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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몰입러 님의 서재입니다.

세계 최강 대한민국, 한국인만 빼고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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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몰입러
작품등록일 :
2023.08.2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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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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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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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3 Emperor Lair (1)

DUMMY

23


Emperor Lair (1)






“회장님. 사람들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걸 알까요?”


“글쎄요. 하지만 적어도 죽음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포기하지 않고 찾으려 할 겁니다.”


에이프릴은 슬슬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유진도 마찬가지였지만 약한 소리를 할 수는 없었다.

그룹 회장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는 않겠지.

특히 하지연의 말이 사실이라면...


어쨌던 지금으로서는 여기 있는 사람들끼리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을 따라 이 공간에 도착한 지도 벌써 하루가 지났다.

그럼 아마 오늘이 7월 27일이겠지.


그 사이에 이 공간에 제법 익숙해졌다.

적어도 농구경기장이 있는 실내 체육관 정도의 크기는 될 거 같았다.

한쪽에는 우리가 들어온 커다란이 호수처럼 넘실대고 있었고,

반대쪽 마른 땅에는 제법 평평한 공간이 있어서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었다.


벽에는 커다랗게 뚫린 구멍들이 여러 개 보이는 것으로 봐서,

아마 다른 곳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지하 통로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노인과도 제법 친해졌다.

유진 일행만큼이나 노인도 그들에 대해 궁금해 하였다.

서로에게 많은 것을 묻다보니 시간은 금방 갔다.


유진과 에이프릴, 최창현은 노인의 옆에 붙어서 엄청난 호기심으로 수 많은 질문을 퍼부었다.

하지만 엘가는 별 관심이 없는 듯, 물가에 조용히 앉아서 멍 때리고 있었다.


“내 이름은 페리언이요.

본래 아나히타 여신의 사제였지.”


그는 자신이 아나히타 여신을 섬기는 종교 교단의 고위 사제였다고 소개했다.


“회장님. 정말 대박이에요.

이세계에서 지성이 있는 존재를 드디어 발견했는데, 그들의 종교까지 확인하다니요.”


“그러게 말입니다. 회장님.

게다가 페리언과 아스파샤를 보세요.

완전히 한국인과 똑같이 생겼어요.”


여기 공간은 지금까지 걸어왔던 지하 통로보다 훨씬 밝았다.

햇빛이 들어오는 것은 당연히 아니었지만, 천장에 붙어있는 조명석의 밀도가 훨씬 높았다.

거기서 유진은 페리언과 아이들의 얼굴을 비로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물론 최창현의 얼굴도 자세히 봤지만, 그 사람이야 본래 지구인이니 특별할 게 없었고,

유진 일행을 놀라게 한 것은 페리언과 아스파샤, 이오의 모습이었다.


지하 공간에서 마주쳤던 드워프나 여러 아인류(亞人類)에 비해 훨씬 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라고 생각은 했었다.

그 점이 유진과 에이프릴이 처음부터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품은 가장 큰 원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밝은 조명 하에서 본 모습은.


‘그냥 인간이잖아!’


게다가 페리언과 아스파샤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황백흑의 다양한 인종이 섞인 22세기의 전형적인 한국인이 아니라,

유진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21세기의 전형적인 한국인의 모습이었다.


이오만 검붉은 머리색을 하고 있어서 조금 달랐는데, 그도 역시 확실한 인간이었다.





페리언은 자신들의 세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속한 이세계(異世界)를 ‘우리 세계’라고 불렀다.

마치 지구인이 자신들이 속한 은하를 우리 은하라고 부르듯이.


“우리 세계는 엄청나게 광대하다오.

끝에서 끝까지 가 본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라네.”


페리언의 설명에 따르면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비행 몬스터가 평생동안 날아가고,

그 새끼가 다시 죽을 때까지 날아가고, 그 후손이 또 죽을 때까지 날아가도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광대하단다.


“그러니까 그게 도대체 몇 평방킬로미터라는 얘기죠?”


“모르죠. 회장님.

아무도 가본 적이 없다는 데, 재어본 사람도 없겠죠.”


그런 광대무변한 세계에는 참으로 다양한 지형이 존재하고 많은 종류의 생명체가 살고 있단다.

그리고 그런 거대한 공간에서 인간이나, 인간과 말이 통하는 지적인 생명이 거주하는 곳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회장님.

그렇다면 게이트가 열린 이후 한 번도 지적인 생명체가 발견된 적이 없는 게 이해가 갑니다.

인류가 백 년 동안 게이트 너머의 세상을 연구했지만, 실제로 인간이 도달한 지역은 극히 일부니까요.”


“회장님. 잘 이해가 안되요.

그럼 이 별은 지구보다 훨씬 크다는 얘기잖아요.

그렇게 큰 별은 엄청난 중력이 작용해서, 우리가 바로 찌그러질 텐데요.”


“그러게요.

게다가 그렇게 넓은 공간에 인간들이 흩어져 살고 있다면 서로 교류가 가능할지 의문이네요.

음속의 수십 배를 내는 특별한 운송 수단이 있는 건지.”


여기까지 그들을 데리고 온 검은색 캡슐이 빠르긴 했지만, 음속을 넘을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페리언의 설명은 다시 한번 유진 일행을 놀라게 했다.


“우리 세계 곳곳에는 중요한 지역을 연결하는 포털이 있소.

예전에 이 세상을 창조하고 다스렸던 선조들이 만든 인프라 중 하나지.

물론 당시에 만들어진 포털 중 작동되는 건 몇 개 되지 않지만,

남아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하고 있지.”


그리고 포털로 연결되지 않는 부분은 그들이 ‘하늘배’라고 부르는 비행 수단을 이용해서 움직인다고 했다.


“하늘배?

그들도 항공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긴 지하를 돌아다녔던 그 캡슐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죠.”


최창현도 지하에서 실족했다가 검은 캡슐에 실려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했다.


“혹시 그런 포탈을 이용해서 우리가 지구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페리언은 고개를 저었다.


“잘 모르겠소.

각각의 포탈은 갈 수 있는 목적지가 고정되어 있소.

여러분이 왔던 근처로 가는 포탈이 있을 수 있는데, 찾아낼 수 있을지.”


애초에 크게 기대하고 한 말도 아니었지만 페리언의 말에 다들 실망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그 다음 말에 일행은 모두 눈을 크게 떴다.


“좌표만 알면 차원에 구멍을 뚫고 나가면 될 텐데.

그게 쉽지 않아 유감이요.”


“차원에 구멍을 뚫는 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좌표는 뭐에요?”


페리언은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이 모두를 쳐다봤다.


“여러분들은 다른 세계에서 오신 사람들 아니오?

차원에 구멍이 뚫리지 않았으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겠소.”


“게이트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회장님.”


최창현의 말에 유진도 고개를 끄덕였다.


“인위적으로 게이트를... 차원에 구멍을 뚫는 게 가능합니까?”


“당연하지 않소?

차원을 뛰어넘지 못했다면 ‘우리 세계’에 있는 이 수많은 물질, 생명들이 다 어디서 왔겠소?”


페리언의 얘기는 지금 이세계(異世界)-그의 입장에서는 우리 세계-를 구성하는 물질과 생물들이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어떻게 뚫으면 되죠?”


최창현은 당장이라도 아이템 창고에서 곡갱이를 꺼낼 기세였다.


“나야 모르지요.

멀고 먼 과거의 선조가 시작했지만 그들은 사라졌소.

지금은 신이나 용, 인간이라면 대마법사 정도는 되어야 가능하겠지.”


신, 용, 대마법사.


“혹시 페리언은 대마법사가 아닙니까?”


“어림없는 소리요.

그냥 잔재주만 좀 부릴 줄 알지, 나는 사제라고 말씀드렸소.”


맞다.

페리언은 아나히타 여신의 사제라고 했다.


‘아나히타 여신? 낯익은 이름인데.’


“그러면 혹시 그 여신께 기원해서 부탁드리면 안 되겠습니까?

귀환하게 되면 사례는 충분히 하겠습니다.

소 천 마리 정도 제물로 바치면 될까요?”


페리언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


“우리 여신은 산 생명을 제물로 받지 않소.”




***




페리언은 본래 네오-라테아니아 제국의 수도 아헨에서 가장 큰 아나히타 신전의 최고위 사제였다고 한다.


아나히타 여신의 교단은 지금은 교세가 그리 크지 않지만 상당히 전통있는 교단이었고, 페리언은 존중받는 원로 사제였다.


아나히타 교단은 사제에게 독신을 요구하지 않았기에 결혼해서 아들도 낳았다.

그리고 그 아들이 다시 결혼해서 낳은 손녀가 바로 아스파샤였다.


“어쩐지 닮았네요. 페리언.”


“나보다는 아들 녀석과 닮았었소.”


과거형으로 말하는 페리언이 쓸쓸해 보였다.


아헨에서 평온하게 지내던 페리언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제국의 황제가 바뀌면서부터였다.


“본래 제국의 국교는 따로 있소.

원-라테아니라 제국을 세운 성황제(聖皇帝) 라테안 1세를 섬기는 라테안 정교가 그것이요.”


“라테안 1세요?”


“2천 년 전에 인간은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들의 지배를 받았소.

인간은 그냥 심심풀이로 학대받고 사역되는 노예였지.

그런 인간들을 위해서 싸우고 또 싸워서 마침내 인간을 해방시킨 영웅이요.”


“2천 년이라고요?

그 사람이 세운 제국이 지금까지도 내려오는 건가요?”


불가능한 건 아니다.

지구에서도 기원전 8세기에 세워진 로마 왕국이 공화정과 제정으로 계속 체제를 바꾸면서 15세기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지금 제국은 그렇게 주장하지.

하지만 진짜 성황제 라테안은 인간을 해방시킨 이후 끝없이 뻗은 세계수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고 전해지오.

그 뒤의 황제들은 다 자신들이 그 후손이라고 주장하지만.”


“인간을 해방하고, 하늘로 사라진 황제라...

신으로 대접받을 만하군요.”


“그래서 생긴 게 라테안 정교요.

승천한 성황제의 재림을 기다리지.”


라테안 1세를 계승한다는 명목으로 성립된 제국은 당연한 듯이 라테안 정교를 국교로 채택했다.

그리고 정교는 자신들의 신앙을 수호한다면서 정교 성기사단을 창설했다.


“제국의 종교 정책은 황제마다 달랐소.

당장 직전 황제만 해도 타 종교에 상당히 관용적이었소.”


하지만 현 황제 라테안 38세가 즉위하면서 광신적인 종교 정책이 추진되었다.


“같은 정교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세력은 이단으로 모두 단죄되고 추방되었소.

우리 같은 다른 종교는 모두 이교도로 낙인찍혀 개종을 권유받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약탈하고 학살했소.”


“우리 지구 역사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종교 재판소가 설치되고 이단에 대한 심판이 행해졌습니다.”


유진은 말을 하면서 과거형으로 이야기할까, 현재형으로 이야기할까 잠시 망설였다.


“그렇구려.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한가 보오.”


그런 대탄압 속에서 페리언은 하나뿐인 아들 부부를 잃었다.

그리고 손녀마저 잃기 전에 지하로 깊숙이 숨어들었다.


“아헨은 과거 여러 제국과 다양한 종족이 살던 곳이라 지하에는 알지도 못하는 공간과 통로들이 아주 많았소.

그걸 이용해서 계속 숨어든 거지.”


최창현이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페리언 영감님.

그러면 위에는 제국의 수도가 있는 겁니까? 아헨?”


“그렇지는 않을 거요.”


몇 날 며칠을 지하에서 헤맸는지 모른다.

페리언과 어린 아스파샤가 완전히 길을 잃고 절망했을 때 비마나가 나타났다.


“비마나요?”


“검고 동그랗게 생긴 탈 것이요.

역시 고대의 선조들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그걸 본 사람은 거의 없소.

나도 그날 처음 봤는데, 그게 우리를 태우고 여기까지 데려다줬소.”


“검고 동그란 거요?”


유진은 손을 움직여서 자신들을 여기 태우고 온 캡슐을 설명했다.


“오오, 맞소.

신기하군요.

비마나를 본 사람은 우리 세계에 사는 사람들 중에서도 거의 없는데, 이방인인 당신들이 비마나를 타다니.”


비마나?


페리언은 그 캡슐을 비마나라고 불렀다.

역시 고대 선조들의 유물이라면서.


“선조는 우리 세계를 건설하고 운영하던 이들이요.

신인지 사람인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사라졌지만 그들의 유산이 지금도 우리 세계를 지탱하고 유지하고 있지요.”





그 캡슐-비마나-를 타고 도착한 과거 드워프들이 건설한 지하 도시 부근이었다.


“지상의 대도시도 부근에 작은 도시가 있고, 농촌도 있잖소.

여기도 마찬가지였지.

지하 도시의 변두리라고 할까.”


페리언과 아스파샤는 나름 잘 정착했다.

물도 있었고, 식량도 구할 수 있었다.


“저 물속에는 사람이 먹을만한 고기들이 꽤 있소.”


사람을 먹을만한 고기들도 있는 것 같던데.


“동굴 벽에는 식용이 가능한 이끼나 버섯도 자라고, 사냥도 할 수 있소.”


하지만 치명적인 위협도 있었다.


“처음에는 몰랐지.

그냥 평범한 드워프들의 도시라고 생각했소.

그래서 필요한 물건을 구해볼까 해서 갔었는데...”


좀 전에 유진과 에이프릴이 봤던 거대한 지하 도시의 이름은 ‘아보르’였다.

과거 드워프 왕국의 대도시 중 하나였고, 인구도 많고 산업은 번성했다고 한다.


“드워프들이 건설한 위대한 대도시 아보르.

하지만 더 이상 드워프는 그 도시의 지배자가 아니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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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 용의 전쟁 (10) 23.10.12 79 3 12쪽
41 41 용의 전쟁 (9) 23.10.09 87 2 12쪽
40 40 용의 전쟁 (8) 23.10.08 81 3 12쪽
39 39 용의 전쟁 (7) 23.10.02 89 3 12쪽
38 38 용의 전쟁 (6) 23.09.27 87 2 12쪽
37 37 용의 전쟁 (5) 23.09.26 92 3 12쪽
36 36 용의 전쟁 (4) 23.09.25 98 3 12쪽
35 35 용의 전쟁 (3) 23.09.24 93 3 12쪽
34 34 용의 전쟁 (2) 23.09.22 92 3 12쪽
33 33 용의 전쟁 (1) 23.09.21 104 3 11쪽
32 32 엘가 (3) 23.09.20 102 3 12쪽
31 31 엘가 (2) 23.09.19 103 3 12쪽
30 30 엘가 (1) 23.09.18 110 3 12쪽
29 29 스타테이라 (2) 23.09.17 116 3 12쪽
28 28 스타테이라 (1) +2 23.09.16 118 3 12쪽
27 27 Emperor Lair (5) +2 23.09.15 119 3 11쪽
26 26 Emperor Lair (4) 23.09.14 118 3 14쪽
25 25 Emperor Lair (3) 23.09.13 120 2 12쪽
24 24 Emperor Lair (2) 23.09.12 129 3 12쪽
» 23 Emperor Lair (1) 23.09.11 162 3 12쪽
22 22 회장님, 위기일발 (8) 23.09.10 165 3 12쪽
21 21 회장님, 위기일발 (7) 23.09.09 160 3 12쪽
20 20 회장님, 위기일발 (6) 23.09.08 161 3 12쪽
19 19 회장님, 위기일발 (5) 23.09.07 173 3 11쪽
18 18 회장님, 위기일발 (4) 23.09.06 18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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