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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길이 투쟁기, 복이 도망기 13일차

끝날 것 같은 여정은 놀랍게도 멈추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하루를 이야기 했던 이들에게 이틀을 1주일을 이야기 했던 이들에게 열흘을 선사하는 중이다.


곧 있으면 투쟁을 선보인지 2주차가 다 되어간다.


삶은 무엇으로 정의 되는가?


죽음의 유예?


동기에 의한 움직임?


길이는 자신의 삶을 '투쟁의 지속'으로 정의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싸우지 않는 것은 죽은 것이라는 것.


자신의 편해지고픈 충동과 싸우는 것이라 몸으로 울부짖고 있다.


복이는 길이가 보여주는 운명에 대해 도망치고 있는 듯하다.


화장실을 향해 걸어가는 길이를 마주하고선 하악 외치는데, 그것은 분명한 공포였다.


자신에게 닥칠 리 없다 여긴 죽음과의 마주침.


언젠가 맞이하게 될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계쏙 거부를 표현하는 것일 테다.


복이는 죽음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지금부터 도망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같은 대상을 두고도 싸우는 길이, 도망치는 복이.


길이는 싸운다.


복이는 도망친다.


길이가 도망치고


복이가 싸우는 순간이 오는 것이 두렵다.


집사는 잠과 싸우고 도망치고 있다.


불편함이 숨과 같이 자연스러워져 편한 것이 어색해지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길이를 따라 아파도 티가 나지 않으며,


복이를 따라 세상 바깥에 숨어 있다.


삶의 연장에 기뻐하고, 하루의 끝에 안타까움을 표한다.


매순간 의미가 있다가도 한순간에 의미가 없어지는 순간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한다.


길이를 바라보고 웃음 한 번, 한숨 한 번.

복이를 바라보고 웃음 두 번, 한숨 두 번.


희비쌍곡선이 매번 교차하는 지금을 어제와 내일에 빚지고 있다.


순간에 최선을 다 하자는 다짐은 잠시 후 어찌할 줄 몰라하는 나에게 버림 받는다.


길이의 싸움은 외롭다.


복이의 도망도 외롭다.


지켜보는 집사도 외롭다.


이 외로움을 풀려면 함께 싸워야 한다.


함께 도망쳐야 한다.


함께 하는 것이 쉽지 않아 버거움을 토로하는 하루하루.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 듯.


매어진 시간에도 그 규칙을 비틀어 더 길게 보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길이는 잠을 자며 꿈을 통해 그것을 실현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에 보탬이 되는 것은 글로나마 꿈의 지도를 그려주는 것 아닐까.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하루는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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