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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경원수 님의 서재입니다.

초심을 지킨 회귀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구주부
작품등록일 :
2019.09.02 15:12
최근연재일 :
2019.10.24 11:07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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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7,994

작성
19.10.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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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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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내가 할 수 있는 일

DUMMY

성문 안쪽은 세상 말도 안 되게 큰 도서관이었다. 눈 닿는 곳 어디든 책으로 가득 찬 서가가 끝도 없이 늘어서 있었다. 다행히도 더 이상 수호자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비요른이 놀라움의 탄성과 현실적인 문제를 동시에 끄집어냈다.


“우와아··· 책 진짜 많다. 근데 근위대장은 어떻게 찾지?”

“그야 우리한텐 작고 빠르고 날아다니는 친구가 둘이나 있잖아. 야, 잡신. 부탁 좀 하자.”


이상하게 조용했다. 보통은 바로 반응이 오는데?

비요른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무명신 안 왔어.”

“엥?”

“아까부터 안 보이던데, 게이트를 아예 안 넘어왔나 봐.”


이런 젠장, 어쩐지 뭔가 허전하더라니. 이놈의 신은 왜 또 안 따라온 거야?


“에휴··· 꼭 필요하면 없다니까. 그럼 삐약아···.”

“형, 잠깐만. 저건 뭐야?”


비요른이 기리킨 방향에는 웬 가슴 높이의 석판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가까이 가 보니 석판에는 친절하게도 설명이 써 있었다.


<손을 대고 원하는 것을 말하세요>


뭐야 이거, 혹시 검색이 되는 거야? 세상에나··· 완전 최첨단일세.

미심쩍지만 시도해봐서 나쁠 것도 없었다. 떨떠름하게 석판에 손을 대고 말했다.


“금단의 힘을 얻는 방법을 찾아줘.”


그러자 석판에서 마력이 흘러나와 내 머리로 향했다. 아하, 이런 시스템이구만. 근데 이러면 제대로 작동할 리가 없는데?

곧 마력이 사라지고, 내 생각대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비요른의 실망한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아무 일도 없네?”

“너가 해 볼래?”

“좋아!”


비요른이 석판에 손을 대고 기운차게 외쳤다.


“금단의 힘을 얻는 방법!”


그러자 석판에서부터 바닥 위로 흰 선이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이걸 따라가라는 뜻이렸다? 비요른이 기쁨에 찬 환호성을 질렀다.


“됐다!”

“잘했어, 비요른.”


석판을 쓰는 사람에게 정신 마법이 걸리는 걸 보니, 아마도 사람의 정신을 읽어서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아내는 시스템이 아닐까 싶다. 말하는 것은 사용자가 원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떠올리도록 도와주는 행위겠지. 그런데 다른 세상에서 온 나한텐 정신마법이 안 통하니까 작동을 안 한 것이고.

즉, 석판은 음성인식이 아니라 지각인식인 것이다. 세상에나 무슨 SF도 아니고···.


흰 선은 저 멀리로 이어졌다. 한참을 선을 따라 걷자 서가에 꽂힌 책들이 음험한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금서 구역에 들어온 것이다.

진화령이 찡그린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어쩐지 불길한데요···.”

“그러게··· 좀 으슬으슬하다, 누나.”


깊숙이 들어갈수록 점점 주변이 어두워지더니 공기조차 차게 얼어붙었다. 이제 책장에 꽂힌 책들은 대개 시커멓거나 새빨간 표지에 싸구려 잡지의 납량특집 코너에나 실릴 법한 제목들이 붙어 있었다.

문제는 그게 다 진짜라는 것이지. 대부분의 책들이 마기에, 독기에, 악기까지 안 좋은 기운이란 기운은 죄다 질질 흘리고 있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근처에 서 있기만 해도 미쳐버리고 말 정도였다. 금서가 괜히 금서가 아닌 것이다.


선을 따라 책장 모퉁이를 돌자, 마침내 한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남자의 발치에는 많은 책들이 아무렇게나 펼쳐진 채 널브러져 있었다.

드디어 찾았다! 목소리를 높여 남자를 불렀다.


“이봐요!”


뒤로 돌아 모습을 드러낸 근위대장이 한 손에 마기를 풀풀 흘리는 책을 들고 싸늘하게 말했다.


“여길 어떻게 들어왔지.”


품에서 목걸이를 꺼내 앞으로 내밀었다. 손가락에 매달린 목걸이가 차르르 소리를 내며 떨어져 달랑달랑 흔들렸다. 내가 침착하게 대꾸했다.


“황비 전하가 보내셔서 왔습니다.”

“황비 전하께서···.”


순식간에 근위대장의 목소리가 젖어들었다. 어떤 마음이기에 헤어진 지 하루 만에 저렇게 그리워할까.


“전하께서 근위대장님을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근위대장의 몸에서 살기가 솟아올랐다. 뭐야, 뭔데? 내가 뭐 말실수했어? 왜 이렇게 온도 변화가 갑작스러워?

근위대장의 입에서 생각도 못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네 놈들, 황제의 개들이구나!”


우리가 왜!?


“아닌데요!?”


당황한 나머지 아무 말이나 외치고 말았다. 아닌데요 라니 무슨 애도 아니고.

다급하게 덧붙였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황비 전하가 저희를 보내신 것이 맞습니다.”

“전하께서는 나를 사지로 부를 분이 아니시다. 너희는 분명 황제의 개들일 터, 황비 전하는 어떻게 되셨느냐.”


윽··· 그것도 말이 되네. 황제가 황비의 목걸이를 빼앗고 우리를 보냈다고 생각하는구나. 결국 목걸이만으로는 황비의 사람임을 증명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거 곤란하구만, 둘이 첫키스 한 장소가 어딘지 같은 거라도 물어봤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저희를 믿으시겠···.”

“됐다.”


딱 잘라 말한 근위대장이 갑자기 시커먼 마기에 휩싸였다. 이제 보니 근위대장이 늘어뜨린 팔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와 책에 스며들고 있었다.


“시간이 없다. 내가 직접 확인할 것이다.”


근위대장이 내가 든 것과 똑같은 목걸이를 꺼내더니 주먹으로 꽉 쥐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게이트가 열리기 시작했다. 나는 황급하게 외쳤다.


“잠깐! 아직 이틀이나 남았습니다! 차분하게 생각을···.”

“이틀?”


근위대장은 비웃음을 흘리더니 싸늘한 한마디를 남기고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황제가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개들을 보냈군.”


근위대장이 사라지자 게이트도 순식간에 없어졌다. 젠장, 이렇게 그냥 가 버릴 줄이야. 좀 더 이야기를 해보면 설득할 방법이 있을 수도 있을 텐데!

갑자기 우리는 할 말도, 할 일도 없어져 버렸다. 근위대장이 사라져 버렸으니 달리 무얼 할 수 있겠는가.

문득 진화령이 입을 열었다.


“근위대장은 급해 보였어요. 정말 시간이 없는 사람처럼요.”

“하지만 아직 이틀이나 남았어요. 우리가 여기 들어온 것도 몇 시간 안 됐다구요.”


감각이 좋은 비요른이 말을 보탰다.


“맞아. 이제 세 시간쯤 됐어.”

“그럼 이제야 점심쯤일 텐데···.”


깨달음이 뒤통수를 후려갈겨서 말문을 막았다.

여기는 아르헨의 아공간이다. 예전 서부 마을에서 아르헨의 아공간에 끌려갔을 때는 어땠었지? 그 속에서 십 분이 넘게 있었지만 현실로 돌아와 보니 1초도 흘러 있지 않았었다. 아공간은 원래 그런 곳이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제멋대로인 공간.


“이런 젠장, 화령씨!”


목걸이를 땅에 내려놓으면서 진화령을 불렀다. 찰떡같이 알아들은 진화령이 목걸이를 내리밟자 순식간에 게이트가 열렸다.


다급하게 돌아온 호텔방 거실은 아침 햇살로 반짝이고 있었다. 마치 게이트 안에서의 몇 시간이 흐르지 않은 것만 같았다. 비요른이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


“얼레? 아직도 아침이네?”


아침이라 더 불안했다. 세 시간이나 있었는데 아직도 아침이라니. 허겁지겁 복도로 나간 나는 지나가는 종업원을 붙잡고 다짜고짜 물었다.


“처형식! 언제죠?”


종업원은 뭐 이런 놈이 있냐는 눈빛으로 대답했다.


“좀 이따가 점심때입니다.”

“젠장!”


이런 망할. 시간이 안 흐른 게 아니라 이틀이나 흘러 버린 것이다.



*



정오의 뜨거운 태양이 광장에 모여든 시민들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처연한 모습으로 처형대에 선 황비를 제외한 모두가 황제의 등장을 기다리며 황궁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황제가 처형대에 올라 사랑하는 황비의 마지막을 전송할 것이다.

한 남자가 아닌 제국의 아버지로서, 황제는 단장의 심정으로 처형을 명령할 것이다. 그러니 황제가 한줄기 눈물을 흘려도 제국의 시민들은 황제의 위대함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위대함은 인간성으로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나와 비요른은 삐약이에 탄 채 하늘 높이 떠 있었다. 저 아래 모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보며, 나는 뼛속 깊이 무력감을 느꼈다.

나는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불륜이 발각되는 것도 막지 못했고, 황비가 처형대에 서는 것도 막지 못했다. 결국 금단의 힘을 손에 넣은 근위대장은 분노에 휩싸인 채 이 자리에 나타나고야 말 것이다.


오늘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치고 죽을 것인가.


내가 더 잘했다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한 발짝만 더 빨랐다면··· 그렇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무수히 많은 죄 없는 죽음을 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거머리처럼 달라붙은 비겁한 희망이 떨칠 수가 없었다. 차라리 근위대장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단 한 명의 죽음으로 이 모든 죽음의 값을 대신 치를 수 있다면···.

비요른의 목소리가 헛된 기대를 깨부수고 현실을 불러왔다.


“왔다.”


광장으로 이어지는 대로의 한복판에 근위대장이 서 있었다. 시민들이 좌우로 비켜서 처형장을 향한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그 길을 달리는 것은 제국의 병사들이었다. 근위대장은 금세 제국의 병력에 둘러싸였다. 마음속으로 비명 지를 수밖에 없었다. 그를 막지 마. 도망쳐!

검붉은 마기가 폭발하듯 피어올랐다. 한순간에 수십의 죄 없는 생명이 사그라졌다.


“으아아아아악!”

“도망쳐!”


수백 개의 비명 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처형대에 가까운 쪽의 시민들은 저 멀리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도 몰랐다. 갑자기 폭발하는 듯한 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이 들리자 어리둥절하여 불안한 눈을 꿈뻑거릴 뿐이었다.

하지만 후방의 시민들은 근위대장으로부터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광장엔 사람이 너무 많았고, 그들을 지배하는 것은 공포뿐이었다. 달리고, 밀치고, 잡아 당기고, 헤집는 사람들과 밀려나고, 넘어지고, 짓밟히는 사람들이 한데 뒤엉켜서 시민들이 스스로를 밟아 죽이기 시작했다.


근위대장은 온몸으로 마기를 뿜어대며 처형대를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온 몸을 갑옷으로 두르고 대형 방패를 든 기사들이 달려 나와 근위대장을 막아섰다. 큰 길로 우회한 기사들이 근위대장의 뒤편을 막았다. 기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일제히 달려들었다.

검은 섬광이 번뜩이고 모두가 검게 탄 재가 되어 흩날렸다. 멀리 도망치지 못한 일부 시민들까지 포함해서.


이제 병사들은 처형대를 향하는 근위대장에게 감히 다가서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제 곧 제국 수도기사단의 본대와 황궁의 근위대, 마법사 길드에서 파견한 전쟁마법사들이 도착해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사신이 본격적으로 죽음의 낫을 휘두르는 것은 그때부터다. 싸우는 자들 뿐 아니라 수천의 무력한 시민들까지, 그들 모두에게 죽음이 공평하게 내려앉는다.


무력한 나는 이 미래를 막을 수가 없다. 유일한 기회는 과거에 있었건만, 이제 와 후회해봤자 지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나에게는 전혀 다른 기회가 있다.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지난 과거와 다가올 미래를 지우고, 새롭게 써내려갈 수 있다. 오직 나만이 가능한 일이다.

타는 듯한 유혹을 느꼈다. 저 아래로 몸을 던져, 그러면 모두 없던 일이 되는 거야. 왜 저들이 죽어야 하지? 나 한 명이면 충분한데. 왜 아직도 그 위에서 가만히 앉아만 있는 거지?

···무서우니까.

내가 그랬잖아, 항상 처음이라고. 천 번이 넘는 죽음은 그저 꿈결 같은 기억에 불과했다.

나는 영웅이 아니고, 순교자는 더더욱 아니다. 나는 보통 사람이다. 나 자신의 죽음은 그 무엇보다 무서웠다. 죄책감보다 훨씬 더.


근위대장은 처형대에 꽤나 가까워졌다. 멀리 말을 타고 달려오는 수도기사단이 보였다. 마법사 길드에서 날아오르는 마법사들의 무리도 보였다. 곧 대접전이 벌어질 것이지만, 이들 중 누구도 원하는 것을 얻지는 못할 것이다. 근위대장이 전쟁 같은 포화를 뚫고 기어코 처형대에 닿는 그 순간, 황비의 가슴에 화살이 꽂히기 때문이다.


온 신경을 다해 지상을 살피던 비요른이 갑자기 외쳤다.


“푸른 지붕 옥상, 알았어!”


비요른은 혼잣말을 한 게 아니다. 화신이 신에게 응답한 것이다.

한참 전부터 지상에서는 잡신이 꽁지 빠지게 날아다니며 황비를 저격할 범인을 찾고 있었다. 드디어 누군가를 발견한 것이다.

신중하게 시위를 당긴 비요른이 지상을 향해 화살을 쏘아 붙였다. 푸른색으로 덮인 어느 건물의 옥상이 작은 폭발을 일으켰지만 지상의 누구도 눈치 채지 못했다.


나는 과거를 바꿀 수도, 근위대장의 폭력을 막아설 수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저 많은 죽음을 방치하는 것은 나 자신의 죽음 다음으로 무서운 일이니까.


“가자!”


나의 외침에 삐약이가 급강하를 시작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작가의말

무작정 시작한 소설 연재가 어느새 30화입니다.

처음 하는 연재에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너무 멀어  막막할 따름이지만, 언젠가 결말에 도달하도록 힘을 내 보겠습니다.

어설픈 내용과 유치한 문장을 참고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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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비극의 끝 (1) +1 19.10.16 75 5 12쪽
» 내가 할 수 있는 일 19.10.14 72 3 13쪽
29 제국의 비밀 서고 19.10.11 80 6 13쪽
28 협박과 설득 19.10.10 94 6 11쪽
27 동방의 꽃 +1 19.10.09 90 5 12쪽
26 미로정원 +2 19.10.08 100 6 12쪽
25 마법사 길드 +1 19.10.07 95 5 14쪽
24 우리의 목적 19.10.02 102 5 8쪽
23 뒷풀이 +1 19.09.30 106 5 13쪽
22 결전의 마무리 +2 19.09.28 87 5 7쪽
21 다른 현실 +1 19.09.27 90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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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경고 (2) +1 19.09.25 95 6 10쪽
18 경고 (1) +1 19.09.24 104 6 15쪽
17 진화령 (3) +1 19.09.23 121 7 14쪽
16 진화령 (2) +1 19.09.21 135 6 9쪽
15 진화령 (1) +1 19.09.20 156 6 10쪽
14 싱카리움 (2) +1 19.09.19 135 6 12쪽
13 싱카리움 (1) +1 19.09.18 145 5 14쪽
12 화신 각성 (2) +1 19.09.17 138 6 10쪽
11 화신 각성 (1) +1 19.09.16 148 6 12쪽
10 사전 준비 +1 19.09.12 160 6 9쪽
9 루비오코네의 운 나쁜 하루 +1 19.09.11 173 7 11쪽
8 신벌 +1 19.09.10 187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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