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가 마왕을 기르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작뚜
작품등록일 :
2022.10.31 08:23
최근연재일 :
2022.11.19 12:05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906
추천수 :
24
글자수 :
238,276

작성
22.11.15 18:00
조회
12
추천
0
글자
11쪽

41화

DUMMY

팍!


“헉!”


던지자마자 튕겨 나오는 마석을 노아가 반사적으로 잡아내고.

셀이 자신의 이마 부근에 멈춘 그 손을 큰 눈으로 쳐다보는 사이.

노아가 다행이라는 듯, 그리고 조금은 어이가 없다는 듯 셀을 내려다보았다.


“첫 번째 칸부터 반사마법 걸 때부터 예상했지만..”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반사비율은 40퍼센트 정도로 약하게 해서 천천히 깨금발로 멈추면 될 거라고 생각했단 말이야.”


이어 마석이 튀어나올 건 생각을 못했다고 중얼거리며.

셀은 부끄러움으로 조금 달아오른 얼굴을 홱, 돌리곤 첫 번째 칸 앞에 주저앉아 두 손을 내밀었다.

아이의 손바닥과 칸 사이에 마나가 오가는 것을 감지하고.

노아는 그 모습을 보며 마석이 이 속도로 튕겨 나올 정도로 세게 던진 거면,

아예 칸에 박아버리려는 생각이었던 건가, 하고 셀의 행동을 예상 못한 건 본인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셀은 반사율을 20으로 낮췄다고 중얼거리곤 이번에야말로 잘할 수 있다며 손을 내밀었고.

그에 노아는 마석을 건넸는데,


툭, 툭..


모래사장에 마석이 통통 튀는 진기한 광경이후.

이번엔 제대로 칸 안에 마석이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셀이 힘차게 두 번째 칸으로 뛰었다.


팍!


“윽!”


두 번째 칸은 중력 강화 마법.

반사 마법을 겪은 직후에 몸이 무거워지는 칸을 넣은 것은 순전히 셀의 계획이었고.

이 간극을 뛰어넘을 수 있겠냐고 호언장담을 하던 셀의 모습을 떠올리건데,

이번에도 자신이 그걸 겪을 건 미처 예상 못한 것 같았다.


‘이런 걸 허당이라고 하는 건가.’


뒤 칸으로 갈수록 그들을 괴롭힐 생각에 음흉한 미소를 지었던 모습을 떠올리고.

놀리는 기분이 들어 가만히 구경하려는데,


“이익..!”


팍! 팍! 팍! 팍!


갑자기 셀이 이를 악물고는 일곱, 여덟 번째 칸까지 한 번에 주파하는 게 아닌가.


“어.”


칸마다 밟으면 돌풍이 분다거나, 좌우의 인식을 뒤집어버리는 마법 등.

처음 시도하는 모습답지 않게 다 통과해버리니.


그는 처음엔 셀이 마법을 해제했다던가,

자신에게만 마법이 통하지 않는 무슨 수를 쓴 거라고 생각했지만.


“하하하! 봤지? 내가 만든 함정에 내가 걸리는 바보 같은 짓은 이제 없을 거야! 무조건 내가 땅을 다 먹어서..”

“셀, 금 밟았어.”

“...”


끝까지 간 뒤 돌아오기 위해 뛰어서 몸을 돌리는 과정에서.

셀이 의도치 않게 금을 밟은 것이었는데,

그 말에 자신의 발치를 확인한 셀의 표정이 삽시간에 어두워졌다.


“..다음 차례.”

“한 번 더 할래?”


그래도 실망한 것 치고는 순순히 나오는 모습이 기특해서 물어봤지만.


“아니. 나도 아빠랑 똑같은 조건으로 이길 거라니까.”


셀은 여전히 자신을 봐주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이어서 힐린은 돌풍이 부는 구간에서 부자연스럽게 비틀거리다 금을 밟는 척을 했는데,

눈치 빠른 셀은 그럴수록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못을 박아버렸다.


‘아무래도 진심으로 해야 할 것 같은데.’


당연하지만 이번에도 셀의 훈련이 목적인만큼,

티가 나지 않게 적당히 하면서 셀이 많이 뛸 수 있게 하려고 했는데.

본인의 실수라던가, 힐린의 눈에 띄게 봐주는 행동이 겹친 탓에.

셀이 눈에 불을 키고 그를 거의 노려보듯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 열심히 할 테니까.”

“진짜지?”


아니면 원격으로 마법의 강도를 높일 거라는 말은 뒤로 하고.

노아는 뛰기 전 칸들을 쭉, 보면서 어떤 식으로 움직일 건지 계획을 짠 다음.


탁, 탁, 탁..


마치 아무 마법도 걸리지 않은 것처럼 끝까지 갔다가 돌아 나왔다.


“됐지? 다음엔 저기서 마석을 던져서..”

“잠깐만!”


분명 자신이 봐주지 말라고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쉽게 통과한 것이 믿기지 않았는지,

셀은 급하게 노아의 소매를 잡아 당겼다.


“왜?”

“아니, 어떻게..”


말하다말고.


셀은 노아는 마법을 못 쓰는데다가,

마나에 이상이 있었다면 자신이 놓치지 않았을 거라는 걸 잘 알았기에.

그를 괜히 의심하는 것을 관두고, 결심한 듯 아예 팔짱을 꼈다.


“..아빠 아까 핸디캡 줄 거라고 했잖아.”

“아, 그랬었지.”

“그럼 아빠는 물구나무서서 통과하는 거 어때?”

“뭐?”


끽해야 그가 돌 땐 마법의 위력을 강화한다거나,

세 번을 돌아야 땅을 딸 수 있는 기회를 준다던가, 하는 식의 핸디캡을 예상했기에.

노아는 말도 안 되는 걸 들은 사람처럼 벙쪘다.


“못할 것 같아? 으음.. 아빠라면~ 이런 거 손으로도 잘 할 줄 알았는데~”

“셀, 그거 아빠 도발하려는 거야?”

“도발은 무슨? 못할 것 같으면 솔직하게 말해도 돼. 다른 핸디캡 생각해볼 테니까. 조금 쉬운 걸로.”


입으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킥킥거리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인 것을 보니 이러면 노아가 흥분해서 내가 왜 못해? 라는 말이라도 할 줄 아는 것 같다.

하지만.


“...”


말로 해봤자 납득할 것 같지 않은 모습에.

그냥 보여주는 게 빠르겠다싶어,

노아는 셀의 말대로 물구나무를 서서 아까보다 더 빠르게 되돌아왔다.


“어..”

“됐지?”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셀은 뭐라고 말도 못하고 그와 사방치기 판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는데,

아무래도 자신의 마법이 해제된 게 아닌가 의심하는 것 같았다.

갑자기 그쪽으로 가더니 굳이 손까지 뻗어 마나를 감지했으니까.


“이상 없는데?”

“작은 주인님. 주인님한테 운동능력 관련해서 핸디캡 주는 건 별 소용이 없을 거예요.”


그때.

간만에 반지에서 나온 아티스가 소근거렸고.

힐린이 거들었다.


“마법사를 주먹으로 이기는 보기 힘든 인간이니.”

“나 다 듣고 있거든? 그리고 너도 피차일반이잖아?”

“..뭐, 어쨌든 핸디캡보다는 차라리 심판을 보라고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심판?”

“아까 너처럼 금 밟지는 않았는지, 룰을 알려준다던지.. 뭐 그런 거 하는 거지.”


억지로 만든 심판이라는 직책인지라 뭔가 두루뭉술했고,

아직 셀은 노아를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남아있는지 그리 달가워하는 기색은 아니었지만.


“그럼 나대신 아티스가 뛰는 걸로 하자. 아티스가 지면 내가 지는 걸로 하면 되지.”

“으음..”


그 작은 머리로 아티스와 노아를 번갈아보며 고심하던 셀은.


“좋아!”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아티스가 아빠 대신인 거라는 거잖아. 그치?”

“어.”


분명 뭔가 꿍꿍이가 있는 모습에 불안해졌지만.

이미 한 말을 무를 순 없기에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이니,

대뜸 셀이 아티스를 잡아당겼다.


“작은 주인님?”

“가만히 있어봐. 변신마법은 처음 해본단 말이야.”

‘그제 놀이동산에서 쓴 거 아니었나?’


의아했지만.

눈을 감고 집중하는 모습에 노아는 일단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오오..”


아티스는 노아의 모습이 되어 인간과 같은 피부를 가진 손을 신기하다는 듯 이리저리 돌려보고 있었다.


“아니,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돼?”


헤리트 궁에서 하인즈가 자신의 모습을 했을 때도 불안했지만.

어째 신기하다는 듯 덤블링을 하는 자신을 보는 것은 그보다 더한 불안감을 선사한 것이다.


“아티스가 아빠 대신 뛰는 거라며. 이렇게 해야 몰입도가 높아지지. 어어, 그렇다고 막 동물로 변하거나 하면 변신마법 풀리니까 하지 말고.”


그에게 말하다 말고 아티스가 너무 흥분해서 절벽을 막 기어오르려고 하는 모습에 셀이 당장 아티스에게 달려가 말렸는데,

이 상황이나 노아의 형언 못할 표정이 웃겼던 탓에 힐린도 작게 킥킥거리며 웃었다.



한편.


“이 호텔인가.”


관광객을 위한 으리으리한 호텔 앞에서.

레오는 긴장한 기색으로 안에 들어갔다.


세계 각지에서 도착한 손님들이 마법진에서 나와 안내를 받거나,

직원에게 무언가 물어보고 있는 처음 보는 수인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표범 무늬를 지닌 직원이 바삐 돌아다니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지만.


레오는 바로 카운터로 직진해,

노아와 그의 일행에 관해 물어보았다.


“..죄송합니다만, 손님의 객실 정보를 함부로 알려드릴 순 없습니다.”


상식이라는 듯 일순 어처구니가 없는 기색까지 보였지만.

카운터의 직원은 애써 그런 기색은 숨기고 친절하게 말했고.

레오는 그러고 보니 물어본다고 알려주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걸 그제서야 자각했다.


“어.. 제가 진짜 급하게 물어볼 게 있어서 온 건데.. 어떻게 안 될까요?”

“안됩니다.”


이 호텔은 근방에 있는 숙박시설 중 가장 고급에 속하는 곳으로,

유명인사들도 많이 묵었다 가기에.

이 카운터 직원도 그간 별의별 거짓말을 다 들어봤지만.


‘이렇게 솔직하게 물어보다니.’


자기가 숨겨둔 자식이나 애인이라는 둥,

거래처에 문제가 생겨 급하다는 둥.

정말 다양한 거짓말을 겪다보니,

오히려 레오가 정말 진심을 담아 말해서 조금 신선하긴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나오시면 제가 곤란합니다. 만일 고객님과 따로 약속을 잡고 오셨더라도 제 쪽에서 안내를 해드릴 순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래도..!”

“이봐요, 안 된다는데 대체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셈이에요? 저 빨리 체크아웃해야 하는데.”

“아, 죄송합니다.”


카운터의 직원이 한 명 뿐인 것은 아니지만,

워낙 손님이 많다보니 어느새 레오의 뒤에도 두세 명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왠지 대화가 진전이 없는 것 같자,

뒤에 있던 양복을 입은 엘프가 끼어든 것이다.


그리고 레오는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서며 먼저 일을 보라고 했는데,

그렇게 띄엄띄엄 제발 어떻게 안 되냐고 묻는 것도 한참이 지났을 때.


“정말 안 된다니까요.”


그를 상대하던 직원도 이젠 지친 건지 조금 짜증이 섞인 어투로 말했다.


“보안팀 부르기 전에 그냥 가세요. 네?”


원래라면 진작에 불렀어야 했지만.

좀 어려보이기도 했고,

세상물정 모르는 게 눈에 보여 망설였더니.

이렇게까지 오래 들러붙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일이 커지면 그쪽도 불편할 거 아니에요.”

“씻고 나오면 잠깐 셀 좀..”


그때.


직원의 따지는 목소리 사이로 익숙한 이름이 들리자 레오가 퍼뜩 귀를 쫑긋거리며 그 소리의 주인을 찾았고.

근처에서 어쩐지 모래투성이가 된 어린 여자아이와 노아 일행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인즈 얘는 대체 뭘 하고 있는지..”

“노아님!”


다른 생각에 빠져있었던 데다,

호텔 로비에 워낙 사람도 많았고.

게다가 레오가 여기에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노아는,

그가 자신을 보고 달려오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팍, 구겼다.


“레오?”


그리고 셀은 그런 그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셀이 중얼거린 말을 듣고 힐린은 그의 정체를 바로 알아차렸다.

어제 셀을 찾던 당시의 상황을 이미 노아에게 전해 들었으니.

뭣보다 허리춤에 그녀에게도 익숙한 천에 쌓인 성검이 달려있기도 했고 말이다.


“안녕하세요! 꼭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누가 봐도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노아나,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힐린, 셀의 시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넘겨버리고.

레오가 누구나 다 들을 수 있는 호텔 로비에서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물어보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용사가 마왕을 기르는 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장기 휴재에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22.11.19 13 0 -
46 46화 22.11.19 12 0 11쪽
45 45화 22.11.19 9 0 11쪽
44 44화 22.11.18 9 0 11쪽
43 43화 22.11.17 12 0 11쪽
42 42화 22.11.16 13 0 12쪽
» 41화 22.11.15 13 0 11쪽
40 40화 22.11.14 12 0 12쪽
39 39화 22.11.13 11 0 11쪽
38 38화 22.11.12 12 1 11쪽
37 37화 22.11.11 13 0 12쪽
36 36화 22.11.11 11 0 12쪽
35 35화 22.11.10 11 0 11쪽
34 34화 22.11.10 9 0 11쪽
33 33화 22.11.09 10 0 12쪽
32 32화 22.11.09 10 0 12쪽
31 31화 22.11.08 13 0 11쪽
30 30화 22.11.08 16 0 11쪽
29 29화 22.11.07 14 0 11쪽
28 28화 22.11.07 14 0 11쪽
27 27화 22.11.06 16 0 11쪽
26 26화 22.11.05 17 0 12쪽
25 25화 22.11.04 18 0 11쪽
24 24화 22.11.04 19 0 11쪽
23 23화 22.11.03 18 1 12쪽
22 22화 +1 22.11.03 16 1 11쪽
21 21화 22.11.02 18 0 11쪽
20 20화 22.11.02 16 0 11쪽
19 19화 22.11.01 18 0 11쪽
18 18화 22.11.01 17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