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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란타르의 서재입니다.

고구려가 주필산에서 당나라를 무덤으로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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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란타르
작품등록일 :
2023.06.09 10:42
최근연재일 :
2024.06.14 21:00
연재수 :
1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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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622

작성
23.06.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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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시즌 1-3장: 천책상장(天策上將)의 전설이 무너지고 난 후...

이 작품은 트립물도 아니고 환생물도 아닙니다.




DUMMY

"황태자 전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나도 모르지는 않지만... 지금 상황이!!"

"전하! 크흐으윽-!!"


황태자 이치와 환관과의 대화에서 이치는 자기 형 이태와 관롱집단의 야합을 막고 싶어 했다.


문제는 고당전쟁에서 너무 심하게 패전하는 바람에 그런 권위가 사라졌다는 것을 이치 본인이 모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후우~~~! 보이는구나! 지금도 보여! 수많은 문무대소신료들이 부황께서 건재하신 시절만 해도 나를 엄연히 대당국의 황태자로 불렀으나 지금은 나를 '가짜 황태자' 혹은 '자격이 없는 황태자'라고 비웃고 무시하는 그 모습이!!"

"태자 전하께 아뢰옵니다. 이렇게 된 이상 먼저 선수를 치심이?"

"그러려면 병력이 필요하네. 그런데 지금 그럴 병력이 어디에 있는가?!"

"......"


환관과의 대화에서 알 수가 있듯이 현재 황태자 이치의 명령에 대해서 진심으로 따를 병력은 사실상 없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당나라 황실을 지탱하는 이세민의 친위기병들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었더라면 한번 해볼 만 했겠지만···.


'북방의 유목민들로 주로 구성된 친위기병들 대다수가 고구려 가버린 상황에 먼저 선수를 친다는 것은 실로 하책이다! 지금은 잠시 숙여서 때를 기다리는 수···.'


그 순간 황태자 이치는 아주 중요한 무언가를 떠올렸다.


그리고 자신을 보좌하는 환관에게 조심스럽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


"기미부주(羈縻府州)...!"

"네?"

"부황께서 고구려의 포로가 되었다는 소식은 우리 대당국이 다스리는 기미부주에도 전해졌겠지?"

"기미부주 말씀이시옵니까? 아마도 그쪽 지역에서도 당연히 전해지지 않았겠사옵니까?"


환관의 그 대답을 들은 순간 황태자 이치의 얼굴색은 굉장히 창백해질 수밖에 없었다.



* * *



당나라는 주변 이민족들을 대상으로 독특한 지배체제를 확립했는데, 그 지배체제를 흔히 기미 지배체제라고 부른다.


이 기미 지배체제는 부족 단위로 나누어 쪼개는 식으로 통치하는 방식이지만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부족끼리 서로 분리해서 지배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이는 당나라가 자신에게 있어서 위협적인 이민족 세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대외적인 위협을 감소시키는 데 큰 목적이 있었다.


당나라 초창기... 그러니까 무려 당나라를 세운 고조 시절부터 기미 지배체제를 위한 기미부주 설치가 시작되었는데, 당나라 역사에 있어서 최초의 기미부주는 서기 619년도에 설치된 거란도호부이다.


그러나 이러한 당나라의 기미 지배체제도 결국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 만든 제도이기 때문에 한계점이 존재했다.


그것은 당나라의 군사력과 큰 관련이 있는데, 만일 당나라가 어느 나라와 전쟁을 하였을 때 크게 패배하면 기미 지배를 받는 이민족들은 당나라의 국력에 대해서 크게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우리가 살던 세상의 역사에서 1차 고당 전쟁이 실패로 돌아가자 당나라의 기미 지배 체제를 받고 있었던 돌궐 계통의 유목민족인 철륵(鐵勒)과 설연타(薛延陀)가 당나라를 대상으로 반기를 든 적이 있었다.


그래도 우리가 살던 세상의 역사에서는 이세민이 1차 고당전쟁에서 무사히 살아 돌아왔기 때문에 철륵과 설연타의 반란을 진압할 수가 있었으나···.


아시다시피 여기 평행세계에서는 이세민이 어떻게 되었는지 생각하자면 이미 당나라의 기미지배체제는 결국 빠르게 무너질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된 것이었다.



* * *



"이보게, 소식 들었는가?"

"무슨 소식?"

"'뵈클리(고구려)'를 정벌하기 위해서 출전한 '텡그리 카간(天可汗)'이 대패했다는군!"

"뭐야?!"

"그냥 대패도 아니고 포로가 되었다는구먼!"

"테, 텡그리 카간이 대패한 것도 모자라서 뵈클리의 포로가 되었다고?!!"


고당전쟁의 패전 소식은 당나라 북부지역에 있는 모든 기미부주에 전달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당나라에게 복속된 북방 유목 민족들 사이에서는 한가지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텡그리 카간이 패배하고 포로가 되었다면 뵈클리는 도대체 얼마나 강한 국가인 거지?"

"뵈클리 녀석들... 오래전에는 '양씨의 타브가치(수나라)'의 113만 대군을 막아내더니, 이번에는 '이씨의 타브가치(당나라)'와의 전쟁에서 텡그리 카간을 포로로 잡아버렸어! 진짜로 미친 전투력일세?!"

"그러면 진정한 텡그리 카간은 이씨의 타브가치가 아니라 뵈클리라는 소리인가?!"


어느샌가 북방 유목민족들 사이에서는 진정한 천가한은 당나라가 아닌 고구려에게 어울린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외에도 고구려와 매우 가까운 유목민족인 거란, 고막해, 백습족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부족 회의에 돌입하게 되었다.



* * *



"모두들 다 모였소?"

"그렇소. 이번 회의에서 거란의 각 8 부족들의 대표들 전부가 참석했소이다."


요하와 시라무렌강 일대에 거주하고 있는 거란족 사이에서 8부족의 수장들이 모여서 열리는 부족 회의가 개최되었다.


"돌거부, 을실부, 저특부, 품부, 오외부, 날랄부, 돌여불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속해 있는 질랄부까지 모두 모였으면 이제 슬슬 의논에 들어가도록 하십시다."


현재 거란의 부족 회의를 주관하는 이는 질랄부의 추장이었다.


"아는 사람들도 알겠지만, 고려가 천가한을 대대적으로 격파했소이다."

"그냥 대대적으로 격파한 게 아닙니다. 천가한이 고려의 손에 잡혔어요."

"그뿐만 아니라 이번 전쟁에서 당나라의 편을 든 우리 거란 전사들도 고려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최근 소문에 의하면 고려가 서쪽을 정벌할 계획이라고 하던데?"

"그러면 우리 거란은 이제 어떻게 되오?"

"아마도 배신자로 몰려서 고려군의 손에 의하여 학살당하지 않을는지?"

"이런 미친...!"


거란은 고구려와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고구려에서 나는 소식을 가장 먼저 빠르게 접할 수가 있었다.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고려가 우리를 정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임유관을 점령하려고 한다고 하더이다."

"임유관을?!"

"그렇소이다. 그리고 또 다른 소문에 의하면 이번 전쟁에서 당나라의 편을 든 거란 전사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당나라에 협조했던 이들을 제외한다면 모두 관대하게 처분을 내렸다고 하더이다."

"어떤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고 하더이까?"

"으음,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우선 노비로 삼지 않았다고 하며, 가까운 시일 내로 포로 신분에서 풀어줘서 가족들의 품으로 다시 돌려보내 준다고 하더이다."

"아니, 그게 사실이오?"

"어디까지나 소문인지라 정확한 것이 아니외다. 그러나 고려의 대막리지 연개소문이 내린 명령이라는 소문이 있으니..."

"""""""흠..."""""""


부족 회의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자 거란 8부의 수뇌부들의 고심은 더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이전에 고려 태왕 고건무가 우리에 어려움을 모른 척할 때 인제 와서 이런 모습을 보인다고?"

"연개소문은 고건무하고는 다르지 않소이까?"

"그렇기는 하지만... 그자의 성품은 포악하지 않소이까?"

"지금의 고려 태왕을 꼭두각시처럼 다루고 있는 것을 보면 권신이라는 평이 어울릴만한 인물이외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여기에서 부족회의를 개최한 이유를 다들 잊고 있는 모양인데... 고려는 결국 서쪽을 칠 것이외다. 그리고 고려의 서쪽에는 당연히 우리가 있소."

"고려가 우리에 대해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거란의 미래가 결정이 날 것이오."


그러자 질랄부의 추장이 이리 말했다.


"그러면 답은 정해져 있구려. 우리 거란 8부 전체가 고려의 수도 평양으로 사신을 보내서 지난날의 죄를 용서받는다는 내용과 함께 고려의 서쪽 정벌에 대해서 크게 협력한다는 말을 전해야 하오."

"야율 추장! 그 말은 당나라를 손절하자는 말이오이까?"

"지금의 당나라 황제는 문약한데다가 이씨의 외척 장손씨 때문에 황태자 자리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소. 즉 처음부터 정당하게 태자 자리에 오른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소리외다. 게다가 당나라를 지탱하였던 정예 기병인 북아금군은 지금 고구려 가버린 상황이니···."

"""""""으음···."""""""


질랄부의 야율 추장이 그런 말을 하자 부족 회의에 참석한 나머지 추장들은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신을 보내고 나서 바로 우리가 해야할 것이 있소."

"그게 무엇인지?"

"우리 거란족 내부에 있는 친당(親唐) 파벌의 거란 부족들을 제거해야만 하오."

"대하씨 같은 무리를 말하는 것이오이까?"

"그렇소. 그들을 그냥 두었다가는 고려가 우리들을 의심할 것이외다. 충성의 증거는 보여야 하지 않겠소?"


그 말에 나머지 7 부족의 추장들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했다.


"그런데 해족과 습족 녀석들은 어찌할까요? 그들도 우리처럼 고려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 보니 소문을 못 들었을 리는 없을 텐데?"

"그들도 우리처럼 부족 회의 개최하고 미래를 결정짓는 의논을 하고 있지 않겠소? 물론 우리와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말이오."

"그들이 우리와 다른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결국 적이 될 것이외다."

"이거이거... 고려군이 서쪽으로 진군하면 한바탕 해야 하려나?"


그런 이야기들이 끝난 후에 회의의 주관자인 야율 추장이 이리 말하는 것으로 회의를 종결시켰다.


"좋든 싫든 간에 우리 거란은 결정 내렸소. 즉시 사신을 보내고 친당파 부족들을 제거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그 순간 거란은 고구려에게 다시 재복속 되었다.



* * *



고구려와 제일 가까운 거란 내부에서 친당파 부족들이 제거되고 다시 거란이 고구려에게 재 복속되자, 이어서 고막해족과 백습족 내부도 크게 흔들리게 되었다.


이에 고구려는 고당전쟁에서 당나라의 편을 든 고막해족 전사들과 백습족 전사들을 풀어주는 것으로 그들의 내부를 더더욱 흔들었다.


이후 고막해족과 백습족도 거란족이 그러하였듯이 자체적으로 친당파 부족들을 제거하고 고구려에게 복속을 요청하니 드디어 고구려는 임유관 공략을 위한 병력을 모을 수가 있게 되었다.


"우리 대고려의 서쪽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3개의 유목민족들이 우리에게 다시금 복속을 청하니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가 있는가?!"

"합하! 이제 임유관을 손에 넣는 것은 시간문제인 듯싶사옵니다!"

"크하하하하! 그래그래! 당적의 황태자 이치가 임유관이 우리 대고려의 손에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리게 된다면 아주 볼만할 것이야!"


이에 대해서 연개소문은 기뻐하고 또 기뻐하였다고 한다.



* * *



한편 연개소문이 기뻐할 무렵에 하서회랑 북서쪽 부근에서는···.


"텡그리 카간이 뵈클리의 포로가 되었다는 것이 정녕 사실이더냐?!"

"그러하옵니다. 카간!"


이 무렵 하서회랑 북서쪽 일대는 돌궐 제국의 한 무리라고도 볼 수가 있는 서돌궐이 아직은 건재한 채로 지배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 서돌궐을 지배하고 있는 가한은 을비돌륙가한이며 본명은 아사나욕곡이다.


"그 대단한 텡그리 카간이 뵈클리의 포로가 될 줄이야!"

"카간! 기회입니다."

"기회라니?"

"무슨 기회이겠습니까? 쾩튀뤼크를 재건하기 위한 기회가 아니겠사옵니까?"


이 말을 한 인물은 아사나하로이며, 우리가 살던 세상의 역사에서 서돌궐의 마지막 가한인 사발라가한이라고 불린 인물이다.


"쾩튀뤼크를 재건이라..."


아사나하로의 그 말에 을비돌륙가한은 매우 솔깃! 해 한 채로 아사나하로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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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전사들.jpg

곧 미쳐 날뛰게 될 예정인 유목민들입니다. (아무말)




시대 배경은 7세기 중후반 부터 시작하며, 주필산 전투에서 고구려가 승리하는 것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역사와는 전혀 다른 역사를 걸어가게 되는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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