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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 오면 당신은 설 것이다.

아카데미 은퇴 용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만찬가
작품등록일 :
2023.01.25 09:01
최근연재일 :
2023.03.1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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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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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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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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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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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4. 계획이라는 게 쉽지가 않다 (4)

DUMMY

아르토리아 아카데미는 존재하는 것만으로 역사를 대신할 수 있는 전통 있는 아카데미다.


수백 년 전, 마왕 출현 이래, 각 국의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 한 데 모여 만든 아카데미이며 실력자를 기르기 위해 양성하는 학교.


그 크기는 왕국의 성채와 맞먹으며 각 국의 천재들이 모여 최고의 교수진들에게 훈련 받았고 그 중 탑은 한 세대를 풍미했다.


때문에 과거에는 아르토리아 아카데미에서 각 국의 감사관을 파견해 실력을 검증한 뒤 입학 지원서를 발급하지 않으면 들어올 수 없는 엄격한 곳이기도 했다.


그렇게 들었는데.


"왜 그런 학교가 시골마냥 개천에서 용 난 촌뜨기 광고하듯이 플랜카드를 붙이고 지랄이야?"


아무리 지금은 각 국의 주요인사들이 사교 모임 겸 교류를 하는 미팅 장소가 되었다고는 해도 어느 정도 질서는 머리에 박혀 있어야 되는 거 아니야?


"우와, 드래곤이야!"


"용사님이 드래곤에 타고 계셔!"


"역시 마왕을 해치운 용사님! 우리의 영웅!"


"보세요, 용사님! 아르토리아 아카데미의 모든 사람들이 용사님을 엄청나게 환영하고 있어요!"


돌겠네, 진짜.


마왕 해치운 게 오늘 새벽이라니까. 그리고 오늘 입학하겠다고 계약서에 서명한 것도 오늘 아침이고.


근데 몇 시간이나 지났다고 마왕 해치운 것부터 입학 소식까지 일파만파 퍼진 거냐고.


"···안 내려가면 안 될까?"


"무슨 소리세요, 용사님! 어서 내려가서 용사님의 위대한 업적을 사람들에게 알려드려야죠!"


"그러기 싫은데."


"용사님도 참, 겸손하시기까지."


아니라고. 진짜.


왜 얘네들은 하나같이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안 듣는 건데?


"내려가기 싫다고? 그러면 내려가야지!"


이 잼민이 파충류가 진짜!


지상에 내려오자 융융이 내려올 수 있게 멀찍이 물러나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나를 구경했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 같은 느낌인데, 난 구경거리가 아니란 말이야.


"용사님! 너무 멋있어요!"


"용사님! 너무 잘 생겼어요!"


"사인해주세요!"


아니, 좀 듣다 보니 그렇게 나쁜 것 같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아차, 이미지. 이미지로 먹고 사는 용사는 대외적인 활동을 할 때 항상 밝은 미소와 친절을 보이는 게 필수 소양이라 할 수 있다.


"하하하. 이렇게들 저를 환대해주시니 기쁘기 이를 데가··· 으익!"


뭐야, 시발?


갑자기 사방에서 섬광 마법이 터져 나온다.


적의 습격인가?


아니면 용사 전용 신종 괴롭힘?


초 단위로 계속해서 터지는 통에 눈을 뜰 수가 없어.


"아르토리아 매거진에서 나온 리포터 기자입니다! 용사님의 아르토리아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누가 그렇게 말하면서 계속 눈앞에서 섬광 마법을 찌끄린다.


눈 안쪽에 섬광 마법을 때려박는 느낌이야!


결국 눈에 암막 결계를 쳐서 시야를 튼다.


눈앞에는 작은 안경을 코에 걸친 녹색 더벅 머리의 여자가 버섯 모자를 쓰고 자그마한 기계를 들고 서 있었다.


밤새 철야를 한 것처럼 눈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있는데, 그런 것치고는 눈에서 별이 나올 것처럼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지고 있는 게 평소에는 상당한 미인인 듯 한데.


근데 왜 말할 때마다 목청을 높여서 말하지? 귀 떨어지겠네!


"아,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면 곧바로 질문 드리겠습니다! 용사님은 수백 년 만에 마왕을 토벌하는데 성공하신 업적을 세우셨는데요! 아르토리아 아카데미의 설립 목적이었던 마왕 토벌이 이뤄졌으니 본교의 소명은 이미 다 한 셈이 됩니다. 따라서 이제 본 목적 마저 잃은 사교계 똥통 학교라는 꼬리표가 붙게 되었는데요! 당사자로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뭐라고요?"


무슨 질문이 이따구야?


"질문에 답하지 않으신다는 것은 당사자로서의 입장을 시인하신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봐도 되겠습니까?"


이 여자는 초면부터 무슨 말을 씨부리는 거야?


대놓고 나와 아르토리아 아카데미의 대척점을 만들고 어느 하나 몰락 시키려는 악질적이고 자극적인 질문.


내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해야 되는 거지?


기가 차서 무시하려는데 주변 사람들의 눈치가 심상치가 않다.


다들 내게 답을 바라는 느낌.


그만큼 이 리포터라는 여자의 영향력이 크다는 건가?


내 용사의 이미지력(力)이 불안함을 감지한다.


여기에서 말을 신중하게 고르지 않으면 이미지가 나락이 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


하지만 말을 아끼고 지나쳐버리면 아카데미와 척을 지게 된다고 강제로 시인하게 되는 불합리함.


후, 좋아, 보여주지.


용사의 이미지는 맨 입으로 지킬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르토리아 아카데미는 각 국의 내로라 하는 인재들을 양성하여 현재까지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훌륭한 학교임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마왕을 토벌했다고 한들 그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훼손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현재 각 국을 이끌고 계신 분들은 모두 아르토리아 아카데미의 졸업생들이시니까요. 그들이 한 데 어우러져 지금의 강건하고 평화로운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아닐까요."


후. 어떠냐, 내 말솜씨가.


"각 국의 주요 인사들은 아르토리아 아카데미의 지연 빨로 먹고 들어가는 지연충들이다. 오케이. 알겠습니다."


이 미친 년이?


자기 듣고 싶은 말로 듣는 필터를 귀에 꽂고 사냐?


옆에 날아다니는 깃펜이 파피루스 위에 그 말을 곧이곧대로 끄적인다.


"그렇다면 용사님께서 아르토리아 아카데미에 입학하는 것은 마왕을 쓰러뜨린 본인의 업적을 각 국에게 인정 받고 과시하기 위한 외교 활동이라고 봐도 괜찮을까요?"


아니, 전혀 안 괜찮은데?


애초에 나는 여기 오기 싫었다니까?


그 빡빡대가리가 반강제로 오라고 해서 온 거라니까?


"전혀 사실과 무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곳에 입학하려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아르토리아 아카데미의 명성을 듣고······."


"하지만 용사님께서는 마왕을 쓰러뜨리셨습니다. 그런 용사님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아카데미뿐만 아니라 대륙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오히려 교수진으로서 자리해주실 거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용사님께서는 학생으로서 이 아카데미에 입학하셨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각 국의 주요 인사 자녀들과 사교 모임을 하여 외교를 하는 것 외에는 타당한 개연성이 느껴지지 않는데요."


"큭!"


뭔데? 뭔데 날카로운데?


하지만 이건 내 본의가 아니다.


내 본의는 어디까지나 그냥 3년 동안 학교에서 휴가를 보내듯 다니는 것뿐이지 각국의 자녀들은 내 알 바 아니라고.


이 얘기는 내가 들어야 할 게 아니라 그 호랑말코 빡대가리가, 아니 빡빡대가리가, 둘 다 맞지만 아무튼 그 자식이 들어야 한다고!


애초에 이렇게 이목이 끌렸고 나를 학생으로 입학시킨 건 다 그 아저씨가 돈에 눈 돌아가서 저지른 일 아니야.


왜 내가 대리로 찔려서 큭,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곤란해져야 하는 건데?


하지만 기왕 그 국왕에게 지원을 받는 용사인 만큼, 계약서를 나눈 사이인 만큼 국왕이 보냈어요, 라고 사실대로 얘기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


오히려 내 이미지까지 나락 갈 뿐이지.


"그건······."


말 끝을 흐리며 공주를 바라본다.


왕국의 입장을 수호해야 하는 그녀라면 이 상황을 타파해줄 말을 해주지 않을까?


"용사님··· 그런 사람이었어요?"


이 야발련이?


너도 옆에 있었잖아, 이 팔랑귀 공주야.


애초에 너도 나 꼬시려는 목적으로 같이 왔다며.


근데 뭔 처음 듣는 말인 것처럼 당황해서 입 틀어막고 지랄이야?


저 요망한 여편네, 내가 곤란하고 있는 거 즐기고 있는 거 빼박 아냐?


"리포터. 사실 무근인 억측으로 사람 곤란하게 만드는 건 여전하군. 용사님께서 곤란해 하시니 이만 자제하지?"


누군가가 나와 리포터 사이를 손날로 커트하듯이 집어 넣으며 대화에 끼어든다.


단정하고 검은 제복 차림에 한쪽 어깨에 완장을 찬, 긴 흑발과 흑안을 가진 여자였다.


눈매가 날카로워 차가운 인상을 주지만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가 곁들여 있는 사람.


아니, 근데 마지막 말은 사실 맞긴 한데.


"늦게 모시게 되어 죄송합니다. 용사님을 보기 위해 몰린 인파가 통제 불가한 수준이었던 지라."


죽을 맛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와중에 실속 있게 이미지는 챙겨야 한다.


"아닙니다. 저를 환대해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소문대로 겸손하신 분이시군요. 선도부의 선도 위원장인 한신이라고 합니다."


한신. 동양쪽 사람인가.


어쩐지 보기 드문 흑발이더라니.


그녀가 악수 요청을 내민 손을 맞잡았다.


"아니, 한신. 나는 어디까지나 제보를 받고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기사를 쓰는 것뿐이야. 억측이라는 말을 쓰면 곤란해."


"앞으로 조심하지. 그러니까 너도 이만 물러가지. 기삿거리는 충분할 텐데."


"······."


여유 있게 눈웃음을 짓다가도 슬쩍 흘겨 보는 눈에서 싸늘함이 느껴진다.


그렇게 한 번 흘겨보니까 영 꺼림칙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물러가네. 선도 위원장이라는 사람의 권위가 아카데미 안에서 이 정도 급이라는 얘기지?


"드래곤 위에서는 커보였는데 생각보다 키가 좀 작으시군요."


"평균입니다."


이 여자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무슨 실례되는 말을.


나 내려다본다고 우쭐거리지 마라. 키 크다고 마왕 쓰러뜨릴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이만 들어가실까요? 교내를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뒤에 두 분도 어떠신가요?"


"저도 좋아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따라가겠습니다."


"엄마! 나는? 나도 가고 싶은데!"


"융융은 미안하지만 여기 있어. 금방 올게."


"히잉."


나는 가기 싫은데. 그냥 도로 돌아가면 안 돼?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왜 이렇게 기가 다 빨렸지?


이게 다 그 빡빡머리 국왕 때문이야.


다음에 돌아갔을 때에는 옆머리까지 싹 다 뽑아버릴테다.


///


그녀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학교는 과연 그 동안의 역사가 허울이 아니었다고 자랑할 만 했다.


어휘력이 짧아서 잘 표현은 못하겠는데 아무튼 어마어마한 것보다 어마어마하다고 해야 할까?


수백 년의 세월 동안 버텼다는 게 무색하게 길게 늘어진 복도는 먼지 하나 없을 뿐더러 외벽은 새로 지은 것처럼 깨끗하다.


한신에게 듣기로는 매 달마다 시설 안전점검 기간을 갖고 작은 허점이라도 생기면 보수를 한다고.


연구 시설은 제국의 연구 시설보다 월등히 좋은 설비를 갖추고 있고 잡화 상점이나 대장간, 하물며 고급 악세사리 상점까지 인프라가 충실하게 구현되어 있다.


이런 것까지 필요한가? 싶은 것들도 있긴 한데 각 국의 주요 인사 자녀들이 한 곳에 머무르는 만큼 신경을 쓴 듯 하다.


귀족들이야 까탈스러운 게 기본 패시브니까.


그리고 수백 년 동안 이 학교의 졸업생들이 그 동안 받아온 상패와 상장들.


그런 것들이 복도 한 층을 꽉 자리했는데 확실히 직접 보니까 대단하다.


이런 것들이 입학생들을 뽕차게 만들거든.


그리고 틈틈이는 내가 들고 있는 검이 조촐해 보일 정도의 장비들이 유리 장식관에 엄중 보관이 되어 있다.


이것도 나름 국보 급인데.


하긴 과거 최빈국 타이틀을 달고 있던 왕국의 국보가 뭐 그렇게 대단하겠냐마는.


그렇게 쓱 둘러보니까 느낌이 나쁘지 않다.


3년 동안 어거지로 다녀야 해서 꺼림칙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데?


첫 인상이 거지 같아서 그렇지.


"그럼 길 안내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이제부터 10분 뒤 입학식이 있을 예정인데 어떻게, 참석하시겠습니까?"


용사라고 해도 학생인데 빠질 수가 있나. 내가 용사라고 해도 편의를 너무 봐주려는 거 아니야?


"당연히 참석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편의를 보려고 하시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용사라고는 해도 저는 이제 이 아카데미아의 입학한 학생일 뿐이니까요."


줄곧 여유롭게 웃음기를 머금고 있던 그녀가 놀란 것처럼 눈을 크게 뜬다.


왜 그렇게 놀라?


난 평민 출신에 원정대를 끌고 마계를 떠돌던 몸이다.


사람과의 접점 대신 온갖 마족들의 욕지거리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인생이고 대접을 받은 적이 손에 꼽는다.


오히려 이렇게 특별 취급 해주면 몸이 거부할 정도라고.


애초에 왕족과 귀족, 평민 사이의 경계는 없다. 그게 이 학교의 철칙 아니던가?


"그래. 그러면 그렇게 할게."


그녀는 바로 존대를 버리고 선배의 입장이 되어 나를 대한다.


그래. 이렇게 바로 말 까주면 나야 편하지.


근데 머리는 왜 쓰다듬는데?


치워라. 키 크면 다야?


"그러면 후배. 바로 가볼까?"


머리에 손 치우라고.


후두둑.


한신의 뒤를 따라 걸으려는데 뒤쪽에서 서류나 책 쏟아지는 소리가 들린다.


누가 넘어졌나?


싶어서 고개를 돌아보는데.


돌아···보는데···.


"거짓말. 용사?"


바다 위를 넘실거리는 하늘빛처럼 푸른 머릿결에 푸른 눈.


사람의 것 치고는 지나치게 뾰족한 귀.


사람의 것 치고는 지나치게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


그것을 검고 긴 치마와 하얗고 살색 기 도는 터틀넥으로 감추려고 하는 양심 없는 복장 초이스.


그리고 책 보지 않을 때에는 머리 위에 걸치고 다니는 낯익은 둥근 안경까지.


마왕 원정대에서 전방 화력 지원 마법사로 활약했으며 단일 싸움으로는 당해낼 인재가 없는.


하지만 광역 마법에 1도 재능이 없어서 내가 일일이 광역기 스킬을 때려 박아야 했던.


어중간하게 재능이 넘쳤던 사상초유 일대일 특화 마법사.


헤이즈.


"네가 왜 거기에서 나와?"


"용사!"


"커억!"


녀석이 내게 와락 안겨든다.


데자부인가?


아니, 녀석의 지방 덩어리는 내가 아까 느꼈던 중압감과는 격이 틀리다.


내 얼굴 전체를 감싸는 것을 모자라 파묻어버려서 숨을 쉴 수가 없다.


마왕에게서 느꼈던 중압감에 필적하는 것 같기도 하고.


지, 질식 할 것 같아.


"용사가 와줬어! 나를 만나러 와줬어!"


"헤, 헤이즈. 사, 살려줘. 수, 숨이··· 숨······."


"뭐야! 다시는 못 만날 것처럼 사라지더니 굴더니!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아니, 걱정이고 나발이고 숨부터······."


아아, 파묻고 있으니, 떠오른다.


이 녀석과 함께 했던 나날들이.


참으로 행복했더랬지.


왜 초면에 단일마법만 보여줬는지 뒤늦게 깨달았을 때.


대규모 오크 무리에게 둘러 싸였을 때 하나하나 찍찍 죽이다가 다 같이 둘러 싸여서 개죽음을 당할 뻔하질 않나.


음식 당번이었을 때 독버섯을 넣어서 단체로 죽을 뻔하질 않나.


키도 길쭉하면서 잘 넘어지는 몸치라 갑자기 애 먼 데 마법을 써서 드래곤을 깨우질 않나.


오랜만에 잡은 여관에서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속옷 차림으로 뛰어 들어와서 번개 무섭다면서 같이 자달라고 어리광을 부리질 않나.


강가에서 목욕하는데 은근슬쩍 들어와 있지 않나.


아주 차암으로 행복했더랬지.


아. PTSD.


간과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 녀석은 원정대 시절 때부터 학구열 하나로 살아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공부광이었다는 걸.


그런 녀석이 아카데미로 발걸음을 옮길 가능성을 간과하지 말았어야 했다.


내가 여기 왜 왔는데.


적어도 여기라면 마주칠 없이 잠적할 수 있을 줄 알았으니까.


그런데, 그런데 여기에서 입학 하자마자, 그것도 헤어지고 한나절도 안 돼서 만날 거라고 상상이나 했어?


돌아가고 싶다. 계약서를 쓰기 전 그 때로.


"나, 다시 돌아갈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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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 계획이라는 게 쉽지가 않다 (5) 23.01.29 34 0 10쪽
» 4. 계획이라는 게 쉽지가 않다 (4) 23.01.28 47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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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계획이라는 게 쉽지가 않다 23.01.25 294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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