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4화
"오빠이것 봐! 정말 아름답지 않아?"
돌아가는 길에 있는 길거리 상점에서 팔고 있는 작은 새에
모두가 가던 길을 멈추고는 한동안 반짝 반짝 거리는
눈동자로 새를 응시하며 끝내는 키우자는 의미로
아름답다는 말까지 했다.
"흠,,, 지금 달팽이도 기르는데 손이 부족한데
새까지 키우는건 좀 힘들지 않을까?"
"내가 키우겠다냥!"
재배수는 안된다는 듯이 말했지만 갑자기 끼어든 카냔이
자신이 정성스럽게 키우겠다며 사육 관련된 문제는 딱
잘라서 차단했다.
하지만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애완 동물을
키울 수는 없었다.
"사장님 이 새의 이름은 뭔가요?"
옆에서 조용히 새를 관찰하던 제티나는 무턱대고
아름답다고 구입하자고 때를 쓰는 것보다는 천천히 새를
탐색하는 방법으로 어필하였다.
"모험가들 아니신가요? 허허허, 요즘 인기가 엄청난
새들이죠 "형광새라고해요 지금은 아직 밝아서 안 그렇지만
좀 만 더 어두워지면 짠! 하고 빛이 나서 인기라고요"
농장일에 집중하고 있어서 형광새를 모르고있었지만
지금 엄청나게 핫한 장비로 바로 숨은 보석들이
잔뜩 매장되어있다는 0층의 지하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는
형광새이다.
1층이 개발되었지만 그래도 고가품으로 취급을 받는
형광달팽이는 이젠 0층의 표면 필드에서는 행적을 감춘 지
오래였고 오직 지하로 내려가서 잡아오는 방법뿐이다.
하지만 지하의 지형은 어둡고 비좁은 통로가
구불구불 빙빙 도는 미로와 같은 지형으로
점점 더 깊이 내려 갈수록 더욱 복잡하게 변한다.
그런 좁은 지형에서 원시적인 방법인 횃불을 이용할 경우
좁은 지형으로 옷에 불이 옮겨 붙는 사고라던가
연기가 빠져나갈 곳이 없어 퀘퀘한 연기와 정면으로
싸워나가면서 질식하는 위험을 감수해야한다.
그에 반해 형광새는 화재나 질식의 위험은 없고 또한
횃불의 재료인 무겁고 부피가 큰 장작이나 기름 대신에
소량의 새 모이만 준비하면 됐기 때문에 남은 빈 공간만큼
더 많은 형광 달팽이를 잡을 수 있어 인기 상품이었다.
"정말로 유용하지만 저랑 동료들은 위험한 탐험활동을
안 해서 굳이 구입할 필요성은 없네요."
재배수는 그렇게 황급히 자리를 떠나려고 했지만
고수리와 카냔이 새가 쉬고있는 철장에 달라 붙더니
떨어질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귀엽다냥! 귀여운게 이유다냥!"
"자금도 여유가 있으니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여유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 오빠? 집안에 생기도 불어다 줄 거야"
어린아이 마냥 때를 쓰면서 되지도 않는 이유를 붙이지만
재배수가 당장 봤을 때도 충분히 탐험용이 아닌
애완용으로 사육해도 될 만큼 화려한 깃털과 위품있는
당당한 포즈까지 충분히 저정도 때를 쓸만했다.
"알겠어, 수리까지 그렇게 말하는데 어쩌겠냐 사장님
형광새는 얼마정도하나요?"
재배수는 할 수 없다는 듯이 지갑을 열면서 계산을
준비했지만 사장님이 말한 금액은 생각했던 금액을
초과한 금액으로 생각보다 고가였다.
"안돼 그렇게 키우고 싶으면 형광새 말고 다른 애완 새면
모를까 형광새는 너무 비싸고 애초에 애완용도 아니라서
쉽게 기르기도 힘들 거야"
재배수의 단호하면서도 논리적인 근거에 때를 쓰던 수리와
카냔은 그만 꼬리를 내렸다.
관용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카냔은 꼬리가 마치
연체동물마냥 순식간에 흐물흐물거 리면서 축 쳐졌다.
"동생 그러지 말고 이렇게 키우기 힘들지만 그만큼 찾는
사람도 많고 무척 고가인 형광새지만 우리에겐
너가있잖아? 브리더관련 특성을 이용하면 돈도 벌고
수리랑 카냔도 만족하고 좋은 거 아니야?"
제티나는 재배수의 귓가로 작은 목소리로 겉으로는
애완용으로 사는 척 하면서 브리더 특성을 강화하면서
인공수정이 가능해지면 순식간에 본전을 찾고도 남을
거라면서 설득했고 결국 이 말에 넘어간 재배수는
형광새 2쌍과 집 그리고 모이까지 오늘 쇼핑 중에서
가장 큰 지출이었다.
농장 문을 열고 들어오자 오늘도 역시 가장 먼저 반겨주는
건 달팽이들이었다.
가끔 사바사바 거북이들도 마중을 나와 주지만
기본적으로는 연못 근처에서 잘 나오지는 않았다.
아마도 영역 관련된 부분에 민감한 것 같았다.
"허이 허이 갑자기 날뛰지 말라냐~"
농장의 자연환경이 마음이 들었는지 형광새들이
철장 안에서 퍼덕 퍼덕 거리면서 날뛰기 시작하자
"흐뮤 흐뮤 그렇게 자연이 그리웠나냥~ 자 시원하게 날아
봐라냥"
카냔은 그런 새들이 불쌍했는지 고민도 없이 새장 문을
열어주었고 신이 난 형광새들은 카냔의 머리 위에서
빙글 빙글 나풀거리면서 자유를 느끼고 있었다.
재배수는 비싼 형광새들이 도망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생각보다 친화력이 있는지 멀리가지는 않고
카냔의 머리위에서 놀고 있었다.
"크크 큽 간지러워~"
수리의 어깨에 앉은 형광새 한 마리가 볼에 자신의
두툼한 깃털을 비비면서 애교를 부리고 있었다.
평화로운 분위기에 재배수 또한 거금이었지만
모두 행복하게 즐기는 모습에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크냐냐양양!!!"
"킇허허헝!"
갑자기 카냔과 제티나가 무서운 이빨과 날카로운 손톱을
꺼내 들고는 형광새를 잡기 위해서 폴짝 폴짝 뛰기
시작한 것이다.
재미있게 놀고 있던 형광새들은 겁에 질려서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머리위에서 날고 있는 게 최고 속도가 아니라 그냥 천천히
안심을 하고 놀고 있는 것이었지 전속력을 낸 형광새는
치타인 제티나 또한 따라잡지 못했다.
"미안, 미안,,, 나풀나풀 거리는 게 그만 충동적으로,,,"
"죄송합니다냐아,,,"
갑작스러운 상황에 정말로 미안했는지 카냔은 죄송하다는
말을 꺼내면서 넙죽 고개를 숙였다.
물론 옆에서 제티나도 미안하다면서 원한다면 배를 까고
눕겠다면서 짐심으로 사죄를 하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황당하고 허무하게 형광새들과의 작별을 끝낸
뒤에 재배수는 카냔과 제티나에게 그 벌로 오늘 저녁밥과
설거지를 시켰다.
피곤했는지 재배수는 밥이 완성되는 동안 침대에서 잠시
한숨을 돌렸고 고수리 또한 혼자서 여유롭게 탕에 들어가서
몸을 녹이기 시작했다.
"일어나라냥! 따뜻할 때 먹어야한다냐"
카냔은 자고있는 재배수의 코를 막으면서 잠을 깨웠고
한두 번 이런 것도 아니고 재배수는 큰 화도 내지 않고는
식탁으로 나오자
"나왔어? 수리도 머리만 말리고 온다고 했으니 편한 자리에
앉아"
그렇게 수리까지 식탁에 앉자 제티나는 거대한 냄비를 하나
식탁위로 올렸다.
파닥 파닥 거리면서 냄비의 뚜껑이 휘청 휘청거릴 정도로
힘이 대단한 재료였다.
어느정도 음식이 펄펄 끓기 시작하자 제티나가 흥얼거리며
잔뜩 기대하라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냄비 뚜껑을 열자
안에 있던 재료는 어디에서 잡아왔는지 사람 머리만한
거대한 거미가 한 마리가 다리를 오므린 상태로 맛있게
익은 모습으로 재배수와 수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잘 먹겠습니다냥!"
"잘,,자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카냔은 신이 나서 꼬리를 흔들고 있었지만 수리와 재배수는
포크도 들지 않고는 멍하니 거미 요리를 응시할 뿐이었다.
"자 여기 가장 맛있는 2번째 다리는 동생에게~"
"귀여운 수리는 또 별미인 거미의 눈으로~"
제티나는 흥얼거리면서 먹기 좋게 접시위에 거미를
올려주었다.
겉모습은 무척 혐오스러웠지만 제티나가 미안한 마음에
1층까지 뛰어가서 거미를 잡아왔다는 말에 거절 할 수가
없었다.
"흐흠! 엄청 고소한 맛이나요! 오빠도 빨리 먹어봐~"
먼저 눈을 딱 감고 먹은 것은 수리였다.
힘들게 1층까지 갔다 왔는데 겉모습이 혐오스러울 뿐
만든 제티나의 정성은 진심이었기에 맛이 없더라도
다 먹을 기세였다.
하지만 기름에 튀긴 것도 아닌데 엄청 고소한 맛에
수리는 빠져들었고
수리의 상태를 확인한 재배수 또한 한입 먹더니
인간의 입에도 딱 이라면서 음식점까지 할 수 있겠다며
제티나의 음식 실력에 박수를 보내주었다.
그렇게 마치 게 다리마냥 각자 하나씩 속을 파먹으면서
즐겁게 저녁 식사를 끝냈다.
물론 설거지 담당은 카냔이 혼자서 눈물을 흘리면서
끝내었다.
따뜻한 물에 샤워하는 건 또 좋아하면서 고양이라고 또
설거지 하는 물은 엄청 기겁을 하며 눈을 찌푸리면서
하는 게 앞뒤가 안 맞았지만 설거지도 무사히 끝냈으니
태클을 걸고 넘어가지는 않았다.
드디어 오늘은 사바사바 거북이의 연못을 확장하는 날이다.
카냔과 수리는 재배수를 도와주기 위해서 각자 작업 도구를
하나씩 들고 나왔으며 제티나는 어제 저녁밥인 거미를
너무 잘 먹는 모습에 오늘은 더 맛있게 해주겠다면서
다시 고향인 1층으로 돌아갔다.
1인당 한 마리씩 총 4마리를 잡아오겠다면서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이다.
멀리서 인간들이 보이자 사바사바 거북이들도 눈치를 챈
것인지 엉금엉금 다시 연못으로 들어가더니 허우적거리면서
땅을 파기 시작했고
재배수와 카냔은 삽과 곡괭이를 하나씩 들고는 땅을 깊이
파면서 확장하기 시작했다.
고수리의 역할은 이런 칙칙한 연못을 수목원에 가면 볼
수 있는 연못처럼 꾸미는 역할로 근처 숲에서 캐온
작은 식물부터 좀 커다란 나무까지 다양한 식물을 조합해서
칙칙한 연못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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