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럭키포춘 님의 서재입니다.

전체 글


[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길이, 복이 버티기 30일차


길이 복이 최근 가장 붙어있던 사진 20220627_120340.jpg


생의 무게를 버티고 있는 둘이다.

이제 싸우거나 도망치는 느낌보다는 하루 하루 버티는 느낌이 든다.


몸의 무게를 덜어내고 있는 길이.

그리고 그걸 지켜보며 함께 힘든 복이.

길이를 챙기느라 복이에게 소홀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그저 버티는 복이.

그리고 삶의 순간순간을 즐기며 삶을 버티는 길이다.


매일의 먹고 싸고 뱉는 것들을 기록 중이다.

길이가 15일 오후부터 제대로 된 금식을 선포했으니 이제 금식도 보름이 되어 간다.

물은 어떻게 조금씩은 마시는 것도 같은 길이.

그 보름 동안 먹은 것들을 모두 적어본다.


17일 설탕 몇 알. 이후 물은 비정기적으로 조금씩 마신 게 분명하다. 

오줌을 하루에 한 번이라도 조금씩 보았으니 말이다.

19일날 맛 본 노른자. 2~3g은 되었을까?

구운 달걀 노른자를 먹었던 거라서 삶은 것은 결국 먹지 않더라.

20일 날 토를 시작했으니 노른자는 확실히 안 맞았나 보다.

28일까지 토를 했었다. 어제 오늘은 토를 하지 않았다.

22일 햄버거 소고기 패티를 아주 찔끔 먹었다. 역시 2~3g을 미처 못 넘길 것 같은 양.

24일 가츠오 맛 츄르를 핥았으나 역시 맛만 본 거였다. 1ml도 안 먹었을 것이다.

25일부터 시리얼 타서 먹고 난 이후 설탕 잔뜩 들어간 우유를 조금씩 맛 보았다.

몇 ml 안 먹었을 게 분명하지만 맛은 보았다.

25일 날 연어 초밥에 있던 연어 찌꺼기를 조금 맛 보았다. 1g도 안 먹었을 양.

26, 27일 날 설탕 우유를 2~3ml씩은 먹은 것 같다. 5ml 이상 마신 게 아닌가 희망도 품었었다.

28일 문어 자른 거 3조각을 먹었다가 4시간 있다가 전부 토했다.

형태 그대로.

28일 날 밤에는 설탕 우유를 확실히 많이 마셨다.

우유 주던 양 팔이 저릴 정도로 시간을 들여 마셨다.

10ml는 넘게 마신 게 아닐지 행복회로를 돌렸다.


길이가 살고 싶어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밤이었지.


29일 날 새벽에 그리고 오늘 새벽 5시 즈음에 설탕 우유를 아주 조금 먹었었지.

그리고 지금까지 안 먹고 있다.

설탕 우유를 다시 줘 보긴 해야 할 거 같은데 이게 연명 치료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여타 다른 것들을 줘보면 대부분 안 먹는다는 게 스트레스.

지쳐서 내가 먹던 걸 줘 보면 맛만 보고 만다는 것도 역시 기쁨이자 스트레스.

떠나기 전 즐기는 미식들이라 여기는 중이다.

버티는 데 필요한 힘을 챙겨주는 것 같다.


다 합쳐도 20g 가량도 안 될 양.

들어 가는 게 없는데도 아주 가끔 똥을 싸서 행복해 한다.


지내는 내내 자신의 일을 꾸준히 한다.

화장실을 가고 안 나오는 침을 의식하지 않고 그루밍을 펼치고 오르고 내리며 가고 싶은 곳을 어필한다.

길이는 분명 살아있다.

살고 싶다 외친다.


그런데 도울 방법을 모르겠다.

밥을 적극적으로 안 먹는 것 같으면서 또 맛 같은 걸 보는 그 이중적 모습에서 애만 태운다.


그저 버티는 중이라 여기는 것은 그 까닭이다.


오줌은 여전히 샛노랗다.

그것으로 신장 상태를 가늠할 뿐이다.


길이를 우선적으로 챙기는 탓에 복이의 늘었던 활동량도 덩달아 줄어든다.


떨어진 길이의 채온을 높이려 전기장판도 틀고 보일러도 틀다보니 복이도 나도 더워한다.

복이는 그렇게 바톤을 이어 받아 버티는 느낌이다.


30일이다.

달이 차고 기울 시간만큼 길이는 그리고 복이는 견뎌냈다.

버티는 데 성공하였다.


언제 무너질지 이제는 도저히 모르겠다.

길이가 무너질까?

복이도 덩달아 무너질까?


피사의 사탑처럼 삐뚤어졌어도 계속 버티는 게 아닐까?


이제는 희망도 절망도 품지 않은 채 그저 함께 지낼 뿐이다.


복이가 같이 무너지지 않도록 길이가 버티도록 지지하며 응원 중이다.


그렇게 셋은 함께 버티는 중이다. 6월은 버텼다.

이제 7월이 다가온다.

7월 12일은 길이의 생일이다.

15년 7월 12일이 길이의 탄생일이다.


8살 생일날을 맞이할 수 있을까?

만나이 7살을 채울 수 있을까?

혹시 자신의 생일을 기다리는 걸까?


오늘도 버틴다.


댓글 2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12 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 길이, 복이 생존기 48일차 22-07-18
11 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 길이, 복이 생존기 41일차 22-07-11
10 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 길이, 복이 버티기 32일차 22-07-02
» 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 길이, 복이 버티기 30일차 *2 22-06-30
8 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 33화 올릴 때의 길이. 22-06-22
7 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 31화 올릴 때의 길이다. 22-06-20
6 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 작가의 말 옮겨서. 22-06-19
5 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 길이 투쟁기, 복이 도망기 16일차 *3 22-06-16
4 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 길이 투쟁기, 복이 도망기 13일차 22-06-13
3 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 길이 투쟁기, 복이 도망기 9일차 22-06-09
2 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 길이 투쟁기, 복이 도망기 7일차 22-06-07
1 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 럭키 투쟁기, 포춘 도망기 5일차. *1 22-06-05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