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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란타르의 서재입니다.

고구려가 주필산에서 당나라를 무덤으로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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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란타르
작품등록일 :
2023.06.09 10:42
최근연재일 :
2024.06.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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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3.06.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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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시즌 1-15장: 죽은 이세민의 수난사

이 작품은 트립물도 아니고 환생물도 아닙니다.




DUMMY

서기 649년... 고당전쟁에서 대패한 후에 고구려의 포로가 되어 한동안 광산노비로 지냈다가, 나중에 당나라의 간곡한 부탁으로 간신히 일국의 군주로서 대접을 받게 되어 평양에 위치한 어느 한 별궁에서 철통감시를 받으면서 지냈던 황제 이세민이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하늘이시어...! 하늘이시어...! 그토록 제가 빌고 또 빌었는데 결국 당나라를 전조 수나라와 똑같은 길을 밟게 하시는 것이옵니까?!"


이세민은 죽기 전에 중원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듣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중원에서 벌어진 혼란스러운 소식들이 이세민의 정신적인 부분부터 시작하여 최종적으로는 몸전체의 상태까지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세민은 그렇게 해서 죽었다.


그것도 자신을 패배시킨 적국의 나라에서 말이다.


"허어! 결국 이세민이 세상을 떠났단 말인가?"

"예, 대막리지."

"그런가... 이세민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기분이 이상해지는 느낌이로군. 한때의 숙적이 이렇게 세상을 떠나보낸 것 때문일까? 아니면 이제야 우리 대고려를 괴롭혔던 원수가 세상을 떠나서인 것일까? 지금으로서는 나 자신이 어떤 기분인지 스스로가 도무지 알 수가 없구나."


이세민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연개소문의 반응은 그야말로 복잡미묘했다.


비록 이세민이 고구려를 멸망시키려고 했던 것은 엄연히 사실이다.


그러나 연개소문은 이세민을 무조건 미워하지는 않았다.


정확히는 처음에는 광산노비로 부릴만큼 미워하기는 했지만 어느새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세민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나름 이해를 한 것인지 아니면 과거의 숙적이 점점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절망에 빠진 채로 철통감시를 받으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볼때마다 동정심이 들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 연개소문은 이세민의 죽음에 대해서 실로 복잡한 얼굴표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황제도 결국은 사람이다. 나도 결국 그를 따를지도 모르겠군."


어쩌면 연개소문은 이세민이 죽었다는 소식과 함께 '죽음'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 것일 수도 있겠다.


"어차피 진시황제조차 불로불사에 도전했다가 실패만 했는데 뭘... 그저 하늘이 내려준 수명대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에 있어서 그나마 좋은 것이지."



* * *



"그나저나 황제가 죽었으니, 무덤이라도 만들어줘야 하나? 아니면 그래도 시체만큼은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줘야 하나?"

"형님... 지금 중원 꼬라지를 보시고도 돌려줄 생각이 나실 줄은 소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연개소문이 이세민의 시체만이라도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내놓자, 동생 연정토는 중원의 사정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자신의 형이 이세민의 시체를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낼 생각을 했다는 점에 대해서 대단히 놀라워 하였다.


"아, 아니 그래도 나 연개소문도 가족이 있는 사람 아니더냐? 비록 이세민이 밉고 경멸스러운 작자였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나 처럼 아버지라는 위치에 있었던 사람이지 않느냐?"

"하긴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공감이 될만 하겠네요. 그런데 누구한테 돌려주실 생각이신지?"

"어음..."


연정토의 그 말에 연개소문도 이번만큼은 굉장히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우선 관중 일대는 이세민의 막내 아들인 이명이 지배하고 있었고, 하북 일대는 이세민의 4남 이태가 지배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천 일대를 제외한 중원 남부 지역은 이각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 중원은 사실상 삼국지의 재림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삼국지의 재림이나 다를 바 없는 3국이 전부 같은 국명을 사용한다는 것이죠."


연정토의 말대로 이각, 이태, 이명 이 3형제는 제각각 강남, 하북, 관중 일대에 자리잡아서 황제를 칭했으나 공교롭게도 사용하는 국명만큼은 전부 다 당(唐)이었다.


이는 3형제가 제각각 자신들이야말로 이세민의 정통한 후계자이자 대당국의 황제임을 나타낸다는 뜻이기도 했다.


"중원 3국의 황제들이 죄다 이세민의 정통한 후계자임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도대체 어느 황제에게 이세민의 시체를 되돌려줘야 하는 것입니까?"

"어...음..."


연정토의 그 말을 들은 연개소문도 당연한 것이지만 대단히 고민하는 수 밖에 없었다.



* * *



당연한 것이지만 이세민이 죽었다는 소식은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가 없는 소식이었다.


그렇기에 중원의 삼당(三唐)은 고구려에 사신을 보내서 이세민의 시체를 되돌려 받기를 원했다.


"합하! 관중의 이명이 초원을 통해서 우리 대고려에 사신을 보냈사옵니다."

"합하! 화북의 이태가 육로를 통해서 우리 대고려에 사신을 보내왔사옵니다."

"강남의 이각이 해로를 통해서 우리 대고려에 사신을 보냈사옵니다."


중원에서 3명의 황제가 이세민의 정통한 후계자이자 당나라의 진정한 황제임을 내세우면서 죽은 이세민의 시체를 돌려받기 위해서 부리나케 사신을 보내니 연개소문도 크게 당황하였다.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현실과 마주하니 정말로 당황스럽구만."

"서당(西唐)의 황제 이명, 북당(北唐)의 황제 이태 그리고 남당(南唐)의 황제 이각... 이렇게 총 3명이 정통성을 인정받고 명분을 얻어내기 위해서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군요."


연개소문이 당황해 하자 연정토는 인상적이라는 평을 내놓았다.


"끄음... 이럴때는 어찌하면 좋을까? 그냥 돌려주지 말까?"

"그랬다가는 형제들이 잠시 싸움을 멈추고 일치 단결해서 우리 대고려의 강토를 침범할 가능성이 있거나 아니면 청구반도 남쪽에 있는 백잔에게 우리 대고려를 괴롭혀달라고 의뢰를 할지도 모릅니다."


동생 정토의 말에 연개소문은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긁어대면서 골치가 아프다는 표정과 함께 이런 질문을 하였다.


"그러면 누구에게 돌려줘야 하느냐?"


그 질문에 연정토는 오히려 답변이 아닌 이런 질문을 하였다.


"형님께서는 중원이 다시 통일되기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계속 분열되어 있기를 원하십니까?"


동생의 그 질문을 들은 연개소문은 "너의 질문을 들으니 나름 해답을 찾은 듯 하구나." 라고 답했다.


"바다를 통해서 이웃한 이태에게 이세민의 시체를 돌려주도록 하지."


그리고 그러한 연개소문의 명령은 곧 중원 역사상 희대에 두고두고 까일 역사를 만들어내고 말았는데...



* * *



"뭣이라?! 개소문이가 이태에게 부황의 시체를 돌려준다고?!"

"예... 바다를 통해서 가까운 산동 반도로 황제 폐하의 주검을 담은 관이 도착할 것이라고 하옵니다."

"허어?! 이런! 이런! 이는 개소문의 계략이다!"


강남을 지배하는 남당의 황제가 된 이각은 그 소식을 듣고는 연개소문이 계략을 짜낸 것이라고 말하였다.


"계략이라니요?"

"성품이 평소부터 포악한 이태에게 부황의 시체를 넘긴다는 것은 폭군에게 정당성을 실어주는 행위나 다를 바 없다. 좀더 간단하게 말해서 수문제의 시체를 수나라를 말아먹은 양광에게 건네주는 셈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지. 이제 무슨 말인지 알겠는가?"


이각의 그 설명을 들은 신하들은 일제히 안색이 창백해지고 말았다.


"그, 그렇다면 큰일이옵니다. 안그래도 토번이 장악한 사천 일대를 제외하면 현재 중원은 3조각이 내버린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선황제의 시체가 폭군의 손에 넘어가게 된다면!"

"그래... 중원의 난세는 끝나지가 않을 것이야."


이각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측근들은 하나같이 이세민의 시체를 이태의 손아귀에서 빼앗아야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마침 고려가 육로를 통해서가 아닌 해로를 통해서 돌려준다고 하였고, 선황제의 시신이 담긴 관을 실은 배가 산동반도에 도착할 것이라고 하니 우리들은 수군함대로 습격하여 빼앗으면 될 것이옵니다."

"음, 그것이 좋겠군! 그리 하세나!"


그렇게 해서 이각은 수군을 통해서 급습하여 이세민의 시신을 이태로부터 빼앗는다는 계책을 사용하게 되었다.



* * *



"남쪽에 계신 이각 형님께서는 그리 호락호락하게 내가 부황 폐하의 시신을 가지고 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필시 어떻게든간에 빼앗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니 제장들은 부황의 시신이 도착하는 등주 지역의 항구를 철저하게 수비해야 할 것이다. 알겠는가?!!"

"""""예, 폐하!"""""


당연한 것이지만 이태도 바보는 아니었기 때문에 산동 일대의 수비력을 강화하는 식으로 이각의 습격에 대해서 대비했다.


그러나 무(武)에는 능하지만 문(文)에는 약했던 이태와는 달리 문무를 겸비한 이각은 이태가 산동 일대에 배치시킨 수비 진영의 허점을 잘 파악하여 기어코 급습에 성공하고 말았다.


"아이고! 이게 뭔 상황이란 말인가?! 나는 그저 시체만 돌려주려고 왔는데!!"

"어서 피하십시오! 지금 이 바다에는 수전이 한창입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휘말릴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급습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진다는 말을 실현이라도 시킨다는 듯이 고구려의 선박은 이태와 이각 양 진영의 최중요 타깃이 되어 크나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선황제의 시신을 담은 관을 내놓아라!"

"여기! 여기 있소! 그러니 공격 좀 그만 하시오!"

"아니!! 저, 저 맥적놈이 남쪽의 참칭황제를 따르는 군대에게 선황제의 시신을 넘기려고 하네?! 얘들아 뭣들하느냐?! 어서 선황제의 시신을 무력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되돌려받아야 하지 않겠느냐?!"


결국 그 아수라장이나 다를 바 없는 상황 속에서 후세에 두고두고 까일만한 일이 발생했으니...


"아, 아니 이런?! 어, 어떻게 부황 폐하의 시신이 왜 이리 손상을 입었는가?!"

"이태를 따르는 군사들이 기어코 선황제의 시신을 빼앗기 위해서 결사적으로 싸우던 도중에 그들이 시신을 담은 관의 절반을 거대한 칼로 절단해버리고는..."

"뭣이라?!"


이각과 이태간의 이세민 시신 쟁탈전에서... 이세민의 시신이 상반신과 하반신으로 두조각 나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만 것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중원의 여러 사람들이 이 일을 가지고 두고두고 이각, 이태 형제를 열심히 까게 되었다.


어떻게 부친의 시신을 손상입힐 수 있느냐는 듯이 말이다.


그런데 죽은 이세민의 시신에 대한 시련은 이걸로 끝나지 않았으니...



* * *



"이태 형님께서 낙양에 돌아가신 부황 폐하의 상반신 부분을 묻었다고?"

"예, 폐하!"

"그렇다면 이는 절호의 기회다! 비록 위험 부담은 따르겠지만 부황 폐하의 시신 상반신 부분을 우리가 차지한다면 짐이 그래도 한명의 황제로서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관중 일대를 다스리는 서당의 황제가 된 이명은 특수부대를 조직하여 이세민의 상반신 부분을 묻은 황릉(皇陵)을 습격하는 짓거리를 벌였다.


물론 이태도 바보는 아니라서 황릉을 지키기 위해서 정예병력을 배치시킨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죽은 이세민의 시신은 또다시 수난사를 당했다.


"황상! 서쪽의 참칭 황제가 보낸 특수부대가 선황제의 능을 공격하여 지난날 우리가 남쪽의 참칭 황제로부터 되찾은 선황제이 시신 상반신 부분에서 목 부분만 챙기고 달아났다고 하옵니다!"

"아니, 뭣이라?!"


그렇게 해서 죽은 이세민의 시신의 목 부분은 서당의 이명이, 상반신 부분은 북당의 이태가 그리고 하반신 부분은 남당의 이각이 차지하는 실로 불효막심이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어처구니가 없다고 해야할지...


아무튼간에 죽은 이세민 입장에서는 웃픈(?)일이 일어나고 말았던 것이었다.




시대 배경은 7세기 중후반 부터 시작하며, 주필산 전투에서 고구려가 승리하는 것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역사와는 전혀 다른 역사를 걸어가게 되는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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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1-15장: 죽은 이세민의 수난사 +11 23.06.21 1,724 4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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