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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길이 투쟁기, 복이 도망기 7일차

4일차에 앓고 일어나셨을 때 길이로 다시 태어난 럭키.

그 덕에 포춘이는 복이로 강제 개명이 되었다.

그것을 뒤늦게 선고하는 바이다.


폭풍이 몰아치던 어제는 부득이 기록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마음 속에서 불던 폭풍은 컴퓨터 앞에 앉기 힘들게 했다.

병원을 가려 했으나 가지 못하고 울며불며 다투는 것을 곁에서 묵묵히 지켜본 길이와 복이.


아비는 심리적으로 몰리고 있었다.

길이가 갖게 된 병의 죄가 본인에게 있다 여겼기에 그 책임감은 독했다.

주는 밥을 먹지 않는 것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밥을 먹여야 한다는 데 강박도 존재하고.

거기에 제대로 자지 못하면서 함께 쌓인 피로, 

육체와 심리의 고통은 그의 인내의 한계를 시험했다.


그리고 약해진 정신이 몰려서 세 번이나 울음을 터뜨렸다.

복이의 장난감 빛날이를 들고서 꺼이꺼이 울기도 하고,

멍하니 있다가 다시 왈칵 쏟아져 주르륵 눈물을 흘리고,

어머니와 다투며 울었다.


뭐 울음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렇게 혼란에 빠진 그를

길이도 복이도 딱히 위로를 건네지는 않았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것으로 마음을 전한 것 같다.


길이는 계속 싸웠다. 

다시 밥을 먹지 못하게 되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병과 싸웠다.

기력이 없는 몸에서 힘을 뽑아 그루밍을 시도했고 얼굴 주변을 단장하는 데 성공했다.

최초의 변과 맞이하였으며, 계속 자신의 영역임을 화장실에 표출하였다.

그리고 아비가 강제 급여를 했을 때도 어마어마한 고통을 뿜어내고 그만큼 받아들였다.

두 번의 강제 급여 후 기진맥진하여 기절하다시피 했지만 그는 강했다.

다만 어떤 심리적 장벽이 생긴 것인지 아비가 함께[ 자려 자리를 하면 계속 그 자리를 피했다.

밤새 숨바꼭질을 했으나 역시 이기는 건 길4이. 게다가 마지막엔 자신의 아지트에서 나를 순순히 받아주었다. 그의 위로는 참으로 따스했다.


복이는 복이 자체로 축복이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의식하면서 의식하지 않는 척하는 모습.

하루를 그렇게 평범하게 보냈다. 그것 또한 내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물론 아지트 놀이에 빠져 밥을 제대로 먹기 시작한 것이 가장 컸지만.

합치면 한 웅쿰은 될 법한 건 사료와 충분한 간식들을 먹어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더 이상 복이의 밥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물론 계속 신경을 쓰겠지만 안 먹어서 맘 졸이는 것보다는 낫다.


서로 번갈아가며 금식빔을 아비에게 쏘아내는 데 약점 공략으로 인해 san치 0 직전까지 몰렸다.


다만 병을 주고 약을 주었다.

그 태연한 존재로.


날이 지나 7일 차

근처 동물 병원에 새로 행차한 길이와 복이는

운명을 받아드리라는 계시를 받고 돌아왔다.

물론 복이는 훗날 치석 떼고 피 검사 받는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길이는 오늘부터 행복과 자유를 추구하며 감사한 하루하루를 지낼 것이다.

만들어 나갈 것이다.

비록 잠이 늘고 기운이 4살 아이에서 3살 유아로 낮아지긴 했지만,

피 끓는 청년의 맘으로 자신과 아비, 복이 모두 사랑하리라.


복이는 다행히 도망치지 않고 병원을 다녀온 것에 박수를 보내며 글을 줄인다.


기록은 이어나가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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