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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9,297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09.09 08:57
조회
1,053
추천
6
글자
19쪽

237화. 영혼을 완성해 가는 여정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태을 선인이 목이 마른지 술로 입을 축이고 나서 다시 말을 이었다.


“글자나 문양은 단지 안에 내재된 힘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할 뿐이지. 그런데 이 내단은 어찌하려느냐?”


“저도 아직은 결정한 바가 없습니다. 어찌 복용하는지 알지도 못하구요. 말씀을 들으니 선인(仙人)들께 큰 보탬이 되는 것 같은데 필요하시면 얼마든지 쓰십시오.”


“말은 고맙다만 도를 닦는 선인이 이런 보물에 욕심을 내면 어찌 경지(境地)를 넘을 수 있겠느냐? 도를 닦는 데 있어서 탐욕이 가장 큰 장애이니라. 그런데 이 내단이 매우 커서 아마 몇 명이 복용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최상급 내단을 복용할 수 있도록 연화를 시키려면, 어차피 나처럼 진선기에 오른 선인의 법력이 아니면 할 수가 없으니 내가 해 주는 수밖에 없겠구나.


이왕 가지고 온 김에 바로 연화를 시켜서 우리 둘이 우선 먹고, 나머지는 내게 영약을 보관하는 옥병들이 있으니 담아서 가지고 가는 것이 어떠냐?”


“알겠습니다. 그리하시지요. 그럼 저는 뭘 준비할까요?”


“너는 가서 지극한빙정과 금강화정을 하나씩 가져오너라. 이런 신물의 내단을 연화시키려면 그에 걸맞은 보조 재료가 필요한 법이다.


양기와 음기를 보태어 조화를 이루게 하고 이 귀한 영액이 오랜 세월을 보관해도 변하지 않고 약효가 유지되게 하려면, 음습한 기운의 침습을 막는 금강화정과 차가운 기운을 지니게 하는 지극한빙정이 함께 들어가야 한다.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여라.”


“예, 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선인이 윗목에 있는 작은 방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간다.


쥬맥이 공간신통으로 지극한빙정과 금강화정을 가져오는 동안 태을 선인은 윗방에서 여러 가지를 주섬주섬 들고 나왔다.


우선 큰 그릇에 연못으로 흘러 들어가는 맑은 물을 한가득 담아 오더니, 대야만큼 큰 솥 같은 연단 그릇을 꺼내어 깨끗이 닦아 냈다.


이어서 다시 깨끗한 물을 넣은 뒤 양손을 연단 그릇의 옆에 대고 법력으로 물을 따뜻하게 끓였다. 그리고 그곳에 천망의 내단을 잠시 넣어 두었다가 표면을 깨끗이 닦았다. 혹시 모를 표면의 오염을 세척하는 것이다.


이어서 영액을 담을 옥병들을 물을 끓여 깨끗이 닦고···, 법력(法力)으로 열을 가해서 물기가 없도록 말렸다.


그때쯤 쥬맥도 이미 돌아와서 문을 열고 들어서자, 태을 선인이 쥬맥을 보고 손을 내밀어 지극한빙정과 금강화정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그 두 가지도 손에 들고 법력을 가하여 표면에 묻은 오염을 삼매진화로 깨끗이 제거했다.


“너는 혹시라도 부정 타지 않게 한쪽에 앉아서 가만히 지켜보기만 해라.”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물기 없이 깨끗하게 말린 연단 그릇 안에 내단을 넣고 양손을 깨끗이 씻고 말린 뒤, 그 앞에 엄숙하게 좌정을 하고 앉았다.


이어서 내단에 두 손을 얹고 법술의 진언을 외우며 법력을 끌어내기 시작하자, 선인의 몸에 서광(瑞光)처럼 밝게 번지는 금빛이 어렸다.


일각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서 그 빛이 점점 짙어지더니···, 어느 순간 그 찬란한 금빛이 마침내 손을 타고 내려와서 내단으로 들어갔다.


파앗!


그러자 내단이 마치 그 안에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 있는 것처럼, 이곳저곳이 튀어나오려고 울룩불룩하더니, 점점 금빛이 강해지자 안으로 수그러들며 오색의 보광을 더 내뿜기 시작했다.


선인이 법력을 더욱 높이자 손에서 금빛이 더욱 진하게 흘러나와 연단 그릇을 완전히 감싼 가운데, 내단의 껍질이 서서히 금이 가더니 마침내 쩍 하고 벌어지는데···.


그 안에서 더욱 찬란한 보광이 일고 반딧불처럼 무수히 많은 작은 빛들이 위로 떠올라 도망을 가려고 한다.


그러나 금빛 광채에 막혀서 도망을 가지 못하고 다시 내단 속으로 빠지는 데, 그때 점점 내단이 밝은 오색의 빛을 내뿜으며 끓어올랐다.


그러자 달아나려던 작은 빛들은 점점 끓는 영액 속으로 침잠되어 하나둘 사라지더니, 나중에는 모두 다시 영액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거칠게 끓어오른 영액에서 손을 뗀 선인이, 이번에는 쥬맥이 가져온 지극한빙정(至極寒氷晶)과 금강화정(金剛火晶)을 다시 한 번 세정하였고······.


그릇을 뒤져서 금령과 적령, 백령을 10개씩 꺼내어 껍질을 벗기고, 알맹이만 다시 깨끗이 씻어서 말린다.


내단이 액화된 영액이 끓는 것을 멈추자 깨끗이 씻어 둔 지극한빙정과 금강화정, 금령과 적령, 백령을 양손으로 모으더니, 영액 위에서 다시 금빛을 뿜으며 법력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점점 금빛이 양손에 가득 모이자 손에 들고 있던 것들이 서서히 녹아서 액체가 되어, 내단이 액화된 영액 속으로 섞여 들어간다.


“휴우! 이제 기본 조제는 끝났구나.”


안도의 숨을 내쉰 선인이 손에 든 것들이 모두 녹아서 영액 안으로 들어가자, 다시 두 손바닥을 연단 그릇의 양쪽에 대고 서서히 금빛을 일으켰다.


이렇게 법력을 계속 가하자 다시 영액이 물이 끓듯이 거칠게 끓어올랐다.


수분이 증발하도록 한참 영액을 끓이더니 양이 처음의 절반쯤으로 줄어들자 그제야 양손을 거둔다.


영액을 그대로 두고···, 좌정한 그대로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고 운기조식을 하다가 반 시진 뒤에야 눈을 떴다.


영액이 오색의 광채를 내는 진한 액체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눈에 웃음을 띠면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선인.


“흐흐흐! 영액의 조제가 아주 잘되었구나. 생각보다 잘되었어.”


그러더니 준비해 둔 옥으로 된 주먹만 한 병에다 모두 영액을 채운다. 비록 양은 처음의 반으로 줄었지만 내단이 커서 옥병으로 여덟 개나 나왔다.


그릇에 묻어 있는 것까지 약간 물을 부어서 끓이더니 아깝다는 듯이 후루룩 마시면서 입맛을 다신다.


“어~ 맛 좋다! 이리 오너라. 이제 다 되었다. 이제 둘이 하나씩 마셔 보자.”


그러자 쥬맥이 얼른 다가가서 신기하다는 듯이 영액이 든 옥병을 들고 이리저리 살피는데, 병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아마 이것은 지극한빙정의 기운이리라.


“이걸 천천히 마시고 내가 일러 준 대로 따라서 하거라. 진기를 대주천을 한 뒤에 다시 회음혈에서 시작하여···.”


영액을 마시고 몸에 약효를 완전히 흡수하기 위해서, 복용 후 운공하는 방법을 선인이 자세히 알려 준다.


남은 것을 나중에 다른 사람이 먹을 것까지 생각한 쥬맥은 그 말을 흘려듣지 않고 내용을 자세히 기록했다.


그러고 나서 두 사람이 나란히 좌정하고 앉아, 옥병에 든 영액을 하나씩 마시고 운기조식을 시작했는데······.


쥬맥은 대주천을 먼저 행한 뒤에 선인이 알려 준 심법대로 운공을 했다. 그러자 두 사람의 전신에서 영액과 같은 오색의 광채가 처음에는 서광처럼 희미하게 어리더니······.


점점 짙어져서 강한 약향과 함께 주변을 훤하게 밝히며 터져 나왔다.


어느 순간, 마침내 그 빛이 방안에 가득 차서 두 사람을 감싸고 휘돈다.


이어서 두 사람의 두정이 열리며 금빛 광채가 쏟아져 나오더니, 주변의 오색 광채(光彩)를 빠르게 빨아들였다.


이처럼 주변을 휘돌던 오색의 광휘가 점점 두정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지자 활짝 열렸던 두정이 서서히 닫힌다.


그리고 잠시 뒤에 운공을 마치고 마침내 눈을 번쩍 뜨는 두 사람.


파앗!


마치 실체인 양 두 사람의 눈빛에서 영액과 같은 오색의 광채가 신기루처럼 뻗어 나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네 몸은 어떠하냐? 몸이 마치 깃털처럼 가볍지 않느냐?”


“예, 몸이 너무 가볍고 기운이 넘쳐서, 꼭 날아갈 것처럼 상쾌합니다.”


“이 영액을 먹었다고 바로 진법술이라던지 법기 제련이나 팔괘전송진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부적술도 마찬가지고. 다 공부를 하고 노력을 해야 이룰 수 있는 것이지. 내가 그 서책들을 줄 터이니 열심히 공부하여라.


이제 네 꿈을 이룰 기반이 거의 마련되었구나. 이제 토정만 찾으면 되겠어. 하하하하!”


“정말 감사합니다.”


기분 좋게 웃은 선인이 윗방으로 들어가더니···, 색이 바래어 오래된 느낌이 드는 서책을 세 권 가지고 나와서 쥬맥에게 건넨다. 모두 양피지로 된···.


“이것은 여러 가지 진법술에 대한 것이고 이것은 법기를 제련하는 것인데···, 이 내용 중에 아주 재미있는 내용이 있더구나.

바로 저공간(貯空間)이라는 것인데, 마음대로 열고 닫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여러 가지 물건을 저장하여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것

이지. 물론 다른 사람이 열지 못하게 특수한 기능을 넣을 수도 있고 말이다.

그리고 넣을 물건의 축소도 가능하고 말이지. 그런 것은 차차 공부를 하도록 하고···, 이것은 공간(空間) 간을 오갈 수 있는 팔괘전송진을 펼칠 수 있는 방법이 수록된 서책이니라.

부적술은 이미 준 것을 공부하면 될 것이야. 빨리 그 한울인지 뭔지 하는 것은 때려치우고, 이런 것들의 수행(修行)이나 열심히 하여라.”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서 꼭 꿈을 이루겠습니다.”


“그래, 인석아. 그래야 나도 신선이 되면 놀러갈 곳이 생기지.”


“그리고 이 한 병은 돈문 선인께 전해 주십시오.”


“그래, 우리 둘만 만나면 술맛이 별로 없지. 그치? 항상 주변에 사람이 있어야 외롭지 않는 법이다. 하하하!”


선인이 기분 좋게 웃으니···, 쥬맥이 남은 옥병 다섯 개를 챙겨서 보자기에 싸면서 넌지시 물었다.


“애지중지하시는 제자 천수 선인에게도 하나 가져다주라는 말씀은 안 하시네요. 하나 전해 줄까요?”


그러자 웃는 얼굴로 쥬맥을 흘겨본다.


“이제 이 할애비를 아주 놀리는구나. 그런 귀물을 어찌 내가 다른 사람에게 주라 마라 하겠느냐? 네 마음이 동해야 하는 것이지.”


“알겠습니다. 마음은 꿀떡 같으신데 말씀을 못 하신다 이거죠? 손자가 알아서 해야죠 뭐. 그럼 저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항상 보중하십시오.”


“그래, 조심히 가고 자주 오너라.”


쥬맥이 가는 뒷모습을 망연히 바라보고 서 있는 모습이,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를 보내는 듯 아쉬운 표정이다.


#


이렇게 천망의 내단을 처리한 쥬맥은 돌아오는 길에 천사장에게 들러서 영액 한 병을 건네니, 또 콩고물이 떨어졌다고 좋아한다.


내친김에 아예 대신녀까지 하나를 건네고 세 병만 가지고 돌아왔다.


쥬맥은 천망의 내단을 연화한 영액을 흡수하여 그 안에 함유된 여러 가지 신통의 힘까지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소우주(小宇宙)를 만드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이렇게 또 한 걸음을 내딛었다.


이제 쥬맥의 법력은 어지간한 선인들보다 훨씬 높았다. 물론 목숨을 걸고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에서 얻은 깨달음 덕분도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수많은 영물(靈物)들의 영향도 크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미 진선기에 이른 태을 선인의 가르침은 망망대해에서 길을 잡아 주는 등대와 같았다. 어쨌든 이렇게 한 걸음씩 열심히 가다 보면 꿈을 이루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


‘그런데 남은 것은 어떻게 하나?’


집으로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정작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려 온다.


그래서 아내 미루와 큰아들 쥬온, 그리고 큰 손자 쥬승을 불러서 영액을 먹이고 운기를 도왔다.


아내 미루가 표현은 하지 않지만, 막내를 잃고 나서 마음에 병이 났는지 나날이 수척해진다. 그래서 신경이 쓰여 몸을 보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마음의 병에는 약이 없다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쥬맥의 간절한 바람이었다.


아비인 자신도 이러한데 어미가 되어서 어찌 자식을 먼저 보내고 마음 편히 살 수 있었겠는가?


손자가 태어나 그 빈자리를 메꾸어 주었다고는 하지만, 가끔 홀로 멍하니 있는 것을 보면 남모르게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으리라.


삶이란 게 어디 달콤하기만 하던가? 철없던 시절을 보내고 나면 모두 이렇게 희로애락을 겪으며 사는 것이지.


달콤한 사탕만 먹을 수는 없는 것을!


그것을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두가 안다. 단지 외면하고 싶은 것일 뿐!


자신에게만은 그런 일이 닥치지 않기를 바랄 뿐인 것이다. 요행(僥倖)처럼.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이 희로애락을 겪으며 마지막 종착점을 향해 걸어가는 우리의 삶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에 한 발을 걸치고···, 행복과 사랑과 젊음이 영원할 것 같은 착각 속에서 결국 한 걸음씩 죽음이라는 종착지를 향해서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일진대······.


그러나 우리의 삶을 죽음이라는 한 단어로 종결 짓기에는 너무도 억울하고 또한 부족하지 않은가?


그것에는 죽음이라는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위대한 정신이 숨겨져 있으니 말이다.


그 위대한 정신···, 그 영혼을 믿으며 우리는 오늘도 쉼 없이 살아간다. 그러니 인생을, 삶을 뭐라고 해야 하나?


쥬맥은 그저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저 인생은 영혼을 완성해 가는 위대한 여정(旅程)이라고···, 그래서 어느 누구든 그 삶은 위대하다고 말이다.


* * * * *


천망을 죽인 지 어느덧 5년.


모처럼 평화로운 시간이 흘러갔다.


그 시간 동안 쥬맥은 내치에 힘쓰면서, 틈나는 대로 태을 선인으로부터 받은 서책들을 들여다보며 공부했다.


또한 공부한 것을 실제로 시전을 해 보며 그 구체화에 노력했고······.


그 결과 수행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 이제는 숙달의 문제가 남아 있을 뿐···.


서책을 읽고 또 읽으니 달달 외워서, 이제는 보지 않고도 어디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훤히 알 정도가 되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무공의 경지도 따라서 점점 더 깊어져 갔다.


입신의 경지 위에 전인미답의 또 다른 경지가 있다고 하니 더욱 궁금하기만 하다. 도대체 어떤 경지인지···.


꼭 이루고 싶어서 법술과 마법의 깨달음까지 총동원하여 신의 섭리와 우주의 법칙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법술과 마법뿐 아니라 이제는 부적술에 법기 제작술까지 더하여······.


어지간한 고계의 선인들보다 더 많이 알고, 더 시전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말이다.


그것은 입신의 경지에까지 이른 무리(武理)에 대한 깨달음과, 진선기에 이른 태을 선인의 가르침이 그 바탕을 이루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법기를 제련하는 자료는 뭐가 좋을까? 미리서 조금씩 연화를 시켜서 나만의 법보(法寶)들을 만들어야겠구나.

그러고 보니 영물의 내단이나 신체의 일부에 깃든 신통(神通)의 기운도 끌어내고 다듬어서 내 것으로 연화를 시켜야겠어.”


쥬맥은 주변에서 법기(法器)를 만들 만한 재료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눈을 돌리니 그런 재료는 의외로 자신의 가까운 데에 있었다. 천망과 현천거북의 단단한 가죽을 이용하여 방어용(防禦用) 법기와 공격용(攻擊用) 채찍을 만들었고······.


천망의 이빨과 삼족황의 부리로는 공격용 법보를, 그리고 삼족황의 깃털에서 비도처럼 날리는 신통을 끌어냈다.


환수했던 환마인(幻魔人)의 마정단(魔晶丹)을 잠시 빌려다가 그 속에서 변신의 신통을 끌어냈으며······.


그 외에도 대붕의 날개나 발톱, 크라케의 내단과 불사조 알 등, 여러 가지를 이용하여 법기 제작을 연습했다.


완성된 것에는 법력(法力)을 주입하여 점차 연화를 시키며 자신의 신통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니, 법기가 순식간에 수십 가지로 늘어났다.


물론 가짓수보다 수준이 중요하지만.


“이제는 토정(土晶)을 구할 일만 남았는데 어떻게 구하지?”


태을 선인과 약속한 토정을 구하는 일을 계속 궁리(窮理)하고, 여러 곳을 살펴보았는데······.


막연하기만 했지 손에 딱 들어오는 것이 없었다. 성급하게 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지라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토정이 꼭 지구에만 있으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다른 생계(生界)에도 의식 수행을 떠나서 토정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면서 우주(宇宙)의 법칙에 대해서도 더 공부하며, 문명이 발달한 다른 별이 있으면 보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다른 별에서도 한번 토정을 찾아보자. 인연이 닿으면 내 손에 들어오겠지. 그런데 가져오려면 유체 수행을 떠나야 하지 않는가?”


그래서 천사장과 대신녀에게는 사정을 얘기하고 몰래 자리를 비운 뒤···, 집에는 걱정할지 모르니 지방의 여러 성을 순찰(巡察)하고 온다고 둘러 붙였다. 그리고 마차에 타서 수신호위들과 함께 한울의 집무실을 나섰는데···.


이번에는 의식이 아니라 직접 유체 수행(有體修行)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


이는 처음이라 먼저 가 본 적이 있는 녹성에 들러서 연습을 해 본 뒤에, 다른 별에도 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환시성을 나오자 수신호위들에게는 마차를 끌고 혜란성으로 가서 기다리라고 말한 뒤, 홀로 근처의 숲으로 들어갔다.


무신이 된 뒤로 점점 입신의 경지가 심화되니 이제는 법술의 공간신통(空間神通)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천망을 잡을 때처럼 검으로 공간의 결을 자를 수 있었다.


천안통으로 공간의 결을 찾은 뒤에 백호제마검을 뽑아 들었다.


“얍!”


힘찬 기합(氣合) 소리와 함께 번개처럼 공간의 결을 길게 잘라낸 뒤 그 안으로 소리 없이 사라진다.


#


공간균열(空間龜裂)을 통하여 다른 생계로 가는 것은 의식 수행으로 가는 것과는 또 달랐다.


공간의 균열 속으로 들어가 눈에 진기를 집중하여, 심화된 천안통으로 희미하게 비쳐 드는 바깥 세상을 봐 가면서 영기가 흐르는 일곱 가지 색색의 실들을 찾았다.


이미 여러 번 해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음양(陰陽)의 기운이 흐르는 두 개와 오행(五行)의 기운이 흐르는 다섯 개의 실 가닥을 금방 알아봤다.


다음은 기로 이루어져 둥근 공처럼 떠다니는 회색의 구체(球體)들을 살펴서 맴도는 축을 확인하고······.


시야에 들어오는 전체의 구조(構造)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어서 진기를 눈에 더 주입하자 생계에서 보았던 팔괘와 오행의 기운들이 어려 있는 희미한 그림자가 보인다.


이미 팔괘와 오행의 운행 법칙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것을 좌표 삼아 이동하는 것은 이제 식은 죽 먹기였다.


그러나, 유체 수행은 처음인데 자칫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우주의 미아가 되고 말 것이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생각대로 섣불리 행하지 않고,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우선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크게 숨을 들이쉰 다음 눈을 감고 흥분을 가라앉혔다. 마음이 안정되자 서서히 눈을 뜨고 주변을 다시 한 번 관찰했고······.


‘됐어. 이제 한번 해 보자.’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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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263화. 선신의 경지에 이르다 +1 22.09.28 1,052 7 18쪽
262 262화. 무예 법술 마법의 조화 22.09.27 1,051 8 17쪽
261 261화. 선계도 계급과 돈이 있다? 22.09.27 1,049 7 19쪽
260 260화. 선계(仙界)의 형님과 아우 22.09.26 1,056 8 19쪽
259 259화. 태을 선인 신선이 되다 22.09.26 1,047 7 19쪽
258 258화. 삶 속에서 도를 구하다 22.09.23 1,048 7 19쪽
257 257화. 전화위복(轉禍爲福) 22.09.23 1,050 6 19쪽
256 256화. 납치를 당하다 22.09.22 1,053 7 20쪽
255 255화. 또 다른 경지 22.09.22 1,051 6 19쪽
254 254화. 결의형제(結義兄弟) 기맥 22.09.21 1,055 7 19쪽
253 253화. 가는 정 오는 정 22.09.21 1,056 7 19쪽
252 252화. 영의 수행으로 얻은 비술 22.09.20 1,051 7 19쪽
251 251화. 시공간(時空間) 이동 +1 22.09.20 1,053 6 19쪽
250 250화. 유체 이탈(遺體離脫) 22.09.19 1,061 7 19쪽
249 249화. 복수(復讐)의 시간 22.09.19 1,057 6 18쪽
248 248화. 동귀어진(同歸於盡) 22.09.12 1,067 4 18쪽
247 247화. 거인족과 반인족의 전쟁 22.09.12 1,060 5 19쪽
246 246화. 토정을 구하다 22.09.12 1,056 6 19쪽
245 245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보물 22.09.12 1,051 6 19쪽
244 244화. 법력과 의식 배양 22.09.12 1,051 6 19쪽
243 243화. 천붕(天鵬)과의 결투 22.09.12 1,065 5 19쪽
242 242화. 천응(天鷹)과의 결투 22.09.12 1,052 5 18쪽
241 241화. 위기와 함께 오는 기회 22.09.12 1,065 6 18쪽
240 240화. 산신령을 죽이다 22.09.12 1,050 6 18쪽
239 239화. 청성과 천지교룡(天地蛟龍) 22.09.12 1,049 6 18쪽
238 238화. 생계의 첫 유체 수행 22.09.09 1,063 6 18쪽
» 237화. 영혼을 완성해 가는 여정 22.09.09 1,054 6 19쪽
236 236화. 세가 조직체계 재정비 22.09.08 1,056 6 18쪽
235 235화. 진정한 무림의 시대 개막 22.09.08 1,051 6 19쪽
234 234화. 천망과의 혈투(血鬪) 22.09.07 1,069 6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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