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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성재 님의 서재입니다.

용이라 불리는 사니이(R)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환타지맨
작품등록일 :
2023.02.08 16:53
최근연재일 :
2023.10.28 18:00
연재수 :
169 회
조회수 :
77,900
추천수 :
1,450
글자수 :
881,882

작성
23.10.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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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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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8쪽

#149 출정 & 군주에게 도전하다-1

DUMMY

+


삼련회


"한국 연합 놈들이 출발했다고?”

"예. 독고 세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세계 연합은?”

“아무런 움직임도 포착하지 못했습니다.”

“흐흠···”


삼련회 회주 야율 신마는 턱을 어루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한국 아우터 연합뿐이라면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세계 연합이 합세한다면 상황이 다르다!’


세계 3대 길드 중 하나인 하얀 군주 길드 하나만으로도 자신들은 벅차다.


‘한국 연합부터 무너뜨린다!’


이번 사건의 원인은 자신들이 한국 연합을 공격했기 때문이기에 한국 아우터 연합이 궤멸한다면 세계 연합이 자신들을 공격할 빌미가 사라진다.


“독고 세가도 합류했느냐?”

“예. 한국 연합과 같이 출발했다고 합니다.”

“흐흠!”


독고 세가, 목적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문으로, 한국의 십 대 세가이지만 자신들과도 은밀한 거래를 하고 있었다.


‘독고 세가를 이용해 한국 연합 길드를 무너뜨린다.’


야율 신마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이런 것을 전화위복이라고 하지!’


그렇지 않아도 한국 길드 공격에 실패해서 자신의 입지가 좁아져 만회할 기회를 찾고 있었는데, 괴로운 등을 긁어 주려고 한국 연합 길드가 직접 온다니 반갑기 그지없었다.


"손님 마중을 어떻게 해야 하나?"


야율신마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


중국 항주


"이곳이 서호(西湖)입니다."

"..."

"절강성의 서쪽에 있는 호수라 해서 서호(西湖)라고 불린답니다!"


강필도는 중국 지리에 대해서 사소한 것까지 천류에게 설명했다. 천류는 굳이 알 필요도 없는 내용이었지만 제지하지는 않았다.


며칠 전.


흑마법사 카르아시논의 흑마법에 풀린 강필도는 어찌 된 일이지 그 이후로 천류에게 군주 대하듯이 했다.


“여기 아이스 커피 드십시오!”


강필도의 모습에 주변 사람들은 화들짝 놀랐다.

천류도 눈을 껌벅이며 강필도를 쳐다보았다.

흑마법에 당한 후유증이라고 생각했고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겠지 생각했지만 강필도의 행동에는 변함이 없었다.

사실, 이번 전장에 강필도를 떼어놓으려 했는데 강필도는 막무가내였다. 심지어 집에 있으라고 명령(?)했지만 하루 종일 꺼이꺼이 울면서 애원하는 탓에 어쩔 수 없었다.

혹시 뇌에 이상이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천류를 군주로 모시는 것 외에는 정상이었다.


+


천류를 태운 차량과 몇 대의 차량이 서호를 낀 대로를 돌아 한적한 도로로 진입하고 나서 20분이 지나자, 정면에 고대 중국풍의 가옥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문 위에는 '만가장'이라는 명패가 걸려있었는데, 넓은 정문은 승용차 여섯 대가 동시에 드나들 정도로 넓었고 곳곳에 중군 전통 무인 복장을 한 인물들이 지키고 있었다.


끼이익.


차가 정문에 멈춰서자, 수장으로 보이는 자가 다가와 맨 앞차에 앉은 인물을 보자 허리를 굽히더니 길을 열었다.

승용차들은 차 두 대가 다닐 정도로 넓은 도로를 지나갔다.


정원 곳곳에는 성인 허리 두 배 되는 나무들이 질서 정연하게 서 있었고, 곳곳에 연무장들이 있었다.

저택 문 앞에는 중국 무인 복장을 한 노인 한 명과 젊은 여성이 마중 나와 있었다.

노인은 만가장의 책사인 만여송,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인은 노인의 손녀인 만예지.


"반갑습니다. 책사 만여송입니다."

"여긴 제 손녀 만예지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한국 협회 협회장 강만춘입니다."


만여송은 승용차에서 내린 인물들을 흩었다.


한국 연합에서는 대규모 인력이 은밀하게 이동하기 위해 여러 조직으로 나누어 중국으로 입국했는데, 진소정과 황 씨 자매는 가문의 대표 자격으로 이곳에 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또 다른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장원 한 가운데에는 넓은 연못이 있고, 그 한 가운데 정자가 높여 있어 운치를 더해 주었으며, 연못 주위로 형형색색의 꽃들이 자태를 뿜어내고 있었고 주위에는 여러 종류의 열매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대략 10분 정도 이동해서 저택에 도착했다.

저택 앞에는 고풍스러운 중국 무복과 하얀 로브를 입은 여인과 백색 철갑을 두른 자들이 있었는데, 그중 눈에 띄는 자가 있었다.


"이분들은 화이트 길드에서 오신 분들입니다."


만여송은 사르디아스, 디팔로 부부, 로즈가니 등을 소개했다.


"반갑습니다. 한국 협회 길드장 강만춘입니다.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만춘을 비롯해 한국 협회 가문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인사했지만, 화이트 길드 사람들은 천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인사했다.


"···"


하얀 군주는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전음으로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대들이 여기에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군!"


일리오나가 배시시 웃으며 메시지 마법으로 하얀 군주에게 말했다.


"군주 님께서 전투를 벌이시는데 당연히 저희가 와야죠!"


하얀 군주는 흐뭇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


"자! 안으로 드시지요!"


만여송의 안내에 따라 길드의 수장과 가문을 대표하는 인물들은 내원에 있는 귀빈실로 들어갔고, 천류를 비롯해 그 외의 일행들은 외원에 마련된 별도의 숙소로 이동했다.

귀빈실로 향하던 디팔로는 뒤를 돌아 외원으로 향하는 하얀 군주를 보며 혀를 찼다.


"이거 군주님의 체면이 말이 아니로군, 쯧쯧."


외원에도 화이트 길드 인물들이 있었다.

천류 일행이 외원에 들어서자, 담소를 나누던 화이트 길드 사람들이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한국 협회 사람들이 인사를 했지만, 그들은 외면하며 사르디아스와 군주 가디언인 백색의 철갑 기사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하얀 군주의 정체를 모르는 그들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사르디아스를 힐긋 보았다.

귀족 계급인 자신들이 하찮은 한국 협회의 싸움에 참여한다는 게 불만이다.

비록 자신들이 인간과 결혼한 원(元 : original) 드래곤의 후손 중, 몇 세대 후에 태어나 드래곤 피가 희미한 후(後:posterity)드래곤이거나 실험 과정을 통해 드래곤의 피와 인간의 피가 성공적으로 혼합된 종(種::follow)드래곤이지만 드래곤 피를 이어받았다.


심지어 자기들 중에는 반(하프) 드래곤도 있는데, 그런 고귀한 자신들이 하찮은 인간들의 전쟁에 동원되다니...

불평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게 원로의 결정이기에.

그들에게 찍혀서 좋을 게 없기에.


사실 원(元:original), 반(半:half) 드래곤, 후(後:posterity)드래곤들은 실험으로 태어난 종(fallow) 드래곤을 드래곤으로 취급하지 않지만, 종 드래곤들은 자신을 고귀한 혈통으로 여겼다.


하얀 군주는 이들을 흩었다.


'원(元:original) 드래곤은 한 놈도 오지 않았군!'


하얀 군주는 심기가 상당히 불편했다.

그들의 속내가 뻔히 보였다.

아직은 자신을 군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 번 손을 봐야겠군!’


아직은 아니다.


‘하루속히 예전의 능력을 되찾아야 한다!’


지금의 능력으로도 원 드래곤을 제압하겠지만, 자신의 목적은 그들이 아니다.


하얀 군주가 외원의 한적한 곳에 놓인 의자에 앉자, 철갑의 기사들이 그를 보호하듯이 서 있고, 사르디아스가 그 앞에 공손한 자세로 앉아 있았다.

그 광경에 화이트 길드 인물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사르디아스님이 왜?"

"글쎄?"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욱이 의자에 앉은 인물은 상당히 오만한 자세였다.


'저자가 누구기에?"


+


"중국 연합은 내일 도착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푹 쉬시기를 바랍니다."


만가장의 장주 만석천의 인사가 끝난 뒤, 한국 협회의 가주들은 동쪽의 귀빈실인 동가장으로, 화이트 길드의 인물들은 서쪽의 귀빈실인 서가장으로 이동했다.


"군주님께서 일반인이 머무는 곳에 계시니 불편합니다. 그려. 우리의 체면도 서지 않고 말입니다.


디팔로가 불편을 토해내자, 로즈가니는 탁자 위의 과자를 집어 한 입 깨물고는 디팔로를 응시하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일리오나는 그런 로즈가니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분명, 우리와 같은 심정일 텐데?'


로즈가니는 아무런 속내를 내밀지 않았다.


"그래서요?"

"예?"

"어쩌라는 건가요?"

"아, 하하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저희의 체면이···"


로즈가니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당신들의 체면? 무슨 체면?"


그런 로즈가니의 태도에 디팔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헛기침을 했다.

일리오나는 자신들을 무시하는 로즈가니의 태도에 자존심이 상했다.


반(半:half) 드래곤들은 몇 세대를 거쳐 내려온 후(後:posterity) 드래곤들을 멸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디팔로와 일리오나의 생각은 달랐다. 비록 자신들이 후(後) 드래곤이지만 능력 면에서 반 드래곤과 별 차이가 없다고 확신했다.


더욱이 로즈가니의 나이는 이제 겨우 이백 살.

반면 자신들은 오백 년이나 살았다.

아무리 로즈가니가 원 드래곤의 직계 후손이라도 자신들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그런데도 우리를 무시하다니..'


웬지 기분이 상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로즈가니는 다과를 아작아작 씹었다.


- 군주님에게 함부로 도발하지 않는 게 좋을 거요!


로즈가니는 사르디아스의 말을 떠올렸다.

사실 로즈가니도 디팔로, 일리오나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


'저자가 군주라고?'


어느날 듣도 보지도 못한 하찮은 인간이 자신들의 군주라는 말에 기가 찼다.

저 육체에 군주님의 영혼이 이전했다고 해도 반발심이 생기는데, 군주님의 영혼이 아니라고 하니 더욱 반발심이 생겼다.

자신이 누구인가 드래곤이다.

그것도 원 드래곤과 반 드래곤 사이에 태어났다.

혈통적으로는 원 드래곤에 가깝다.

드래곤은 천성적으로 누군가를 자신들의 머리 위에 올려놓는 것을 싫어한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하얀 군주 없이 잘 지내왔다.


'그런데 하찮은 인간이 군주라니...'


로즈가니는 가디언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상기했다.

하얀 군주의 가디언 중 하나인 화이트 룬은 하얀 군주가 레드 드래곤 슘바라스키와의 치열한 전투에서 치명상을 입어 궁여지책으로 인간의 육체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었다.


‘용 족의 육체도 아닌 인간의 육체를??’


정말 군주님의 영혼이 깃들었는지, 인간의 육체로 이전한 군주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고, 군주에게 도전장을 보내 그를 짓누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공증을 써 주십시오! "


로즈가니는 상념을 깨고 디팔로를 쳐다보았다.


"무슨 공증을 서라는 건가요?"

"오늘 밤 군주에게 도전하려고 합니다!"

"···"


로즈가니 데 카를로스는 눈빛을 빛내며 디팔로를 쳐다보았다. 이미 예견된 상황이라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여, 여보!"


일리오나 데 하스문은 화들짝 놀랐다.

비록, 사르디아스에게 ‘하얀 군주에게 도전한다’고 말하긴 했지만 좀 더 신중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역린을 건들 수도 있기에.


“좀 더, 상황을 살핀 뒤에···”


일리오나가 디팔로의 말을 급히 번복하려는 순간, 로즈가니가 사악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공. 증. 인. 제가 서죠!"


로즈가니는 한 단어 한 단어 또박또박 말했다.

절대 번복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이다.


'아뿔싸!'


일리오나는 한탄했다.

드래곤은 한 번 뱉은 말은 번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디팔로의 말을 번복시키려고 했는데..


'영악한 년이 가로채다니!'


지금 말을 번복하면 로즈가니를 조롱하는 꼴밖에 안 된다.

상대방이 승낙한 일을 번복하는 행위는 상대방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다.


'그에 대한 댓가는...'


가혹하다.


"고맙습니다!"

"여보!"


디팔로가 웃으며 말했다.


"별일 있겠어? 지면 잘못했습니다. 꼬리 내리면 되지!"


일리오나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군주에게 도전하는 자는 한 가지 룰이 있다.


'패배하면 영원히 군주의 부하가 돼야 한다!'


군주에게 도전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패널티인데, 디팔로는 그 사항을 모르는 듯했다.


원로 사르디아스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로즈가니가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디팔로님이 군주님께 도전하겠답니다!”


사르디아스는 심투렁한 말투로 말했다.


“저번에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이곳에서 도전하겠답니다.”

“그래?”


사르디아스는 정말이냐는 표정으로 디팔로를 보았다.


“예. 제가 군주가 되면 이번 전쟁에서 저희 길드를 빼겠습니다.”


사르디아스는 다소 어이없는 미소로 말했다.


“마음대로 하시게!”

“제가 공증인입니다.”


사르디아스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로즈가니에게 물었다.


“자네도 도전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다음에···”


사르디아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디팔로가 군주가 되면, 몇 년 뒤에 다시 도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겠지?”

“그, 그건···”

“결투가 벌어지는 날까지 생각해 보고 결정하시게!”


+


영국 런던


“서둘러, 비행기 시간에 늦겠다.”


진유정과 황유리 일행은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문밖으로 나왔다.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진 유정님!”


중절모를 눌러 쓴 자들이 진유정과 황유리를 에워쌌다.


“누구시죠?”


무리 중 수장으로 보이는 자가 앞으로 나와서 말했다.


“화이트 공작님께서 만나고 싶어 합니다!”


“죄송합니다. 급한 일이 있어서!”


진유정이 정중하게 사과했지만, 그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진유정과 황유리 등을 제압해서 어디론가 끌고 갔다.


+


“뭣이? 하얀 군주의 영혼이 아닐수도 있다고?”


붉은 군주(?) 레드라프곤은 눈 앞의 인물, 화이트 공작을 지그시 내려다 보았다.


얼마 전,


하얀 군주가 용족의 후예의 육체를 통해서 부활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런데 뜬금없이 부활한 자가 하얀 군주의 영혼이 아닐 수도 있다니.


“하얀 군주의 영혼이 오히려 제압 당했다?!”


레드 라프곤은 입술을 실룩이었다.

지금까지 드래곤의 영혼이 제압 당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하얀 군주가 용족의 후예 따위에게 제압 당할 리가 없었다.


‘설마? 저 놈이 나를 속이려고?”


레드라프곤은 화이트 공작 에든버러를 실눈으로 쳐다보며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하얀 군주가 무공을 사용합니다.”

“무공을?”

“특급 이상입니다!”


레드라프곤은 턱을 어루만졌다.

마법으로 무공을 익히고 사용하기도 한다.

더욱이 하얀 군주는 수만 년을 살아왔다.

이계의 검술 뿐만 아니라 모든 스킬을 사용할 줄 아는 자이다. 그에 견줄 바는 아니지만 자신도 웬만한 스킬은 어느 정도 사용할 줄 안다.


‘무공은 다르다!’


스킬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다르다.

더욱이 이계에는 무공이란 것이 전혀 없다.


‘지구에 떨어지자마자 치명상을 입은 하얀 군주가 무공을 익힐 시간은 없을 터이고!’


화이트 공작은 자신의 생각이 먹혔다고 생각했는지 열변을 토하며 말했다.


“하얀 군주로 행세하는 자는 ‘천류’라는 자가 분명합니다.”

“천류?”

“그렇습니다.”


화이트 공작은 삼련회의 습격으로 천류의 외할머니가 죽은 날, 하얀 군주가 한국 아우터 길드로 달려간 사실과 외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복수로 삼련회와 전쟁을 벌인 사실을 말했다.


“···”

“전쟁에 하얀 군주가 직접 참여했다는 게 증거입니다.

“그렇군!”


레드라프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에 야릇한 미소가 드리워졌다.


“내게 알려주는 이유가 무엇이냐?”


화이트 공작은 하얀 길드의 원로이다. 그런 자가 이런 특급 정보를 자신에게 알려주는 데 이유가 있을 터.


“붉은 군주 님의 편에 서고 싶습니다.”

“나의 편에 서고 싶다?”

“예.”

“이유는?”

“인간의 부하가 되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렇군!”


레드파르곤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화이트 공작, 그는 화이트 길드 내에서 몇 안 되는 원 드래곤이다.


“그러고 보니 이 자, 오랜만이군!”


자신처럼 머리를 쓰고 은둔을 좋아하는 자라서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곳 지구에서 하얀 길드와 붉은 길드 사이에서 커다란 전쟁이 있을 때마다 몇 번 부딪혔던 자이다.


‘내가 붉은 군주의 자리에 오른 것을 알면 어떤 표정일까?’


레드라프곤은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편에 서고 싶다?”

“예.”

“내 편에 서서 하얀 군주를 몰아내고, 그대가 하얀 길드를 접수하겠다?”

“··· 그렇습니다.”


레드라프곤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도 하얀 길드를 원하는 데?”

“···”

“그대가 나의 부하가 되어 하얀 길드를 맡으면 되겠군!”

“그, 그건, 곤란합니다.”

“곤란하다!”

“나는 붉은 군주 님을 도와주려고 왔습니다.”

“그러니, 그에 대한 댓가를 달라?”

“그렇습니다.”

“흐흠..”


레드라프곤은 턱을 어루만졌다.

화이트 공작의 속셈은 뻔했다.


‘나를 이용해 하얀 길드를 차지하겠다!”


생각 같아서는 일언지하에 거부하고 싶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

하얀 군주 세력을 무너뜨려야 하고 어둠의 지배자와의 전투도 남았기에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카드를 굳이 버릴 이유가 없었다.

당연히, 하얀 길드를 화이트 공작에게 주고 싶은 생각 따위는 전혀 없다.


“하얀 군주를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오?”

“우리에게 좋은 미끼가 있습니다.”

“미끼?”

“천류란 자의 어머니와 연인이 우리 손에 잡혀 있소.”


레드라프곤은 화이트 공작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았다.


‘이자 인간이 다 됐군!’


드래곤은 누군가를 인질로 삼는 짓을 하지 않는다.

설사 자신이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데 눈 앞의 화이트 공작은 ‘인질’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었다.


‘하긴.’


고향에서 이계인 지구로 떨어진지 수천 년이 지났다.

드래곤의 육체는 벗어 던진지 이미 오래되었고, 수많은 인간들과 접촉했을 터인데, 인간의 속성을 닮지 않을 수가 없을 터이다.

굳이 화이트 공작을 탓할 일이 아니었다.

자신 또한 마찬가지니까.


“그녀들을 이용해서 유인하면 됩니다.”

“··· 좋은 생각이오.”

“그럼. 약속한 걸로 알겠습니다.”


레드라프곤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얀 군주의 영혼만 있으면 된다.’


굳이 하얀 길드를 차지할 이유가 없었다.

어둠의 길드와 전쟁에서 화얀 길드를 전면에 내세우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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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170. 황족 마족과의 결투-4 23.10.26 66 5 11쪽
166 #169. 황족 마족과의 결투-3 23.10.25 70 6 11쪽
165 #168. 황족 마족과의 결투-2 23.10.24 69 6 12쪽
164 #167. 황족 마족과의 결투-1 23.10.23 66 5 11쪽
163 #166 차원문이 열리다. 23.10.22 74 5 12쪽
162 #165 천류 영혼, 하얀 군주 영혼과 생사투-2 23.10.21 73 6 13쪽
161 #164 천류 영혼, 하얀 군주 영혼과 생사투-1 23.10.20 80 5 12쪽
160 #163 붉은 군주와의 전투-2 23.10.19 82 5 17쪽
159 #162 붉은 군주와의 결투-1 23.10.18 87 4 12쪽
158 #161 출정(붉은 길드) 23.10.17 79 5 15쪽
157 #160 제압하다-2 23.10.16 91 5 15쪽
156 #159 제압하다-1 23.10.15 90 5 11쪽
155 #158 반격-2 23.10.14 83 5 10쪽
154 #157 반격-1 23.10.13 83 4 11쪽
153 #156 기습당하다-3 23.10.12 91 4 12쪽
152 #155 기습당하다-2 23.10.11 90 5 11쪽
151 #154 기습당하다-1 23.10.10 87 6 9쪽
150 #153 결투-3 23.10.09 101 5 14쪽
149 #152 결투-2 23.10.08 101 5 15쪽
148 #151 결투-1 23.10.07 98 5 10쪽
147 #150 군주에게 도전하다-2 23.10.06 107 6 16쪽
» #149 출정 & 군주에게 도전하다-1 23.10.05 110 5 18쪽
145 #148 출정 23.10.04 99 4 11쪽
144 #147 제압된 강필도의 영혼 23.10.03 100 5 13쪽
143 146. 누가, 그 육체를 차지했을까? 23.10.02 111 4 12쪽
142 #145 찌꺼기 마법 문양-2 23.10.01 109 5 13쪽
141 #144 찌꺼기 마법 문양-1 23.09.30 116 4 10쪽
140 #143 가슴이 시린 이유 23.09.29 110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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