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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몰입러
작품등록일 :
2023.08.2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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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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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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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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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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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0 엘가 (1)

DUMMY

30


엘가 (1)






다들 십년 만에 부모를 만난 것처럼 ‘회장님’을 소리 높여 외치고 있었지만,

유진이 아는 얼굴을 한 명 밖에 없었다.


“채 비서님.”


“회장님, 살아계셨군요. 흑흑.”


유진의 수행비서인 채일우는 마치 어린애처럼 펑펑 눈물을 쏟았다.


“여기는 어쩐 일이에요?”


“제가 회장님의 수행비서입니다.

회장님이 계시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따라가야죠.”


말은 그럴듯하지만 지금 유진 일행이 있는 곳은 처음 유진과 에이프릴이 추락한 그 지점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진 곳인지도 알 수 없다.

최소 수 천 미터는 수직낙하했던 것 같고, 이후 페리언이 ‘비마나’라 부르는 이상한 캡슐을 탄 이후에는 어떤 방향으로 움직였는지도 가늠이 안된다.

그걸 채일우가 따라 온 것이다.


“회장님이 에이프릴 박사님과 함께 실종되시고 나서 난리가 났습니다.

즉시 제7 본부의 최정예로 구성된 구조팀이 투입되었죠.

하지연 본부장님이 직접 움직이고 싶어하셨지만, 그분은 자리를 지키셔야 했고요.”


그랬겠지.

지금 유진이 비어 있는 상황에서 그의 위상을 지켜줄 사람은 하지연과 남강민 뿐이다.


“비서실장도 직접 오시고 싶어했지만 솔직히 그리 도움이 되시지는 않을 거라서 본부장님이 못가게 하셨습니다.”


“뒤에 계시는 다른 분들은 누구시죠?”


“저랑 같이 온 구조팀입니다.”


유진 그룹 뿐만 아니라 게이트를 가진 모든 국가들은 게이트 너머 이세계를 탐험하기 위한 정예 요원들을 둔다.

한국과 유진 그룹은 이들을 ‘스카우트’라고 불렀는데, 수색대라는 의미였다.


“대단한 능력자들이시네요.

여기까지 찾아내시다니.

그러면 이제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어요. 회장님.”


더 이상의 말은 안 했지만, 에이프릴은 ‘이제 용 사냥은 안해도 되지 않느냐’는 표정으로 유진을 바라보았다.


솔직히 유진의 마음도 그렇다.

조용히 돌아갈 수 있는데, 뭐하러 상관도 없는 용을 건드리겠는가.

압제자 용을 구하고 드워프 도시를 구하는 일은 다른 용사들에게 맡기자.

일단 자기 자신부터 구하고 싶었다.


“저, 그게... 회장님.”


뭔가 느낌이 안 좋았다.




***




“그러면 채 비서님이랑 여기 구조팀들도.”


“네, 며칠에 걸쳐 수천m를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이 굉장히 복잡했는데, 주요 포인트마다 체크를 해두고 내려왔어요.

그런데 갑자기 지하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는데, 대부분의 장비를 잃어버렸습니다.

특히 올라갈 수 있도록 체크해둔 포인트가 다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구조하러 온 사람들이 길을 잃었다는 이야기.


그러면 혹시?


“그러다 갑자기 시꺼먼 캡슐이 나타나더니 우리를 태우고 이리저리 ······”


결국 이들도 비마나가 데려왔구나.


결국 유진 일행의 시선은 다시 페리언으로 향했다.


“페리언.

이들을 어디서 줏었나요?

아니 어디서 데려왔습니까?”


“딱히 주운 데는 없고, 다들 제 발로 왔소.”


페리언에 따르면 이들은 대열을 지어서 복잡한 지하 통로 한 곳에서 차례대로 나타났다고 한다.

페리언은 이미 유진 일행을 경험했었기에, 이들이 유진과 같은 족속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했다.


“비슷한 옷을 입고, 비슷한 발음을 하고 있더군.

나와 같은 휴먼이고.”


이들도 페리언이 통역 마법을 걸어주었기에 의사 소통은 큰 문제가 없었다.

아무래도 이 사람들이 찾는다는 존재가 유진일 것 같아서 여기 데려왔단다.


“그런데 이쪽이 무슨 비마나의 환승 센터인가요?

페리언부터 해서 우리, 그리고 채 비서 일행까지 전부 이리로 데려오네.

그럼 우리 태우고 나가면 안되나?”


“그게 회장님.

저희들이 그래서 그 캡슐이 내린 곳에서 이틀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던데요.

그래서 불빛을 따라 여기까지 내려와서 저 영감님을 만난 겁니다.”


왕복은 안 되고 편도인 건가?


“그러면 이야기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군요.

채 비서.”


“네?”


“혹시 용 잡아봤어요?”




***




채 비서와 구조팀은 그들의 회장인 유진을 찾는데는 성공했지만 구조하지는 못했다.


‘결국 내가 구조해야 할 사람들이 늘어난 거잖아!’


그들의 회장은 이러한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채 비서 일행을 구조팀에서 용 사냥팀으로 인사 이동을 시켰다.


‘스타테이라, 저 사람들을 전부 로봇에 태우면 아르지스라는 놈을 잡을 확률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네, 제 계산에 따르면 모든 로봇들이 달려들었을 때 아르지스를 1초 정도 더 묶어둘 가능성이 높아지네요.』


에이프릴 혼자 달려들 때는 극도로 유리한 상황에서도 1~2초 정도였는데, 이제 2~3초로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해볼 만하지 않나?’


1초면 엄청난 시간이다.

멍 때리면서 시간을 보낼 때야 1분도 별 의미가 없지만, 목숨을 걸고 싸우는 순간이라면 1초는 영원 같은 시간이다.




“채 비서는 일반인이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구조팀과 같이 온 거죠?

따라 오기 힘들었을 텐데.”


“회장님 찾는 데 당연히 제가 가야죠.

그래서 하 본부장님의 도움을 받아 직전에 인공 각성을 했습니다.”


그러면 이제 채일우의 상태창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유진은 채일우를 바라봤다.




【이름: 채일우

신상 정보

① 국적: 대한민국

② 연령: 32세

······

특징

① 사회적 직업: 직장인(유진 그룹 비서실 소속)

② 각성 클래스: 메인(전통의 계승자-초보), 서브(㉠ 괴력의 소유자-초보, ㉡ 관찰자)

······

성격

① 기본 성격: 성실함이 지나쳐 다소 소심한 편

② 부차적 성격: 인풋과 아웃풋의 대응이 확실하다. 맡겨진 일은 최선을 다한다.

······】


‘전통의 계승자?’


메인 클래스가 좀 특이했지만, 지금 당장은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가 확실하다는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채일우씨?”


“네, 회장님?”


“대학에서 전공이 뭐였습니까?”


“서아시아사를 공부했습니다.

대학원에서는 페르시아 역사를 전공했고요.”


“페르시아 역사요?”


“네, 제 조부님이 이란 출신인데, 무슬림은 아니고 조로아스터교 신자셨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이슬람 이전 이란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요.”


이란? 조로아스터교?

스타테이라는 옛날 페르시아 공주의 이름이다.

그러고보니 페리언이 섬긴다는 아나히타 여신 또한 옛날 이란 신화에 나오는 신 아닌가?


“그렇군요.

그러면 기계는 잘 모르나요?”


“네, 잘은 모릅니다만 뭐든 맡겨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는 금방 배웁니다.”


“그러길 바랍니다.”


유진의 시선이 에이프릴을 향했다.


“에이프릴.

여기 신입 팀원들이 있으니까 얼른 숙달시키세요.”


“네? 뭘요?”


유진은 마승거 뒤에 도열하고 있는 크고 작은 일꾼 로봇을 가리켰다.


“정교한 조작은 힘들더라도 꽉 잡는 건 무조건 가르쳐야 합니다.”


“회장님, 마승거 조작도 아직 못 하는데요?”




에이프릴의 불평을 무시하고 최창현을 바라봤다.

최창현은 기다렸다는 듯이 유진에게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도 보강해주셔야죠.

채 비서 말고 뒤에 있는 저 친구들은 전부 ‘스카우트’입니다.

추적하고 수색하는 게 전문이에요.

어설프게 기계를 조작시키는 것보다 저랑 같이 용을 추적하고 어그로를 끄는데 투입하는 게 전공을 살리는 일이죠.”


“아니요.

추적은 필요 없습니다.

그냥 유인만 하면 되니까, 여럿이 있으면 오히려 힘들어요.”


“추적이 필요 없다고요?

우리는 아르지스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잖습니까?

지하 도시가 저렇게 넓은데, 한두 명이 난동 부린다고 용이 나오겠어요?

부하인 드워프들이나 잔뜩 보내겠지.”


“용은 다른 방법으로 찾을 생각입니다.”


유진은 옆에서 조용히 서 있던 페리언을 불렀다.


“페리언, 엘가는 어디 있죠?”




***




유진은 페리언과 함께 그들이 처음 만난 커다란 물가를 향했다.

거기에는 엘가가 아이들과 함께 있었다.


이제 다소 친해진 듯 엘가는 아이들과 뭔가 이야기를 주고 받는 듯 했다.


“페리언.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까?”


“처음에는 그냥 이상하다고만 생각했소.

아이네스가 극도로 경계했으니까.”


“아이네스는 처음부터 알았나 보군요.”


“그랬던 것 같소.

아무래도 비슷한 족속이니까.”


유진의 시선이 엘가를 향했다.


【이름: ??

신상 정보

① 소속: ??

② 연령: ??

······

특징

① 현재의 친밀도로 파악이 어렵습니다.

② 주의점: 강대한 종족으로 추정됩니다.

······

성격

① 추정: 의기소침, 애정 결핍

······】


“엘가!”


유진은 일부러 큰 소리로 엘가를 부르며 손을 흔들었다.


엘가는 무심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여전히 가만히 앉아 미동도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옆에 같이 앉아 있던 이오와 아스파샤가 반가워하며 유진에게 다가왔다.


“유진!”


“유진, 창고에서 재미있는 걸 잔뜩 찾았다면서요.

우리에게도 보여줘요.

할아버지는 만날 책만 읽히려 한다고요.”


아스파샤가 투정하면서 페리언을 바라봤다.


“허허, 녀석이.

너는 올바르게 키워 줄 스승이 없기에 책이 스승이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잖느냐.”


“할아버지! 나는 스승보다 친구가 필요하다고요.”


늘 신중한 표정을 짓고 있는 페리언이지만 하나뿐인 손녀와 대화를 나눌 때는 너무나 자애로운 평범한 할아버지였다.


페리언과 아스파샤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이오가 다가왔다.


“유진, 할아버지한테 들었어요.”


“오, 이오. 뭘 들었다는 말이야?”


“당신들은 바깥 세상에서 온 이방인이라고요?

그래서 돌아가고 싶어한다고 하던데요.”


“그렇지, 돌아가야지.

우리 고향은 여기가 아니잖아.”


이오.

처음에는 말이 통하지 않았고, 통역 마법으로 대화가 가능해진 뒤에도 유진 일행은 대부분 창고와 도서관에만 처박혀 있느라 거의 말을 나눈 적이 없었다.


하지만 며칠 동안 끝없는 지하의 미로를 헤맬 때, 이오는 일행의 선두에서 안전한 길을 찾아주었다.

그리고 몇 번이나 위기를 넘길 때마다 이오가 얼마나 날쌔고 용감했는지 유진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고향...

유진의 고향은 밝은 햇빛이 비치는 곳이겠죠?”


“내 고향?”


유진의 고향은 원래 지방 도시였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가본 적이 없었다.

햇빛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지구 어디든 햇빛이야 비치지.

심지어 북극이나 남극에도.


“나는 한번도 햇빛을 본 적이 없어요.”


페리언이 처음 이오를 발견했을 때부터 그는 혼자였다고 한다.

그때도 이오는 지하 미로를 혼자서 쏘다니면서 먹을 것을 찾았고,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때는 도시 안으로 들어가서 필요한 것을 훔치고 했었다고.

유진이 살던 지구 식으로 표현하면 부랑아인 셈이었다.


페리언의 추측으로는 지하에서 부려지던 인간 노예의 자식이 아닌가 했다.

드워프가 중심인 도시지만 다양한 종족이 함께 살았고, 예전에는 아주 드물게 휴먼도 있었단다.


‘그러고보니 여기는 노예가 있는 세상이었어.’


유진이 살던 지구에는 이미 노예 제도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물론 노예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야 여전히 있었지만.


페리언이 말한 ‘우리 세계’는 아직도 강자가 모든 것을 갖는 세계였다.


“페리언도 좋고, 아스파샤도 좋지만.

나는 여기를 떠나고 싶어요.

유진이 갈 때 나도 데려가 주세요.”


지하에서 나고 자라서 한번도 지상 세계를 못 본 소년이다.


유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네가 원한다면.

그런데 지금은 우리도 못 가고 있어.”


“알아요.

아르지스와 싸워서 나가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면서요.

나도 같이 싸울게요.

아르지스는 정말 나쁜 용이에요.

여기 사람들은 모두 그를 너무너무 미워해요.”


이오가 돕는다면 정말 천군만마가 될 텐데.


‘그런데 얘가 몇 살이지?

소년병을 이용하는 악덕 군벌이 되고 싶지는 않은데.’


이때 아스파샤도 조용히 유진 옆에 다가왔다.


“유진, 나도 따라가고 싶어요.

이오랑 같이 당신 세계로 가고 싶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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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 용의 전쟁 (10) 23.10.12 79 3 12쪽
41 41 용의 전쟁 (9) 23.10.09 87 2 12쪽
40 40 용의 전쟁 (8) 23.10.08 81 3 12쪽
39 39 용의 전쟁 (7) 23.10.02 89 3 12쪽
38 38 용의 전쟁 (6) 23.09.27 87 2 12쪽
37 37 용의 전쟁 (5) 23.09.26 92 3 12쪽
36 36 용의 전쟁 (4) 23.09.25 98 3 12쪽
35 35 용의 전쟁 (3) 23.09.24 92 3 12쪽
34 34 용의 전쟁 (2) 23.09.22 92 3 12쪽
33 33 용의 전쟁 (1) 23.09.21 103 3 11쪽
32 32 엘가 (3) 23.09.20 102 3 12쪽
31 31 엘가 (2) 23.09.19 103 3 12쪽
» 30 엘가 (1) 23.09.18 110 3 12쪽
29 29 스타테이라 (2) 23.09.17 115 3 12쪽
28 28 스타테이라 (1) +2 23.09.16 118 3 12쪽
27 27 Emperor Lair (5) +2 23.09.15 119 3 11쪽
26 26 Emperor Lair (4) 23.09.14 117 3 14쪽
25 25 Emperor Lair (3) 23.09.13 119 2 12쪽
24 24 Emperor Lair (2) 23.09.12 129 3 12쪽
23 23 Emperor Lair (1) 23.09.11 161 3 12쪽
22 22 회장님, 위기일발 (8) 23.09.10 165 3 12쪽
21 21 회장님, 위기일발 (7) 23.09.09 160 3 12쪽
20 20 회장님, 위기일발 (6) 23.09.08 161 3 12쪽
19 19 회장님, 위기일발 (5) 23.09.07 173 3 11쪽
18 18 회장님, 위기일발 (4) 23.09.06 18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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