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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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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티풀
작품등록일 :
2024.09.0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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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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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필드의 빌런 3

DUMMY

기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린 일단 리그 우승을 향해 갑니다.”


시즌 목표를 간단하게 발표한 신해성이 덧붙였다.


“이를 위해 오늘부터 구단을 봉쇄하고 모든 훈련을 비공개로 진행할 것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팀에 혁신적인 변화가 있을 겁니다. 피터버러가 그간 길들여진 패배를 극복하고 이기는 팀이 되기 위해선 대수술이 필요해요.”


기자들이 술렁이는 가운데, 바로 질문이 나왔다.


“피터버러 에코의 마리 캐스퍼 기자입니다. 피터버러는 우리 팬들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해요. 감독님이 이해하실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축구는 종교죠. 그러니 우리가 응원해온 선수들이 나가거나, 팀이 이해하기 힘든 방향으로 달라지는 것은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팬들에게 가혹한 일이에요.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성공률에 대해 몇 퍼센트나 확신하시죠? 이 결정이 피터버러의 실낱같은 숨통을 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이미 자가회복할 시기는 지났습니다.”


신해성은 단정적으로 말했다.


“수술 성공률? 100퍼센트입니다. 필요한 일이고요. 그런데 망설일 이유 없죠.”


한 기자가 손을 번쩍 들었다.


“네.”

“데일리 메일의 잭슨 홀입니다. 정문에 모인 서포터즈가 안 보이십니까?”

“잘 보입니다. 부활절도 아닌데 계란을 던저주시더라고요.”

“하하하!”


다시 웃음이 터지고, 데일리 메일에서 나온 기자가 재차 물었다.


“팬들을 설득해주실 수는 없나요? 이미 늦은지도 모르겠지만, 이대로 기사가 나가면 감독님은 영국인들에게 역대 가장 미움 받는 인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하지만 신해성은 어깨를 으쓱였다.


“축구는 결과로 말하는 거니까 별 수 없죠.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저를 욕하면서 푸세요.”


기자들이 실소했다.

하나 신해성은 웃지 않았다.


“팬분들이 확신 없이 인내하시는 동안, 확신을 가진 저 또한 모든 비난을 감내하겠습니다. 결과에 제 자리를 걸죠. 지금은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지만 두 달 후, 시즌이 시작되면 매 경기 기대하고 환희하실 수 있을 겁니다.”

“프리시즌의 친선경기는 치지 않는 건가요?”


피터버러 에코 지역신문 기자가 묻자, 신해성이 눈을 빛내며 도전적인 미소를 머금었다.


“일이 잘 풀리면 조금 일찍 열매를 맛볼 수도 있겠죠. 다만 본격적인 수확의 계절은 정규 시즌입니다. 동방에서 온 지니가 마법을 부릴 시간이죠.”


어떤 기자도 그의 젊다 못해 어리기까지한 나이나 동양인이라는 것, 유럽 3부 리그 팀의 감독을 맡기에는 미흡한 경력에 대해 직접적으로 묻지 않았다. 겸손을 강요하지도 않았다. 오로지 현재 감독의 생각과 미래 계획을 궁금하게 여길 뿐이었다.


신해성은 이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어차피 우승 못하면 죽는 병에 걸린 마당에 뭐가 두렵겠는가?


*******


[피터버러 유나이티드 신참 감독 신, 충격적인 대규모 방출 계획 발표 : 태업 선언한 선수 전원 ‘숙청’]


피터버러에 폭탄이 터졌다!


피터버러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감독 신이 부임 직후 과감한 결단을 내리며 클럽 내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감독 교체를 이유로 그동안 훈련에 불참해온 여러 선수들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팀 내 기강 확립을 위한 대대적인 선수단 재편이 목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팀 내부에 과도한 충격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


감독 신은 취임사에서 “팀의 우승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으나 피터버러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는 “신은 미치광이”, “망나니 백정!”, “미친 칼춤을 추고 있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연 감독직까지 걸고 감행한 구조조정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그야말로 폭풍전야인 피터버러 유나이티드의 귀추가 주목된다.


*******


피터버러 에코나 크로니클 라이브 같은 지역신문부터, 더 선, 데일리 메일 같은 타블로이드 신문들, 가디언, 타임즈, 텔레그래프 등 브로드 시트 신문들까지 피터버러 유나이티드와 신해성에 대해 다루었다.

뿐만 아니라 ESPN, 스카이 스포츠 채널에서도 해당 내용이 메인으로 방송되고 있었다.


사무실에 앉아, 함께 이를 지켜보던 에밀리가 풍성한 금발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이건 악몽이야!”

“확실히······.”


책상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TV를 지켜보던 신해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번에 유명해졌어.”


에밀리가 기가 막힌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


“아니, 대체 취임 첫날부터 왜 이러신 거예요?”

“난 다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신해성이 그녀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예견된 재앙 아니었습니까?”

“예?”

“적어요.”


에밀리 책상에 놓여 있는 메모지를 턱짓한 신해성이 말했다.


“혹시 누가 전화 와서 감독이 미친 것 같다고 물어보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겁니다.”


에밀리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메모지를 펼치고 펜을 들었다.

이내 신해성이 말을 이었다.


“신임 감독은 팀을 진단하고 치료를 위해 칼을 들었을 뿐이다. 피터버러에서 열심히 뛸 생각이 없는 선수들을 해방시켜 준 것도 그 일환에 불과하다. 모두가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처럼 현실을 부정하고 외면했지만, 이제는 적당히 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확 바뀌어야 한다. 신임 감독이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대신 용기를 내줄 테니 닥쳐라.”

“예?”


에밀리가 쓰다 말고 눈을 휘둥그레 뜬 채 고개를 쳐들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눈을 질끈 감고 성질을 죽인 신해성이 짤막한 한숨과 함께 덧붙였다.


“······지켜봐 달라.”


에밀리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침표를 찍었다.


“이래서 예정된 재앙이었다고 하신 거군요! 감독님의 이런 짓······ 이 아니라도 이미 피터버러는 문제가 많았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저도 구단의 일원으로서 회피해온 것 같아요. 좋아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이처럼 고해성사하듯 중얼거리던 그녀가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더니 그녀를 흥미롭게 관찰하는 신해성을 향해 물었다.


“어? 그런데 진짜, 왜 전화가 한 통도 안 오죠? 당연히 전화통에 불이 날 줄 알았는데······.”

“전화선을 다 빼놨으니까요.”


에밀리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예??? 언제요!?”

“기자회견 끝나자마자 시설 관리자 분께 부탁해놨습니다.”

“그, 그래도 돼요?”

“네.”


신해성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도 올 전화는 오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핸드폰이 지이이잉, 지이이잉 재촉하듯 진동하고 있었다.

안주머니에서 이를 꺼낸 신해성이 에밀리에게 수신자를 보여주었다. ‘Owner’.

이 마당에 구단주가 가만히 있을 리 없는 것이다.

수화기를 귀에 가져다 대자, 구단주의 날 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이게 대체 뭐하는 거요?

“제게 주신 권한을 적절하게 쓴 거죠.”


신해성이 대수롭지 않게 답하자, 그가 한 층 더 격앙된 어조로 따졌다.


-당신을 믿고 권한을 줬는데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쳐? 당신 미쳤어?


당연히 예상했던 바였기에 그의 질문이 끝나길 기다린 신해성이 침착하게 대꾸했다.


“기자회견에서 말한 대로 저는 이 길만이 피터버러를 기사회생시킬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일말의 의심도 없어요. 그게 아닌 이상, 온 도시가 저를 죽이려고 들 텐데 이런 짓을 저질렀을 리가 없잖아요?”

-이건 실패하면 당신 자리 하나로 안 끝나. 우리야 여길 떠나면 그만이지만 여기 사람들은 꿈과 희망을 잃을 거라고.

“저도 이 나라에서 축구팀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압니다.”


신해성이 제자리를 맴돌던 걸음을 멈추며 대답했다.

구단주 입장도 이해가 가는 것이, 영국에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태어나거나 자라온 지역 축구팀을 응원한다.

그들은 팀을 자신과 일체화시킨 채 흥망성쇠에 따른 희로애락 역시 함께한다.

네 살배기부터 팔십 먹은 노인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지역사회 전체가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축구는 그들의 낙이요, 오늘 하루가 행복하거나 절망적인 이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신해성은 덧붙였다.


“그러니까 책임져야 해요.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그리고 잘 아시겠지만, 이거 일 벌인 저 아니면 수습 못 합니다. 믿어주시기로 했으니 믿어주세요. 구단의 재정난, 선수단 분위기까지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다른 말로는, ‘절대 못 자르겠지?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잖아’라는 뜻.

역시나 구단주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선수단 불만과 나가게 될 선수들의 대안, 이번 주 내로 두 가지를 마련해 오세요.


그 말을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구단주가 말한 ‘선수들의 불만’이 난데없이 엄습한 것이다.


쾅!


한 선수가 기별도 없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이번에 이적 명단에 올라간 마크 로스였다.


“뭡니까?”


에밀리는 침을 꼴깍 삼켰다. 남성 호르몬이 넘치는 선수들이 화가 나면 분위기부터가 살벌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해성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되물었다.


“뭐가?”

“지금 본인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고나 있는지 물어보러 온 겁니다.”


화를 억누르는 어조.

당장이라도 한 대 치고 싶은 태도였다.

하나 신해성은 차분한 눈길로 그를 보며 대답했다.


“아주 잘 알고 있지.”

“난 이 팀의 주장입니다.”

“이젠 아니야.”

“미치신 겁니까? 참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말도 놓고 쌍욕을 대놓고 퍼부을 기세였다. 그도 그럴 것이, 동양인 감독을 인정할 리도 없는데 경력도 없고 나이까지 열 살은 더 어린 놈이 팀에 기여해온 자신을 해고하겠다니 충분히 있을 법한 상황이다.


다만, 신해성은 그리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스물다섯 살의 나이에 피치에서 뛰는 팀 동료들은 물론 코칭스태프까지 구워삶던 남자다. 그 수완이 얼마나 기가 막히면 별명이 ‘요괴’였을까.

더군다나 그의 단골 손님 중에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쥐 잡듯 잡아대며 자기 입맛에 맞추던 이 시대 최고의 명장, 레알 마드리드의 알레한드로 델 카스티요 감독도 있었다.

이러니 마크 로스라는, 신해성이 이름조차 못 들어본 잔챙이가 눈에나 차겠는가?


“이봐, 마크. 네가 자초한 일이야. 주장씩이나 돼서 미꾸라지처럼 물을 흐리면 쓰나. 축구도 못하면서 성실하지도 않고, 팀워크에 악영향을 주니 내보내는 게 맞지. 내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줘서 고맙군.”


마크 로스가 움켜쥔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지만 선수들 구워 삶는 것은 신해성의 주특기.


“지금까진 어설픈 무명 감독이 부임 후 사고까지 쳐서 네가 열받은 그림이지만, 이유불문 감독 사무실에서 난동을 부린다면 그런 선수를 어느 구단에서 모셔가려 하겠나? 계약금을 받는 게 아니라 주고서 받아달라고 부탁해야 할지도 몰라.”


마크 로스의 안색은 용암이 들끓는 활화산처럼 붉어졌다. 그럼에도 그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라고 묻듯이 그를 넌지시 응시하던 신해성이 말을 이었다.


“억울한가?”

“난 실력 없는 선수가 아니다. 실력이 없는 건 감독인 당신이겠지. 당신은 선수 출신도 아니잖아. 안 그래?”

“선수 출신이라······ 너희보단 내가 축구를 더 잘할 것 같은데?”

“개소리!”


마크 로스가 코웃음을 쳤다. 그저 도발로 받아들인 모양.


“내가 당신보다 축구를 잘할뿐만 아니라 잘 안다고 장담할 수 있어. 아니, 꼭 내가 아니라도 나와 행동을 함께하는 동료들 모두가 당신보다 뛰어나지. 그러니 당신은 우릴 지도할 자격이 없어.”

“축구를 누가 더 잘 아는지 판가름 내는 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고.”


중얼거리던 신해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차라리 잘 됐다.

마라도나나 요한 크루이프가 처음 감독을 했을 때부터 선수들의 존경심 기저에는 그들이 현역 때 보여준 실력에 대한 동경이 있었으니까.

이번 기회에 미꾸라지들을 내보내는 것 외에도, 의구심을 가진 선수들에게 단숨에 신뢰와 호기심을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안 그래도 시간 없는 마당에, 일타쌍피였다.


“좋아! 이렇게 하자. 원온원(One-on-one) 게임을 하는 거야.”

“원 온 원을?”


마크 로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하나 신해성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제안했다.


“너희 중 나를 이기는 선수가 있으면 내가 떠나주지. 단, 내가 너희를 모두 이긴다면 너희 미꾸라지들 모두 구단에서 제시하는 조건을 수용하고 조용히 떠나는 거야.”

”미친······.”


마크 로스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지고 싶어도 질 수 없는 내기 제안에 경멸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너는 구단 일이 장난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최악인 놈이군. 그냥 허세에 찌든 쓰레기였어.”


그는 이어서 낮게 으르렁거리며 엄포를 놨다.


“무슨 계산인지 모르겠지만 네가 한 말이나 지켜라. 땅을 치고 후회하게 해줄 테니까. 대신 절대 물리기 없어.”


자존심이 제대로 상한 것 같은데, 알 쏘냐.

신해성이 씩 웃었다.


“물론이지. 에밀리! 해당 내용을 명시해서 서약서 하나만 만들어 줘요.”

“감독님. 그, 그러니까······ 지금 현역이랑 축구로 일 대 일 승부을 보시겠다고요? 그것도 여러 명을 상대로······?”

“에밀리.”


그녀를 나직이 부른 신해성의 미소가 짙어졌다.


“나는 질 싸움은 하지 않습니다. 그게 감독에게 필요한 첫 번째 자질이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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