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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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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561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2.09.27 00:29
조회
140
추천
4
글자
10쪽

2부 13화 : 의심

DUMMY

잉그리드에 대해선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원래 북유럽에서 정체를 숨긴 채 히어로처럼 활동하던 누군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면에 나왔다고 하는데...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고.


같이 있는 두 명은 같은 목적으로 뭉쳤다는 설정인가보다. 한 명은 페레이라, 다른 한 명은 마르틴이라는 남자. 그렇게 이 셋이 도원결의한 이유는... 이 이상현상의 전말을 밝히고 끝내는 것, 이라고 하네.


세 명이 각자 내세우는 캐릭터가 확실하다. 잉그리드는 이성적이고 냉정하다는 설정, 페레이라는 전투광, 마르틴은 예민하고 날카로운 성격이다 이거지?


이글스피릿이 좋아하겠네, 같이 싸울 만한 사람들이 나타났으니.


잉그리드와 페레이라 두 명이 이왕 '망한 판' 인 거 하고 싶은 대로 노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얼굴이 충분히 알려진 나를 의식하고 한 행동이 맞을 거다.


나는 유명인사고 미국 정부에도 연줄이 있고 하니 내가 작정하고 주변을 끌어모아서 자기들을 옥죄거나 할 걸 생각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할 수 있다면 내가 가진 그런 조건을 상쇄하거나 없애고 싶겠네.


스튜어트가 최근 나에게 좀 싸한 것하고 같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는데...


잉그리드와 페레이라 두 명을 한번에 상대하고 싶지는 않다.


보통 상황이라면 이 둘 사이의 주변을 확인하고 이간질부터 시켰을텐데 아무래도 그건 안 통하겠지.


어떻게 할까... 무슨 방법으로 이 둘을 가르거나 고립시킬까.


페레이라는 잉그리드만큼 현명해보이지 않았다. 균열을 낸다면 이 자식인데.


모르겠네.


늦었다. 자야겠다.


내일도 다섯시부터 할 일이...


쯧.


"니콜로?"


"감지했나."


목소리뿐이네. 피곤한데...


"어떤 상황인지 아시죠? 그 두 명."


"알고 있다. 네 의견은 어떻지?"


"내가 잘 나가니까 신경쓰이는 거죠. 인맥과 재산을 동원해 자기들을 묻어버릴까봐."


"진심으로 하는 소리겠지?"


"농담은 아닙니다.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할 거예요. 저쪽도 저에게 그러려할테고."


"둘과 동시에 싸우는 상황은 피해라."


"그래야죠. 그동안 어디 있었습니까?"


"상황을 둘러보고 있었다."


"뭐 알려주실 건 없고요?"


"몇 가지 있지만 대부분 중요하지 않다. 한 가지, 일곱째가 움직이는 것 같으니 준비해라. 그 여자와는 싸우지 마라."


"알겠습니다."


"몇 개월 정도 숨어다니는 걸 권유하지만, 듣지 않겠지?"


"다음 판으로 넘어가자 이거죠? 여기서 쌓은 모든 걸 잊고. 저는 처음으로 돌아가, 서울에서 적안룡과 또 싸우겠네요. 현미라가 나에게 무얼 했는지 찾겠죠. 지금 애써 모은 다섯명을 또 찾겠고. 혹시 이게 벌써 한 여섯번째 됩니까? 그 날 후로 적안룡이 한 삼백번 쯤 죽었고요?"


"진정해라."


고함이 목구멍까지 터져나오지만 참는다. 바로 옆 방에 여러 명이 자고 있다.


지금도 너무 크게 중얼거리지 않는 것이 좋아.


"그러죠."


"페레이라에 대한 논의가 조금 필요하다. 내일이 좋겠나?"


"지금 하는 쪽이 낫겠는데요."


"잉그리드의 경우는 목적이 분명하다. 하지만 페레이라는 어떨 거라고 생각하지?"


"그날 봐서는 제 간을 꺼내 씹고 싶은 생각 같던데요."


"정말 그뿐이겠느냐? 생각해 보아라."


흠...


과연.


"그렇겠네요. 일부러 저에게 그랬을 수도 있고. 그 자리에서 나는 너만 노린다고 선언하면 다른 둘에게 좀 덜 위협받기도 하고. 하지만 그래도 한 가지... 절 죽이고는 싶어하더라고요."


"분명한가."


"99퍼센트라고 할게요. 날 죽이고 싶어하는 사람들 이유는 다 달랐지만 날 보는 눈은 다 비슷했거든요."


"그렇다면 이해가 간다. 조심해라. 여섯째는 과격하면서도 계산이 빠르다."


"그거 적으로 만나기 싫은 타입이네요."


"가겠다."


하아.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그냥 맞붙어서 전투만 잘 하면 됐는데 이것들이 이제 포석을 깔고 있네.


둘이 손을 잡은 건 내가 기습에 나설 거라 생각해서도 있을 거다. 아마 잉그리드의 판단.


인간은 자신이 남에게 하려는 걸 남이 나에게 할 거란 생각을 한다는 원칙대로라면, 나도 기습당할 준비를 해둬야하나.


신경쓸 게 많다.


하지만 신경쓰이는 게 당장 할 일은 아니다... 자둬야한다. 내일도 할 게 많다.


내일은 부산에 밀려온 균열을 공격할거다. 균열을 밀어내면 얼마나 효용이 있는 지 알아보기 위해.


냉정하게 부산을 수복한다고 뭔가 달라지지는 않을 거다. 현실적으로는 농산물이 나는 지역을 확보하는 게 더 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산에서 밀려나온 사람들이 기뻐할 수도 있고 그게 조금은 분위기를 바꿀 거다. 하는 것이 맞다.


문제는...


부산의 상황을 다른 사람들도 맨정신으로 볼 수 있냐는 것일까.












사람들이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는 인식 자체는 비슷하다. 아마도 어떤 초월자가 인간을 정확히 노려 공격하고 있다는 것.


인간에 대한 징벌이란 종교적인 견해가 가장 많고 외계 생명체의 테라포밍이나 지구 정화라는 의견도 많다. 어떤 점에서 대단히 희망적인 견해다. 그 생각을 하는 자신들이 살아남는 동안 목적이 이루어져 멈출 거라는 점에서.


충분히 벌을 내렸거나 지구에 적합하도록 인간의 수가 충분히 줄었거나 혹은 아주 취미가 나쁜 외계인이 흥미를 잃었거나 같은 경우에.


하지만 그 사람들이 지금의 부산을 구석구석 뒤져본다면...


아마 그보다는 좀 더 나쁜 전망을 가질 지도 모른다.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처럼.


나는 알파 팀 및 여러 헌터들과 부산에 왔고, 괴물체를 정리하고 절차에 맞춰 균열을 깨면서 밀어내고 있다. 나는 낮게 날며 내 시선이 향하는 쪽을 찍어 본부에 전송한다. 균열의 간격은 100에서 150미터. 해안으로 가까울수록 촘촘하고... 출력이 높다.


가장 출력이 낮은 붉은 균열을 깨는 것만 따지면 윤슬아 소대장이 나만큼 빠를 것이다. 어쨌든 방패의 벽을 두르고 방패를 타고 가서 균열핵을 깨면 되니까.


송골매는 5만~6만 정도의 중형 괴물체는 인지 범위 바깥에서 한 번의 공격으로 잡아낸다. 그럴 때마다 한 번씩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진다. 소리내어 환호하거나 하지는 못하지만.


눈을 어디로 향해도 시신이 있다. 건물 안에, 도로에, 차 안에, 해변에.


나는 이런 경우를 몇 번 봤지만 이 사람들에겐 많이 낯설고 힘들 거다. 특히 다른 일을 하기 위해 내버려둬야 하면 더욱.


물론 작전에 참여하려고 온 사람만 있지는 않고... 가족의 시신을 수습하면서 집의 상태도 확인하려는 사람들도 있기는 있다.


꽤 많은 사람이 모인 만큼 균열을 깨는 속도가 빠르지만 부산은 크고 넓다... 진공청소기로 목성을 빨아들이는 게 더 빨리 끝날 것 같은 기분이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전진은 순조롭다. 이대로라면 이 곳에 나는 필요없을 것 같지만 워낙 많은 사람이 모여있고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르니 가만 보고 있는다.


윤슬아 소대장이 또 균열을 하나 깨고 나온 것 같다. 그게 이어 상민이도. 소대장이 무전으로 나에게 남은 균열의 수를 묻는다.


"사서. 오늘 목표까지 몇 개 남았는지 말해 주겠나?"


"앞으로 200개면 될 것 같네요. 제가 거드는 게 낫지 않겠어요?"


"괜찮네. 바깥을 지켜 주니까 내가 집중할 수 있는 거니까."


하아.


나는 군인 같은 사람이 싫어...


좀 자기를 아끼라고요. 소대장님.


상민이는 아무래도 거대화된 상태에서 좀 다친 것 같다. 내려가서 <재생 가속>으로 빠르게 회복시켜준다.


상민이는 한참 앉아있다가 일어나 균열로 천천히 걸어간다. 그리고 진입 직전 한참 주저하다가 묻는다.


"형님."


"응?"


"혹시... 알았어요?"


"아니, 전혀."


"예. 미안해요."


상민이는 고개를 숙인 채 안으로 들어간다.


답답하군... 저 녀석도 오죽 괴로우니 물어본 거겠냐마는.


알았다면 어떻게 했을까 나는.


미국에 부탁해서 전 세계에 알렸겠지. 최소한 사람들이 덜 죽었을 거다. 그러고 나면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왔겠지. 뭐라고 대답했을까?


한 가지는 분명 말했을 것 같다. 이걸 원했던 놈이 누군지 알고 있고, 그 놈을 잡아 족치겠다고.


페레이라. 커다란 놈.


보자... 페레이라가 잉그리드에게 뭘 제안했기보다는 그 반대가 사실일거다.


아무 조건 없는 거래였을 리는 없지? 페레이라가 얻는 건 무엇일까. 나에 관련되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둘 사이에 균열을 만든다면, 약점으로 만든다면 그 지점이다... 서로에게 뭘 받기로 했는지를. 대리인들끼리만이 아니라 형제들 사이에서도.


니콜로의 여섯째 형제. 과격하고 계산이 빠르다고 했다. 아니 니콜로 상황을 알면 셋째도 어떤지 말해줬어야 할 거 아닙니까.


일단은 한 가지.


이글스피릿이 분명 그 둘과 만날 거다.


그게 확인된 다음... 이글스피릿과 접촉해볼 필요가 있겠다.


문제는 그 둘이 이글스피릿을 구워삶거나 하는 경우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그때는 킬리 누님이 다시 이글스피릿과 같이 움직이겠지.


설령 이글스피릿이 뭔가 잘못 판단해도 누님이 잡아줄거다.


할 일이 명확해졌다.


판을 깔고, 포석을 진행해서 이 상황을 원했던 놈을 잡아 없앤다. 상대도 같은 수로 나올 거다.


어느 쪽이 더 잘 해내는지 두고 보자고.


작가의말

 또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금세기 중 목성이 가장 밝다는 날인데 구름이 잔뜩 끼어서 볼 수가 없었습니다. 목성 이야기를 괜히 해보고 싶었네요.

 

 내일은 좀 더 일찍 써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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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7 Lad
    작성일
    22.09.27 14:53
    No. 1

    하고 싶은 놀이를 하고 싶다고 -> 하고 싶은 놀이를 하고 있다고

    가 읽는데는 더 편할 듯 하네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비행멧돼지
    작성일
    22.09.27 20:12
    No. 2

    감사합니다! 문장을 좀 가볍게 쓰는 것도 해보겠습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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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2부 35화 : 전략가 22.10.20 146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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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2부 29화 : 귀국 +2 22.10.13 133 4 11쪽
158 2부 28화 : 늪에서 건져내는 법 22.10.11 134 4 10쪽
157 2부 27화 : 일점돌파 (4) +4 22.10.10 142 4 13쪽
156 2부 26화 : 일점돌파 (3) +2 22.10.10 123 4 11쪽
155 2부 25화 : 일점돌파 (2) 22.10.08 134 4 12쪽
154 2부 24화 : 일점돌파 (1) 22.10.08 13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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