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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8,276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09.12 08:34
조회
1,047
추천
5
글자
18쪽

242화. 천응(天鷹)과의 결투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쥬맥은 물욕보다는 신수가 수많은 사람들을 해쳤다는 것이 우선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노력한 대가만큼 챙길 수 있는 것은 챙겨야 하는 법! 저 신수를 제거하는 데에 어떤 위험이 따를지 모르니 말이다.


[그럼 저 신수를 죽여 주면 내단과 한쪽 다리의 네 발톱, 그리고 날개 깃털 열 개와 고기 300근을 내게 주겠습니까? 그러면 내가 잡아 보지요.]


“좋습니다. 잡아만 주신다면 영체를 제외한 나머지는 마음대로 가지고 가시고, 우리 종족에게 전해 오는 성수도 한 병 드리겠습니다.”


[성수(聖水)라니···, 어떤 것입니까?]


“선인이 마시면 법력과 의식이 배로 늘어나는 신비한 영액입니다. 성수 한 병이면 세 사람까지 마실 수 있지요.”

쥬맥이 곰곰이 생각하는 듯 조금 시간을 끌자 몸이 단 선인은 거부하려고 그러는 줄 알고 얼른 조건을 바꿨다.


“좋습니다. 성수가 우리 종족의 보물이긴 하지만 두 병까지 드리지요.”


혹시라도 거부할까 봐 조심스레 표정을 살핀다. 그제야 쥬맥이 결심을 했다는 듯이 검을 뽑아 들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공격을 할 테니 지금 성수를 가져오라고 하시오. 일이 끝나면 나는 바쁜 일이 있어서 바로 돌아가야 합니다.]


“걱정 마시고 어서 저 괴물을 죽여 주십시오.”


마음이 급한지 독촉(督促)을 하자 쥬맥이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천응을 향해 날아갔다.


지휘하던 세 선인들은 마음이 조마조마하여 지켜보는데, 쥬맥이 높이 날아오르더니 검에 진기를 실었다.


그리고 평소와 다르게 그 진기에 법력까지 흘려 넣더니, 무형의 강기를 날려서 천응의 눈을 먼저 공격했다.


무언가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에 위를 바라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이상한 사람이 허공에 떠 있다. 그러자 천응이 입을 벌려서 쥬맥을 공격하려고 하는데···, 두 눈에서 번갯불이 번쩍 하더니 법력에 싸인 수십 발의 무형 강기가 눈을 파고들며 거칠게 폭발을 일으켰다.


퍼버버버벙! 퍼벙!


그리고 폭음과 함께 두 눈의 눈동자가 터져서 수정체가 밖으로 흘러나왔고 신수는 한순간에 시력을 잃고 말았다. 한마디로 장님이 되어 버린 것!


갑자기 세상이 암흑처럼 어두워지니 너무 두렵고, 한편으로는 분노가 치솟는 천응. 그가 하늘을 향해서 머리를 사납게 흔들며 울부짖었다.


“끼요오오오오오오오!!”


노기를 주체하지 못하니 아무 곳에나 푸른 불길이 넘실거리는 화염을 토해 내고, 어둠을 벗어나고자 몸부림을 친다.


기감으로 쥬맥을 찾아서 공격을 하려고 하지만 교묘하게 그 흔적을 지우는 쥬맥이다. 천응이 헤매고 있을 때···,


이미 삼족황이나 천망 등 신수나 거대한 괴물과 싸운 경험이 있는 쥬맥이, 이때다 싶어서 검에 보름달 같은 검환(劍丸)을 만들었다.


이제는 검환을 법력(法力)까지 감싸서 신수의 머리를 향해 날려 보낸다.


쉬이이잉~


신수의 몸은 매우 강하여 보통의 강기만으로는 파고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어 법력으로 감싼 것이다.


이성을 상실한 신수는 분노에 미쳐 날뛰는데, 그때 검환이 눈을 잃은 신수(神獸)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꽈아아아아아아앙!!!


천지를 울리는 폭음과 함께 신수의 머리 위에서 뇌전이 번쩍하고 터졌다.


그 폭발을 견디지 못하고 신수가 순간적으로 땅에 떨어지는데···, 그래도 신수라서 그런지 머리가 부서지지는 않고 깃털만 수없이 빠져서 눈발처럼 흩날린다.


신수가 다시 날아오르려고 할 때다.


쥬맥이 3장에 가까운 검강에 법력을 두르고, 박동(搏動) 소리가 들리는 심장에 검을 깊숙이 찔러 넣었다.


퓨슈욱!


“끼요오오오오오오옷!!”


위에서 떨어져 내리는 무게까지 검에 실어서 심장을 찌른 뒤, 검강을 폭탄처럼 터트려 내부를 파괴해 버렸다. 그러자 신수가 가련하게 온몸을 바르르 떤다. 그 사납던 위세는 어디로 간 것인지······.


심장이 파괴되자 온몸을 떨던 신수가 점점 잠잠해지더니···, 결국은 머리를 땅에 처박고 숨을 거두었다.


“와아! 천응을 죽였다.”


“만세! 드디어 괴물이 죽었다!”


너도나도 너무 좋은 모양이다. 천응과의 전투에 참가했던 선인들이 좋아서 만세를 부르고 난리가 났다.


쥬맥은 신수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 아랫배에 있는 단전 부분으로 다가가서 검에 진기를 주입하여 배를 갈랐다. 그 속을 뒤져서 수박만 한 금빛 내단을 찾아 보자기에 싸서 어깨에 멘다.


이어서 한쪽 발톱 네 개를 빼내고 날개에서 큰 깃털 열 개를 뽑더니···,


가슴살을 300근쯤 길게 잘라 내어 주변에 널브러진 현천섭혼망의 밧줄에 법력을 주입해서 함께 묶었다.


꽤 뭉치가 큰데도 솜뭉치를 들 듯이 한 손으로 가볍게 들고서, 지휘하던 선인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간다.


그때 약속을 했던 선인이 주먹만 한 옥병을 들고 신수 천응의 머리로 다가가서 법술의 진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신수의 머리 위에서 두정이 열리고, 푸른 영기의 빛을 내뿜는 1장 크기의 독수리 형상을 가진 영체가 기어 나왔다. 급히 둔술로 도망치는데···.


그것을 놓칠 선인이 아니다. 잽싸게 병뚜껑을 열고 법술을 펼치자 그 속으로 발버둥을 치며 빨려 들어갔다.


“이놈! 우리 종족을 많이 잡아먹었으니, 너는 우리 종족을 지키는 법기의 주령(主靈)이 되어야 한다. 하하하하!”


무엇이 그리 좋은지 기분 좋게 웃으며 쥬맥이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왔다.


신수의 영체를 어디에 쓰나 궁금하여 물어보니, 보물급 법기에 연화시켜서 신통을 부리는 힘을 부여하는 데에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삼족황이나 천망도 영체가 있었을 텐데··· 거두지 못했구나.’


쥬맥은 다음을 위해서 영체를 거두는 방법을 자세히 묻고 기억했다.


“아이고,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골칫거리인 신수 천응을 퇴치하였습니다. 약속대로 여기 성수(聖水)를 두 병 준비하였습니다. 받아 주십시오”


푸른색이 도는 두 개의 팔뚝만 한 옥병을 공손하게 내밀자 쥬맥이 받아서 품에 넣으며 작별을 고했다.


[고맙습니다. 그럼 나는 바빠서 이만 갑니다. 인연이 있으면 또 뵙지요.]


그러자 모두 섭섭하다는 표정이다.


“어려운 일을 도와주셨는데 그냥 가신다니 섭섭합니다. 부디 조심히 가시고, 언제든지 시간이 되시면 우리 종족에 한번 들러 주십시오. 이떻게든 이번 은혜를 꼭 갚고 싶습니다.”


이렇게 아쉬워하는 선인들을 뒤로 하고 어풍비행으로 날아가다가, 검으로 공간의 결을 길게 찢었다.


그리고 혹시나 물건들이 공간 속에서 상할지도 모르니 법력으로 잘 감싼 다음 공간의 균열 속으로 들어갔다.


#


다시 좌표를 확인하고 반대로 거슬러······ 쥬씨세가의 안채에 나타났다.


쥬맥은 이번에 새롭게 발견한, 다양한 생명이 살고 있는 이 별을 청성(靑星)이라고 이름 지었다.


“청성! 그래, 그 뜻에 딱 맞는 별이야. 이곳 지구와 너무 닮았거든. 언제 다시 찾아갈지는 모르지만 말이야. 그곳 선인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겠어.”


대부분의 환경이 지구와 매우 비슷하였고, 살고 있는 종족들도 천인족과 유사점이 많아서 마음에 들었다. 인연이 있다면 언젠가 다시 들르게 되리라.


그래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내단을 세 개나 구하고, 법력과 의식이 두 배로 늘어나는 성수라는 영액(靈液)을 얻어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특히 이 성수가 마음에 들어. 그런데 이것을 누구와 나누어 먹지?”


생각해 보니 벌써 나줘 줄 사람이 많다. 남에게 퍼 주기 좋아하는 쥬맥은 여기저기 나눠 줄 생각에 벌써부터 기분이 들떴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귀한 것을 함께 나눈다는 것은 항상 기분이 좋은 일이니 말이다.


* * * * *


첫 유체 수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쥬맥은 여러 가지 내단과 재료들을 잘 손질하여 비고(秘庫)에 보관했다. 신수의 고기는 신선할 때 일부는 먹고 나머지는 육포를 만들라고 일러두었다.


그리고 수신호위들이 혜란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공간이동(空間移動)으로 금방 혜란성에 나타났다.


“모두 잘 지냈느냐? 내가 없는 동안 우리 종족에 별일은 없었지?”


“어서 오시옵소서. 종족과 소신들에게는 별일이 없었사오나, 세가에서 운영하는 인드리코룡의 방목장에 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는 듯 하옵니다.”


“그래? 그럼 내가 잠시 다녀올 테니 모두 여기서 기다리거라.”


인드리코룡 얘기가 나오자 걱정이 된 쥬맥. 지체없이 어풍비행으로 인드리코룡의 방목장으로 날아가서 관리자들을 찾으니, 모두 허둥지둥 나타나며 예를 취한다.


“그렇지 않아도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 어서 오시옵소서.”


“들리는 얘기에 무슨 일이 있다고 하던데, 자세히 얘기해 보아라.”


“실은 며칠 전부터 거대한 새가 우리 방목장을 날아다니며 배회를 하는데, 인드리코룡과 현천거북이 불안해하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사옵니다. 아무래도 무슨 사달이 날 것 같사옵니다.”


“그래? 그럼 혹시 전에도 인드리코룡을 공격했던 비룡이 아니더냐?”


“비룡은 아니옵고 대붕과 비슷한데 크기는 훨씬 더 큰 새이옵니다.”


“언제 나타나느냐? 아무래도 내가 한번 봐야겠다. 사달이 나기 전에······.”


“그 거조(巨鳥)는 매일 나타나는데 이제 곧 나타날 시간이 되었사옵니다.”


그때 마침 서쪽 하늘에서 무언가 새처럼 거대한 것이 나타나서 다가온다.


“캬우우우우우우~~~”


멀리 떨어져 있는 데까지 귀를 울리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쳐다보니 천응보다는 작은데 대붕보다는 커 보이는 거대한 새가 날아온다.


생김새는 대붕과 비슷해 보이는데 전신이 흰 털로 덮여 있었고, 머리에서 목까지는 천응이나 별이처럼 붉은 갈기가 멋지게 자라 있다.


그렇다면 신수일 가능성이 높고, 대붕과 비슷하게 생겼다면 대붕들의 시조인 신수 천붕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 거조가 점점 가까이 날아오는데···.


양쪽 날개의 길이가 330장에 이르고 몸통은 폭이 70장에 길이가 170장쯤 되니 대붕보다 더 큰 덩치였다.


‘아무래도 나에게 볼일이 있는 모양이군. 대붕들을 죽인 것 때문인가?’


쥬맥이 혹시나 모를 공격에 대비해서 주변에 있는 모두를 대피시킨 뒤, 어풍비행으로 날아올랐다. 그런데 그때 신수로부터 선어로 말이 전해져 왔다.


[네가 흉악하게도 내 후손들을 죽인 그놈이 맞느냐?]


“네 후손이라면 대붕을 이르는 것이냐? 그럼 너는 누구냐?”


[겁도 없이 감히 신수인 내 이름을 물어? 대붕의 시조가 이 천붕 어르신 외에 누가 또 있단 말이냐?]


“대붕이라면 내가 죽인 것이 맞다. 그놈들이 우리 천인족을 공격하여 죽이고 못살게 굴어서 죽인 것인데 뭐가 잘못되었단 말이냐?”


[감히 내가 그들의 시조라는 것을 알면서도 건드렸단 말이지? 오늘이 네 제삿날이 될 줄 알아라. 오늘 내가 내 후손들의 원수를 갚아 주마.]


“신수면 신수답게 굴어야지. 신수가 사람을 해친다는 말이냐? 수행을 포기하고 필멸체(必滅體)가 되고 싶더냐?”


[내 이미 신선계(神仙界)로 가기는 어려운 몸인데 너 하나 죽인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 어디 네놈이 얼마나 강한지 한번 해 보자.]


“그렇게 큰소리를 치다가 천망이나 다른 신수들이 모두 내 손에 죽었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구나. 그래, 원한다면 얼마든지 덤벼라!”


그러자 천붕이 크게 하늘을 선회를 하며 쥬맥을 향해 빠르게 날아왔다. 점점 기세를 올리는 것은 단번에 박살을 내겠다는 것일 터!


[네놈의 기를 느끼고 이곳에서 오기를 목 빼고 기다렸다. 자, 받아라!]


그러면서 커다란 입을 쩍~ 벌리는데, 그 속에서 마치 용이 불을 내뿜는 것처럼 붉은 용암 같은 불줄기가 힘차게 뻗어 나오더니 쥬맥을 덮쳤다.


그러자 갑자기 아래로 꺼지듯이 사라지는 쥬맥이다. 어디로 갔나 했더니 어느새 천붕(天鵬)의 등 위에 나타나서 힘껏 진각(震脚)을 밟았다. 무신의 내력에 법력까지 실어서 말이다.


쿠우웅!


산이 흔들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거대한 천붕의 몸이 기우뚱거리며 잠시 추락하는 진동이 가해졌다.


그러나 대붕(大鵬)보다 큰 덩치에 신수로서 수행한 법력이 있는지라 별로 큰 충격을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


‘하아~ 이놈 봐라. 제법이군.’


자세를 바로잡는 천붕. 전신의 깃털을 빳빳이 세우고 법력(法力)을 불어넣는다. 그러자 깃털이 마치 창처럼 날카로워져서 쥬맥은 어쩔 수 없이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러자 이번에는 천붕이 전신을 한 번 힘차게 털었다. 그 몸짓에 수천 개의 깃털이 날카로운 창이 되어, 쥬맥을 향해서 화살처럼 쏘아졌다.


파바바바밧!


수천 개의 창이 물밀듯이 쇄도해 오자 주맥이 전신에 호신강기(護身罡氣)를 발현하고 검을 휘젓는데······. 몸 둘레에 빈틈없는 검막이 생기면서 거기에 부딪친 모든 창이 튕겨 나갔다.


차자자자장!


이번에는 쥬맥이 천붕의 몸통을 향해서 검탄을 수십 발이나 발출하자, 천붕이 전신에 푸르스름한 강기를 띠고 몸으로 받아 낸다.


퍼버버버버벅!


검탄(劍彈)이 결국 그 막을 뚫지 못하고 강기 막과 부딪쳐 소멸해 버렸다.


사실 지금 쥬맥은 강력한 공격을 자제하고 있었다. 이는 오랜 세월을 살아온 신수(神獸)를 함부로 죽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데······.


천인족을 공격하거나 다른 생명체들을 죽이는 것을 봤다면 가차없이 공격하겠지만, 후손들의 문제로 공격을 하는 것이니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후손들은 모두 쥬맥의 손에 죽은 것이니 일부는 자신의 책임도 있다고 여긴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일부러 죽인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오직 쥬맥에게만 원한을 가지고 덤비는 것이니, 어떻게 해서든 혼쭐을 내서 쫓아 보내고 싶었다.


만약에 죽이고 싶었으면 천응을 죽일 때처럼 진작에 눈부터 멀게 했을 것이다.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전투의 기본은 상대의 보고 느끼는 감각 기관부터 파괴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니까.


어쨌든 혼쭐을 내겠다고 생각한 쥬맥이 천붕의 날개로 날아내리더니 커다란 깃을 뽑아 아래로 던지기 시작했다.


공격을 하기 위해서 신통으로 날린 것이 아니라 강제로 뽑힌 것이니···, 다시 천붕의 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땅으로 분분히 떨어져 내린다.


이렇게 양 날개에서 20여 개의 커다란 깃털을 뽑아내자 천붕이 조급해졌다. 생전 처음 겪어 보는 수치다.


‘내가 하찮은 인간에게 이런 수치를 당하다니! 이놈! 두고 보자!’


화가 나서 아무리 날개를 휘젓고 신통을 부려도 떨어지지 않고 몸에 착 달라붙어서 깃털을 뽑아 대니······,


이러다가는 벌거숭이가 되게 생겼다.


마음은 급한데 떨어지지는 않고······.


“캬우우우우우우~~~”


화가 나니 길게 울면서 수직으로 1천 장을 치솟았다가···, 그대로 다시 머리를 땅으로 한 채 떨어져 내린다.


누가 보면 마치 땅에 머리를 처박고 자살을 하려는 듯한 모양새가 아닌가?


그런데 천붕이 자신이 있어 하는 신통이 하나 있었으니, 날짐승답지 않게 이는 바로 지둔술(地遁術)이다.


땅이 가까워지자 신통을 부린 천붕이 지둔술로 땅속을 깊이 파고들었다.


그러자 쥬맥은 어쩔 수 없이 천붕에게서 떨어져 다시 하늘로 날아오를 수밖에 없었다. 아직 지둔술은 무리다.


지둔술로 땅속을 파고든 천붕이 수백 장 떨어진 곳에서 다시 밖으로 빠져나와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이번에는 기어코 쥬맥을 죽이겠다고 입을 쩍 벌려서 초승달 모양의 달빛 강기를 수천 개나 날려 보낸다.


그러자 쥬맥도 백호제마검으로 무형의 강기를 수천 개나 날렸고, 중간에서 강기끼리 서로 힘차게 부딪쳤다.


꽈과강! 꽝! 꽈과과과강!


결국 폭탄이 터지듯 요란한 폭음과 함께 중간에서 모두 소멸되고 말았다.


그제야 천붕은 상대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았는지 푸른 색이 감도는 내단 같은 큰 구슬을 토해 내더니, 입으로 법력의 불길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구슬이 점점 커지면서 뇌전의 기운이 파지직거리더니···, 수십 개로 나뉘어 쥬맥을 향해서 날아든다.


쥬맥이 이에 대응하여 달처럼 둥근 검환을 맺어 수십 개로 나누어 날려 보내자, 이번에도 중간에서 서로 거칠게 충돌을 일으켰다.


꽈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음이 울리니 마치 천지가 흔들리는 듯했다. 겁을 집어먹은 현천거북과 인드리코룡은 모두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몸을 숨기기에 바쁘다.


천붕이 변신술(變身術)까지 익혔는지 이번에는 전신에서 뿌연 연기처럼 연막을 뿌리더니, 그 속에서 키가 10척에 이르는 장신의 무사로 탈바꿈했다.


손에는 번쩍번쩍 빛나는 백골검을 쥐었고, 세월의 무게가 묻어나는 하얀 백발과 백염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머리에는 흰 두건을 쓰고 있었고······.


매처럼 날카롭고 노란 눈으로 쥬맥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하는 천붕!


“네놈이 얼마나 견디나 어디 보자”


말과 동시에 날카로운 검으로 번개처럼 찌르는데···, 얼마나 속도가 빠른지 주변의 공기와 마찰을 일으켜서 발생한 열로 대기 중의 수증기가 뿌옇게 운무처럼 일어난다.


쥬맥도 이런 쾌도는 처음 보는지라 관심을 가지고 기의 흐름을 관찰하면서, 보법으로 이리저리 피했다.


은신과 이형환위를 조화시켜 수많은 잔상으로 천붕의 눈을 현혹시켰고······.


그러자 쥬맥의 모습이 둘이 되었다가 열이 되고, 셋이 되었다가 수십 명으로 분화하는 잔상을 만들어 낸다.


“흥! 그런다고 피할 듯싶으냐?”


천붕이 변한 노(老)무사의 이마에 영기가 어리더니 붉은 빛을 띤 눈이 하나 생기면서 번쩍 눈을 떴다. 그리고 신광이 어린 빨간 눈동자에 법력을 흘리며 잔상을 주시하더니······.


이제 알겠다는 듯이 웃음을 흘리며 허상들은 모두 무시하고 진상만 찾아내어 거칠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아무리 허상(虛像)이 많아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쥬맥의 신법(身法)이 어찌나 빠른지 움직이는 그 자체로 잔상(殘像)이 남았다. 그러니 진상을 찌르면 이미 그것은 허상이 되고 만 뒤였으니!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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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262화. 무예 법술 마법의 조화 22.09.27 1,047 8 17쪽
261 261화. 선계도 계급과 돈이 있다? 22.09.27 1,046 7 19쪽
260 260화. 선계(仙界)의 형님과 아우 22.09.26 1,053 8 19쪽
259 259화. 태을 선인 신선이 되다 22.09.26 1,044 7 19쪽
258 258화. 삶 속에서 도를 구하다 22.09.23 1,043 7 19쪽
257 257화. 전화위복(轉禍爲福) 22.09.23 1,046 6 19쪽
256 256화. 납치를 당하다 22.09.22 1,049 7 20쪽
255 255화. 또 다른 경지 22.09.22 1,047 6 19쪽
254 254화. 결의형제(結義兄弟) 기맥 22.09.21 1,051 7 19쪽
253 253화. 가는 정 오는 정 22.09.21 1,052 7 19쪽
252 252화. 영의 수행으로 얻은 비술 22.09.20 1,046 7 19쪽
251 251화. 시공간(時空間) 이동 +1 22.09.20 1,048 6 19쪽
250 250화. 유체 이탈(遺體離脫) 22.09.19 1,058 7 19쪽
249 249화. 복수(復讐)의 시간 22.09.19 1,051 6 18쪽
248 248화. 동귀어진(同歸於盡) 22.09.12 1,064 4 18쪽
247 247화. 거인족과 반인족의 전쟁 22.09.12 1,057 5 19쪽
246 246화. 토정을 구하다 22.09.12 1,054 6 19쪽
245 245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보물 22.09.12 1,048 6 19쪽
244 244화. 법력과 의식 배양 22.09.12 1,047 6 19쪽
243 243화. 천붕(天鵬)과의 결투 22.09.12 1,061 5 19쪽
» 242화. 천응(天鷹)과의 결투 22.09.12 1,048 5 18쪽
241 241화. 위기와 함께 오는 기회 22.09.12 1,062 6 18쪽
240 240화. 산신령을 죽이다 22.09.12 1,046 6 18쪽
239 239화. 청성과 천지교룡(天地蛟龍) 22.09.12 1,045 6 18쪽
238 238화. 생계의 첫 유체 수행 22.09.09 1,060 6 18쪽
237 237화. 영혼을 완성해 가는 여정 22.09.09 1,050 6 19쪽
236 236화. 세가 조직체계 재정비 22.09.08 1,053 6 18쪽
235 235화. 진정한 무림의 시대 개막 22.09.08 1,047 6 19쪽
234 234화. 천망과의 혈투(血鬪) 22.09.07 1,066 6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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