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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란타르의 서재입니다.

고구려가 주필산에서 당나라를 무덤으로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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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란타르
작품등록일 :
2023.06.09 10:42
최근연재일 :
2024.05.2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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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2,809

작성
23.06.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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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시즌 1-5장: 연씨파와 태왕파

이 작품은 트립물도 아니고 환생물도 아닙니다.




DUMMY

"크하하하하하하!!"


과거 수나라가 건설하고, 그 뒤를 이어받아 당나라가 계승하여 그동안 동북부 지역의 안보를 담당하던 임유관에서는 더이상 당나라의 깃발은 꽂혀 있지가 않다.


붉은 색 군기가 임유관을 장식한다는 듯이 바람이 불때마다 위엄넘치게 펄럭이고 있었고, 성벽 위에는 당나라 병사들이 아닌 고구려의 병사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죽은 당나라 병사들의 시체를 치우면서 일종의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임유관의 누각 위에서 연개소문은 경치를 바라보면서 호탕하게 웃고 있었다.


"실로 통쾌하구나! 그동안 우리 대고려를 정복하기 위해서 사용된 당나라 녀석들의 전진기지가 지금 우리 손아귀에 들어와있을 줄이야!"


그러한 연개소문의 발언에 한 남자가 이리 말했다.


"현재 당나라는 사천지역에서 벌어진 반란과 함께 북방의 설연타와 북서쪽 서돌궐의 준동으로 인하여 굉장히 곤란에 빠진 상황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한동안은 임유관은 처다보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 말을 하고 있는 남자는 임유관 점령을 제안한 고정의였다.


"고 대로의 말대로 그러할 것이겠지. 아무튼 임유관이 정복한 이후로는 우리 고려 쪽에 거주하는 유목민들이 죄다 우리 고려에게 복속을 청하니 실로 기쁠 일이다."

"평양에 계시는 태왕 폐하께서도 이 소식에 기뻐하실 것입니다. 과거 호태왕께서 만들어내신 해동천하(海東天下)가 다시금 재건되어가고 있는 신호가 아니옵니까?"

"그래 그건 그렇기는 한데..."


고정의가 그런 말을 하자 연개소문은 속으로 아쉽다는 생각을 하였다.


'고 대로는 역시 나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줄 생각이 없는 것인가? 하긴... 그의 성씨가 고(高)씨라는 것을 감안하자면 연씨인 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기는 하겠군.'


연개소문은 고정의가 고씨인점과 함께 그가 태왕에 대해서 언급을 하자 지금은 자신에게 있어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지세력이라고 판단하게 되었다.


'우리 집안이 대대손손 태왕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서 영원히 대고려에 군림한다면 그것만큼 영광스럽고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씨 왕가에 충성을 바치는 이들은 여전히 많구나.'


연개소문은 그리 독백했다.



* * *



"거란 도호부에 속해있던 거란 8부는 친당파 거란 부족들을 모두 제거하였사옵니다."

"해족과 습족들도 거란족들과 마찬가지로 친당파 부족들을 제거하고 고려에게 복속했사옵니다."


자세한 내용을 담은 보고를 듣게 된 황태자 이치는 아연실색하였다.


"그 말은 우리 당나라 동북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유목민들 대다수가 맥적녀석들의 번병이 되었다는 소리가 아니더냐?!"

"그, 그러하옵니다. 태자 전하!"


그러한 보고를 들은 이치는 "어찌 이런 일이...!" 라고 중얼거릴 뿐이었다.


"태자 전하! 임유관이 적의 손에 떨어졌다는 것은 우리 당 황조의 동북부 안위가 매우 위태롭게 변했다는 소리가 되옵니다! 즉시 병력을 편성하여..."

"사천 지역에서 벌어진 반란에다가, 설연타와 서돌궐이 준동하고 있는 이때에 무슨 수로 병력을 마련하여 임유관 탈환을 할 수가 있단 말이오?!"


당나라 조정의 몇몇 신료들이 임유관을 탈환해야한다는 주장을 하려고 하자, 황태자 이치는 현실적인 이유를 언급하면서 임유관 탈환을 위한 병력을 마련하는 것은 힘들다는 말을 하였다.


"지금으로서는 임유관과 가까운 탁군 일대를 위주로 동북부 지역을 방어해야할 것이외다. 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도 알겠지만 우리 당나라는 맥적과 싸워서는 아니되오!"

"전하! 그렇지만!!"

"맥적이 지금 누구를 포로로 잡고 있는지 잊으셨소!!!"


이치의 그러한 고함섞인 발언에 조정은 일제히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이치는 화가 섞인 목소리로 이리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고려놈들하고 한바탕 하고 싶소!! 그런데 지금 현재 그걸 할 수가 없어!! 왜냐?!! 부황께서 고려의 포로가 되어버린 마당에 우리가 고려와 싸운다?! 그러면 얼씨구나! 하면서 고려는 즉각적으로 부황을 죽여버릴 것이외다! 그리고 천하 만백성들은 나보고 감히 어처구니 없게도 전쟁을 벌여서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게만든 머저리 황태자라고 크게 비판하겠지! 내 말이 틀렸소이까?!!"


그러자 조정의 모든 신료들은 크게 몸을 움추리면서 더더욱 침묵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하아~~~! 고려가 임유관을 점령한 후에는 어떠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하더냐?"


이치는 그 자리에서 고구려의 임유관 함락소식을 전달한 사람에게 위의 질문을 하였다.


"알아낸 바에 의하면 현재 맥국은 임유관을 방어할 병력을 남겨두고 철수한 것으로 아뢰옵니다."

"허어~ 그러면 그들이 하북 지역까지는 진군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로군. 그나마 다행이로고..."


이치는 그리 말하면서 자신의 흥분된 상태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 * *



아무튼간에 현재 당나라로서 최우선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는 역시 내우외환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황태자 이치는 황제 이세민을 대신하여 대리청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명분으로 하여 서돌궐은 토번의 찬보이자 자신의 매부인 송찬간포가 담당하게 하고, 설연타는 자신의 형 이태 그리고 사천지역의 반란은 마찬가지로 자신의 형 이각이 담당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서돌궐의 을비돌륙가한은 동진하면서 유목세력을 흡수하는 과정 속에서 찬보가 보낸 토번의 중장기병들과 충돌하게 되었다.


설연타에 경우 유폐상태에서 풀려난 이태가 태원에서 결사항전으로 버티니 좀처럼 쉽게 남진하기가 어려운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사천 지역에서 벌어진 반란에 경우 이각이 강남의 백성들을 위무하고 그곳에서 징병을 하여 장강 수계를 따라서 사천 지역에 진입하는데 성공하여 현재 반란을 진압하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각 지역의 전황들이 제법 괜찮게 흘러가고 있구려."

"두분 전하와 토번의 찬보에게 마땅히 사례를 해야할 것입니다."

"알고있소. 알고있소. 어찌 내가 그걸 모를 수가 있겠소?"


조정신료들과의 대화 속에서 이치는 속으로 분을 쉽게 삭일 수가 없었다.


이미 조정신료들 사이에서는 자신보다는 이태와 이각을 보다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이었다.


'황태자는 분명히 나이거늘...!'


하지만 지금은 당 황실의 위상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황... 대놓고 저런 분위기를 속에서 자신이 뭔가 부정적인 모습을 더 보일 경우 자칫 잘못하다가는 신료들 사이에서는 황태자 자리를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대두되어 이치 본인이 이태처럼 유폐될 가능성이 존재했다.


'침착하자...! 침착하자고...! 지금 내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태 형님하고 이각 형님을 대놓고 비방하는 발언같은 것을 했다가는 내 목숨이...!'


그리 생각하고 있을 무렵에...


"저기, 태자 전하!"

"음?"

"고려 관련 문제는 어찌하시겠사옵니까?"

"고려?"

"예, 현재 황제 폐하를 비롯하여 여러 능연각공신들에다가 뛰어난 우리 대당국의 장수들을 포로로 잡어버린 고려와의 관계를 어떻게든간에 개선을 하여 포로들을 돌려받아야하지 않겠사옵니까?"


한 신료가 그리 말하자 황태자 이치는 두눈이 번쩍 뜨이면서 일어선 채로 이리 말했다.


"그렇군! 어떻게든간에 맥국과 협상을 하여 부황 폐하를 돌려받아야만 한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황제 폐하를 돌려줄지 걱정이옵니다."

"끄응~~! 그것도 그렇기는 한데..."


고구려도 바보가 아닌 이상 포로 신분이 된 당 황제 이세민을 그냥 돌려보내줄 생각 따위는 없을 것이다.


애초에 고구려도 이세민을 좋은 협상카드라고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오나 현재 황상께옵서 맥적의 노비가 되었으니, 일단은 적어도 맥국 내부에서 황제 폐하를 노비로 대우하는 것이 아닌 일국의 군주로서 대우하게끔 만드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사옵니까?"

"맞사옵니다! 지금 황제 폐하께옵서 광산노비로 전락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 대당국에게 있어서 뼈아픈 수치나 다를 바 없사옵니다. 어떻게든 고려와 협상을 하여 황제 폐하를 돌려받지 못한다고 해도 최소 황제 폐하를 노비생활에서만큼은 벗어나게 해야하지 않겠사옵니까?"


당나라 조정 대소신료들 사이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자 황태자 이치는 결정을 내렸다는 듯이 이리 말했다.


"좋소! 그러면 고려로 갈 사신단 파견준비를 하도록 하십시다. 최소 부황 폐하를 노비신분에서는 벗어나게 해야하오!"



* * *



그렇게 해서 당나라는 고구려의 수도 평양까지 사신을 보내어 협상을 진행했다.


"황제 폐하를 돌려보내주지 못한다면 적어도 그분을 노비가 아닌 일국의 군주로서 대우해주시길 바라는 것이 저희 황태자 전하의 뜻이자 동시에 효심이옵니다."

"흐음... 이세민을 광산노비로써 대우하는 것이 아닌 일국의 군주로서 대우한다라..."

"아울러 임유관 일대를 지배하는 것을 용인하고 더이상 귀국과의 전쟁은 하지 않을 것이며 귀국이 청구반도 남쪽에서 무슨 짓을 벌이든간에 결코 간섭을 하지 않겠다고 태자 전하께서 말씀하시었사옵니다."


안학궁 안에 도착한 당나라 사신이 그리 말하자 어느샌가 고구려 조정 내부는 엄청나게 시끌시끌 해질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우리 대고려의 포로가 된 이세민을 광산노비 신분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나쁘지 않을 듯 싶습니다. 왜냐하면 일국의 군주를 그렇게까지 대우를 한다면 주변 세력들이 우리나라에 대해서 매우 크게 경계하여 더더욱 적대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몇년 안 있으면 백제와 함께 남쪽 섭라를 공격할 예정인데, 아리수(한강) 일대를 수비하고 있는 섭라의 군대를 전투 이후에 잘 다독이고 포섭할려면 우리에 대한 주변세력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이 개선되어야만 합니다. 그 개선의 시작으로 당 황제 이세민을 그대로 포로신분으로 두겠지만 더이상 광산노비가 아닌 일국의 군주로서 대우하심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말도 안돼는 소리!! 그동안 북위를 비롯하여 탁발씨의 후손들이 얼마나 우리 대고려를 압박하고 괴롭혀 왔는지 잊으셨소?! 이세민은 마땅히 벌을 받아야하는 전쟁범죄자인데 그자를 노비신분에서 벗어나게 하여 일국의 군주로 대우를 하자니요!!! 이는 굴욕이외다!! 당적의 요구는 수용할 가치가 없소!! 우리 대고려는 천손의 나라!! 어찌 서토의 오랑캐가 원하는대로 행동할 수 있단 말인가?!!"


지금 고구려 조정 내부에서는 대막리지 연개소문을 비롯한 연씨가문을 추종하는 소위 '연씨파'라는 정치바벌이 존재하고, 아울러 7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씨 태왕가를 대상으로 그대로 충성을 바치고 있는 '태왕파'라는 정치파벌이 존재한다.


이 두 파벌의 시초는 '국내성파'와 '평양파'이며 고구려 20대 태왕인 장수왕이 수도를 국내성에서 평양으로 천도하고 난 이후부터 생겨난 파벌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이러한 고구려조정의 파벌싸움은 때때로 심한 내전으로 번지게 하여 고구려의 국력을 깎아먹는데 일조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현재 이 파벌 싸움은 고보장의 재위시기에도 계속 되고 있었다.



* * *



'흐음~~ 고정의 대로는 역시 태왕파에 속한 인물이다보니 이세민을 일국의 군주로서 대접해야한다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군.'


이러한 고구려 내부의 파벌싸움을 보면서 연개소문은 고정의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 내심 아쉬워 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내가 강경하게 나갈 경우 추군-세군 시절과 비슷한 일이 벌어질테니 이번에는 한발 물러나야하는가?'


이윽고 고구려의 실권자인 대막리지 연개소문은 자신이 이끄는 파벌이 아닌 태왕파의 의견을 어느정도 수용하여 이세민을 당나라로 돌려보내주지 않는 대신에 광산노비 신분에서는 벗어나게끔 해주겠다고 발언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연개소문의 발언으로 인하여 일시적이지만 고구려 내부의 파벌싸움이 중단되었다.




시대 배경은 7세기 중후반 부터 시작하며, 주필산 전투에서 고구려가 승리하는 것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역사와는 전혀 다른 역사를 걸어가게 되는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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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시즌 1-6장: 철륵(鐵勒)과 삼한(三韓) +7 23.06.13 2,448 49 12쪽
» 시즌 1-5장: 연씨파와 태왕파 +2 23.06.12 2,723 50 12쪽
5 시즌 1-4장: 혼란에 빠지는 대당국(大唐國) +6 23.06.11 2,977 60 12쪽
4 시즌 1-3장: 천책상장(天策上將)의 전설이 무너지고 난 후... +9 23.06.10 3,406 63 12쪽
3 시즌 1-2장: 천하(天下)는 경천동지(驚天動地)한다. +7 23.06.10 4,129 72 12쪽
2 시즌 1-1장: 당적수괴 이세민이 잡히다. +12 23.06.09 5,650 92 13쪽
1 시즌 1- 프롤로그 +23 23.06.09 6,974 10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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