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JNH

학교2030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드라마

완결

baekmirr
작품등록일 :
2021.12.21 21:26
최근연재일 :
2022.03.07 03:44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72
추천수 :
42
글자수 :
119,090

작성
21.12.21 22:51
조회
102
추천
2
글자
8쪽

하늘궁

DUMMY

"야 너 때문에 어제 박살났다. 어떻게 할래?"


4교시 수학시간. 교실 창가 맨뒷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던 해찬은 옆자리의 영길을 바라보았다.


"니가 무조건 이긴다고 했지?"


해찬의 스마트폰 화면을 힐끗 본 영길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야 무조건이 어디있냐? 그냥 맨유가 유리하다는 거였지. 공은 둥글고 스포츠는 아무도 모르는거다."


갑자기 기분이 상한 해찬은 영길의 수학교과서를 살짝 들어서 바닥으로 휙 던져버렸다.


어제 그가 가르쳐준대로 맨유에 베팅했다가 30만원을 날린 것이다.


조용한 교실에 '탁'하는 소리가 울려퍼지자 교탁앞에서 PC모니터를 보고있던 상정이 고개를 들었다.


"누구야?"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뒤로 향하자 영길은 고개를 숙이며 나즈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실수로..."


"실수로? 너 1번문제 답 뭐 나왔어?


순간 영길은 옆자리 해찬의 책을 힐끔 쳐다보았지만 역시 거기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지...지금 풀고 있습니다."


영길이 고개를 숙이고 책상아래로 주먹을 쥐며 해찬을 노려보자 해찬은 알겠다는 듯이 손을 들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떨어뜨렸습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뭐야?"


"그리고 이 문제는 정답을 구할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


여기저기서 킥킥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상정은 화를 내지 못하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너네 둘 이름 뭐야?


"전 해찬이고 이 자식은 영길입니다."


전근을 온 지 얼마 되지않아 아직 학교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한 상정은 일단은 참아야한다고 생각을 했다.


"너네 둘이 벌점 5점씩이야. 알겠어?"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순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커지더니 교실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되었다.


때마침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리자 상정은 크게 한숨을 쉬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당장 담임한테 가서 따져 물어야한다.


----------------------------------------------------


"야 4반에 전학온 애 봤냐? "


학교 정문앞 버스정류장에서 101번 버스를 기다리던 준표는 옆에서 아무 대답이 없자 고개를 휙 돌려 승민을 바라보았다.


양쪽 귀에 무선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고있던 승민은 옆에서 준표의 시선이 느껴지자 한쪽 이어폰을 거칠게 뺐다.


"뭐라고? 전학갈 거라고?"


"아니 이 자식아, 어제 4반에 전학 온 애 봤냐고."


"아 걔? 점심시간에 잠깐 봤는데 왜?"


"아니 임마, 그냥 그렇다고."


승민은 나머지 한쪽 이어폰마저 휙 빼내며 준표를 향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관심있냐? 살짝 예쁘던데."


"관심은 무슨."


"약간 아이유 닮았더라. 근데 걔가 모의고사 전과목 1등급이래. 수학 빼고."


"그래? 누가 그래?"


"4반 석열이가."


"그래? 또 4반 놈들 난리나겠네."


준표는 더이상 관심없다는 표정으로 버스가 오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마침 101번 버스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버스에 올라탄 둘은 텅텅 비어있는 앞자리 좌석을 지나 맨 뒷자리에 자리를 잡아 앉았다.


둘 다 담임 선생님이 종례를 빨리 끝내는 편이라 운이 좋은 날에는 편안히 앉아서 집에 갈 수가 있다.


"야 근데 걔 남친 있다는거 같더라."


"남친?"


"응, 다른 학교 애래."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은 준표는 더 이상 관심없다는 듯 창가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교복 안쪽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이어폰을 찾으려했지만 얼른 찾을 수가 없었다.


사실 오늘 4반에 우연히 들렀다가 어제 전학 온 은아를 보고 첫 눈에 반해버렸다.


노트에 무언가를 쓰고 있는 모습이 마치 천사처럼 보였던 것이다.


"무슨 학원을 다니는데 거기서 맨날 같이 붙어서 공부한대."


"그래? 학원에서도 썸이 이루어지냐?"


"그 남자애가 수학을 엄청 잘해서 맨날 붙어다닌대. 학원 끝나고도 둘이 같이 있다가 집에도 늦게 가고. 걔가 수학만 3등급이라나..."


"야, 수학만 잘하면 다냐?"


수학에는 별로 재능이 없는 준표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창밖을 바라봤다.


'수학이 1등급이면 도대체 몇 점을 맞는다는 거야?'


중학교 시절에는 수학을 잘했지만 고등학교 올라오면서부터 점수가 점점 떨어지더니 2학년 3월 첫 모의고사에서는 5등급이 나왔다.


수업시간에 아무리 집중을 해도 도저히 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었고, 진도도 너무 빨라 따라갈 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아 수업시간에 수업을 듣지도 않는다.


절반은 엎드려 자고 절반은 다른 문제집으로 공부를 한다.


수업시간에 수업을 듣는 사람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잠시후 버스가 다음 정류장에서 도착하자 인근 여고 학생들이 단체로 버스에 올라탔다.


같은 교복의 여학생들로 가득찬 버스가 천천히 출발하자 준표는 생각을 멈추고 승민을 바라봤다.


"야 넌 수학 몇 등급이냐?"


"왜?"


쓴 무언가를 삼킨듯한 표정으로 준표를 쳐다보던 승민은 고개를 돌려 앞쪽 여학생들을 바라봤다.


같은 학교의 교복이지만 각양각색의 패션이다.


특히 승민의 눈길을 사로잡는건 무릎위까지 올라오는 미니스커트이다.


학교안에서는 교칙에 따라 얌전하게 교복을 입지만 교문을 나서는 순간 미니스커트가 되어버린다.


하루동안 두 벌의 교복치마를 번갈아 바꿔입는다.


"너 혹시 그 애 마음에 드냐?"


승민은 창가쪽으로 고개를 돌린채 대답이 없는 준표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작은 얼굴에 이목구비가 뚜렸한 준표는 약간 마른 체형에 키도 커서 같이 다니면 내가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준표를 마음에 둔 선후배, 동기 여학생들은 어떻게든 준표에게 접근하려 했지만 정작 준표는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간혹 준표와 친한 승민을 통해 접근하려는 여학생들로 인해 승민이 덕을 본 적도 있다.


말솜씨가 좋고 넉살이 좋은 승민은 많은 여학생들과 두루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몇 달전에는 길거리에서 연예기획사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오디션 제의를 받은 적이 있는데 준표가 그냥 가버리는 바람에 승민이 대신 명함을 받았다.


준표가 그냥 버리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버리지 않고있다.


어릴때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준표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번도 학원에 다녀본 적이 없다.


중학교시절 사춘기때 부모님한테 반항 한번 해본 적 없고 학교에서도 항상 예의바른 학생으로 통해서 모든 선생님들이 준표를 좋아했다.


중학교시절 학교에서 짱으로 불리는 아이와 싸움을 하다가 그 아이의 팔목을 부러뜨렸는데, 그 사건 이후로 고등학교에 와서도 일진들이 준표에게 시비를 걸지 않았다.


버스 앞 쪽에서 몇몇 여학생들이 준표를 쳐다보다가 시선을 마주치자 얼른 고개를 돌려버렸다.


"마음에 들기는..공부잘하고 잘난체하는 애들 별로다."


준표는 애써 무관심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그의 마음을 읽은 승민은 옆으로 몸을 바짝붙여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야, 내가 그 학원 어딘지 알고있다. 나중에 같이 가볼래?"


"......"


어느새 버스는 승민의 집근처 정류장에 도착했고 승민은 버스에서 내리며 아직 두 정거장이 더 남은 준표에게 말했다.


"관심 있으면 말해. 내가 알아봐줄게"


준표는 대답대신 손을 들어 가운데 손가락을 올려보였다.


승민은 집안이 부유해서 오늘도 두명의 개인과외 선생님이 집으로 다녀갈 것이다.


버스가 다시 출발하자 준표는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중학교때 '수학천재'라고 불리던 희룡이 문득 생각난 것이다.


전화번호가 바뀌었는지 카카오톡에서는 그의 이름을 찾을 수가 없었다.


페이스북에서 겨우 희룡을 찾아낸 준표는 메시지를 전송했다.


딱 2년만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학교2030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회차별 소제목과 등장인물 22.03.09 32 0 -
공지 등장인물 소개 22.03.07 33 0 -
41 첫 셀카 (최종회) 22.03.07 25 1 8쪽
40 D-Day 22.03.07 20 1 9쪽
39 킹메이커 22.03.04 19 1 7쪽
38 집착과 단일화 22.03.03 20 1 6쪽
37 승자 없는 전쟁 22.02.28 21 1 8쪽
36 그녀의 눈물 22.02.25 27 1 6쪽
35 지옥과 천당 22.02.23 22 1 6쪽
34 딜레마 22.02.22 22 1 6쪽
33 두 남자의 위기 22.02.19 23 1 5쪽
32 성적표와 부작용 22.02.16 23 1 8쪽
31 여론몰이 22.02.15 22 1 5쪽
30 분열과 비열한 세계 22.02.11 23 1 9쪽
29 승부수 22.02.10 20 1 7쪽
28 여자의 질투 22.02.04 22 1 7쪽
27 벼랑 끝 전술 22.02.03 20 1 6쪽
26 인연 or 악연 22.01.31 21 1 6쪽
25 불법스포츠베팅, 청소년 도박중독 22.01.27 22 1 5쪽
24 인터뷰 22.01.26 23 1 7쪽
23 계좌이체, 인플루언서 22.01.24 24 1 6쪽
22 거위의 꿈, 유튜브 22.01.21 22 1 7쪽
21 악과 악의 대결 22.01.18 22 1 6쪽
20 공약 22.01.13 21 1 7쪽
19 협박과 사과 22.01.11 20 1 6쪽
18 이겨야 하는 이유 22.01.09 18 1 7쪽
17 변태교감과 촉법소년 22.01.06 21 1 8쪽
16 첫 통화 22.01.04 21 1 7쪽
15 허은아 캠프, 무기정학 21.12.30 22 1 6쪽
14 룸살롱과 도쿄디즈니랜드 21.12.28 20 1 6쪽
13 보답 21.12.28 20 1 6쪽
12 수학천재, 허위사실유포 21.12.26 23 1 7쪽
11 첫 수업, 첫 강의 21.12.25 19 1 7쪽
10 유흥업소 출신 21.12.25 26 1 7쪽
9 학생회장과 자본주의 21.12.24 22 1 8쪽
8 충돌 21.12.24 26 1 6쪽
7 롤스로이스, 하버드와 분홍색 지갑 21.12.24 24 1 9쪽
6 그들의 학교, 첫 수업 21.12.23 27 1 7쪽
5 몰카, 네 사람의 첫 만남 21.12.23 32 1 8쪽
4 여교사의 눈물, 이준석표 수학 21.12.23 41 1 6쪽
3 학교성희롱, LOL 21.12.22 45 1 5쪽
2 문제아과 수학천재 21.12.21 57 1 5쪽
» 하늘궁 +1 21.12.21 103 2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