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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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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ing
작품등록일 :
2023.12.18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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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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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464

작성
24.04.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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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95

DUMMY

# 황궁 회의실


프레디와 실무자들 그리고 토게브와 동행자들이 오늘도 어김없이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쉴틈 없이 회의를 해온 덕분에, 어느 순간부터는 제정신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인류 전체의 운명이 달린 만큼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잠을 잘 틈은 있었지만, 프레디만큼은 그렇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힘든 것은 프레디 일 것이다.


프레디는 대부분의 국정에 관여 한다. 한순간이라도 놓는 순간 제국의 순항은 틀어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아무리 머리가 아프고 육신이 힘들더라도 반드시 해야할 일은 본인 손으로 해내고야 만다. 이러한 사정이야 실무자들 역시 다르지 않지만, 그들은 각자의 전문 분야가 정해져있다. 프레디처럼 다채롭게 관여하지 않는다. 그덕분에 프레디의 일은 줄어들지 않았다. 최근에야 루카스에게 몇가지의 일을 맡기게 되었지만, 그것마저도 충분한 때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물려준 것이다. 프레디는 타인에게 무자비한 만큼 스스로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밀었다. 프레디는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힘든 시기에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전쟁 준비의 끝이 도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늘 회의를 시작할때 토게브가 그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아몬의 군대가 움직이려 하고 있습니다. 이 행성의 시간으로 12일 뒤면, 진군할 것입니다.”


“이순간이 기어코 오는군요··· 그들이 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여유롭지는 않군요.”


“테라 측에서는 출정 준비가 끝났습니까?”


프레디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당장이라도 출발할 수 있도록 항시 대기중입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바로 출발 합시다.”


프레디는 루카스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토게브 일행은 출항하기 위해 곧장 우주선이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프레디는 곧바로 세 기사단의 단장들을 불렀다. 이들은 프레디의 앞에 무릎을 꿇고 예의를 갖춘다.


“그동안 준비하느라 고생 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임을 명심해라. 저들을 막아내고 나에게 승리를 가져오너라.”


이들은 모두 경례를 하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려 한다. 그러자 프레디는 에단을 불러세운다. 에단을 제외한 나머지들은 모두 밖으로 나갔으나, 에단만이 다시 돌아온다. 프레디는 에단에게 말한다.


“그 물건은 잘 챙겼느냐?”


“저들이 눈치 채지 못하며 물건을 잘 밀폐시켰습니다.”


프레디는 토게브에게 도움을 요청하자마자 곧바로 길티를 불렀다. 저들은 유물을 감지하는 기술이 발달했으니, 그 기술을 방해할 밀폐장치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길티는 때에 맞춰서 제작에 성공할 수 있었다. 프레디는 에단에게 말을 이어간다.


“레이 라일리를 잘 감시해라. 그리고, 레이 라일리가 숨기고 있는 비밀을 알아와라. 그렇게 한다면,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겠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에단은 그대로 밖으로 빠져나온다.


원래 같았으면 출정식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프레디는 굳이 식을 강행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애초에 출정식은 무리이기도 했다. 크리퍼들의 움직을 예측하기 어려웠기에, 언제 급하게 출발할지 몰라 이미 모든 병사들은 우주의 함선 안에 탑승해서 생활하고 있었다. 여차하면 차원문을 이용하면 될일이었지만, 프레디는 영혼까지 끌어 모은 마지막 지원군을 생각해서 최대한 아끼고 싶었다.


다만, 기사들은 최대한의 훈련을 위해 지상에 머물러있었다. 이들의 수는 병사들에 비하면 비교적 많지 않았기 때문에, 탑승하는데까지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테라와 룬족의 연합 함대가 전쟁터를 향해 출정하였다. 이는 테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출정으로 기억된다. 프레디는 황궁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한참을 그곳에서 하늘을 응시하였다. 마치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 같았다.


# 망령의성


베라이엘의 명령에 따라 크리퍼들이 망령의성이나 수송 크리퍼에게 탑승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수많은 비행 크리퍼들이 행성을 감싸고 있다. 행성이 잘 안보일 만큼의 거대한 규모의 크리퍼들이 전쟁을 기다리고 있다.


폴칸 역시 마찬가지로 대규모의 병력들을 태우고 있었다. 두 세력이 지닌 병력은 그 끝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지난번에 테라와의 전투에서 구성했던 병력보다 훨씬 다채롭고, 수가 많았다. 그만큼 이번 임무는 중요했고, 만약 이번 임무에 실패한다면, 유물을 확보하지 못한 아몬은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했다. 베라이엘이 이번 임무의 키를 잡고 있었기에, 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였다.


그리고, 모든 병력들이 출발할 준비를 완료하였다. 베라이엘은 신경망을 이용하여 휘하의 모든 크리퍼들에게 출정 명령을 전달한다.


“위대한 아몬께서 말씀하셨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을 파괴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너희들의 눈 앞에 적의 피와 살을 뜯어라··· 너희들이 가는길에는 시체조차 남지 않을 것이다. 이번 출정으로 인간들은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베라이엘은 미소를 지으며 명령을 이어간다.


“자··· 출발하라 나의 병사들이여.”


베라이엘이 명령하자 셀수 없이 수많은 크리퍼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무척이나 혐오스러웠다. 크리퍼들이 흥분해서 나는 기괴한 소리는 마치 우주에서도 울려퍼지는 것 같았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순간이었는지 이들은 수송선이나 성 안에서 흥분감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눈앞에 적이 나타나면 뼈조차도 남기지 않을 기세였다.


베라이엘이 이번 임무의 중요성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권속으로써 첫 활동인 만큼 어색할만도 했지만, 이미 제1군단장 시절 어비스의 많은 것에 도와주었던 덕에 손에 익어 준비를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었다. 임무를 완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베라이엘이 기대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베라이엘은 사악하고 기괴한 미소를 짓는다.


‘레이 라일리··· 오랫동안 참아왔다. 그리고 오랫동안 즐거웠다. 네 죽음으로 내 쾌락은 완성 될 것이니 기대하고 있겠다···’


베라이엘은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다. 이번 전쟁터에서 그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만약 프레디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이번 작전을 계획하는 것이 훨씬 쉬웠을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베라이엘은 레이가 있는 곳에 가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둘은 확실하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 테라의 함선 내부


레이 역시 전쟁터로 가는 함선 안에서 우주를 바라보며 생각하였다. 함선이 목적지로 향해 조금씩 다가갈때마다 그는 심장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그 역시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번 전쟁터에서 베라이엘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레이는 베라이엘과는 다르게 당연하게도 미소를 짓지는 못했다. 그는 화가난 표정으로 그를 떠올리며 다짐하였다.


‘베라이엘··· 온몸을 찢어주겠다···’


레이는 지난날들을 떠올린다.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악몽에서 자유로웠던 적이 거의 없었다. 매일같이 꿈속에 나타나는 베라이엘과 그의 손에 죽어가는 가족들의 모습은 시간이 지나도 결코 익숙해지는법이 없었다. 항상 고통스러웠고, 항상 슬픔 속에 살아왔다. 이제 레이는 베라이엘을 죽이고 그 고통 속에서 해방되기를 바랐다.


레이가 이렇게 생각을 이어가고 있을 때, 크리스가 다가와 말을 걸어온다.


“뭐해?”


레이는 크리스를 쳐다보며 대답한다.


“아냐 아무것도.”


“아니긴, 표정을 보아하니 그놈 생각하는구만.”


레이가 어떻게 알았냐는 표정을 하자 크리스가 웃으며 말한다.


“네놈 표정은 딱보면 견적이 나와. 모르는게 이상한거야. 아··· 아마 라이언은 모를지도”


“형은 긴장 안돼?”


“이제 네가 상대했던 그 권속이라는 놈만 아니면 문제없다. 그리고, 이번에 프레디가 아주 마음을 먹었잖아. 이 병력을 가지고 우리가 질 수 있을까?”


크리스는 창문 너머에 우주 속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함선과 수송선 그리고 우주 전투기를 가리킨다. 그리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


“기사들도 쟁쟁한 놈들 죄다 징집됐잖아. 걱정할 이유가 없지.”


레이는 크리스에게 베라이엘에 대해서 묻는다.


“형이 봤던 베라이엘은 어떤거 같아? 내가 이길 수 있겠지?”


크리스는 레이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말한다.


“그녀석 정도는 이제 나 하나로도 충분한데 뭐가 걱정이야. 뭣하면 형이 처리해줄까? 딱 제압해서 산 채로 내 눈앞에 데려다줄게”


크리스의 말에 레이는 긴장을 풀듯 피식 웃어버린다.


“고마워. 그래도 역시 내손으로 하고싶어.”


크리스가 이런 자신감을 보일 수 있는 것은 최근 고위기사로써 더 많은 성취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베라이엘이 보여주지 않은 힘이 있었기에 크리스의 판단은 아주 맞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 둘이 생각하는 베라이엘은 현실과 많이 달랐다. 레이 조차도 베라이엘이 더 강해져봐야 자신보다는 훨씬 아래일 것이라 예상했다. 이제 시간만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크리스는 레이의 방 내부를 살펴본다. 그가 보기에 레이의 방은 여전히 심심했다. 크리스는 말한다.


“어찌 남자 방에 여자 사진 하나 없는게 말이 돼? 레이, 형이 아끼는거 하나 빌려줄테니까 여기다 딱 붙이자.”


레이는 손을 저으며 대답한다.


“아니야 아니야 됐어 남사스럽게.”


“얼씨구. 이 X끼 말하는거 보니까 안되겠어.”


크리스는 순식간에 자신의 방까지 갔다가 포스터 하나를 들고 왔다. 그리고, 레이의 침대 옆에 붙인다. 그리고 손을 털며 감탄하며 말한다.


“이거지. 이래야 남자의 방이지. 분위기가 딱 살지 않냐?”


그렇게 감탄하고 있을때, 레이가 포스터를 처리하기도 전에 누군가 방에 들어온다.


“레이~ 뭐해···. 응?”


들어온 사람은 이블린이었고, 레이 침대 옆에 붙은 거대한 포스터 사진을 보고 얼굴이 붉어진다. 마침 레이가 손을 대고 있는 모습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녀는 한마디를 하고 자리에서 벗어난다.


“레이··· 너···.”


크리스는 그 모습을 보고 숙소가 떠나가라 웃기 시작했고, 레이는 놀란 눈으로 이블린이 떠난 자리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이블린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생각했다.


‘레이··· 취향이··· 저렇게 큰···’


그리고 이블린은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레이를 향한 이블린의 오해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레이는 이마를 부여잡는다. 크리스는 옆에서 괜찮다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크리스의 눈에 특이한게 눈에 보인다. 크리스는 책상 위에 놓여진 어떤 장치를 들어 올리며 묻는다.


“레이? 이게 뭐야?”


레이는 크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다. 크리스가 들고 있는 것은 매튜가 만들어준 렉샤 컨트롤 장치였다. 레이는 렉샤를 미세하게 조절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은 반면, 그 효과도 우수하다는 것도 알아냈다. 그래서, 8번째 서클을 만든 이후에도 계속해서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훈련을 이어왔다. 레이는 잠시 멍때린 후, 왜 몰랐냐는 표정으로 말한다.


“아···! 형, 그게 뭐냐면 아니지 라이언도 부르자.”


크리스는 레이가 갑작스레 흥분하자 오히려 놀란 표정으로 대답한다.


“어···? 어 그래.”


그렇게 크리스와 라이언이 레이의 방에 들어온다. 함선의 크기가 무척이나 커서, 개인 숙소는 어느정도 여유롭게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라이언까지 들어오니 방이 무척이나 좁게 느껴진다. 크리스는 답답했는지 괜히 핀잔을 준다.


“너는 그놈의 근육좀 어떻게 빼면 안되냐? 좁아!!”


“노란놈 생각없다. 이건 실전 압축 근육이라고 하는 것이다. 네놈의 보잘것없는 그 몸뚱아리에 비하면 아주 훌륭하다.”


“저··· 형들? 내 말좀 들어줄래?”


레이가 말하자 둘은 일제히 레이를 쳐다본다. 그리고 레이는 장치의 목적과 효과 그리고 장치를 다루는 법을 알려주었다. 이 둘은 레이의 설명이 이어질수록 더욱 더 집중했다. 분명 전투에 큰 도움이 될 훈련들이었다. 라이언의 전투 스타일은 호쾌했지만, 나름대로 컨트롤에 신경을 쓴다. 그렇지 않으면 고위기사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이 장치로 훈련을 하면 더 강해질 것은 불보듯 뻔했다. 크리스가 먼저 입을 뗀다.


“내가 먼저 쓰겠다. 라이언.”


“무슨 소리냐!! 내가 먼저 쓰겠다!!”


크리스는 나이를 들먹인다.


“내가 제일 연장자니 내가 먼저 쓰는게 맞다.”


“가는데 순서 없다.”


“어쭈 오랜만에 한번 정리해줘?”


라이언이 손을 풀며 말한다.


“맞는 말이다. 쳐 맞는말. 노란놈 그동안 너무 오냐오냐 컸다.”


이 둘이 점점 싸울 기세로 이야기하자 레이가 중재에 나선다.


“저 형들? 그냥 가위바위보 하시죠.”


작가의말

곧... 100화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ㅠㅠ


그리고, 이제 곧 주말이네요 ㅎㅎ 모두 조금만 더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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