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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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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ing
작품등록일 :
2023.12.18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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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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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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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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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96

DUMMY

에단은 함선 내부 자신의 방 안에서 구석에 놓여진 유물을 응시한다. 그리고, 그의 귓가에 프레디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유물을 사용하지 않고 적을 몰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룬족에게 들켜서는 안된다. 그들과 완벽하게 분리 되었을 때 유물을 사용해라.”


에단은 이동하는 길에 유물을 사용해볼 틈이 없었다. 혹시라도 룬족에게 들킬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룬족의 함선이 근처에 같이 있었기 때문에 함부로 꺼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프레디는 누구에게 유물을 사용하게 할지 고민이 되었다. 가장 강한 기사가 유물을 사용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면, 레이만큼 적절한 인물이 없었다. 하지만, 레이의 알 수 없는 심중은 프레디의 판단 능력을 흐리게 하였다.


프레디는 유물에 대한 내용을 최대한 숨기고 싶었다. 유물의 힘은 통제 불가능해지는 순간 제국과 자신의 안위를 위협 받을거라는 판단 때문이다. 로얄 기사단장인 알렉산더는 프레디의 최측근인 만큼 믿을만한 심복이기는 하나, 프레디는 기왕이면 이미 유물을 알고 있는 자를 선택하고 싶었다. 위험한 물건인 만큼 변수에 예민할 수 밖에 없었다. 프레디는 결국 마지막까지 선택하지 못했고, 차선책으로 에단을 선택했다.


레이 역시 현재 유물을 에단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레이는 에단에게 유물의 특성에 대해서 몇가지 당부사항을 이야기해준다.


# 탑승 직후 에단 방


“에단, 그 유물의 힘에 현혹되지 마세요.”


에단이 레이를 쳐다보며 대답한다.


“그게 무슨 말이지?”


“그 유물은 증오와 분노를 증폭시키고, 모든 생각을 왜곡시킵니다.”


에단은 차를 마시며 말한다.


“유물에 대해서 잘 아는 듯 말하는군.”


레이는 모르는 척 대답한다.


“...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 무기를 사용한 사람의 말로를 지켜보았습니다.”


에단은 어느새 담배를 입이 물고 불을 붙이고 있었다.


“로건 말인가···”


“예 맞습니다. 그러니···”


“로건의 마지막은 어땠나.”


“네?”


레이는 에단이 로건에 대해서 물은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제대로 들었으니 대답해주게. 로건의 마지막 순간은 어떤 모습이었나.”


“... 적어도 행복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군··· 참으로 멋진 친구였는데 말이야··· 다른 기사단원들 역시 비슷했겠군···”


“네··· 그렇습니다.”


에단이 단원들을 각별하게 생각했다는 것은 유명했다. 레이는 그런 이들을 모두 죽이고 온 것이기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런 표정은 짓지 말게. 명령은 떨어졌고, 자네는 실행을 했을 뿐이지. 오히려 레이 자네가 나보다 비통할지도 모르지···”


“...”


레이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에단은 담배 연기를 다시 뿜어내며 말한다.


“자네 조언은 내가 기억하고 있겠네. 사실 저 무기를 사용할 일이 없으면 좋겠군. 내게도 저 물건은 저주받은 무기처럼 보이니 말이야··· 이만 물어가보게···”


에단은 술을 입에 밀어 넣고 담배 연기를 뿜어낸다. 에단은 힘없는 손짓으로 레이를 물렸고, 무언가 침울해보이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처음 봤을 때보다 에단의 표정은 비교적 많이 우울해보였다. 그렇다고, 자신의 신세를 겉으로 한탄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사실 본인의 정체는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에 그날 이후로 직접적으로 달라진 점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그의 꿈은 세상에서 크리퍼를 지우게 될 그날부터 시작이었다. 모든 단원들을 데리고 마을을 일구는 것, 그것이 그의 소망 이었다. 그의 꿈은 오래전에 진실에 접근했을 때 피어났고, 최근 진실이 드러났을 때 사라졌다. 스피커를 통해 로건과 프레디의 목소리가 주둔지 내에 울려 퍼질때, 에단의 꿈은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주둔지의 분위기는 에단이 손쓸 틈도 없이 빠르게 악화되었고, 로건의 움직임이 무척이나 파격적이었던 탓에 에단은 무기력하게 로건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것이다.


에단은 책상 위에 놓인 사진 한장을 집어든다. 에단의 손에는 그림자 기사단의 단체 사진이 있었다. 그리고, 술잔을 기울인 뒤, 사진을 보며 혼잣말로 푸념하듯 말한다.


“그놈의 성질좀 죽이라고 몇번이나 이야기 하지 않았나··· 세상 모든 것이 귀찮다더니··· 했던 꼬라지를 보니 세상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것 같더군. 어떤가. 자네들은 죽어서도 영혼이 있던가? 나도 이제는 궁금하군··· 그곳에서는 행복하길···”


에단은 실소를 보이며 술잔을 내려놓았다. 이제 그림자 기사단은 없다. 합류하자마자 조직이 무너질때 합류한 이블린을 제외하면, 이제 에단의 부하는 3명 뿐이었다.


# 레이의 방


레이는 침대 위에 앉아 눈을 감고 있다. 그리고, 서클을 하나씩 회전시키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새 6번째까지 회전을 시킨다. 7번째부터는 함선이 박살날 우려가 있었기에 6번째 서클까지만 회전시킨다. 레이가 눈을 뜨자 레이의 몸에서 검은색 오라가 일렁이는 모습이 보인다. 평소 레이는 이런식으로 렉샤 훈련을 해왔다. 레이는 훈련을 하며 생각한다.


‘이제 거의 다 왔어··· 하지만··· 계획이 떠오르지 않는군···’


레이는 최근 고민거리 하나가 있었다. 이 전쟁의 승리는 차치하고, 그 이후의 계획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것은 어떻게 아몬이 있는 곳까지 어떻게 가느냐 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레이 혼자 그곳에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적을 뚫고 아몬까지 죽여야하는게 현실적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대규모의 군대를 이끌고 룬족과 협력하여 아몬이 있는 곳까지 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현실적이지 못했다.


그 난관의 주인공은 프레디였다. 레이가 생각하기에 프레디는 이 계획에 따를 이유가 없다. 레이와 했던 약조는 전쟁터에 보내주겠다 였었다. 하지만, 아몬이 있는 곳까지 가는 것은 계약에 없던 내용이다. 룬족에게 몸을 의탁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지만, 레이는 유물을 들고 아몬이 있는 곳까지 가야했다. 룬족에게 들키지 않고 아몬이 있는 곳까지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우선적으로 프레디를 설득하거나 유도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자 레이는 힘없이 침대에 누워 하염없이 천장을 응시한다.


시간이 흘러 전대미문 규모의 연합 함대가 목적지 인근까지 도달하였다. 루카스와 토게브는 화상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다. 루카스가 토게브에게 말을 전하고 있었다.


“우선, 우리 테라 제국을 지켜주기 위해 이렇게 전쟁에 참여해주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도착할 행성의 사령관에게는 모든 내용을 이미 전달해 두었습니다. 작전 통제권 또한 이전시켜 두었습니다.”


“우리는 공통된 악에 맞서 싸우는 전우나 마찬가지 입니다. 일전에 말했듯, 우리 정찰부대는 당신들의 영역에 있는 유물을 찾으러 다닐 것입니다.”


“그건에 대해서 이미 확인했습니다. 부디 꼭 찾아주시길···”


“인간들의 말중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무운을 빕니다.”


“룬의 전사들에게도 무운을 빕니다. 그럼, 우리 제국의 병사들을 잘 부탁합니다”


이들의 화상 통신은 인사를 끝으로 마무리 되었다. 룬족은 힘든 상황에서도 최대한 많은 병력을 끌고 왔지만, 행성 두개를 커버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렇기에 제국은 룬족에게 병력을 충원시켜주었다.


통신이 끝난 뒤, 루카스는 함대를 이끌고 맡기로 했던 행성을 향해 이동하였다. 그는 이동하면서 토게브가 향한 행성에게 연락을 통신을 연결하였다. 이번 전쟁은 행성간 연락이 아주 중요한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장거리 통신도 필요했다. 다만, 인류가 룬족의 기술력을 카피하기에 역부족이었기 때문에, 이전에 룬족이 건내준 초장거리 통신 기술을 구현하는데 실패했다.


그렇기에 프레디는 룬족의 초장거리 통신 기술을 부탁했으나, 토게브는 절충안으로 기기만 대여해 주는 것으로 일단락시켰다. 프레디 입장에서는 아쉬웠지만, 억지로 요청할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렇게 토게브가 초장거리 통신 장치를 빌려준 덕분에 루카스가 먼거리에 있는 행성의 사령관과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루카스가 사령관에게 말한다.


“너희들의 목적을 잊지마라. 승리는 물론이고, 그들의 기술력을 최대한 확보해라. 전쟁중이라 물건 몇개가 없어져도 모를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구현해내기 어려울지라도, 영원히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날을 위한 초석이라 생각해라.”


화면 너머 사령관은 힘차게 대답한다.


“이미 작전조를 준비해두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목적을 완수할 것입니다.”


“그래··· 모든 것이 제국을 위한 일이다. 너희 손에 제국의 안위가 달려 있다는 것을 잊지마라. 명심해라. 너희가 하는 것은 도둑질이 아니다. 제국 시민의 평화와 안녕을 위함이다. 알겠느냐.”


“물론입니다!! 목적을 위해서 목숨을 버릴 각오까지 되어 있습니다!!”


“좋다. 허나, 전쟁의 승리가 우선이니 이 또한 명심해야 할 것니다. 승리를 위해 그들에게 최대한 협조해라.”


“예, 알겠습니다!!”


루카스는 곧바로 통신을 종료하였다. 그리고, 이들의 눈 앞에 드디어 목적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루카스는 다소 긴장되는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때가 되었다···”


# 테라 A site


두 세력이 막아야하는 행성은 각자 두군데이다. 각자의 방어 행성은 각각 테라 A, B site 그리고 룬 A, B site 라고 명명하였다. 테라의 함대는 계획대로 2개로 나눠졌고, 루카스는 그 중 A site로 향했다.


다가오는 적의 규모가 클 것이라 예상된 만큼, 테라의 군대는 각 행성의 최소한의 병력만 남기고 모두 차출되었다. 그만큼 이번에 꾸려진 군대의 규모는 역대급이었다.


제국의 대규모 함대가 목적지인 행성에 들어서자 행성의 밤 하늘은 그날 유독 밝게 빛났다. 수많은 함선들이 행성 밖 우주에 대기중이었기에 밤이 지났음에도 밝게 빛났다.


루카스가 이끄는 함대가 도착하기전에 행성에서는 만반의 준비를 미리 해놓았지만, 루카스는 여전히 분주하게 움직였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미련을 남기기 싫었던 탓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들이 자리를 잡고 적이 다가오길 기다리고 있을 때, 저 멀리서 거대한 운석 크기의 우주선이 수많은 괴물들에게 둘러싸인채 다가온다. 루카스가 있는 상황 통제실 화면에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고, 루카스가 중얼 거린다.


“이번에는 너희들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크리퍼···”


루카스는 지난날의 치욕을 떠올리며, 그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찬 채 일그러진다. 그리고, 루카스는 모든 장성, 장교들에게 소리친다.


“모두 마지막으로 최종 점검 단계로 들어간다!! 전투 도중 변명은 불허한다!! 지금이라도 좋으니 실수나 부족한 것을 보고해라!! 지금하는 변명은 무엇이든 문제삼지 않겠다!!”


루카스의 말에 모든 장성, 장교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우주 밖에 함대는 물론이고, 지상에 대기중인 모든 병사들도 바쁘게 움직였다. 그리고, 행성에서 약간 떨어져있는 곳에서 레이역시 이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테라의 기사들은 아직 행성으로 진입하지 않았다. 권속이 가는 곳에 가디언 기사단이 가야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레이만 대기할 생각이었지만, 최악의 경우 리암 혼자 레이 몫까지 담당해야 했기에 기사들이 후진입 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레이의 양 옆에는 여전히 크리스와 라이언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 역시 저 멀리서 다가오는 거대한 우주선을 바라본다. 이미 한차례 본적 있는 크리스가 레이에게 말한다.


“레이, 축하한다. 베라이엘을 본 그날 하늘에 떠있던 우주선이네. 일단, 1단계 통과다. 자··· 이제 권속이 있는 곳에 그자식이 있으면 된다.”


레이는 저 멀리서 다가오는 망령의성을 바라본다. 비록 영상을 통해 바라보고 있었지만, 레이의 눈에는 바로 앞에서 보는 것처럼 뚜렷하게 보였다.


레이는 지난날을 떠올린다. 그날 이후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다. 살아온 세월에 비하면 훨씬 적은 시간이었지만, 영겁의 시간처럼, 영원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죽기를 각오하고 훈련했고, 죽기를 각오하고 적들과 싸웠다. 그 결과, 감히 인류의 정점에 섰다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사이에 사랑하는 동료의 죽음을 목격했고, 그 동료를 제손으로 죽였다. 그리고, 연인의 죽음을 목도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쏟아날 구멍이 있다 했던가. 이 꼬인 실타레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생겼고, 이 전쟁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레이는 베라이엘을 향한 증오심과 목적을 향한 갈망이 공존하는 감정을 느낀다.


크리스가 레이에게 묻는다.


“레이, 긴장되냐?”


“그럴리가··· 오랫동안 기다려 왔잖아.”


“확률은 반반인데··· 나까지 떨리네.”


레이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그 녀석이라면··· 내가 있는 곳으로 올거야. 반드시···”


레이는 그날 느꼈다. 그의 집착과 악의를 말이다. 제국의 운명이 걸린 이 전쟁은 그가 뿌린 씨앗을 거두기에 충분히 어울리는 무대가 되었다. 레이는 베라이엘이 이 기회를 놓칠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레이는 속으로 생각한다.


‘그렇지? 베라이엘···’


작가의말

모두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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