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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베어의 곰굴

EX급 귀농 라이프 2035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SF

공모전참가작 새글

캡틴베어
그림/삽화
점심 1시 10분! (연재시간)
작품등록일 :
2024.05.11 21:02
최근연재일 :
2024.07.07 13:10
연재수 :
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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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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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6
글자수 :
548,191

작성
24.06.0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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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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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글자
16쪽

50화

DUMMY

50화



옛날 옛적, 약선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약선이 무슨 말인고 하면 사람을 고치는 의사, 약을 짓는 약사 대강 이런 의미의 ‘약’ 자에 그 경지가 인간을 뛰어넘어 신선의 경지에 도달했다 하여 ‘선’을 붙여준 그런 사람이다.


조금 생각해 보면 예전에는 약을 잘 짓는 것이 명의였다. 외과적 수술이 발달하기 전이었기도 하거니와, 동양 의학에선 원래 약과 침으로 병을 다스리는 게 기본이었으니까.


침이나 뜸을 쓰는 경우에도 약은 반드시 쓰곤 했으니, 약선이란 의학의 정점에 도달한 사람에게 붙여주기 참 적절한 별칭이었다.


그러니까 그의 본명이 아니라 일종의 별명, 호칭, 칭호 정도 되는 게 약선이었다. 어찌나 신통하게 사람을 잘 고치는지 신선에 비견될 만하다는 뜻이었다.


대략적으로 화타 같은 사람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할 수 있겠다. 어찌 되었든 이런 약선의 정체는 실체가 있는지 없는지 이전엔 불분명했었지만, 최근엔 그 후손이란 사람들이 미국에서 제약회사를 차렸다는 사실은 공표된 것은 아니라 해도 알음알음 알려져 있었다.


롱 라이프 테크놀러지는 약과 의료기기를 다루는 회사로 크게는 벌써 몇 번이나 인류적 재앙이 될 법한 판데믹 급의 전염병을 막아내는 데 일조를 하였고, 작게는 발기 부전 치료제나 탈모약(의외로 주 수입원 중 하나다) 따위를 팔고 있었다.


“하하하하! 톰! 너무 멀리 가지 말거라!”


청정한 풀 내음이 나는 곳, 끝도 없이 펼쳐진 들판은 사실 공공의 공원 같은 것이 아닌 한 집안의 정원이었다.


“알! 알알!”


“아하하하하!”


걸어서 다 둘러보기도 힘든 크기의 어마어마한 정원. 저 멀리 털이 낭창낭창한 보더콜리 강아지와 원반을 들고 뛰어놀며 점점 멀어지는 소년을 지켜보던 노인이 야외에 뜬금없이 놓여 있는 흔들의자에 몸을 실으며 점점 표정이 어두워진다.


“흠······.”


노인의 미국 이름은 요한 리. 한국 이름은 이한선이다. 이한선은 나이에 비해 굉장히 젊어 보이는 축이었다. 그의 실제 나이는 90세가 넘었는데, 외모만 보면 대충 50대로 보아도 괜찮을 지경이었다. 길게 기른 머리칼은 흰색과 회색, 그리고 검은색이 브릿지 염색을 한 듯 번갈아 있었는데 이것은 염색이 아닌 그가 독자적으로 연구한 노화 저항 기술의 흔적이었다.


길게 기른 머리칼에 비교될 정도로 깔끔하게 수염을 다듬은 매끈한 얼굴 역시 별도의 시술을 한 것이 아니었다. 아직은 시판 할 단계가 아닌 실험 단계의 약들을 꾸준히 복용한 결과였다.


“후우······. 빌어먹을.”


그의 침통한 한숨 소리에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비서가 다가와 잔을 깔고 차를 채운다.


“손자분 때문에 그러십니까?”


“약선의 후손이니 뭐니 아무 의미도 없는 허명이지······.”


이한선이 혀를 쯧쯧 차며 자책했다.

그의 눈은 지금 뛰어노는 손자의 반팔 아래 사이로 나온 팔과 다리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의 손자인 토마스가 앓고 있는 병은 피부에 짙은 상흔을 남기고 있었다. 검 보랏빛으로 죽어버린 피부의 상흔은 상당히 보기 흉했고, 그것으로 인해 손자가 자존감을 점점 잃고 있는 게 느껴져 더욱 속상했다.


“제 손자 병도 못 고치는 게 무슨 놈의 약선의 후손이니 뭐니······.”


손자의 병은 보통의 병이 아니었다. 토마스의 심장은 뛸 때마다 뒤틀린 마나라는 것을 빚어낸다고 했다. 그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점점 더 병세가 깊어지는 일종의 불치병이었다. 단순히 피부가 검어지는 것뿐이라면 상관없지만, 병세가 심해질수록 발작적인 고통을 느끼는 때가 많아졌으며 죽음이 점점 가까워진다는 사실은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었다.


“하아······.”


이한선이 괴로움에 연거푸 한숨을 쉬고 마른세수를 했다.

아무리 어마어마한 돈이 있어도, 기업이 있어도, 명성이 있어도, 노화를 조금이나마 되돌릴 정도로 뛰어난 의학 기술이 있어도, 전 세계적인 전염병을 막아낸 의술로 칭송을 받는다 해도 소용이 없었다. 자기 손자 병 하나 고치지 못하는 무력한 이의 한숨은 끝날 줄을 몰랐다.


“내가 알아보라던 건 어떻게 됐나?”


“제갈이준이라는 농부 말씀이십니까?”


“그래.”


이한선의 비서인 일레인은 스마트 패드를 몇 번 조작하더니 이한선에게 넘겨주었다.


“흠······. 확실히. 뭔가 있긴 있군.”


“그저 우연일지도 모르지 않겠습니까?”


“이자가 뒤틀린 마나의 증상을 가진 사람들을 치료했다는 정황이 말인가?”


“네. 공식적으로 발표된 결과도 아무것도 없고요.”


일레인의 추측은 상당히 타당했다. 이한선은 상당한 무리한 추리를 하는 중이었다. 제갈이준과 연관되었던, 뒤틀린 마나와 관련 있던 환자들이 하나같이 제갈이준과 접촉한 뒤 회복하거나 완치가 되었다. 이건 아무도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정황증거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의심 가는 것이네. 딱 우리 조상님의 방식과 닮았거든.”


약선은 대놓고 자기가 어떤 병이든 고칠 수 있다고 광고하고 다니지 않았다. 오로지 알음알음 명성으로 전파되어 찾아온 이들만 그것도 제 마음에 들면 고쳐주곤 했다.


“그리고 아니면 어떻겠나. 딱히 뾰족한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


“······.”


그만큼이나 절실했다. 손자가 치유될지도 모르는 가능성이라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것이 이한성이었다.


“자네는 한국은 처음이겠구만. 좋은 나라야. 잘 다녀오시게.”


“네.”


이한성은 자신의 손자를 일레인에게 맡겨, 제갈이준 쪽에 컨텍해보게 할 생각이었다. 만약 제갈이준이 진정 자신의 조상인 약선과 닮아있는 이라면, 전화 등을 하면 오히려 매정하게 반응할지라도 직접 환자를 눈앞에 보이면 생각이 달라지리라. 이한선은 자신의 모든 추측이 맞아떨어지길 희망을 걸었다.


일레인이 한국식 인사로 고개를 살짝 숙여 보였다.




* * *




[ 새로운 퀘스트를 수령했습니다! ]

[ 시작되는 모험 : 두더지의 길 1 ]

퀘스트 조건:

1. 청청광산 10층에 도달하자! 0/1


퀘스트 보상:

1. 빛나는 팔찌

2. 도구 레시피 4종

3. 특별한 레시피 1종

4. 랜덤 작물 씨앗 1종



“와, 뭘 이렇게 많이 준대?”


이번 퀘스트는 유달리 주는 것이 많았다. 이건 경험상 여신님이 상당한 거금을 쓰셨단 소리다.


[ 당신의 성좌 ‘어디에도 없는 여신’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다 그런 거 아니라며 손을 젓습니다! ]


“······.”


성좌들도 컵라면을 먹나?

어찌 되었든, 여신님이 그만큼이나 나를 광산 탐험으로 보내고 싶어 하신단 소리였다.

하기야, 10층이라니.


“일단은 가 봐야 알겠지. 그런데 광산 개발이 자연 수호가 맞나?”


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 광산의 내부가 어쩌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광산이 아닐지도 모른단 가능성을 말이다.


“뀨뀨뀨뀽······.”


이번엔 저번과 달랐다. 트럭에 땅의 중급 정령인 노움, 그러니까 카피바라를 싣고서 차를 몰아가며 부탁하자, 카피바라가 울 때마다 엉망이고 차가 도저히 다니기 힘들었던 흙길이 알아서 다져지고 자리를 잡아 수월하게 차가 다닐 수 있는 길로 변해갔다.


옹알 옹알~


역시나 시키지도 않았는데 줄줄이 따라온 하급 정령들은 어디 놀러 가는 줄 아는지 신이 나서 콧노래들을 불렀다.


“이야. 고맙다 정말로. 네 덕에 편하게 왔어.”


“뀨뀨뀨뀽!”


난 카피바라의 인중을 쓰다듬어 준 뒤 동굴로 들어갔다.


“자 봐, 여기에······.”


구구구구구궁······.


땅의 정령들의 힘을 빌어 내가 고의로 바꿔 놓았던 바위들의 위치를 제자리에 돌려놓자, 동굴 가장 끝 바닥 쪽에 움쑥. 마치 바닥을 가위로 도려낸 것처럼 동그란 구멍이 저 밑바닥을 향해 이어지고 있는 게 보였다.


게다가······.


“봐. 밧줄까지 있잖아.”


“정말이네······.”


정수아도 놀란 듯 중얼거렸다.

분명 아무도 관심 없이 방치되어 버려졌어야 할 동굴 일 따름인데, 왜 이런 것들이 있는가. 그렇다고 인간이 개척한 광산이라기엔 그 구조도 몹시도 이상했다. 대체 어떤 광산에서 밧줄을 타고 밑으로 내려간단 말인가.


“가보자.”


“네!”


그리고 밧줄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을 때, 난 더더욱 이곳이 평범한 곳은 아님을 확신할 수 있었다.


“와아······.”


분명히 사람의 손이 닿지 않고 방치되어 있어야 할 곳인데, 곳곳은 횃불로 밝혀져 있었다.


옹알 옹알~~!


화르르릇.


자꾸만 불의 하급 정령인, 머리를 양 갈래로 딴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삐삐가 내가 치켜든 횃불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꺄르르 웃었다.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이것도 보통 횃불이 아니네.”


“그러니까요. 마나가 느껴져요!”


횃불은 보통의 횃불과 달리 무언가가 타들어 가고 있지도 않았고, 그저 나무 막대기 끝에 불이 계속 일렁이고 있을 뿐이었다. 더구나 이상하게도 불인데도 뜨겁지도 않고 살짝 따듯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게다가 보통의 횃불과 다르게 이 횃불 하나만 있어도 온 층을 다 비출 수 있을 정도로 밝았다.


“이것도 마법에 걸린 횃불인가 보다.”


“그, 그럼 선배 여기가······.”


자연적인 공간에 이런 물건이 아무렇지도 않게 널려있다? 그게 의미하는 건 하나였다.


“응. 변형 지역이야.”


“세상에······.”


변형 지역은 몬스터와 게이트들이 등장하면서 함께 등장한 증상이다. 가까이는 청청리 앞바다의 인어들이 살고 있는 해구가 그중 하나였다.


변형 지역은 그 원리만 따지자면 게이트와 비슷했다. 다만 게이트는 몬스터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과 다른 곳으로 향하는 문이라면, 변형 지역은 분명히 지구상에 원래 있던 장소가 전과 다르게 완전히 변하는 현상을 칭하는 말이었다.


게다가 그것들은 주로 신화나 옛이야기 속의 전설의 장소 따위로 변모할 때도 많았다. 예를 들자면 북해의 빙정도, 아마도 이런 식의 변형 지역에서 캐낸 것일 확률이 높았다.


‘진짜 북해빙궁이 있던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지만’


아이스캐슬 코퍼레이션은 비밀리에 어디선가 빙정을 채취해 쌓아두고 있었다. 내가 그걸 가져온 것이고 말이다. 현실의 북해빙궁의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지만, 아마도 그들은 그 근처 어딘가에서 변형 지역을 발견한 게 틀림없다. 그리고 그 속에서 북해의 전설 속 보물인 빙정을 발견한 것이고 말이다.


“그래, 오행 산삼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다 싶긴 했지.”


“······. 그건 그래요.”


천 년 묵은 산삼이 줄지어 놓여 있는 입구부터 의심했어야 옳았다. 하지만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어쩌면 끝을 알 수 없는 이 산, 계속해서 아래로 이어지는 이곳 자체가 아주 거대한 변형 지역이란 것을 말이다.


“일단 저기 광석을 캐 볼까?”


물론 내 몸이 A급헌터에게 준할 정도로 좋아지긴 했다지만, 굳이 내가 힘을 쓸 필요는 없었다.


“자. 가라 정수아몬!”


“······. 그렇게 부르진 말아 줄래요?”


A급 헌터급인 내가 왜 나서나? 아예 S급 헌터 등급 떡 하니 받은 일꾼이 여기 있는데.


까앙! 까앙!


의외로 많이 정통적인 방식으로 광산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보통이면 기계를 쓰는 게 좋겠지만, S급 헌터 즘 되면 기계 모터를 쓰는 것 보다 냉병기에 가까운(헌터일을 하느라 어차피 근거리 무기가 익숙하다) 단단한 곡괭이로 직접 캐는 게 훨씬 빠르고 강할 것이다.


까앙!


“헉, 선배!”


쇠 곡괭이로 광맥을 내리치던 정수아가 화들짝 놀란다.


“마나를 꽤 실었는데도 이러네요.”


곡괭이가 너덜너덜 박살이 나 있다. 반면 정수아가 캐려던 광은 기스 정도나 났을까 싶은 상태.


“이걸 한 번 써봐.”


난 여신님의 제작법으로 만들어진 나무 곡괭이를 정수아에게 넘겼다.


“이건 뭐예요? 끝에 달린 게 무슨······. 보석인가?”


“일단 써 봐.”


“이거 무슨 아이템 같은 건가요? 그건 아닌 거 같은데······.”


정수아가 알쏭달쏭한 느낌으로 나무 곡괭이를 받아서 들었다. 그럴 법도 했다. 여신님의 레시피로 완성된 나무 곡괭이는 재료는 나무이되 결과물은 꼭 나무로 만든 게 아닌 거처럼 보였으니까. 곡괭이의 뾰족한 날 부분이 마치 호박 석 같은 느낌으로 빛을 내고 있었다.


쉬이이잉······!


휘까앙!


정수아가 힘을 내자 엄청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쇠 곡괭이에도 끄떡없던 광맥이 나무 곡괭이질에 퍽퍽 부서지기 시작한 것이다.


정수아의 마나가 실린 나무 곡괭이는 광맥을 작살내 버렸다.


“와! 이거 진짜 튼튼하네요! 뭐로 만든 거예요??”


“나무.”


“네? 아니 이 곡괭이요.”


나는 말없이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뭐 못 믿어도 할 말은 딱히 없었으니까.


그렇게 금속을 몇 덩이 캐낸 정수아가 화들짝 놀랐다.


“서, 선배 이거······.”


“응?”


[ 신성한 구리 조각 ]

- 고차원 성계의 신성력이 깃든 구리의 조각.

-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옹알 옹알~~!


지켜보던 정령들까지도 화들짝 놀랐다.


정수아가 캐낸 것은 놀랍게도 시스템에서 인정하는 재료였다! 정보창이 보인다는 것은 이것이 이 세상의 물건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건 원래 던전에서나 조금 나오는 걸 텐데?”


“그, 근데 여기······. 여기 가득해요!”


어쩌면 한 조각 한 조각이 엄청난 고가에 거래될 물건.

헌터들이 목숨을 걸고 드나드는 던전에서 아주 극소량만 나오는 그 물건이, 여기는 한 두 덩이도 아니고 눈을 두는 곳마다 깔려 있었다.


“우, 우, 우리는 부자야!!”


“꺄아아아아앗 선배애애!!”


이건 눈앞에서 금맥을 발견한 것보다도 더 큰 일이었다. 다이아몬드 광맥? 그것도 비교 대상이 아니었다. 아이템 취급되는 광석이 즐비한 광산이라니!


얼싸안고 빙글빙글 돌던 우리는 다시 정신을 번쩍 차리곤 곡괭이를 들었다.


“선배 나 일당 얼마 쳐 줄 거예요??”


“일당 천만 원.”


“좋았어요!!”


S급 헌터한테 노가다 시키는데 그 정돈 줘야지. 정수아가 가열차게 곡괭이를 휘두르며 광맥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나도 역시 나무 곡괭이를 들고 조금 거든 지 한참 뒤.


“선, 선배 여기! 다음 층으로 가는 입구인가 봐요!”


“······. 그렇네. 이거, 반복이구만.”


정수아가 어떤 커다란 바윗돌을 깼더니, 그 아래에 구멍이 있었다.

역시나 아까와 동일한, 아래로 푹 꺼지는 출입구에 밧줄까지 묶여 있는 것이 나타났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다음 층으로 가는 구멍을 찾아내야 하는 방식인 듯싶었다.


수많은 광석과 바윗돌 중 아래로 향하는 출입구가 깔린 특정 광석이 있고, 그건 캐내 봐야만 알 수 있다는 거다.


다시 아래층, 이제는 2층에 도달한 나는 생각했다.


“이래서야 어느 세월에 10층에······.”


한 층을 공략하는데 거의 하루가 다 걸린다. 물론 캐내는 대로 돈을 캐내는 것과 다름없으니 신나기야 하지만, 나에겐 깨야 할 퀘스트가 있었다. 특별 용병인 S급 헌터 정수아를 썼는데도 하루 종일 걸린다. 이래서야 어느 세월에 10층에 도달한단 말인가.


“더 빠르게 갈 방법은 없겠지······.”


혹시나 일일이 모든 광석을 캐 보지 않고도 어떤 게 다음 층으로 이어지는 입구와 연결되어 있는 건지 알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다면 순식간에 10층에 도달할 수 있겠지만 황당한 발상이긴 했다.


그건 마치, 이 땅과 호흡하는 사람이나 가능할 방법이었다.

그런 일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아마도 땅의 정령의 선택을 야무지게 받은 사람이리라.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헌터 역사에 그런 사람은 없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정말로 땅만 파도 땅의 정령이 나오리라.


옹알 옹알?


“······.”


그런 생각을 하는데 단발이가 아주 타이밍 좋게 말을 건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정령은 생각만 해도 오나.

······어?


“······. 흠, 혹시?”


난 기탄없이 손바닥을 흙바닥에 대 보았다.


“뀨뀨뀨뀨뀽······?”


카피바라. 아니 웅혼한 땅의 중급 정령 노움이 심상치 않은 목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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