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야기꾼90 님의 서재입니다.

스페이스 나이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이야기꾼90
그림/삽화
RISing
작품등록일 :
2023.12.18 21:27
최근연재일 :
2024.05.22 22:00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4,556
추천수 :
267
글자수 :
698,055

작성
24.05.01 22:00
조회
8
추천
1
글자
12쪽

#104

DUMMY

라일라의 표정은 사람이 지을 수 있는 그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공포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표정일지도 모른다. 레이는 놀란 눈을 하며, 침대에서 떨어진다. 그리고, 앉은 채로 뒤로 물러난다. 레이는 이것이 현실이 아닌 것을 알기에, 깨어나기 위해 눈을 강하게 감았다가 뜬다. 하지만, 레이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라일라는 어느새 부패하고 있는 얼굴을 하고 레이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몸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고, 좌우로 비틀비틀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바닥에서는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불쾌하게 귀에 들어온다. 근처까지 다가온 그녀가 레이를 원망하듯 말한다.


“레이··· 네가 로건에게 자비를 배풀지 않았다면··· 나는 죽지 않았을거야··· 나는 너를 증오해···”


레이는 눈물을 흘리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한다.


“미··· 미안해··· 미안해··· 라일라··· 정말···”


라일라의 모습을 한 그녀는 어느새 레이의 눈앞까지 온다. 레이의 등 뒤는 바로 벽에 막혀있었고, 더이상 물러설 공간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살점이 없는 얼굴로 기괴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아니야··· 이제 내가 있는 곳으로 오면 돼··· 우리 사랑했잖아? 그러니···”


레이는 떨리는 손으로 허리춤에 있는 단검을 빼든다. 무척이나 손이 떨린 탓에 레이는 단검을 한번 떨어트린다. 레이가 다시 주우려고 할 때, 그녀가 단검을 집는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나를 또 죽이려고?”


“내가 한게··· 아니야···”


레이의 표정은 아까와 달라지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고통에 몸부림치는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니야 레이. 네가 하지 않았지만, 네 탓이야. 지금도 말이지···!”


라일라의 모습을 한 그녀는 단검을 거꾸로 쥐고, 자신의 목을 찌른다. 그러자, 검은색의 피가 흘러 바닥에 떨어진다. 레이는 순간 소리쳐 외친다.


“안돼!!”


레이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이번에는 베라이엘이 근처에 보인다. 그는 거대한 낫을 들고 있었고, 그의 앞에는 레이의 가족과 라일라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레이는 잠시 상황파악을 못했지만, 베라이엘이 낫을 들어 올렸을 때, 앞으로의 상황이 이해가 됐다. 레이는 지금 현실과 허상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피폐해져갔다. 그리고, 마치 꿈속에 있는것처럼 몸이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렇게 레이가 몸부림치고 있을 때, 베라이엘은 낫으로 레이의 가족을 하나하나 죽였다.


그럴때마다 레이는 단말마를 외쳤지만, 이상하게도 자신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저 가족들이 비명을 지르며 고통속에 죽어가는 소리만 울려 퍼질 뿐이었다. 그리고, 라일라의 죽음을 다시한번 눈 앞에 펼쳐졌을 때, 레이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레이는 고통스러웠던 그 허상 속에서 풀려났다. 레이가 무릎을 꿇고 허망한 표정으로 눈에 초점이 풀려있었다. 그리고, 검을 쥔채 하염없이 바닥만을 응시하였다. 레이의 앞에 베라이엘이 천천히 걸어온다. 그리고, 몸을 부르르 떨며 레이에게 말한다.


“이··· 이런 고통속에 살았나 레이 라일리··· 자네가 준 이 쾌락은 내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 걸세···”


“...”


레이는 들리는지 안들리는지 알 수 없었다. 여전히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베라이엘은 곧바로 레이를 죽일 수 있었지만, 전의를 상실한 레이를 곧바로 죽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는 아주 오랫동안 고대했던 이 순간을 즐기기 시작한다. 우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에 거대한 낫을 휘둘러 레이의 허벅지를 찌른다. 레이는 정신이 나간 탓인지 비명 하나 지르지 못했다. 그런 레이의 모습을 베라이엘이 좋아할리가 없었다. 베라이엘이 낮음 목소리로 말한다.


“너무 지나쳤나 보군. 망가졌어···”


베라이엘은 혀를 차는 소리를 내며 말한다.


“이렇게 멘탈이 약해서야···”


베라이엘은 어떻게 할지 고민하기 시작할 때, 저 멀리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레이!!!”


베라이엘은 그녀가 누군지 몰랐지만,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사람은 이블린 이었다. 그녀는 다급한 표정으로 레이를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그녀를 보자 베라이엘은 좋은 생각이 떠오른듯 기괴한 미소를 짓는다.


# 테라 A site 방어성


지휘 통제실은 지금 전쟁이후 어느때보다 정신이 없었다. 루카스와 발카 장군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신 없이 움직인다. 그러자 통신병 앞에 놓인 통신기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기는 서쪽 성문이다. 군단장과의 교전에서 아군이 승리했다!! 반복한다. 서쪽 문은 안정화로 진입한다!!”


오랜만에 희소식에 루카스와 발카 장군의 얼굴에 미소가 드리운다. 그리고, 이번에는 남쪽으로부터 통신이 연결된다.


“여기는 남쪽 성문이다. 적 군단장으로 보이는 크리퍼 하나를 사살했다. 곧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곧 다시 보고를··· 어!!”


갑자기 말을 중단하자 루카스가 직접 통신기에 말을 한다.


“나는 총사령관 루카스다!! 무슨일이냐!!”


루카스의 표정에는 불안함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곧 지휘관이 왜 말을 중단했는지 알게 된다.


“이겼다!!!! 승리했다!!!!”


루카스의 표정에는 다시 기쁨으로 가득차있었다. 군단장들이 수세에 몰리자 변이까지 했지만, 고위 기사들과 다수의 상급기사 그리고, 후방 지원으로 군단장들을 어렵사리 처치할 수 있었다. 몇몇 고위 기사는 중상 혹은 사망 했고, 상급 기사의 다수가 사망했지만, 그들의 희생 덕분에 인류는 승리를 향해 한발자국 걸어갈 수 있었다.


지휘 통제실 내부는 거의 축제 분위기였다. 동쪽 성문은 레이가 옛저녁에 군단장들을 몰살시켰다. 그것도 아무런 희생도 없이 말이다. 보고로 들은 바에 의하면, 레이는 지금 권속과 대결중이라고 들었다. 루카스는 그쪽은 레이를 믿고, 자신이 해야할일에 최선을 다해 집중한다. 그리고, 통신기로부터 북쪽 성문의 소식이 들려온다.


“여··· 여기는 부··· 북쪽 성문이다··· 거대한··· 거인이···”


통신기 너머에서 큰 굉음이 들려온다. 그리고 곧 축제 분위기는 사라진다. 통신기 너머에서 들려왔던 목소리가 달라졌다.


“여기는 북쪽 성문입니다!! 방금 이곳 지휘관이 돌덩이에 깔려 사망했습니다!! 군법대로 지금부터 제가 이곳을 지휘하겠습니다!! 아까 보고드린 거인이 쓰러지지 않아 성문까지 당도했고, 성벽을 무너트렸습니다!!’


루카스가 급한 표정으로 묻는다.


“그곳을 지키던 기사들과 병사들은 어떻게 됐나!!! 아군 피해 상황을 보고해라!!”


“기사들과 병사들의 피해가 적지 않습니다!! 각각 1/4가량 중상 혹은 사망했습니다!! 현재 미사일과 에너지포를 집중타격하고 있고, 기사들이 전면에서 싸우고 있지만, 아직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무너진 성벽으로 크리퍼들이 밀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원 병력이 필요합니다!!”


루카스는 통신병들에게 명령한다.


“지금 당장 모든 지역에 병사들과 기사들을 여유가 되는 만큼 선별해서 빠르게 북쪽으로 보내라고 전해라!!! 북쪽이 무너지면 모두가 끝이다!!! 당장!!!”


루카스는 책상을 내리치며 말한다.


“젠장!!!! 거기 너!!! 너는 지금 당장 로얄 기사단에게 연락해서 이쪽으로 진입하라 일러라!!”


“예 알겠습니다!!!”


통신병이 로얄기사단에 연락하고 루카스에게 다가와 보고를 시작한다.


“현재, 로얄 기사단은 B site에 급하게 지원을 갔다고 합니다.”


“뭐? 이런 젠장!!! 우선 우리끼리 해결해봐야겠군. 발카 장군!!”


“예!! 총사령관님!!”


“저쪽 행성의 상황을 파악해서 보고하도록 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발카는 곧바로 통신기로 향한다. 루카스는 모니터 화면에 비춰진 거대한 괴물이 날뛰는 것을 보고 이를 강하게 물어 분노를 삼켜낸다. 그리고, 눈을 감고 심호흡을한다. 그는 속으로 생각을 정리한다.


‘침착하자··· 내가 무너지면, 지휘 통제실까지 삽시간에 무너질거다··· 나까지 무너지면 안된다.’


루카스는 심호흡을 하며 주변을 관찰한다. 그리고, 다시 생각한다.


‘공포는 결코 아래서 위로 올라오지 않는다. 나만이 이곳을 정리할 수 있다···’


루카스는 기사들의 수를 파악하고, 상황을 정리한다.


“지금 당장 지원 가는 고위 기사들의 수를 확인해라!!”


장교는 기사들의 수를 파악해 루카스에게 알린다.


“그정도면··· 할만할지도 모른다. 저렇게 집중포화를 당했는데 멀쩡할리가 없다. 내성쪽 탱크들을 전진 배치해서 저 괴물에게 쏟아부어라!!! 어차피 내성이 무너지면 탱크가 몇대가 있든 중요하지 않다!!! 저런 괴물한테 성벽은 중요하지 않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북쪽 병력들은 당장 후퇴시켜라!! 지원을 가는 기사들 역시 탱크 부대와 함께 싸운다. 저녀석이 쓰러지면···”


루카스는 마른 침을 삼켜낸 뒤, 말한다.


“그땐··· 내성에서 최후를 대비한다···”


루카스의 말에 지휘 통제실 안에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한다. 내성은 최후의 방어선이다. 이곳까지 들어 왔다는건 사실 패배에 가까워졌음을 의미했다. 루카스의 말에 서남동쪽의 외성에 있던 병력들이 후퇴할 준비를 한다.


# 크리스 일행


크리스는 기사들을 데리고, 작전 지역으로 향한다. 이들의 얼굴에는 피로로 가득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그 누구도 힘들다 불평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 전쟁에서 지면, 남은건 인류의 멸망을 지켜보는 것 밖에 없었다. 거의 모든 병력을 끌고 왔다. 이정도도 감당 못하는데, 전쟁터는 이 행성이 전부가 아니다.


적들은 생각보다 더 많았고, 생각보다 더 강했다. 그렇게 이들이 최선을 다하고자 할때, 크리스 앞에서 달려가던 어느 기사가 발걸음을 멈춘다. 크리스는 가장 뒤에서 뛰었기에 그 기사가 멈춘 것을 보고 덩달아 멈춘다. 크리스가 그 기사를 보고 묻는다.


“무슨일이지?”


그 기사는 투구를 벗는다. 그자는 이블린 이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각오가 가득차있었다.


“난 돌아갈거야.”


“뭐?”


크리스가 그녀 앞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칼을 빼들어 그녀의 목에 겨눈다.


“전시에 명령 불복종은 즉결 처형이다. 헛소리말고 빨리 움직여. 아무리 너라도 용납할 수 없다.”


“아까는 나도 모르게 레이의 말에 따랐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곳에 레이를 혼자 두고 오는게 아니었어.”


이블린이 목적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려하자 크리스의 검이 그녀의 얼굴에 스친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걸어가는 그녀에게 크리스가 말한다.


“네가 가도 할 수 있는건 없다. 오히려 인질이 안되는 것이 도와주는거다. 허튼 생각 집어 치워.”


이블린은 크리스의 눈앞에 다가가 또렷한 눈동자를 한채 대답한다.


“단 한번의 공격을 막아줄 수 있다면, 난 기꺼이 희생하겠어. 레이는 지쳤어. 내가 필요할거야.”


“네가 가봐야 죽음 뿐이야!!! 레이는 이기고 돌아올거야!!! 네가 할일에 집중해 이블린!!!”


“아니. 레이는 내가 필요해.”


“그걸 니가 어떻게 아는데!!!”


이블린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뒤돌아 레이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간다.


“여자의 감이라고 해둘게. 그럼···”


크리스는 차마 그녀를 죽이지도 잡지도 못했다. 그녀가 떠나가자 크리스는 작전 지역과 레이가 있는 곳을 번갈아 가며 본다. 그리고, 곧 가야할 곳을 선택한다.


작가의말

휴일 잘 보내셨나요~~ 내일부터 다시 화이팅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스페이스 나이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표지 수정 공지 24.01.23 18 0 -
공지 삽화 업로드 관련 사항 23.12.25 94 0 -
119 #119 마지막화 24.05.22 1 0 10쪽
118 #118 24.05.21 2 0 13쪽
117 #117 24.05.20 3 0 12쪽
116 #116 24.05.17 4 0 12쪽
115 #115 24.05.16 4 0 12쪽
114 #114 24.05.15 4 0 12쪽
113 #113 24.05.14 3 0 12쪽
112 #112 24.05.13 9 0 13쪽
111 #111 24.05.10 5 1 15쪽
110 #110 24.05.09 6 1 13쪽
109 #109 24.05.08 5 1 13쪽
108 #108 24.05.07 7 1 13쪽
107 #107 24.05.06 6 1 13쪽
106 #106 24.05.03 7 1 14쪽
105 #105 24.05.02 7 0 12쪽
» #104 24.05.01 9 1 12쪽
103 #103 24.04.30 9 1 14쪽
102 #102 +1 24.04.29 11 1 13쪽
101 #101 +1 24.04.26 9 1 12쪽
100 #100 +1 24.04.25 10 1 14쪽
99 #99 24.04.24 10 1 14쪽
98 #98 24.04.23 8 1 13쪽
97 #97 24.04.22 8 1 13쪽
96 #96 24.04.19 13 1 14쪽
95 #95 24.04.18 13 1 13쪽
94 #94 24.04.17 10 1 12쪽
93 #93 24.04.16 8 1 13쪽
92 #92 24.04.15 10 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