 안 된 정보가 흘렀다간 혼란만 더 가중될 걸세.”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방금 기빌님이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그게 사실이라면..”


그의 말에도 불구하고 몇몇 조인족들이 불안하게 말하자.


“정보 확인은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오늘 내로 공표할 테니 잠시만 기다리게.”


하위트의 시선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조인족들 너머,

노아 일행을 잠시 향했고.

그는 기한을 약속함으로써 잠시 그들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농사 중에 제일 어려운 건 자식농사라더니..”


조인족의 집정관저 근처,

실물 크기로 조각된 선대 조인족 집정관 조각상들이 죽 늘어서 있는 곳에서.


하위트는 아직 완성이 되지 않은 자신의 조각상 앞에서 이젠 화보다는 체념으로 보이는 한숨을 내쉰 뒤.

어쨌든, 하고 입을 열었다.


“내가 마왕 부활 얘기를 들은 건 레이첼, 당신의 비서가 알려줘서입니다.”

“그렇게 하라고 하기는 했습니다만. 무슨 불만이라도 있는 것 같네요.”


실제로 하위트가 그 처진 눈을 살짝 매섭게 치뜨고 보았기에.

레이첼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덤덤하게 응수했다.


“정보가 늦는 바람에 대처가 늦는 건 이미 충분히 겪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둘이 사이좋은 줄 알았는데.’


그런 그들의 모습에 노아는 조금 의아할 수밖에 없었는데,

방금 집정관저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올 때 레이첼과 하위트가 했던 대화에선 조금도 이런 기색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둘이 잠시 눈으로 대화를 하듯 노려보는 바람에.

노아는 자신도 모르게 둘과 거리를 두었다.

셀과 아티스도 그와 똑같은 심정이었는지 노아를 따라 슬금슬금 거리를 벌렸는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레이첼과 하위트의 신경전이 계속 이어졌다.


“당시 정보가 얼마나 신빙성이 떨어졌는지는 당신도 알 거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그 모든 헛소문을 곧이곧대로 듣기엔 우리가 갖고 있는 직책은 그리 가벼운 게 아닙니다.”

“헤리트와의 우호 관계를 깨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니고요?”

“..무역과 외교에 한해서만은 당신에게 조언을 들을 필요가 있을까 싶으니, 이 얘기는 여기서 그만하는 게 좋겠습니다.”

“...”


누가 들어도 기분 나쁠 말이었지만.

레이첼은 의외로 참고 넘어가려는 것처럼 입만 좀 씰룩이다 말았는데,

이중에선 그녀만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하위트가 먼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그 나름의 패배선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아까 얘길 이어서 물어봐야겠습니다만, 마왕 부활이라는 게 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저 친구가 말하기론 마왕 토벌은 성공했다고 들었는데, 이제는 부활이라니..”


하위트는 분명 레이첼에게 물었지만.

레이첼은 그의 질문에 자신도 들은 게 전부라 자세하게 알아야겠다며 노아를 보고 말했다.


“아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도 빼놓지 말고 말해봐.”


그에 노아는 잠시 하위트를 쳐다보았는데,

레이첼이야 셀을 해코지할 리가 없지만.

하위트는 아무래도 조금 미심쩍었던 것이다.


‘여기서 일어난 일에 대한 정보를 준 것도 그렇고, 도움을 주긴 했지만..’


때문에 노아는 마왕과 대치한 일에 정말 일어난 ‘사실’만 얘기하기 시작했다.

마치 셀이 아니었더라도 누구나 마왕의 타겟이 될 수 있다는 것처럼.


실제로 시리엘도 마왕과는 전혀 관계도 없는데 마왕에게 세뇌당해 조인족 전체를 위험에 빠뜨렸기 때문에,

노아가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된 거야. 셀이 없었으면 위험했겠지.”


노아가 얘기를 마쳤을 때.

의외로 당장 ‘아빠, 위험했던 거야?!’하고 달려들 줄 알았던 셀 대신.

오히려 레이첼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고개를 삐뚜름히 기울이곤 물었다.


“잠깐 버티고 있는데 셀이 왔다고? 아니야, 너 여기 온지 5일은 됐잖아.”

“..뭐? 5일이나 지났다고?”


예상하지 못했던 말에 노아는 미처 셀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때문에 그동안 셀이 안색이 새하얘진 채 입을 꽉 다물고 있었다는 건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아티스만 눈치 챌 수 있었다.


“정보 수집하고 여기 올라오는 동안 대략 이틀 걸렸으니까 너 3일은 그러고 있었다는 말인데..”


그리고 레이첼의 시선은 하위트에게 향하면서 서서히 가늘어졌는데,

그 속에선 책망과 분노가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 시간동안 당신은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이네요?”

“그건..”


이 분노는 진짜라고 느낀 하위트는 순간 당황한 나머지 그 답지 않게 평정심을 잃고 주절거렸는데,


“여러 명이 움직여봤자 금방 들킬 거고, 이 자가 조인족과 싸우는 건 최소화하고 싶다고 해서..”


그러다가.


“아니, 그럼 그 상황에서 어쩌라는 겁니까?”


뭔가 억울하다고 느낀 건지 하위트가 갑자기 버럭, 화를 냈다.


“그나마 세뇌를 안 당한 흰머리독수리족끼리라도 전부 나서서 마왕을 상대해야 했다는 말입니까? 그거야말로 자멸..”

“내가 언제 싸우라고 했습니까? 적어도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라도 했어야지, 어떻게 혼자 마왕을 상대하라고 하고 기다리고만 있습니까?”

“그때는 마왕인지 아닌지조차 파악이 안 되던 때였습니다! 그리고 결계 때문에 밖에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잠깐.”


싸우다 말고.

하위트가 갑자기 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노아를 쳐다보았다.


“그대는 애초에 여길 어떻게 들어온 건가? 물어본다는 걸 잊어버리고 있었군.”


문제는 노아도 그걸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저 셀의 속에 들어간 마왕이 했던 말로 짐작만 할뿐.


“전부 일망타진하고 싶다고 했던 걸로 봐선 확실히 주인님과 다른 분들을 해코지할 셈이었던 것 같으니, 주인님이 결계 근처에 왔을 때 잠시 결계를 해제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 애도 말인가?”


그에 하위트의 시선이 그럴 리가 있겠냐는 듯 셀을 향했는데,

왠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않지 않는 셀 대신.

레이첼이 뻔뻔하게 즉답했다.


“그땐 노아가 마왕과 대치하던 중이었으니 결계에 문제라도 생긴 거겠죠. 당신네 결계가 허술한 걸 남 탓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뭣, 그게 말이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하위트가 요정족도 똑같은 방해 결계 아니냐며 소리치자,

레이첼이 꿍꿍이가 있는 것처럼 수상쩍은 미소를 씨익, 지어보였다.


“당신 설마 내가 집정관이 된 이후로 마법에 손을 놓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나름의 개량을 했다는 건가.”


안 했지만.

레이첼은 시선을 돌리며 어깨를 으쓱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여전하군. 그러니 그 젊은 나이에 집정관이 된 거겠지만 말입니다.”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화를 내니 진정이 된 건지.

하위트는 다시 침착하게 돌아와,

셀이 단신으로 텔레포트를 해서 온 것은 아티스가 동행해서 그런가.. 하고 지레짐작하고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의문을 내밀었다.


“크흠, 어쨌든 자네의 말대로라면 마왕이 부활했다기 보단 아예 토벌에 실패한 것처럼 여겨지는데 말이야.”

“토벌은 분명 성공했습니다.”

“그럼 어째서 자네에게 복수하려고 했다는 건가? 그리고 대체 우리 조인족은 왜 타겟으로 삼은 거고?”


그건 모두가 궁금한 사항이었다.

어째서 조인족이었을까.


“아, 그거에 관한 거라면 내가 추측을 한 게 있습니다.”

“..?”


레이첼은 조인족의 관할령 위치에 대해 설명했다.


“아시다시피 조인족은 대륙의 북동쪽에 있고, 바다를 건너가면 마왕성이 있습니다. 거리상으론 마왕성과 가장 가깝다는 뜻이죠.”

“마왕이 텔레포트 하나 못해서 그나마 가까운 우리를 타겟으로 삼았다는 겁니까?”


하위트가 코웃음을 쳤지만.

의외로 레이첼은 전혀 화를 내지 않고 이어 설명했다.


“마왕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는 걸 간과하면 안 됩니다. 놈은 피폐해져 있었고, 누군가를 세뇌시켜 노아가 말했던 대로 ‘감정’을 먹지 않으면 당장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걸 목숨이 달려있다고 표현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라고 덧붙이곤.

이어 레이첼은 마왕이 노아와 했던 대화를 상기시켰는데,


“[강한 정신력은 기적을 일으킨다.]고 했던 점, [감정을 먹어 힘을 키웠다.]는 점, 그리고 노아를 바로 죽이지 않고 [귀찮은 짓]이라며 세뇌를 통해 죽이려고 했던 점. 이것들을 바탕으로 추측해보면, 마왕이 셀의 몸을 차지하기 전까진 아마 ‘실체가 없었다.’고 보는 편이..”

“셀님?!”


그때.


“아, 아니야. 괜찮아.”


갑자기 비틀거리며 쓰러질 뻔 한 셀을 아티스가 붙들었고.

노아는 당장 셀을 안아들었다.


“레이첼.”

“어.”


자신을 부른 소리에 레이첼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하위트가 무슨 영문인지 추측을 하기도 전에,


슈욱-


레이첼은 셋을 텔레포트로 요정족 집정관저로 보내버렸다.


“아니, 아직 얘기가 다 안 끝났습니다!”

“저 셋은 마왕과 직접 대립했습니다. 휴식이 필요할 테니 남은 얘기는 나랑 하면 될 것 같습니다만.”

“하지만..”

“정 궁금한 점이 있으면 추후에 물어봐도 될 거고요. 그리고 슬슬 요통 때문에 서 있기 힘들 텐데요.”

“내 요통은 내가 잘 압니다.”


툴툴거리며 말하긴 했지만.

실제로 지팡이에 의지하는 수준으로는 점점 서있기도 버거워지고 있던 게 사실이었기 때문에.

하위트는 일단 레이첼의 의견대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아니, 왜 따라옵니까?”

“마왕 부활 말고도 할 얘기가 있어서 말이죠.”


레이첼은 헤리트 제국에 사절을 보내야 한다며 조인족 대표도 동행해야한다고 말했고.

하위트는 예상보다 빠르게 동의했다.


“직접 겪은 게 있는 이상 가만히 있을 순 없지. 비록 내가 지금 조인족 집정관은 아니지만 힘을 좀 써보겠습니다.”

“아, 그럼 기왕이면 다른 수인족들 설득도 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순간 하위트가 왜 자신이 그래야 하나 납득이 안 되는지 한쪽 눈썹을 치켜떴다.


“흠흠, 이미 아시겠지만 제가 다른 집정관분들하고 사이가 그리 좋은 게 아니라서..”

“아무리 그래도 공적인 일에 사적으로 대할 이들은 아닐 텐데요?”

“뭐.. 그런 게 있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다른 집정관분들과는 다르게 이곳저곳 다 거래를 트고 있지 않습니까?”


그야 그렇지만.

하위트는 어째 이용당하는 것 같다는 직감이 예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일단 레이첼의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용사가 마왕을 기르는 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장기 휴재에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22.11.19 14 0 -
46 46화 22.11.19 12 0 11쪽
45 45화 22.11.19 9 0 11쪽
44 44화 22.11.18 9 0 11쪽
43 43화 22.11.17 13 0 11쪽
42 42화 22.11.16 13 0 12쪽
41 41화 22.11.15 16 0 11쪽
40 40화 22.11.14 13 0 12쪽
39 39화 22.11.13 11 0 11쪽
38 38화 22.11.12 12 1 11쪽
37 37화 22.11.11 13 0 12쪽
36 36화 22.11.11 11 0 12쪽
35 35화 22.11.10 12 0 11쪽
34 34화 22.11.10 9 0 11쪽
33 33화 22.11.09 10 0 12쪽
32 32화 22.11.09 11 0 12쪽
31 31화 22.11.08 13 0 11쪽
30 30화 22.11.08 17 0 11쪽
29 29화 22.11.07 14 0 11쪽
28 28화 22.11.07 14 0 11쪽
27 27화 22.11.06 16 0 11쪽
26 26화 22.11.05 17 0 12쪽
25 25화 22.11.04 20 0 11쪽
24 24화 22.11.04 19 0 11쪽
23 23화 22.11.03 18 1 12쪽
22 22화 +1 22.11.03 16 1 11쪽
21 21화 22.11.02 20 0 11쪽
20 20화 22.11.02 16 0 11쪽
19 19화 22.11.01 19 0 11쪽
18 18화 22.11.01 20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