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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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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452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2.10.06 22:58
조회
126
추천
4
글자
10쪽

2부 23화 : 옛 친구들 (4)

DUMMY

굳이 이글스피릿이 전력을 다한 것, 내가 적당히 져주지 않고 우위를 보인 것 모두 목적은 같다.


나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내가 백색균열에 안 들어갈 수는 없으니 잡음이라도 줄여보고자 한 것.


어차피 나를 안 좋은 방향으로 의심하던 인간들이야 뭘 해도 의심할거다.


그런 중에 생각보다 빨리 삼촌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주려 연락해왔다.


"자신만만하게 갔으니 걱정은 안 하지만 현실감이 없다 야. 40만이라며? 그 안에서 사람이 숨쉴 수 있어?"


"문제 없죠. 다들 저를 슬금슬금 피하기 바쁜데 거기선 커다랗고 무서운 놈들이 반갑다고 달려올 거잖아요? 그때는 되어야 덜 외로울 것 같아요."


"실없는 소리는. 뭔가 좀 이상해서 찾아 정리해놨다. 주변에 듣는 사람 있어?"


"괜찮습니다. 다들 바빠요."


"한국어로는 안 나오는데 너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섞어서 흩뿌리는 뭔가가 있더라고. 분명 있어. 기막힌 부분은 이런 거 원래 어떻게 바이럴을 해도 아무리 많은 수를 동원해도 핵심이 되는 날조가 하나 있고 그 날조에 대해 치밀하게 따지는 경우가 잘 없거든?"


"보통 그렇죠?"


"근데 이번엔 아냐. 각자 다른, 말 잘 하는 놈들 수십 명 수백 명이 너에 대해 이상한 점을 하나씩 물고 늘어지면서 각자 다른 결론을 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


"마고를 죽여서 코어를 빼앗았다, 마고가 곧 이진협이지만 두 사람 행세를 한 게 이유가 있다, 해결할 수 있는데 일부러 안 하고 있다, 북한에 꼭두각시를 심었다, 사람을 거리낌없이 죽인다까지는 보고 왔는데 혹시 또 있나요?"


"다른 건 다 시시한데 중요한 게 하나 있다. 네가 지금 새뮤얼 크레나고 진짜 죽은 건 너고 너는 새뮤얼이 변장한 거라는 이야기까지 있어."


"그거 꽤 신선한 관점이네요. 독특한 발상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너 내가 좋아하는 추어탕집 세 개만 대볼래?"


"가까운 곳 깨끗한 곳 빨리 나오는 곳."


"대답이 빨리 나오는 거 보니까 수상한데?"


나는 낄낄거리고 웃는다. 잉그리드 아니면 페레이라가 하는 일인데 지금까지 본 성격대로만 보면 페레이라가 생각하고 잉그리드가 돕고 있는 것 같다. 마침 페레이라가 안 보이기도 하고.


이글스피릿에게 페레이라에 대해서 한 번 물어봤는데 협조할 생각 없다고, 사람하고 싸울 일이 있을 때에나 불러달라고 했다고 한다. 컨셉 재밌게 잡았네.


"신경써줘서 고마워요, 삼촌. 백색균열은 좋은 소식 기다리셔도 됩니다."


"한국은 괜찮으니까 네 일에 집중해. 응?"


전화를 끊고 생각한다.


백색균열을 하루라도 더 빨리 깨고 싶지만 정해진 날짜는 지켜야한다. 한껏 그에 맞춰 사람들이 긴장해있고 준비하고 있는데 이 균형을 깨는 건 좋지 않아.


일정 조정에 대해 많은 의견이 나오고있지만 이글스피릿이 모두 물리치고 있다.


공격 날짜는 사흘 뒤...


음.


이마니가 내쪽으로 걸어오네. 얼굴을 보니 화가 좀 나있네. 누구나 그렇지만 특히 초조하면 성질이 급해지는 사람.


15미터 안까지 오려나...? 오네. <아카이브>의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


반갑네...


정말 반갑다. 그때보다 훨씬 젊은 얼굴이지만. 농담삼아 헌터 중에 대통령이 한 명 있어야하면 이마니에 한 표 낼 거라고 자주 그랬지.


"한가해보이는데 빌어먹을 물이나 좀 가져다주면 어때요."


음 지금 좀 상처받았다.


<라플라스의 악마>는 쓰지 않고. 뭘 알아보려고 온 게 아닌가...


"독 탔다고 안 먹으면 상처받을 것 같아서. 제가 좀 소심해요."


"여기 있는 거 신경쓰이니 이제 좀 들어가 있는 게 낫지 않겠어요?"


"제가 눈총받는 걸 즐기는 성격은 아니고요. 봐 둬야죠. 누가 어디서 어떻게 행동할지 어떤 판단을 할지."


"그렇다면 그동안 충분히 봤을 것 같은데, 어때요? 다들."


내키지는 않지만 내가 준비됐는지 직접 보러 온 거네. 그렇지, 이마니의 입장에서 가장 큰 변수가 나겠지.


"지금 상태면 TG를 필두로 최고속으로 뚫고 가야죠. 천천히 안전하게 가는 것도 가능은 하지만 취약할 부분이 한둘 있으니 그 단점을 상쇄하려면. 페시디오가 전열을 지원하고 이마니 씨가 양옆과 뒤를 보겠죠? 맨 뒤에는 지금까지 봐서는 카딤이 설 겁니다. 뒤쪽에서 오는 괴물체를 좀 덜 신경쓰이게 할 수 있겠네요."


"좋아요. 그리고?"


"양옆을 이제 마르틴과 잉그리드가 막겠죠. 구성만 보면 맞긴 해요. 마르틴이 빠르고 날카롭긴 한데 기본적으로 많이 망설이니 잉그리드가 잘 보호할테고. 다만 잉그리드의 기술이 극한상황에서 얼마나 유효하냐인데 그 부분이 신경쓰이시는 거죠? 그래서 마르틴과 제가 역할이 바뀌면 좀 괜찮을 것 같고."


마지막 말은 어느 정도 마음에 들었나보다.


"생각은 있어요?"


"시키는 건 다 합니다. 최선을 다 할테니 걱정 마시고..."


이정도면 물어볼 만한데.


제발 물어봐주세요, 이마니 크리스티.


한 번만 물어보면 됩니다. 내가 먼저 말하는 건 좀 그렇잖아요?


"어떻게 라이언 모리스를 이길 수 있는 거지요? 있을 수 없는 일인데."


휴.


"어지간하면 저도 숨기고 싶죠. 적당히 투닥거리다 솜씨가 이 정도 됩니다 하고 같이 얼싸안고 칭찬하면 서로 좋고 잘 풀리겠죠. 그런데 그것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도, 이글스피릿도."


"말 돌리지 말고요."


에이 제기랄. 이렇게 말하면 이해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궁지에 몰렸다. 할 수 없네.


"<라플라스의 악마>. 사용해 주시죠."


"XX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거겠죠? 옆에서 기술 쓰면 훔쳐간다고 했잖아요."


훔쳐간... 너무하잖아.


"사용하시면 제가 설명할게요."


와, 진짜 이렇게 소리나게 이를 갈았었구나? 우리와 같이 움직였을 때는 성격이 많이 부드러워진 거였네.


"이유부터 먼저 뱉어요."


"못 믿으실 이야긴데? 아, 두 번 말하라면 할게요."


이마니는 한참 고민하다 <라플라스의 악마>를 사용한다.


앞에 일어날 일을 알 수 있다는 건 곧 모순의 배제, 가능과 불가능의 상호 첨삭.


내가 하는 말이 자연스러운 헛소리인지 앞뒤가 맞는지 정도는 간단히 알 수 있다.


"설명해봐요 어디."


"나는 당신을 압니다, 이마니 크리스티. 미들네임 J, 사람들은 제니라고 하고 당신에게는 쥴리에타, 기분이 좋을 때는 젤리. 열 살 때부터 피자집을 하는 외삼촌이 키워주셨고 그 가게에서 가장, 잘, 팔린 건, 마르게리타! 그리고 나는 이 이야기를 당신에게 직접 들었어요."


<라플라스의 악마>안에서 내가 이 말을 대충 둘러대기 위해 하는 경우의 수는 없을 거다. 나는 지금 말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진실을 쥐어짜내고 있다.


여기까지는 예상한대로.


내가 무례하다고 생각해서 화가 나고 당장 한대 쥐어박고 싶지만 눈앞에 있는 놈은 어제 이글스피릿과 1:1로 붙어서 이긴 놈. 때려봐야 아파하지도 않겠지. 맞아요.


그리고 마르게리타 피자가 잘 팔렸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그런 손 많이 가는 메뉴가 가장 잘 팔릴 정도로 높은 등급의 가게는 아니었으니까. 이마니는 이 농담을 어떨 때 하냐면, 피자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같이 있으며 술에 취했을 때 한다.


아니 그 X같은 피자가 가장 잘 팔리더라니까!... 라는 식으로.


표정이 조금씩 누그러지는 거 보니까...


"피자 좋아하시겠네요?"


됐다.


"어바인에서 맥주랑 먹는 것이 가장 좋죠."


"나는 당신을 처음 보는데. 대체 어떻게?"


"무엇이든 물어보시죠!"


"한국계 친구가 한 명 있는데, 당신을 알았다면 했겠죠?"


"강서 씨라면 남편하고 같이 전당포를 크게 하고 있겠네요."


"있겠다고요?"


"리버사이드는 아직 대피 지역은 아니니까?"


"내가 보고 있는 게 귀신인가... 뭐죠, 당신?"


"<라플라스의 악마>가 뭐라고 하나요?"


길고 긴 침묵.


이마니는 정확한 사람이다. 화를 잘 내서 그렇지.


"사실."


"그럼 여기까지. 비밀로 해 주시는 게 서로 좋습니다."


"다른 '경우의 수' 에서 온 거군요?"


"꼭 그렇진 않은데 비슷해요."


이마니가 얼굴을 굳힌다. 화가 가라앉았네.


"원하신다면 <라플라스의 악마>는 제 기록에서 소거할게요. 그러면 제가 다시 쓸 수 없습니다."


"보여요, 그 구조. <아카이브>라고요?"


"원래는 기록 용도. 내가 못 봤지만 상대편이 무슨 스킬을 썼나, 어떤 목적의 기술인가, 얼마나 위험한가. 다음에 볼 때 누구를 가장 먼저 죽여야하나 그럴 때를... 그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이글스피릿이 걸어온다.


이마니는 내 눈을 똑바로 보면서 말한다.


"소거한다고 하셨죠?"


"<라플라스의 악마>야 당연히 탐나지만 당신의 신의가 더 중요하고 그걸 구별 못하진 않습니다."


"하나만 물을게요. 우리 백색균열 돌파 가능한가요?"


"보셨잖아요? 어제. 저기 오는 저 친구."


나를 보라는 말이 아니다.


이글스피릿이 가까이 와서 함박웃음을 짓는다.


"이마니. 두 분 말이 좀 통하시던가요?"


이마니가 <라플라스의 악마>를 해제한다. 그에 맞춰 나는 내 <아카이브>에 기록된 그 기술의 기록을 삭제한다.


이마니는 커다랗게 미소지으며 내 어깨를 두들긴다. 세게.


"다 끝나고 피자나 먹으러 가자고요, 이글스피릿."


좋아.


잘 풀렸다. 이제 좀 안심해도 되겠어.


앞과 뒤만 나를 믿어주면 된다. 이왕이면 TG까지 날 전폭적으로 신뢰해주면 더 좋겠지만... 거기까지는 꼭 필요하지는 않아.


"자, 두 사람. 잘 됐네. 이왕 이렇게 된 거 서로 좀 붙어봐요."


"예?"


"크리스티 씨?"


"내가 보니까 이글스피릿이 이길 방법이 있을 것 같아서. 실험 좀 해보게요."


아니 저기요...?


이글스피릿은 이마니가 한 말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어떤 방법이죠? 크리스티."


"자, 내 말 잘 들어봐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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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2부 36화 : 다시 마우얀란드 22.10.22 130 4 10쪽
166 2부 35화 : 레일건(?) 22.10.20 131 4 12쪽
165 2부 35화 : 전략가 22.10.20 144 4 10쪽
164 2부 34화 : 조력 요청 22.10.19 146 4 11쪽
163 2부 33화 : 팀플레이 22.10.17 142 4 13쪽
162 2부 32화 : 복기 22.10.15 172 4 10쪽
161 2부 31화 : 이해득실 22.10.15 131 4 10쪽
160 2부 30화 : 확증편향 +3 22.10.13 129 4 15쪽
159 2부 29화 : 귀국 +2 22.10.13 131 4 11쪽
158 2부 28화 : 늪에서 건져내는 법 22.10.11 134 4 10쪽
157 2부 27화 : 일점돌파 (4) +4 22.10.10 142 4 13쪽
156 2부 26화 : 일점돌파 (3) +2 22.10.10 122 4 11쪽
155 2부 25화 : 일점돌파 (2) 22.10.08 134 4 12쪽
154 2부 24화 : 일점돌파 (1) 22.10.08 132 5 12쪽
» 2부 23화 : 옛 친구들 (4) 22.10.06 127 4 10쪽
152 2부 22화 : 옛 친구들 (3) 22.10.05 130 4 11쪽
151 2부 21화 : 옛 친구들 (2) 22.10.05 134 4 11쪽
150 2부 20화 : 옛 친구들 (1) 22.10.03 134 4 11쪽
149 2부 19화 : 우선순위 +3 22.10.03 126 4 11쪽
148 2부 18화 : 마음을 다해 22.10.02 131 4 12쪽
147 2부 17화 : 아는 것 모르는 것 애매한 것 +2 22.10.01 137 4 12쪽
146 2부 16화 : 할 일은 쌓여만 가고 22.09.30 13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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