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야기꾼90 님의 서재입니다.

스페이스 나이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새글

이야기꾼90
그림/삽화
RISing
작품등록일 :
2023.12.18 21:27
최근연재일 :
2024.05.21 22:00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4,537
추천수 :
267
글자수 :
693,464

작성
24.04.10 22:00
조회
11
추천
1
글자
13쪽

#89

DUMMY

배반자들을 모두 죽인 레이는 라일라의 시체를 안고 시체를 보관하는 상자에 안치하여 우주선에 들여놓았다. 그 과정에서 그 누구도 레이에게 안부를 묻지 않았다. 누가보아도 그들은 연인이었기에 라일라를 잃은 레이의 속 상태는 굳이 묻지 않아도 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신자들을 죽일때 보여준 그 잔인했던 장면들이 기억속에 강렬하게 새겨진 덕분에 말을 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렇게 공포스러운 부분을 이야기하는 부류가 있었다면, 레이가 보여준 압도적인 그 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부류도 있었다.


레이가 보여준 힘은 어디서도 보지 못한 압도적인 것이었다. 상대방은 최소 상급기사, 고위기사라도 상급기사의 사지를 손으로 찢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레이가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이를 본 사람들은 그가 마스터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리바이에 이어서 또다른 괴물의 탄생이라고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두 부류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크리스와 라이언이다. 이들은 레이의 강한 힘에 관심이 가기는 커녕 오히려 레이의 멘탈이 더 걱정됐다. 라이언은 말을 걸어보자고 했지만, 크리스는 레이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를 거절했다. 크리스와 라이언은 레이가 청소년기 시절 겪었던 비운의 사건에 대해서 알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더 레이에게 감정이입 되었다. 그리고, 지금 레이의 표정은 처음 만났던 그때보다 살벌했고, 비통스러움이 가득차 있었다.


과거의 아픔을 달래주었던 유일한 안식처가 사라진 상황이었다. 그것도 과거 동료의 손에 의해서 말이다. 시간이 더 흐르고, 크리스는 레이에게 다가갔다. 라이언을 못믿는건 아니지만, 굳이 폭탄을 안고 이야기하기 싫었다. 그래서 크리스는 라이언은 나중에 상황이 어느정도 호전되면 이야기 하라고 설득했다. 레이는 여전히 폐인처럼 살고 있었다. 보다 못한 크리스는 레이 옆에 앉아 안쓰러운 표정으로 묻는다.


“레이,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조금 괜찮아졌어?”


레이는 여전히 생기 없는 표정으로 묻는다.


“내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살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레이의 어려운 질문에 크리스는 질문으로 대답한다.


“무슨일 있었던거야?”


그러자 레이는 회상하듯 위를 쳐다보며 대답한다.


“로건을 설득하려했어··· 바로 죽일려면 죽일 수 있었지··· 그런데 그 X신같은 선택 때문에···”


“너는 최선을 다했어. 그렇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던거야.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지마···”


“그럼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크리스는 대답해야할 방향을 잃었다. 그러자 레이의 표정이 점차 굳어진다.


“그래··· 기억났어. 프레디··· 그가 나를 이용한거야. 아니··· 그녀와 나를 이용한거야. 애초에 내 말대로 그녀는 지구에 남아 있어야했어···그는··· 내가 로건을 죽이지 못할거라 확신했어··· 그래서···”


“그게 무슨말이야?”


“로건이 그랬어··· 나라면 라일라를 데려오면 안됐다고, 그런데 그녀를 보낸 것은··· 아마도 그일 것이라고··· 그런데 맞는 말이야. 그녀를 데려가라고 지시한 것 ··· 그건 프레디였어.”


크리스의 속은 복잡해져간다. 안그래도 꼬인 살타레가 너무 꼬여있어서 풀어보겠다고 왔는데, 크리스는 괜히 자기 때문에 더 꼬여 버린것 같다고 생각했다. 레이는 누군가를 증오하면 할 수 있는 표정을 하며 말한다.


“결심했어··· 형?”


레이가 크리스를 쳐다보며 말한다.


“형은 나를 도와줄거지? 그렇지?”


크리스는 레이의 표정을 본다. 도저히 거절할 상황이 아니었다. 크리스는 마지못해 일단 대답한다.


“무··· 물론이지.”


“고마워. 역시 형이라면 도와줄줄 알았어··· 라이언은?”


“어···어?”


크리스는 순간 생각했다. 지금 레이가 라이언에게 가서 같은 이야기를 하면, 최악의 경우 맑은 두뇌를 가진 라이언이 무슨말을 할지 모른다. 어쩌면 우주선이 지구에 도착하기도전에 폭발할지도 몰랐다. 크리스는 다급하게 대답한다.


“라이언한테는 내가 대신 전달해줄게!! 너 피곤하니까 잠이 자둬!! 그리고, 도움이 필요하면 무엇이든 말해!!”


“고마워··· 형···”


레이는 아주 힘이 없는 발걸음을 하며 자신의 숙소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가는길에 문득 유물이 있는 곳이 눈에 보인다. 레이는 그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곳에는 기사 두명이 교대로 지키고 있었다. 레이는 이들의 대장이었기에 들어가는데 문제는 없었다. 레이는 천천히 유물을 바라본다. 레이는 유물의 손잡이를 잡았고, 처음 이것을 이곳에 옮겼던 때와는 다르게 환청이 들려온다.


“어리석은 자여, 너에게 필요한건 힘이 아니구나.”


환청의 주인공은 유물에 담긴 아몬의 의지였다. 레이는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최근 잠을 아예 못자서 피곤했던 레이는 그래서 그런가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아몬의 의지는 웃으며 계속해서 말을 걸어온다.


“너에게 필요한 것. 그것은 그자를 살리는 것이구나···”


그의 말에 레이는 얼어붙은 듯 멈추고 말한다.


“너는 누구지?”


“이제서야 관심을 갖는군. 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너에게 네가 필요한 것을 쥐어줄 수 있다.”


“그녀를 살릴 수 있나?”


“물론이다. 내 말을 따르면 네가 원하는걸 들어주겠다.”


“그게 뭐..”


레이가 말을 하려하자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레이는 유물을 내려놓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그러자, 그 기사가 레이에게 말한다.


“곧 있으면 지구에 도착합니다. 준비를 하셔야겠습니다.”


“알겠다.”


레이는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아까 그 환청에게 대화를 시도한다.


“내가 해야할 일이 뭐지?”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무런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레이는 자칫 민망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계속해서 시도한다. 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자 레이는 대화 조건에 대해서 생각한다.


‘장소가 문젠가? 아니면 유물? 아니··· 장소가 문제라면 나 외에 다른 사람도 동일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럼 금새 명소가 됐겠지. 하지만 그런 징조는 없었다. 그럼··· 유물이로군.’


정확하게 추론한 레이는 이제 방법을 알았으니, 유물과 어떤 대화를 이어갈지 고민한다. 그 유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누구인지는 레이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만약 라일라를 살릴 수 있다면, 레이는 무슨짓이든 할 생각이었다. 우선, 정말 가능한지와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이다.


죽은자를 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왔다. 생물학적 사망이라는 것은 그만큼 돌이킬 수 없는 선고나 다름없다. 과학은 이해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론적으로 정립된 것만 다룬다. 초월적인 현상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밝혀진다. 그순간부터는 초월적인 현상이 아니게 된다. 레이는 이렇게 마음을 위안한다.


레이는 정신을 차리고 몸을 씻는다. 그리고, 다시 유물이 있는 방으로 향한다. 다시 유물을 맞이하고, 레이는 유물을 잡고 말한다.


“대답해라. 내가 무엇을 하면되지?”


유물은 웃으며 대답한다.


“네 힘이 탐이 난다. 나는 너를 원한다.”


“나를?”


“네 힘은 오래전 룬족의 대전사를 떠올리게 하는군. 그때도 그 힘을 흡수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다. 그도 오랜세월이 흘렀기에 죽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네놈 역시 그와 같은 힘을 쓰고 있다.”


레이는 고개를 숙이고 조금 생각을 정리하고 대답한다.


“...내가 죽으면 그녀를 살릴 수 있나···?”


“재미있는 질문이구나··· 네 소원은 나의 죽음으로 이루어질것이다.”


“...?”


레이는 고개를 들어 정면을 응시한다.


“나에게 오너라. 그리고, 나와 겨뤄라. 승리한 자는 모든 것을 갖을 것이고, 패배한 자는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 나의 의지는 현시대 나의 의지와도 같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유물의 설명 중 이해가 안되는 말도 있었지만, 중요한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레이는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본다. 레이는 구체적인 방법을 묻는다.


“그런데 어떻게 살릴 수 있는거지?”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네가 원하는 시점으로 말이지··· 너 역시 되돌아갈 것이다.”


“나의 기억은 그대론가?”


“물론이다.”


“솔직히··· 믿기지 않는군.”


“내 말을 믿고 말고는 네 자유다.”


희망을 본 레이는 이제서야 목소리의 주인이 궁금했다.


“네 정체는?”


“내 이름은 아몬, 과거 룬족에 의해 봉인된 세상의 지배자다. 너희들이 크리퍼라고 부르는 존재의 왕이다. 그들을 쫓아 내가 있는 곳으로 오너라.”


“네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는걸 증명해라.”


아몬은 크게 웃으며 말한다.


“미개한 주제에 당돌하구나. 그역시 믿건 말건 네 자유다.”


“... 마지막 질문이다.”


“해봐라.”


“나는 너희를 모조리 죽여버릴 예정이었다. 언젠간 만날 운명이었을지도 모르지. 굳이 내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레이는 궁금했다. 아몬이 있는 곳 근처도 가기전에 죽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내기를 한 상태여도 마찬가지다. 아몬과 만나는 것은 결국 어느 쪽이든 장담할 수 없는건 똑같다. 간절하다고 힘이 세지는건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굳이 내기를 하려했다. 레이는 그 이유가 궁금했다. 유물에 깃든 아몬의 의지가 웃으며 대답한다.


“겨우 발견한 영약이 자멸하는건 조금 안타깝더군.”


레이는 지구로 돌아가면 프레디부터 저승으로 보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몬의 제안으로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물론, 레이는 프레디를 용서한 것이 아니다. 나중에 때가되면 처리할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을 뿐이다. 레이는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어딘가 처량해보였다. 레이가 기뻐하고 있을 때, 아몬이 이야기한다.


“네 목적을 위해서 한가지 필수조건이 있다.”


레이는 다소 언짢은 듯한 표정을 짓는다.


“조건?”


“나는 아몬이지만 이시대의 아몬과는 다르다. 그러니 내가 깃든 유물을 이시대의 아몬에게 주어야한다. 그렇지 않고 파괴되면, 지금 이야기는 없던 것이 될 것이다.”


“...”


“혹시, 현시대 아몬을 죽이면 답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는가? 내 장담하지. 너는 후회할 것이다. 기억해라 내가 네게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아몬은 비웃듯이 웃는다. 레이는 자신의 선택을 강요하는 듯한 기분들어 화가났지만, 별 수 없었다. 레이는 한마디를 한 뒤 돌아간다.


“이 이야기의 끝에 너는 없을 것이다. 아몬.”


유물을 놓으면 아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마치 비웃음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레이는 침대에 누워 앞으로의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계획의 마지막 쯤에 생각이 멈춘다. 한가지 떠오르는 불길한 생각이었다.


‘언제로··· 돌아가야하지···?’


레이는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족을 살리기 위해 돌아가면··· 과연 그때도 라일라가 태어날까···?’


그 반대의 경우도 레이에겐 끔찍했다.


‘라일라를 살리면··· 가족은··· 살리지 못해···’


레이는 지구에 도착하는 그날까지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레이의 몰골을 본 크리스와 라이언은 레이가 걱정되었다. 그전에는 어떤 행동을 할지 걱정되었다면, 지금은 곧 죽을 것만 같았다. 크리스가 레이에게 괜찮은지 물어볼때마다 레이는 괜찮다고 하였다. 하지만, 누가봐도 괜찮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것이라면, 프레디를 죽이겠다고 날뛰지 않는 다는점이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었기에 지구에 도착한 이후로 내내 긴장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순간이 크리스의 심장을 가장 빠르게 뛰게하였다. 이번 임무에 참여한 기사단이 황궁을 향해 행군하고 있었다. 제국의 배신자들을 처형하고 돌아온 위대한 기사들이 뉴스 기사의 타이틀인 만큼 구경하러온 사람들로 붐볐다. 레이는 표정을 숨기기 위해, 투구를 벗지않았다. 크리스는 그점이 더 두려웠다. 그렇게 크리스가 노심초사하는 동안에 어느새 알현실까지 도달했다. 모든 기사가 들어갈 수 없었기에, 모두가 보는 야외에서 한차례 행사를 한 뒤, 핵심 멤버들만 알현실에 들어왔다. 모두가 예의를 차린 자세를 하고 있을 때 프레디가 입장한다. 그리고, 황좌에 앉아 말한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 배신자들을 모조리 섬멸하고, 유물까지 확보했더군.”


“...”


“레이 라일리, 왜 대답이 없는가?”


레이는 분노가 치솟고 있었다. 여기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리바이와 로얄 기사단장 그리고, 에단과 리암까지 대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역겨워서 참을 수 없었다. 프레디는 대놓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레이가 프레디의 의도를 눈치챈 것을 프레디는 알고 있었고, 그 사실을 숨길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프레디의 의도였다. 프레디는 이들이 행군하는 동안 사전에 상황을 보고 받았다. 레이는 투구에 가려졌지만, 분노에 가득한 표정을 하며 대답한다.


“모든 것이 폐하의 은혜 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스페이스 나이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표지 수정 공지 24.01.23 18 0 -
공지 삽화 업로드 관련 사항 23.12.25 94 0 -
118 #118 NEW 13시간 전 0 0 13쪽
117 #117 24.05.20 1 0 12쪽
116 #116 24.05.17 2 0 12쪽
115 #115 24.05.16 3 0 12쪽
114 #114 24.05.15 4 0 12쪽
113 #113 24.05.14 3 0 12쪽
112 #112 24.05.13 7 0 13쪽
111 #111 24.05.10 5 1 15쪽
110 #110 24.05.09 6 1 13쪽
109 #109 24.05.08 5 1 13쪽
108 #108 24.05.07 7 1 13쪽
107 #107 24.05.06 6 1 13쪽
106 #106 24.05.03 7 1 14쪽
105 #105 24.05.02 7 0 12쪽
104 #104 24.05.01 8 1 12쪽
103 #103 24.04.30 9 1 14쪽
102 #102 +1 24.04.29 11 1 13쪽
101 #101 +1 24.04.26 9 1 12쪽
100 #100 +1 24.04.25 10 1 14쪽
99 #99 24.04.24 9 1 14쪽
98 #98 24.04.23 8 1 13쪽
97 #97 24.04.22 8 1 13쪽
96 #96 24.04.19 13 1 14쪽
95 #95 24.04.18 13 1 13쪽
94 #94 24.04.17 10 1 12쪽
93 #93 24.04.16 8 1 13쪽
92 #92 24.04.15 10 1 13쪽
91 #91 24.04.12 12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