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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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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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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56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2.09.2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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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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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2부 15화 : 다음 단계

DUMMY

내가 측정하고, 기계가 측정하고, 나 말고 다른 <스캔> 비슷한 걸 갖고 있는 사람도 같은 수치.


현미라. 현재 출력 12만 3천. 출력만으론 그때 체코에서 본 쿠들락 이상이다. 세공하고 나면 약간 떨어지기야 하겠지만 위력은 더 오를 거다.


미라는 핼쓱한 얼굴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자신을 증명해낸 사람만이 짓는 승리자의 미소다. 자신만만하며 강하고 얄미운.


신수연 사무관님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나도 이제야 마음을 놓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미라가 내게 손을 내밀고, 나는 오만원짜리 지폐를 그 손바닥 위에 곱게 바친다. 미라는 날 똑바로 보며 말한다.


"성공할 거라 그랬지?"


"혼자 다른 물리법칙 속에서 사는 거 아냐?"


"될 것 같더라고."


신수연 사무관님이 미라의 손에서 지폐를 가져가더니 다시 나에게 내민다. 미소 띈 얼굴로.


"내기는 만원까지만 해요. 그 이상은 감정 섞여요."


"어차피 한 데 모아 밥 먹는데 썼으니 괜찮습니다..."


"밥 사 먹을 날이 언제 다시 올 지 알고요."


하긴, 다른 사람 보는 곳에서 지폐 건네는 건 경우가 아니었다.


다음부터는 메신저로 전송하던가 하자...


일본과 중국, 대만은 물론 저 남쪽 오세아니아까지 돌아다니며 조작계 코어를 모았다. 다른 종류의 코어와 교환하면서.


그렇게 모인 코어를 며칠간 미라가 자신의 코어와 결합했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 하자고 모두가 말렸지만 미라와 효진이는 빠르게 가능할 거라 했고, 그 말이 맞았다.


아니 근데 정말 뭔가 말이 안 된다. 사람이 8만에서 12만까지 이렇게 한 번에 갈 수 있다고? 정말...?


이제 코어가 제어를 벗어나 붕괴할 일은 없지만 안정화시키는 데는 며칠 더 걸릴 거다. 그 뒤로 효진이가 하루 정도 세공을 하겠고.


이러면 미국의 백색균열 돌파 작전에 합류하는 데 시간 문제는 없다. 다른 게 더 문제지만.


미라도 비슷한 생각인지 묻는다.


"공격이 언제라 그랬지?"


"4월 21일."


"전달은 되어 있지?"


"행정관에게 상황 전달은 해뒀어. 읽기는 했는데 답은 없고."


신수연 사무관님이 알 수 없다는 표정을 한 채 말한다.


"스튜어트 행정관이 전과 달리 냉랭하단 말이죠. 정보 협조도 잘 안 되고요."


어느정도 알 것 같긴 하다. 어쨌든 나 때문에 기밀 정보가 샜다는 거지. 기껏 프린트해서 준 자료를 왜 거기서 불태워 누가 건져가게 한 거냐는 의미. 왜 하필 그 시간 그 자리에 그 정도의 복원을 해 낼 사람이 있었는가?


어떤 이유라도 기분나쁜 거지. 내가 거기에서 누가 복원하라고 모른 척 태운 것이어도 문제, 그걸 복원할 만큼의 누군가가 날 쫓고 있던 것이어도 문제. 내가 착한 놈인데 멍청해도 문제, 사실은 나쁜 놈이면 더 문제!


더 다른 관점이 있는 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진협이 문제일 거다.


그걸 가져간 사람이 누구고 어떤 목적이 있는지를 모르는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날 의심할 이유가 만들어질 수밖에!


네 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아이고 제가 거기에 무시무시한 능력자가 있는 가능성을 두고 태워서 재로 날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이죠 네? 너네가 불러놓고 너네가 주길래 받아서 돌아가는 길이었잖아.


그날 카유의 시체를 미국에 넘기거나 했다면 의심받지 않겠지만 그러지 못했고.


지난 일은 어쩔 수 없고...


사무관님은 이제 리포트를 쓰러 가야 한다. 내가 슬쩍 묻는다. 저 분은 최근 하루에 4시간 이상 잔 일이 없다.


"내용은 잘 아니까 양식만 주시면 제가 쓸 수 있어요. 사무관님."


"제가 못 하는 위험한 일 하실 거잖아요. 쉬어두세요."


사무관님이 나가고 미라는 의자를 뒤로 길게 늘어트린 다음 며칠 새 있었던 일을 묻는다.


"부산은 결국 어떻게 됐어?"


"해운대구 앞까지는 밀어붙였어. 백색균열 위치는 확인했고."


"양양부터 삼척은?"


"대피는 끝. 피난민이 홍천에 모여있는데 아마 원주까지 이동해야 할 거야."


"부산처럼 공격해 복구한다면 강릉부터일까?"


"거점 잡고 좌우로 갈라지게? 강릉이 탈환된다는 전제라면 그게 맞긴 한데..."


"그 쪽 균열은 강릉 앞에 있는 것 같다고 했지?"


"그걸 쪼개느냐 포위하느냐인데 나는 포위가 더 안전할 거라고 봐서."


"시간이 충분하다면 그렇지."


"그게 문제기는 해. 할 게 너무 많으니까."


항상 그랬지. 미라는 기선 제압 후 빠르게 행동하기를 좋아했고 나는 가장 안전한 방법부터 찾았다. 미라는 핸드폰을 들고 이런저런 기사를 찾아본다. 애쓰고 있지만 손끝이 떨리는 거 보니 싸우러 나가려면 사흘쯤 있어야겠네.


미라가 화면을 계속 움직이다 멈추고 응시한다. 뭘 보는 지는 모르겠지만 표정에 좀 더 힘이 들어갔다...


"혹시 백색 균열에 들어가 본 적 있어?"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모두 너와 같이. 그렇지만


"아니. 나도 처음 보니까."


여기선 백색 균열 자체가 처음 생겨났으니. 그리고 이런 식으로 대나무밭 죽순처럼 쏟아지는 건 나도 처음 겪는 일이고.


"너도?"


"나도."


미라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잠시 생각한다. 내가 알기로 저 표정이면 결론이 거의 난 걸 되새기는 건데.


"있잖아. 네 생각에는..."


미라가 말을 마치기 전에 실험실의 문이 벌컥 열린다. 효진이다. 자고 있는 줄 알았더니.


"됐다고? 진짜?"


"아니 이사님, 네가 놀라면 하면 어떻게 해. 미라하고 이사님은 찬성파였잖아."


"진짜 될 줄은 몰랐지."


미라가 장난스럽게 찡그린 얼굴을 한 채 효진이를 쳐다본다. 그리고 자신의 두 손바닥을 펴고 내려다본다.


"이틀 정도는 있어야겠어. 그 때 부탁해."


"진협, 그래서 몇 남았어? 몇 됐어?"


"12만 3천."


"그래? 에이... 아쉽다."


"아니 진짜 될 줄은 몰랐다더니?"


"되면 한 15만쯤 되길 바랬지. 이글스피릿이 지금 13만이라며? 걔만 넘으면 공인된 전세계 최강자 아냐."


"이사님 은근히 최강이란 단어 자주 쓴단 말이지?"


출력이 달라도 상성부터 개인의 능력까지 우열을 나누는 요소는 아주 많지만 지금 효진이와 그걸 따지지는 말도록 하자.


"어쨌든 나는 자러 가겠습니다~. 이사님 내일 몇 시 출발이야? 더 안 자고."


"나는 일정 빠졌지. 우리 집 멍청이가 대신 가기로 했거든."


"걱정되는데?"


"내 말이! 몰라, 그거 일본어는 조금 하니까 개판 치진 않겠지."


다른 바다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그렇듯 우리도 일본과 중국과 협조하기로 했다. 지구상에서 제일 안 어울리는 협력기구가 되겠지만 살려면 어쩔 수 없는 것.


각자 도장 찍기 전 협의 단계에서는 각국에서 활약한 사람을 데리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현장을 잘 알고, 상대에게 위신도 서니까.


임효석 이사에게 그럴 자격은 차고 넘친다. 죽을 뻔한 사람이나 팔과 다리를 잃을 수 있었던 전투원들을 계속 도왔으니까. 하지만 굳이 변경까지 했다면...


"그럼 중국과도 만날 이야기가 진행됐다는 말이네?"


"와, 그렇긴 한데 어떻게 알았냐 너?"


"일본은 날짜가 정해졌으니 임효석 상무님 보내고 이사님이 여기서 기다리다 중국이랑 이야기 되자마자 가는 방법이 있으니까. 어쨌든 이사님이 좀 더 유명하고 우리에게 더 시급한 쪽은 중국이고."


"우리 사이에서야 멍청이가 더 대단하지만 어쨌든 뉴스에 많이 나온 건 나니까. 그렇지 뭐."


잘 됐다. 그럼 이 중에서 나만 빨리 자러 가면 되는군.


미라에게 아까 하려던 이야기를 물어본다.


"아까, 내 생각에?"


"아 아냐. 나중에 다시 물을게."


미라는 어려운 건 확실해지기 전까지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쩌면 효진이가 모르는 게 더 나은 안건일지도 모르...


"뭐야? 뭐야뭐야. 왜 너희들끼리만 비밀 이야기하는데?"


눈 반짝거리는 거 봐라 이 사람. 미라가 싱겁게 웃는다.


"안되겠네. 우리 다섯하고 새롬 언니까지 해서 백색 균열을 깰 수 없을까했어."


"어떻게? 보라색도 안 되잖아 우리."


"그게 될 것 같아. 그래서, 보라색을 돌파하면 어떨까 해. 우리는 두 곳의 위치를 분명히 알고 있잖아."


적안룡과 데비 존스가 나온 곳...


"되겠어?"


"될 것 같아서. 새롬 언니도 곧 돌아온다고 했잖아?"


효진이 눈이 반짝인다. 그리고 날 보고 묻는다.


"보라색 깨면 우리가 최초인거지?"


"최씨도 아니고 왜 그리 최초 최강 최대에 민감해 이사님, 이글스피릿이 하나 깼을 거야. 킬리 누님하고 같이."


"정말? 새롬 언니는 왜 그거 나에게 말 안해 줘?"


"우리 각자 바쁘잖아..."


효진이는 잠깐 생각한 다음 묻는다.


"안 깰 이유 있나?"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거랑 미국이 나를 더 꺼림칙해 할 것 두 가지 외에는 없지만, 사실 얻을 건 많으니까."


미라가 말한다.


"이사님, 우리 이진협 없이 해 보자. 새롬 언니 오면."


다들 애매하게 모자란데.


킬리 누님이 8만 정도 될 테니 괜찮지만 삼촌이 아직 6만, 학선이가 5만 5천. 미라가 세공까지 마치면 그래도 11만이니까 커버할 수 있다고 해도 효진이가 4만 9천이란 말이지... 기술은 좋지만 기본 출력이 있어야 그 안에서 살 수 있는데.


이거 효진이 앞에서 어려운 이유를 말할 순 없고, 할 이유는 많고 미뤄둘 것도 아니다. 중국 정부가 움직이는 팀 실력 좋다던데 그쪽이 먼저 가져갈 가능성도 작지 않아.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맨 뒤에서 퇴각로만 볼게. 내 쪽으로 공격해오는 건 뭐 어쩔 수 없고."


미라가 설명한다.


"처음에는 다들 균열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고 할 때도 있었잖아. 그때처럼 해 보려고. 지금 아니면 못 할 지도 몰라."


마지막 말에 효진이가 마음을 굳혔다.


"맞아. 그럼 나도 미뤄놨던 준비를 좀 해야겠네."


미뤄두었던 준비?


미라가 나를, 나는 미라를 쳐다본다. 효진이가 말하기 민망한지 시선을 아래로 하고 말한다.


"나는 나 쓸 거 세공 다 끝낸 상태에서 모아놨었지. 근데 그동안 비는 날이 없어서 손 못 대고 있었는데 오늘 내 일정이 없어졌잖아? 그리고 미라 하는 거 보니까 나도 자신감이 좀 생기고?"


...오늘이라고 하는 거 보니 자정이 지났구나.


'미라 하는 거' 라고 보니까 도토리 모으는 다람쥐처럼 쌓아두기만 하다 감당을 못 해 미뤄두고 있었고?


그래.


묻고 싶은 게 많지만 내일 하자, 내일.


"자러 갈게."


먹는 건 어쩔 수 없으니 잠이라도 꾸준히 잘 자두자.


보라색 균열... 햇수로는 2년만이네. 안에서 내가 다칠 일까진 없겠지만 글쎄.


효진이가 어느 정도 준비해놓은 걸까.


되겠지? 몇 달 동안 다들 많이 강해지면서 경험도 쌓았고.


...문제 없겠지? 그렇겠지?


그래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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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2부 36화 : 다시 마우얀란드 22.10.22 130 4 10쪽
166 2부 35화 : 레일건(?) 22.10.20 131 4 12쪽
165 2부 35화 : 전략가 22.10.20 144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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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2부 30화 : 확증편향 +3 22.10.13 129 4 15쪽
159 2부 29화 : 귀국 +2 22.10.13 131 4 11쪽
158 2부 28화 : 늪에서 건져내는 법 22.10.11 134 4 10쪽
157 2부 27화 : 일점돌파 (4) +4 22.10.10 142 4 13쪽
156 2부 26화 : 일점돌파 (3) +2 22.10.10 122 4 11쪽
155 2부 25화 : 일점돌파 (2) 22.10.08 134 4 12쪽
154 2부 24화 : 일점돌파 (1) 22.10.08 13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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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2부 21화 : 옛 친구들 (2) 22.10.05 13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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