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야기꾼90 님의 서재입니다.

스페이스 나이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새글

이야기꾼90
그림/삽화
RISing
작품등록일 :
2023.12.18 21:27
최근연재일 :
2024.05.21 22:00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4,538
추천수 :
267
글자수 :
693,464

작성
24.03.22 22:00
조회
13
추천
1
글자
14쪽

#76

DUMMY

레이와 대화를 나눈 이후 로건의 표정은 점점 더 안좋아지고 있었다. 레이가 아무것도 이야기해주지 않았지만, 로건의 표정은 점차 확신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레이가 연구동에서 돌아온 뒤, 우연히 들은 매튜와 레이의 대화는 로건에게 상당히 관심이 갔다.


고위기사들은 큰 것보다 작은것에 신경쓰는 훈련을 주로 한다. 시력 강화는 단순히 먼것을 보고, 빠른것을 감지하는 역할에 국한되지 않는다.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관찰 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게 되면, 오늘 로건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상대방의 거짓말이나 심리상태를 알 수 있다. 물론, 이 기술은 거짓말 탐지기가 아니다. 정황상 상대방의 거짓말을 유추하는데 도움을 줄 뿐이다. 당황하는 표정을 지어도, 심장이 빠르게 뛰어도 이유는 얼마든지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오늘 레이가 보여준 심리 변화는 거짓말로 확신하기에 충분한 근거들이 있었다.


레이 또한 시력 강화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오늘 로건이 보여준 것처럼 활용해본 경험이 없었을 뿐이다. 그렇기에 레이는 철저하게 숨기지 못했다. 그리고, 로건이 피폐해진 이유를 알지 못했기에 일방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로건이 어찌하여 자신을 딱 꼬집어서 추궁하는지 레이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치 속을 들여다 보는 듯한 로건의 추궁은 발가벗겨진 기분까지 들게하였다.


로건은 자신의 개인 기숙사로 들어갔다. 그리고, 무언가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로건은 근래 임무를 떠날 일이 없었다. 딱히, 로건의 멘탈을 고려해서 임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로건의 조는 레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기사단 내에서도 최고 전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만큼 이들의 활용 가치는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최근 크리퍼들과 전투이후, 혹시라도 기사단의 위치가 발각될까 우려되어 임무를 떠나보내는 것에 부담이 되었다. 로건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단원들은 임무를 할당 받지 않았다.


프레디는 당분간 그림자 기사단에게 명령할 일은 없을것이라고 에단에게 일러두었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동에는 현재 샘플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명령했다. 연구동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황제의 명령은 절대적이었기에 아무도 불만을 표하지는 않았다.


기사단 주둔지는 항상 어둡기 때문에, 항상 저녁과도 같다. 그렇다고해서 대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행성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행성 밖에서는 지상을 파악할 수 없었지만, 반대로 행성 내 지상에서는 우주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 행성은 비밀리에 무언가를 도모하기에 최선인 것이었다.


주둔지 내에는 중앙 시계가 설치되어 있다. 이 시계를 보고 기사들은 저녁인지 오전인지를 파악한다. 그렇게 기사단 주둔지에 저녁이 찾아왔다. 이시간이 되면 모두 숙소로 돌아가야한다. 만약 더 훈련을 하고 싶다면, 실내 훈련실로 들어가야한다. 주둔지 내 야외 훈련실의 조명을 꺼야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저녁에 훈련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모두가 취침을 준비하고 있을만큼 조용한 순간 로건은 갑옷과 투구를 챙겨 입는다. 그리고, 무기를 들어 밖으로 향한다. 아무리 이들이 인류 최강들의 모임이라고 해도, 이들은 엄연히 테라의 군대 소속이다. 그렇기에 보초병은 언제나 존재했다. 사람키보다 조금 더 큰 담벼락이 둘러쳐져있었고, 담벼락 위로 감지기가 설치되어있다. 그러나, 그림자 이동을 쓰는 자들에게는 이런 시스템과 보초는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애초에 이들은 외부의 침입을 통제하는 것이 목적의 전부였다. 로건은 기척을 죽이고, 아무도 없는 장소로 이동한 뒤 그림자 이동을 통해 벽을 넘어갔다.


로건은 어느정도 주둔지에서 벗어났다고 판단됐는지 연구동을 향해 빠르게 뛰어갔다. 로건의 얼굴은 무척이나 수척했다. 그동안 신경이 쓰여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에이든과 관련된 생각을 할때마다 밀려오는 두통은 점차 약하게 느껴졌고, 이제는 자유롭게 생각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로건은 이렇게되기까지 잠도 거의 못자고, 두통에 시달렸기에 얼굴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로건은 연구동 근처에 도달했다. 그동안 일이 아니라면 이곳에는 오기도 싫었지만, 오늘만큼 이곳이 반갑게 느껴지는 처음이었다. 정확하게는 반갑다기 보다는 진실에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로건은 자신이 상상한 것이 틀리길 그 누구보다 바라고 있었다.


연구동을 지키고 있는 것은 고작해봐야 하급 기사정도이다. 이들은 오감 강화는 상상도 못하고, 기감조차 쓰지 못한다. 그런 이들이 그림자 기사단의 고위기사의 침입을 막을 수 있을리 만무했다. 연구동을 수호하는 다른 세력이 있는지 모르는 것과는 별도로, 로건은 일을 크게 키울 생각이 없었다. 자신의 생각이 틀릴 것이길 바랬기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꿈꾸었다. 부디, 에이든이 정신병자이길 바랬다. 그렇다면, 로건은 에이든을 기꺼이 마음아파 할 것이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진다. 로건은 지금 그 누구보다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었다.


로건은 그림자 이동까지 사용해가며 보초병들의 눈을 속였다. 룬족들이 유적지에서 보여준 기술력이 아니라면, 그림자 이동을 막을 길이 없었다. 아직 연구동 조차 그런 장치를 만들 수 없었고, 만들 필요성을 못느꼈다. 연구동 사람들은 기사단의 침입은 없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미 단원들 몸 안에 여러가지 장치를 조치해두었다. 그리고, 이런 순간이 오지 않게끔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하지만, 자신의 시스템을 맹신한 만큼 로건의 침입은 아무도 예상 할 수 없었다.


로건은 레이가 들어갔다고 했던 연구동 중앙 센터로 향했다. 연구동 내부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센터는 워낙 유명했기에 모르기도 쉽지 않았다. 로건은 어느새 센터 근처까지 도달했다. 센터에 들어가기전 로건은 미리 준비해온 연구동 복장으로 환복하였다. 그리고, 로건은 그림자 이동술로 내부로 잠입하는데 성공한다. 잠입하기전에 기감을 통해 사람이 가장 없는 곳을 찾아냈고, 그곳에서 로건은 그림자 이동을 통해 벽을 통과했다.


로건이 주변을 살피자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길티가 있는 곳으로 가는 문을 향해 걸어간다. 저녁시간임에도 센터 로비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로비에서 연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거나, 쓸데없는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중에는 그림자 기사단을 혐오하는 잡담도 있었다. 하지만, 로건은 냉정하게 일일이 반응하지 않았다. 지금 저들의 이야기는 로건에게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건은 길티가 있는 곳을 향하는 문의 존재만 알고 있다. 애초에 길티와 직접 면담하는 일은 없었기 때문에 얼굴조차 모른다. 아마 단장이나 부단장정도면 알 것이다. 로건이 이 문이 그 문인지 알게된 이유는 사실 별건 없었다. 기감을 통해 건물을 통채로 스캔해보니 구조상 이 문을 거쳐야만 했었다. 일단 길티가 있는 곳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로건은 길티로 가는 문 근처에 있는 아무 의자에 앉아서 생각에 잠긴다. 그도그럴것이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길티 연구실로 향하는 곳은 로비에서도 눈에 띄게 떨어져있었다. 그리고 길티 연구실로 가는문은 씬이나 본인이 아니면 이용할 일이 거의없었다. 만약 저문을 지나가는 일반 연구원이 있다면, 그리 좋은 일은 아닐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로건은 필요 이상의 관심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시선을 느낀 로건은 재빠르게 의자에 앉아서 딴짓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점차 사람들의 시선이 로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사라진 것을 느낀 로건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문제 없이 문 너머로 이동했다. 센터 건물은 무척 넓어서 문마다 그림자 이동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로건은 조용히 움직이며 문을 열었다. 방이 보이는대로 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그곳에는 특히하다고 할만큼 이상한 곳은 아니었다.


분명 레이가 놀랄만큼, 동료들에게 거짓말을 할만큼 특이한게 있어야했다. 로건은 인내심을 가지고 내부를 샅샅히 뒤지기 시작했다. 로건이 한참을 수색에 열중하고 있을 때, 어느 문 앞에 도달한다. 그 문에는 이렇게 써져있었다.


‘기록 보관실’


방의 이름만 놓고 본다면, 특이할게 없어보였다. 연구 건물에 이런 보관실 하나쯤은 있어도 이상할게 없다. 하지만, 로건은 본능적으로 이곳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 내부에서 느껴지는 렉샤 기운은 크리퍼의 것이 아니었다. 이 기운은 동료들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었다. 로건이 침을 삼키며 문을 열었고, 드디어 로건은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로건이 방안에 드러서자 벽면에는 온갖 서적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커다란 유리통에 담겨진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아까 느꼈던 렉샤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로건은 흔들리는 눈동자를 하며, 천천히 모니터 앞으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유리통 안에 들어간 사람의 일대기가 적혀있었다.


# 테라 건국 전 역사


프레디는 루카스와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루카스는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프레디에게 말한다.


“아버지!! 지금 하고 계시는 일은 지나치게 비윤리적입니다!! 어찌···”


“어허!! 루카스!! 우리가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은 지금보다 강력한 군대를 필요로한다. 오로지 우리의 명령에만 충실히 움직이는 그런 군대 말이다.”


“지금 아버지의 군대는 불충하지 않습니다. 이렇게까지 하실필요는 없습니다.”


프레디는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그는 루카스를 혼내기보다 이해시키려 노력한다. 자신의 뜻을 이어받길 원했지 강제로 각인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군대가 불충하다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혁명이후 맞이할 평화의 시대가 길어질수록 군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퇴색될것이다.”


“그것은 그것대로 좋은일이 아니겠습니까? 약해진 군대가 걱정되신다면, 시스템을 만들어 강한 군대를 유지하면 될 일입니다.”


“세상이 통합되면 군대의 적이 사라진다. 그들의 총구는 갈길을 잃을 것이다. 그럼 어디로 향할 것 같으냐.”


“빼앗기지 않게 권력을 손에서 놓지 않으면 되지 않습니까?”


“세상일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네가 공부하고 있는 역대 황제들을 보아라. 그들의 힘은 영원하지 않았다. 대우주 시대는 더더욱 그러하지. 그리고··· 언젠간 인류를 위협할 외계종족과 만나는 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


“여태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높은 지능을 가진 생명체의 등장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프레디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말한다.


“그것을 어찌 장담하느냐. 가위를 살때 한가지 용도로만 구매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군대란 그런 존재여야한다. 그리고, 만약 위기의 순간이 왔을 때, 강력한 군대가 없다면 우리는 쉽게 무너질것이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이들의 존재는 영원할것이고, 강력하고 누구보다 충성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이 계획서에는··· 이들에게 기억과 감정을 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삶 자체가 가짜인 이들이 된다는 말입니다···”


“사람은 살아가기위해 가축을 키운다. 사람 또한 사람을 가축보다 못한 노예로 부리던 시절이 있었지. 그들이 사라진 이유는 윤리 때문이 아니다. 필요에 의해 사라진 것이지··· 보아라. 작금에도 과연 노예가 없다고 할 수 있느냐. 이 또한 다르지 않다. 그들에게 기억을 주고, 살아갈 이유를 안겨 준다면 그들은 만족하며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강한 군대가 영원토록 유지될 원동력이 될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람의 안전과 평화를 지켜줄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할 것이다.”


루카스는 힘없는 표정으로 바닥을 응시한다.


“...”


그러자 프레디가 다정한 표정으로 말한다.


“그들은 모를 것이다. 그러한 장치를 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짜지만 주어진 삶에 행복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평생 자신의 정체를 모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불쌍한가? 아니면 불안전한 미래에 죽어갈 우리 인류는 불쌍하지 아니한가? 네가 지켜야할 것은 우리가 만들어갈 제국의 모든 시민들이다.”


루카스는 천천히 프레디를 바라본다. 프레디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


“꿈 속에 백성이 죽었다하여 슬피 울지말거라. 현실 속 네 사람들을 지키거라. 사사로운 감정에 가야할 길을 헤매지말거라. 네가 가야할 길은 매순간 선택의 연속익 것이다. 낭비하는 시간만큼 누군가는 죽을 것이고, 인류는 후퇴할 것이다. 뜻이 있다면, 그곳에 길이 있다면, 소수의 희생이 피를 흘릴지라도 강행하거라. 그것이 네가 추구해야할 패도이다.”


“아버지는··· 두렵지 않으십니까.”


“무엇이 두렵단 말이냐. 역사가 나를 욕해도, 후손들이 나의 선택에 손가락질을 해도, 그 선택의 결과가 세상의 빛이 된다면 나는 기꺼이 선택할 것이다.”


그렇게 그림자 기사단의 전신이 되는 인간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시행되었고, 훗날 길티에 손에서 새생명이 탄생하였다. 동시에, 곧 크리퍼가 등장하였고, 이들의 투쟁과 삶의 목적은 지금과 같이 그렇게 크리퍼를 향하였다. 그렇게 인류를 지키는 비운의 수호자가 탄생하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스페이스 나이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표지 수정 공지 24.01.23 18 0 -
공지 삽화 업로드 관련 사항 23.12.25 94 0 -
118 #118 NEW 13시간 전 0 0 13쪽
117 #117 24.05.20 1 0 12쪽
116 #116 24.05.17 2 0 12쪽
115 #115 24.05.16 3 0 12쪽
114 #114 24.05.15 4 0 12쪽
113 #113 24.05.14 3 0 12쪽
112 #112 24.05.13 7 0 13쪽
111 #111 24.05.10 5 1 15쪽
110 #110 24.05.09 6 1 13쪽
109 #109 24.05.08 5 1 13쪽
108 #108 24.05.07 7 1 13쪽
107 #107 24.05.06 6 1 13쪽
106 #106 24.05.03 7 1 14쪽
105 #105 24.05.02 7 0 12쪽
104 #104 24.05.01 8 1 12쪽
103 #103 24.04.30 9 1 14쪽
102 #102 +1 24.04.29 11 1 13쪽
101 #101 +1 24.04.26 9 1 12쪽
100 #100 +1 24.04.25 10 1 14쪽
99 #99 24.04.24 9 1 14쪽
98 #98 24.04.23 8 1 13쪽
97 #97 24.04.22 8 1 13쪽
96 #96 24.04.19 13 1 14쪽
95 #95 24.04.18 13 1 13쪽
94 #94 24.04.17 10 1 12쪽
93 #93 24.04.16 8 1 13쪽
92 #92 24.04.15 10 1 13쪽
91 #91 24.04.12 12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