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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몰입러
작품등록일 :
2023.08.2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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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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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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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9,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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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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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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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5 용의 전쟁 (3)

DUMMY

35


용의 전쟁 (3)






“괘씸한 원숭이 놈!!”


-씌아아악


거대화된 아르지스의 몸은 대형 홀의 천정까지 올라갔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쓸데없이 높은 천정을 가지고 있을까 했는데, 이제 그 이유가 확실하게 느껴졌다.


어느 정도의 공간이 질량이 확보되자 아르지스는 커다란 꼬리를 사정없이 내리쳤다.


유진은 그 거대한 꼬리를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그 다음은 참았던 욕을 퍼부었다.


“용이라는 놈이 채신머리 없이!”


조금전까지 용의 공격을 예상하고 시뮬레이션을 했지만, 예상과는 좀 달랐다.

뭔가 대단한 마법이 펼쳐지거나,

아니면 드래곤답게 엄청난 화염이 쏘아질 줄 알았는데,

유진에게 다가온 공격은 꼬리를 휘두르는 것이었다.


“말하다 말고 무슨 짓이야!

게다가 개새끼도 아니고 꼬리부터 휘두르다니!”


만일 지면에서 움직여야 하는 예전의 유진이었다면,

아무리 재빨리 피한다고 해도 바닥을 내려치는 저 커다란 꼬리를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유진은 3차원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것이 유진의 첫 번째 카드였다.


“고개를 숙여라!

그리고 네가 갖고있는 모든 것을 내게 바치고 나의 노예가 되어라!”


아르지스는 입으로 쏟아내는 굉음은 주변 사람들의 고막을 터뜨릴 것 같았지만,

유진은 의외로 잘 견딜 수 있었다.

스타테이라가 말해준 대로 라테안의 갑옷은 바깥 환경에 현혹되지 않고 냉철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게다가 라테안의 갑옷이 갖고 있는 가장 큰 효용은 따로 있었다.


“그래! 옳지!”


바로 지금 유진을 태우고 있는 아이네스와의 소통이었다.


포털 반대쪽에서 대기하던 와이번 아이네스는 유진이 위기에 처하자마자 포털을 지나 뛰쳐나왔다.

그리고 유진을 태우고 높이 날아올라서 그를 위기에서 구했다.


유진은 현재 와이번의 등에 앉아 있었다.

안장도 없고 고삐도 없이 그냥 위태롭게 앉아 있었지만, 유진은 편안하기 짝이 없었다.

그저 등에 앉기만 했는데도 든든한 안장 위에 있는 것처럼 편안했고, 별다른 신호를 하지 않아도 아이네스는 유진의 생각대로 움직였다.


유진도 말을 타본 적이 있다.

아프간에서는 때로는 차나 헬리콥터보다 말이 더 편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와이번을 타는 것이 승마보다 더 편안했다.

고삐와 박차로서 말을 조종할 필요도 없이, 그저 의지만으로 와이번이 호응하였다.

게다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은 와이번이 알아서 최적의 코스로 움직였다.


“이 노오옴!

하등한 종자 같으니!

원숭이를 용이 태우다니 부끄럽지도 않느냐!”


지금 이 순간에도 격분한 아르지스의 발과 꼬리가 계속해서 유진을 따라다녔다.

그러나 와이번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계속 유진을 싣고 공간을 누볐다.




***




“회장님, 용용이가 왔어요.

아, 아이네스였죠.”


열심히 ‘라테안의 셸터’를 뒤지면서 필요한 도구를 찾고 있을 때였다.


처음 유진이 갑옷을 입던 날 다가와서 그에게 무릎을 꿇었던 아이네스.

며칠 동안 보이지 않았던 그 꼬마가 다시 나타나서 유진에게 다가왔다.

준비를 하면서 아이네스를 찾아보려 마음 먹었지만 실제로 부르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어느새 유진에게 다가오는 아이네스는 마치 그의 마음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유진은 꼬마의 얼굴을 천천히 살폈다.

그리고 그가 와이번으로 변했을 때 모습도 떠올렸다.


‘아무래도 라테안의 초상화 속에 있는 와이번은 아니야.’


유진에게 용의 나이를 짐작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성황제라 불리는 라테안이 저런 꼬마를 탔을 것 같지는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유진과 비슷한 생각인 모양이다.


“저렇게 어린 애가...”


“회장님, 저런 어린 아이를 탈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아동 학대 같은데...

그냥 제가 태워드릴게요.”


유진은 에이프릴을 바라보았다.


“에이프릴은 저 마승거를 타고 하늘을 날 수 있어요?”


“그건...”


“에이프릴이 먹는 치킨이나 삼겹살은 몇 살짜리 동물로 만드는 것 같아요?”


아이네스가 아무리 어려보이지만 아마도 유진보다는 나이가 적지는 않을 거라고 페리언이 말했다.

유진의 나이가 백 서른 여섯 살이니, 아이네스도 그 정도는 된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유진을 태울 수 있다는 것과 함께 싸우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였다.

과연 저 녀석이 유진을 태우고 거대한 드래곤의 공격을 피하면서 요리조리 날아다닐 수 있을까?


이때 갑자기 녀석이 변신을 풀고 와이번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유진과 에이프릴, 최창현은 익숙한 모습이기에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뒤에 서 있던 채일우와 구조팀은 기절할만큼 놀라서 다가왔다.


“회장님!

몸을 피하십시오!”


“용은 저희들이 맡겠습니다.”


유진은 손을 들어 그들을 제지하고 천천히 아이네스에게 다가갔다.


“아이네스.”


며칠 사이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용이지만 친근하게 느껴졌다.

와이번을 세상에서 처음 본 게 며칠 전이었는데,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엄청난 변화였다.


“나를 태울 수 있겠느냐?

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 왔다.”


와이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르지스의 화신체라는 엘가도 인간의 말을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아이네스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인간의 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

페리언도 아이네스가 말하는 것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 대통령이 선물해 준 스크롤을 찢어 그에게 사용한 이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과묵한 건가? 원래 말을 못 하는 건가? 컨셉인가?’


상관은 없었다.

말이 없어도 아이네스는 유진이 원하는 것을 전부 알고 있는 표정이었으니.


“그런데 쟤 표정이 좀 불편해 보여요! 회장님.”


에이프릴이 다시 끼어들었다.


“안색이 파리해보이고요.

뭔가 안 좋은 거 같은데요?”


“원래 블루와이번이라 파리해보이는 거 아닌가요? 닥터 에이프릴.

제가 볼 때는 그냥 똑같아 보이는데?”


최창현도 유진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아니에요. 달라요.”


에이프릴은 고개를 흔들면서 와이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손이 아이네스를 향해 뻗었다.


“하긴 박사님은 원래 의사시니까...

그런데 사람 의사 아니었어요?

용은 수의사가 보는 것 아닌가?”


“용을 보는 수의사가 어디 있어요!”


에이프릴의 손이 와이번의 몸에 닿았다.

원래 환자를 향해 뻗었다면 환자의 이마 정도에 닿았을 높이였지만, 지금 그녀의 손은 가슴에도 제대로 미치지 못했다.


“소화 불량이라도 걸렸습니까? 박사님.”


어느새 다가온 채일우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용의 소화 기관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겠고요, 의사로서가 아니라 그냥 개인적인 느낌이에요.

불편한 거 같아요. 아주 오랫동안.”


-쿠웅


이때 아이네스가 천천히 주저 않았다.

와이번이 몸을 앞으로 내밀자 용의 가슴이 일행의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이잉


작은 소리와 함께 용의 가슴이 열렸다.

마치 심장의 판막이 벌어지듯 자연스럽게 내부가 보였다.


그리고 안에서 뭔가가 번쩍였다.


“회장님, 세상에!

쟤가 속을 다 보여주네요. 우리를 완전히 믿나 봐요.”


다들 신기한 표정으로 아이네스를 바라봤지만, 누구도 선뜻 용에게 다가서는 사람은 없었다.


속을 다 보여주는 것도 맞고, 유진 일행을 완전히 신뢰하는 것도 맞았지만,

유진은 아이네스가 왜 이러는지 알 거 같았다.


“에이프릴! 본부장님!

저기를 봐요.”


유진은 아이네스 가슴 안에서 푸르스름하게 빛나고 있는 원형의 물체를 가리켰다.


“뭐죠? 회장님.”


“와이번의 장기인 거 같은데요

심장 아닌가요? 박사님.”


“글쎄요. 위치상 심장 같기는 한데, 와이번의 해부학적 구조는 전혀 모르니까 잘 모르겠어요.”


에이프릴과 최창현의 추론은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유진은 왠지 정답을 알 것 같았다.


“심장 맞는 것 같아요.

드래곤하트.”


드래곤에게 드래곤하트가 있듯이, 와이번에게도 드래곤하트가 있었다.

아니, 와이번하트인가?


뭐라고 부르건 지금 아이네스가 유진에게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드래곤하트임에 틀림없었다.


그런데 왜?


이때 스타테이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네스가 아는 거예요.

이제 때가 되었다는 것을.』


‘뭘 알아? 무슨 때?’


-『이제 탈피해서 한 단계 성장할 때가 되었음을.』


스타테이라의 설명에 따르면 용에게 주어진 드래곤하트는 드래곤에 맞춰 조정된다고 한다.


-『갓 태어난 어린 용에게 장년의 용과 같은 힘과 신진대사를 기대할 수는 없으니까요.』


용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드래곤하트를 어떻게 조정하고 성장시켜야 하는지 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혼자 본능적으로 조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법.


-『이때, 노련한 용이 어린 용의 성장을 도와주면 드래곤은 순조롭게 자라서 성년이 되죠.』


‘그런데, 그러면 처음 했던 이야기랑 모순되는 거 아니야?

원래 용이란 존재는 극도로 이기적이고, 후손에 대해서도 아무런 애정이 없다면서?

마치 아르지스와 엘가처럼.

오히려 부하나 적처럼 여기는 경우도 많다고 했잖아.’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아니다.

지구에서도 동양의 황제나 왕은 스스로를 용에 비유했다.

그리고 부모와 자식이 서로 견제하고 싸우고 때로는 죽였지.


-『그렇죠.

원래 용의 본능에는 맞지 않아요.

하지만 초창기에 선조들이 용에게 드래곤하트를 주었을 때는 자연스럽게 어린 용을 양육하는 시스템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물론 지금은 그런 체계적인 양육 같은 건 바랄 수도 없죠.

하지만 어디든지 예외는 있는 법이니, 지금도 그런 교육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 장담할 수는 없어요.』


‘그러면 아이네스는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 거야?’


-『한계를 풀어달라는 거예요.

당신이 원하는 일을 아이네스가 하려면 지금의 출력으로는 안 되니까요.』


스타테이라에 따르면 오랫동안 지하에서 혼자 성장한 아이네스의 드래곤하트는 그런 환경에 맞추어 억제되어 있다고 한다.


‘채워진 족쇄를 풀어달라는 셈이네.’


-『그렇게 이해하셔도 별 무리 없어요.』


그런데 어떻게?


-『그냥 해보세요.

할 줄 알잖아요.』


할 줄 안다고?

그럴 리가 없다.

하지만 유진은 본능적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와이번의 몸속 깊숙한 곳에 있던 드래곤하트도 유진에게 호응하여 조금씩 앞으로 나오는 느낌이었다.


유진은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왠지 이러면 될 것 같은 느낌.


-번쩍.


이때 유진의 목에 걸려 있던 목걸이가 빛을 냈다.


백년 넘게 유진의 목에 조용히 걸려 있던 목걸이.

하지은이 행운을 빈다면서 동면 캡슐에 들어가기 전에 걸어주었던 목걸이다.

그녀가 예전에 경주에 갔을 때 기념품으로 샀던 목걸이라고 했던가?


‘혹시 아이네스가 신라 신문왕에게 만파식적을 전해준 용인가?’


이런 어이없는 생각도 들었지만, 만파식적은 목걸이가 아니라 피리인데.


이때 유진의 뇌리 속에서 뭔가 보였다.


『와이번 「아이네스」, 등록번호 Wahe-1045h.

확인되었습니다.

드래곤하트의 업그레이드를 시작합니다. Lv 1. → Lv 2.

8분 15초 뒤에 완료됩니다.

주의: 중형 드래곤하트입니다. 성능에 한계가 있습니다.』


...


『업그레이드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이네스의 심장이 들어가면서 다시 가슴이 닫혔다.


와이번은 날개를 크게 펼치면서 몸을 꼿꼿이 세웠다.

그러면서도 눈은 유진을 향하고 있었다.




***




와이번은 유진을 태우고 엄청난 속도로 거대한 홀 안을 날았다.

이제 변신을 다 끝낸 드래곤이 커다란 앞발과 꼬리를 휘두르며 와이번을 쫒았다.

하지만 드래곤은 아이네스의 발끝 하나 건드릴 수 없었다.


“원숭이라고 했나?

이 버릇없는 도마뱀이!”


유진의 손아귀에 커다란 랜스가 쥐어졌다.


“참교육을 시켜주마!

징그러운 파충류 새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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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4 The winner takes it all. (1) 23.10.17 10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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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 용의 전쟁 (10) 23.10.12 79 3 12쪽
41 41 용의 전쟁 (9) 23.10.09 87 2 12쪽
40 40 용의 전쟁 (8) 23.10.08 81 3 12쪽
39 39 용의 전쟁 (7) 23.10.02 89 3 12쪽
38 38 용의 전쟁 (6) 23.09.27 87 2 12쪽
37 37 용의 전쟁 (5) 23.09.26 92 3 12쪽
36 36 용의 전쟁 (4) 23.09.25 98 3 12쪽
» 35 용의 전쟁 (3) 23.09.24 93 3 12쪽
34 34 용의 전쟁 (2) 23.09.22 92 3 12쪽
33 33 용의 전쟁 (1) 23.09.21 104 3 11쪽
32 32 엘가 (3) 23.09.20 102 3 12쪽
31 31 엘가 (2) 23.09.19 103 3 12쪽
30 30 엘가 (1) 23.09.18 110 3 12쪽
29 29 스타테이라 (2) 23.09.17 116 3 12쪽
28 28 스타테이라 (1) +2 23.09.16 118 3 12쪽
27 27 Emperor Lair (5) +2 23.09.15 119 3 11쪽
26 26 Emperor Lair (4) 23.09.14 118 3 14쪽
25 25 Emperor Lair (3) 23.09.13 120 2 12쪽
24 24 Emperor Lair (2) 23.09.12 129 3 12쪽
23 23 Emperor Lair (1) 23.09.11 161 3 12쪽
22 22 회장님, 위기일발 (8) 23.09.10 165 3 12쪽
21 21 회장님, 위기일발 (7) 23.09.09 160 3 12쪽
20 20 회장님, 위기일발 (6) 23.09.08 161 3 12쪽
19 19 회장님, 위기일발 (5) 23.09.07 173 3 11쪽
18 18 회장님, 위기일발 (4) 23.09.06 18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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