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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몰입러
작품등록일 :
2023.08.25 13:31
최근연재일 :
2023.12.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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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9,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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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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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 요새를 지키는 사람들 (6)

DUMMY

14


요새를 지키는 사람들 (6)






게이트를 넘으면 뭔가 특이한 풍경이 펼쳐져 있을 줄 알았다.

이글거리는 화염으로 둘러싸인 지옥이라든가, 구름 위 천상 세계는 아니래도 좀 색다른 풍경을 기대했다.

하지만 게이트를 넘은 뒤에 먼저 마주 친 것은 방금 보고 온 것과 비슷한 재질과 규격의 이중 철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방역을 위한 안전 조치입니다. 회장님.”


하지연이 앞장서서 문을 열었다.

철문 뒤에 펼쳐진 풍경은 저기 멀리까지 펼쳐져 있는 푸른 초원이었다.


“실망스러운 표정이시네요. 회장님.”


하지연을 선두로 모두 다섯 사람이 게이트 바깥으로 나왔다.

이들은 모두 유진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실망이라기 보다 생각했던 풍경하고 달라서요.”


“어떤 풍경을 기대하셨나요?”


“둘중 하나였죠.

뭔가 거대한 공업 단지나 연구소가 설치되어서 우리 그룹을 위한 대규모 생산이 이루어지는 그런 현장.

혹은 지금은 회장 전용의 비공개 시설이라고 했으니 그에 걸맞는 화려한 별장이나 골프장 같은 것들이 펼쳐져 있을 줄 알았죠.”


“그러셨군요. 회장님.

이 지역은 백 년 전에는 엄청난 전투의 현장이었어요.

그리고 몬스터의 러시를 막아낸 직후에는 서울의 피해를 수습한다고 정신없었죠.

다음에는 다른 게이트들이 속속 열리는 바람에 정신 없었고요.

그러다보니 대규모 투자 같은 걸 여력이 안되었습니다.”


“마땅히 경제성 있는 자원이 발견된 것도 아니었고요. 회장님.”


하지연의 설명에 남강민도 끼어들었다.


“그렇습니다. 회장님.

그리고 회장님을 위한 대규모 시설을 만들려고 해도 회장님은 동면중이시니 역시 그것도 힘들었고요.

이제 원하시면 여기다가 회장님을 위한 대규모 별장을 조성하겠습니다.”


면적 수 천 평방킬로미터의 별장이라.

좋다.


“괜찮습니다.”


일행은 게이트를 보호하는 시설에서 나와 점차 이세계 깊숙이 걸어가기 시작했다.


“경치는 좋군요.”


동서남북은 아직 구분되지 않았다.

아니, 여기에 동서남북 개념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네, 배후에 거대한 산맥이 있고,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상당히 큰 강을 이루어 흘러나가고 있습니다.”


하지연이 가르키는 방향을 보니 정말 여러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일행의 뒤를 받치고 있었다.


“산이 꽤 크군요.

이 정도면 산맥이네요.

저 산맥은 길이와 높이가 어느 정도 되죠?”


“솔직히 아직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이 지점에서 최소 100 km 이상 산맥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은 확인했습니다.

그 뒤로도 끝없이 이어지는 데 아직은 확인할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히말라야 산맥보다 클까요?”


막상 질문을 던지고 보니 히말라야 산맥의 크기를 모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다행히 하지연이 알고 있었다.


“히말라야 산맥이 길이가 2,500 km, 폭이 200~400 km 이죠.

8,000 미터 이상의 거봉이 14개라 히말라야 14좌라고 해요.”


에베레스트의 높이가 8,848 m 라는 건 기억이 난다.


“하지만 저 산맥에서 확인된 거대 봉우리들은 20,000 m 가 넘어요. 회장님.

어쩌면 히말라야보다 훨씬 클지도 모릅니다.”


“20,000 m 라고요?

그렇게 높은 산이 있을 수 있나요?”


“지구에는 없습니다.

그렇게 산이 높으면 무게도 무거워져서 지구의 중력 하에서 유지되기 힘들어요.

물론 화성에는 그것보다 높은 산이 있다고 합니다만 화성 중력은 지구의 38 % 정도 밖에 안되니까요.”


“그런 산이 이세계(異世界)에는 존재한다고요?

여기 중력이 지구보다 낮나요?

그런 느낌은 아닌데.”


말을 해놓고, 유진은 제자리에서 폴짝 뛰어봤다.


뛰고 나서 생각해보니 뭔가 회장으로서 체통에 맞지 않는 행동인지 걱정스럽다.


하지만 솔직히 어떤 게 회장으로서의 행동인지도 아직 모르겠다.

해봤어야 알지.


“아닙니다.

이세계의 중력은 거의 지구와 동일해요.

그것도 역시 연구자들이 신기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죠.”


“높이 20,000 m의 산맥이라니.

정말 이곳의 정확한 넓이조차 파악하지 못할 만하군요.”


유진의 기억에 그가 살던 백 년 전에는 여객기가 보통 6~12 km 사이에서 비행했다.


‘f-22면 20 km 이상 올라갔으려나?’


최신형 전투기나 정찰기 정도면 그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을 거다.


“게이트를 확보한 초창기에, 그러니까 회장님이 동면에 들어가신 직후죠.

정부는 당시 확보할 수 있는 최신 전투기를 게이트 너머로 가지고 왔어요.”


“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었나요?

아까보니 게이트의 너비가 그렇게 넓지 않던데?”


“해체 이후 재조립을 한 거죠.

아무튼 이 곳에서 활주로를 만든 다음에 여러 번 정찰 비행을 했습니다.”


“항공 사진을 많이 찍었겠군요.”


“그랬죠.

하지만 사고가 잦았고, 인명 손실까지 나자 결국 유인 비행기로 정찰하는 건 포기했습니다.”


“사고의 원인은요?”


“여러가지죠.

일단 지표면은 지구랑 별로 다르지 않은데, 상승해보면 기류의 변화가 지구와 전혀 다릅니다. 조종사들이 훈련하고 경험했던 하늘이랑 너무 달라요.

그리고.”


하지연은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올렸다.


“태양도 공전하지 않아요.

우리가 서 있는 위치에서는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움직이잖아요.

인간의 감각으로는 천동설이 진짜죠.”


“그럼 밤낮이 구별되지 않나요?”


“밤낮은 있어요.

저녁 시간이 되면 저 하늘 위에서 뭔가 검은 커튼 같은 게 지나가면서 지면에 밤을 만들어줘요.”


“검은 커튼?

그게 뭔지는 모르고요?”


“연구자들마다 의견이 달라요.

덕분에 신흥 종교들이 잔뜩 생겨났죠.

어떤 유력 사이비 종교는 그게 지옥신이 탄 수레라나요...”


22세기에도 사이비 종교가 있구나.

어쩌면 재벌 회장보다 좋은 직업일 수도.


“정찰기가 곤란하면 무인 드론은요?”


“드론은 엄청 날렸죠.

지금도 드론이 많이 활용되고 있어요.

고도가 좀 높아지면 회수율이 극도로 떨어지는 건 똑같고요.”


“인공 위성은요?”


“당연히 해봤죠.

그런데 회장님도 아시겠지만, 위성이라는 게 일정 속도로 움직이면서 계속 떨어지지만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공전이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지표가 둥글지 않아요.

그래서 공전이 불가능합니다.

인공 위성이 가능할 리가 없죠.”


“지표가 둥글지 않다고요?

그럼 지표면이 평평한가요?”


21세기에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을 여기 데려오면 좋아하겠네.


“그것도 확실치 않아요.

아무튼 여기는 확실한 게 별로 없어요. 회장님.”


이때 유진의 어깨를 두드리는 손길이 있었다.

남강민이나 채일우가 회장의 어깨를 두드리지는 않을 거고.


“닥터 에이프릴.

왜요?”


“회장님.

그쪽만 보지 마시고 이쪽도 보세요.”


에이프릴은 거대 산맥의 반대쪽을 가르켰다.

하지연이 긴장한 표정으로 에이프릴에게 물었다.


“박사님, 뭔가 나왔나요?”


“아뇨.

회장님, 저기 풍경 너무 예쁘지 않나요?”


산맥 어딘가에서 흘러나온 물이 초원을 적시면서 끝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아까는 무심히 넘겼는데 에이프릴의 손가락을 따라 살펴보면 흘러가는 강은 숲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저쪽에는 숲이 있군요.

저 숲도 정확한 면적을 알 수 없을 만큼 광대하고, 높이 100m가 넘는 커다란 나무들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나요?”


“200m가 넘어요.”




***




게이트에서 나와 제법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게이트를 보호하는 건물에는 격납고가 있었고, 골프장의 카트와 비슷한 전동차를 사용할 수 있었다.

운전석 포함 4인승이었지만 후방에 화물을 싣는 공간이 커서 다섯 사람이 타도 별 문제가 없었다.


유진은 다른 네 사람과 함께 카트를 타고 한참을 돌아보았다.

개략적인 지형은 파악할 수 있었다.


게이트를 나와서 후방은 거대한 대산맥.

그냥 선유도 대산맥이라 불리며 특별한 공식 명칭은 없다 한다.


“몬스터가 쏟아지던 산맥에다 붙일 이름이 애매해서.

세종대왕 산맥이나, 이순신 산맥, 하지은 산맥.

이런 이름을 붙이기는 그렇잖아요.”


그렇기는 하겠다.

어차피 이 게이트에는 다른 산맥도 없으니 헷갈릴 일도 없겠다.




전방에는 제법 큰 강이 흘러간다.

왠만한 배는 충분히 띄울 수 있을 정도.

대산맥에서 흘러내린 물이 만든 강이다.


그 강이 흘러가는 방향에는 거대한 숲이다.

일명 대삼림.


“사람들이 농담삼아 아마존이라 부르고 있어요.

강과 함께 끝도 없는 숲이 이어지니까요.

한국에서는 비슷한 지형도 없고해서, 브라질의 아마존 강의 이름을 딴 거죠.

물론 공식 명칭은 아니에요.”


결국 대산맥과 대삼림으로 둘러싸인 분지 비슷한 지형이 여기 선유도 게이트였다.




“분지 지형의 면적이 약 40㎢ 정도예요.

서울의 강서구나 강남구 정도의 면적이죠.”


“그 공간을 벗어나면 대산맥이나 대삼림이고,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거죠.”


“네, 정기적으로 스카우트들이 정찰을 떠나고, 항상 드론으로 주위를 감시하고 있어요.

일단 분지 지역에서는 안전이 확보되어 있는 셈이죠.”


솔직히 조금 실망이었다.

뭔가 더 역동적인 곳일 줄 알았는데.


“다른 게이트들도 비슷한가요?”


“전혀요.

완전히 천차만별이랍니다.

한국에 있는 게이트들도 전혀 다르고 외국에 있는 게이트, 각국이 비공개로 숨기고 있는 게이트들까지 합하면 서로 전혀 다른 지형과 식생을 가지고 있어요.

끝없는 대사막도 있고 거대한 설상 정상에 게이트가 열린 경우도 있고요.

심지어 큰 바다 상공에 열린 게이트도 있어서 처음 뛰어든 탐험가들이 큰 피해를 입기도 했죠.”


여기는 그나마 안정적인 곳이구나.


“여기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없나요?”


“있습니다. 회장님.

스카우트들을 위한 베이스캠프랑, 우리 제7 본부에서 운영하는 연구소 등이 있어요.

상주 인력은 많지 않지만요.”


회장이 왔는데도 전부 와서 정렬하지 않는 걸 보면 제7 본부의 문화가 그리 경직되지는 않은 것 같다.

아니면 생각보다 회장의 권위가 크지 않을지도.


“회장님.

이제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곳을 보여드릴게요.”


운전석에 앉은 하지연은 일행을 분지와 숲이 접하는 곳으로 데려갔다.


“우리가 반격을 하면서 이 분지 일대를 장악하고 전진 기지를 세웠어요.

그리고 주변에 대한 정찰에 들어갔지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한계가 있었어요.”


그랬겠지.

저런 끝도 없이 산맥과 밀림이 이어져 있는데 어디까지 갈 수 있었을까.


“일단은 분지 지역을 중심으로 주변 수색을 시작했어요.

그래서 발견한 곳이 저 건물이에요.”


“저게 건물인가요?”


다 쓰러져가는 폐옥, 아니 무슨 고구려의 돌무지 무덤 같이 생겼는데?


“회장님.”


“네. 하 본부장님.”


하지연을 뭐라 불러야 할까?

제7 본부장? 선유도 재단 이사장?

일단 생각나는대로 부르기로 했다.


“회장님은 게이트 안에서 뭐가 제일 궁금하세요?”


뭐든지 궁금하지.

게이트의 존재는 과연 뭘까?

다른 차원인가? 아니면 지구에서 몇 만 광년 떨어진 다른 행성일까?

크기는 어떻게 되는 걸까?

다른 게이트와 서로 연결되어 있을까?


하지만 가장 궁금한 건.


“여기도 인간 같은 지적 생명체가 있을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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