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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복이와 함께 한 일상] 길이 투쟁기, 복이 도망기 16일차

길이가 금식한 지 하루가 지났다.


밥과도 싸워버리는 잘못 된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길이도 길이의 몸도. 그 누구도 이기지 못하는 루즈루즈 투쟁.


안타까운 맘이 커져가는 가운데 하지 못했던 것들을 없애려는 듯 움직이는 길이다.


제 남은 힘을 과시하려는 듯 컴퓨터 책상을 스스로 뛰어 올랐다.


부들부들 떨고 한참 쉬었고 키보드도 엉망으로 두들겨댔지만.


그래도 오르고야 말았다.


그래, 길이는 살아있다.

살아냈다.


뽁뽁이 뜯어먹는다고 말렸던 뽁뽁이 더미에도 마음껏 뛰어들어 물고 뜯었다.


씹을 힘이 아직 있다는 게 놀라웠다.


비록 삼키지는 못하는 것 같았지만 즐기는 게 분명해 보였다.


뽁뽁이 안에서 어머니의 품을 느끼는 걸까. 우물우물 잘도 씹어댓다.


그러고 보면 천천히 꾹꾹이를 하기 시작한 것도 요즈음이다.


그리운 게 분명하다.


그 그리움과 함께 싸우고 있는 게 틀림없다.


그렇게 이리 저리 싸우고 있는 길이와 반대로 복이는 울고 있다.


최근 일정 시간대에만 깨서 잦은 울음을 내게 들려준다.


밥은 또 많이 먹는데, 활동은 정해져있고.


늘 책상 앞에서 컴퓨터를 두드리는 내게 외치고 있다.


무관심으로부터 도망치고 싶다고!



집사는 길이의 죽음으로부터 도망치고 싶고,


진도가 잘 안 나가는 글과 싸우고 있다.


떨어지지 않는 피곤과 싸우고 있다.


하루하루 싸우고 도망치고 있다.


최근에 글에 도망쳐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고 이야기 했다.


복이에게 전하고 나에게도 스스로 다독인다.


길이가 맞다.


맞서 싸워야 한다.


댓글 3

  • 001. Lv.17 수연..

    22.06.18 23:55

    ㅜㅜ 왜 울리고 그래요.... 힘!!

  • 002. Lv.17 수연..

    22.06.18 23:55

    이런 공간도 있군요 첨 알았어요

  • 003. Lv.72 럭키포춘

    22.06.20 08:59

    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피아에서는 죽어버린 곳이죠.
    아쉽게 생각합니다.
    아~주 예전 감성이지만 이런 감성이 그리운 때가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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