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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 님의 서재입니다.

사나이 미스터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판타지

박길
작품등록일 :
2016.07.25 05:29
최근연재일 :
2016.08.03 06:00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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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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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33,574

작성
16.08.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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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종지부

재밌게 읽으세요!




DUMMY

11 종지부


앞서 가던 녀석들을 따라 잡았다

태호 외에도 어림잡아 열 명은 돼 보였다


빗소리 때문일까?


내가 근거리까지 달려갔음에도

녀석들은 눈치 채지 못했다

태호를 제외한 녀석들은 최대한 빠른 시간에 눕혀야한다

태호와 상대하려면 녀석들에게 힘을 빼서는 안 되는 것이다


탁탁탁...

잽싸게 후미에 있던 두 녀석에게

갈지자로 뛰어 올라 안면을 타격했다

두 녀석은 악 소리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착지와 동시에 앞으로 두 세 걸음 나아가

오른 주먹으로 앞선 한 녀석의 인중을...

왼 주먹으론 다른 녀석의 관자놀이를...


한 발에 한 명 씩!

헛 손질할 시간이 없었다


열 중에 넷!

이제 적은 여섯!


네 놈이 쓰러 지고서야 나머지 녀석들이 뒤를 돌아봤다

순간적으로 벌어진 상황에 어리둥절하며

어떻게 된 일인지 파악하려 분주했다

이 틈을 노려 난 바닥으로 미끄러지며

한 녀석의 다리를 차 넘어뜨렸다

곧바로 넘어진 녀석의 위로 올라가 파운딩을 꽂았다


이제 다섯!


옷은 좀 전부터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태호가 멀리서 이 상황을 보고 웃고 있었다

만약 가까이 있었다면 웃지 못하게 입을 찢었을 것이다


쓰러져 있는 다섯을 제외하고

남은 녀석들이 자세를 고쳐 잡았다


다섯 명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눕히는 방법은?


오체투지!!!


머리! 양팔! 양다리!

몸을 무기로 만든다


다섯이 엉거주춤 내 앞을 가로 막았다

그 중심으로 거칠게 파고들었다

맨 앞에 서 있던 녀석의 머리를 뛰어 두 팔로 부여잡고

헤드어택 공격을 해 쓰러뜨렸다

부딪히는 순간 놈의 머리가 함몰됐다는 느낌이 왔다

땅에 착지할 때까지 녀석의 머리를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착지와 동시에 녀석의 머리를 내 몸 쪽으로 당겨 구부리고

놈의 등을 한 손으로 짚고 뛰어 오른 후

양 옆에 서있던 두 녀석의 관자놀이를 정확히 노려

토킥과 힐킥을 각각 적중 시켰다


이제 둘!


남은 두 녀석이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잔뜩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더니

아예 몸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태호의 손아귀에 목을 잡혔다


-버러지 같이 나약한 새끼들......


태호가 두 손에 힘을 주자

두 녀석의 몸이 파르르 떨리더니 맥없이 미끄러져 쓰러졌다


-왜 그랬냐? 너의 원한은 나 하나일 텐데...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바람까지 불기 시작하더니

거리에 나뭇잎이며 쓰레기 까지 날려버리고 있었다


-킥킥킥......그래 그랬지...근데 너무 빨리 끝났어...

아쉽더라고...5년을 기다려온 순간이었는데...

너무 빨리 끝났어 너무...


걷잡을 수 없이 분노가 치밀었다

단지 만족할 수 없었던 자신의 복수심을 채우기 위해

아무 잘못 없는 내 친구들을 장난감처럼 짓밟았다니...

내가 저런 녀석에게 사과하려 했다니...


나의 단단하지 못한 마음 때문에

용재와 박사가 당한 거다


-태호! 사실은 너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그래서 져 준거라면 믿을 수 있겠어?


-풋! 이제 와서? 미스터! 왜 그래 너 답지 않게...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해야 사나이지 안 그래?


어떻게 녀석에게 설명을 할 것인가!

놈과 처음 대면 할 때부터

내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평균 이상의 전투력을 갖춘 것은 인정하지만

나 미스터의 상대로는 역부족이었다


녀석에게 용서를 구하려면 녀석과 손을 섞어야 했다

어느 정도 긴장감 있는 장면도 연출해야 했고

미스터가 최선을 다 했지만 역부족이더라....

이런 얘기가 나와 주어야 했다


그것이 녀석에 대한 나의 소리 없는 사과가 될 테니까...


하지만 나의 그런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이었는지

내가 그렇게 하지 않고 놈을 눕혀버렸더라면

용재와 박사에게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나의 어리석음이 안타까웠다


-새끼..지랄하지 말고 아가리 닥쳐!!


빠르고 정확하게 내 턱을 노린 펀치가 들어왔다


타격해 들어오는 펀치를 피하는 법은


하나, 고개를 돌려 피하거나

둘, 손을 펴 손바닥으로 감싸버리는 방법!


첫 번째 방법이 일반적이고 즉각적인 방어라면

두 번째 방법은 상대의 공격력까지 와해 시켜버리는

한 단계 높은 차원의 방어술 이다


강함은 부드러움을 꺽지 못한다!


가볍게 놈의 주먹을 손바닥으로 쥐어 싸고 손목을 꺽었다


‘악’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거리를 파고 들었다

놈의 비명소리가 건물 이곳저곳을 부딪치며 잔흔을 남겼다


-이...이런 개새끼...실력을 숨기고 있었구나!


거친 숨을 쉬며 태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한 손으로 손목을 부여잡고 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내가 당할 수 있는 모욕은 참고 감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친구들의 모욕까지는 아니다

너에게 더 이상 사과할 이유는 없다


손가락을 곧게 폈다

힘을 주자 검푸른 핏줄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종종 나의 피니시블로를 러시안 훅으로 알고 있지만

고전 전투서인 박격술법에 이런 말이 있다


줄기의 끝은 열매보다 강하다!!!


두 주먹을 쥐고 지르는 러시안 훅이 아니라

두 손가락을 곧게 펴 던지듯 공격하는 탄지타격!!


아직까지 실전에선 사용해 본 적이 없는 공격술!!

그것이 나의 마지막이자 가장 강력한 공격술 이었다


그것을 지금 녀석에게 시전하려고 한다

나에게 행해진 어떤 모욕과 수치도 참아낼 수 있지만

내 벗에게 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나 사나이 미스터!

이타, 희생, 봉사, 배려의 정신으로 살아온 19년 인생!!!

당당한 남자의 길 만을 쫓아 일생을 살아 왔다


두 손가락에 힘을 주고 녀석에게 걸어갔다

부러진 팔목을 부여잡고 여전히 놈이 아파하고 있었다

천천히 손가락을 들어 녀석의 심장을 노렸다

이 한 번의 공격으로 내 친구들의 모욕의 빚을 갚을 것이다


---쉭


빗줄기를 가르며 내 두 손가락이

녀석의 심장으로 빠르게 파고들었다


그 때!


내 옆구리를 노리고 뭔가 묵직한 것이 다가왔다


‘뭐지?’


잠깐이라고 생각한 그 찰나에

묵직한 그것이 내 옆구리를 강타했다


-헉!!


갈비뼈가 두 개? 혹은 세 개 가량 부러졌음을 직감했다

주먹은 아니고 그렇다고 킥도 아니다

아니 그보다 옆으로 구르고 있는 내 몸을 정지시켜야 한다

가까스로 몸을 멈추고 옆구리를 팔로 감았다

뼈가 깨끗하게 부러진 것 같았다

묘한 쾌감이 느껴지는 것이 장기를 건드리지는 않았다

서서히 몸을 일으켜 충격이 가해진 곳을 쳐다봤다

한 사내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고 있었다


얼굴은 둥글! 머리는 삐죽삐죽! 입가는 씰룩!

옷은 거렁뱅이 누더기! 신발은 구멍난 검정 고무신!!

웃고 있는 입 속으로 더럽고 누런 이가 반짝인다


독대다!!!

야전전투의 사령관!! 전장의 유령!!

일인자 독고다이 독대!!!


-독대? 니가 왜 여길...?


-크크크...여기 얘가 내 제자야...몰랐어?

그리고 너! 내가 전에 펀치를 손바닥으로 부수는 전투술이 있다고 가르쳐 줬는데

그걸 그새 까먹고 저런 놈한테 당해? 이런...젠장.....머리 나쁜 놈을 제자 삼았더니 나 독대 이름에 똥칠이나 하고...에잉!....


고통스러워하는 태호는 아랑곳없이 자신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가

다른 놈에게 당한 것이 화가 난 독대 였다

놈은 사이코패스다

남의 고통이나 아픔 따위는 이해할 줄 모르고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에고이스트!


-독대! 이번 전투에선 빠져라...이번건은 놈과 나!

그리고 내 벗들에 얽힌 전투일 뿐...

너와는 하등 상관없는 일일 뿐이다


-크크크...뭐라는 거야? 니가 내 제자 때렸으니까 너도 나한테 맞아야 공평해 지는 거자나? 안 그래?


독대가 빙그레 웃는다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았다

녀석이 가장 무서운 순간이 저렇게 웃을 때다

상대를 어떻게 타격할 것인지

그 상상 만으로도 놈은 즐거워지는 것이다


게다가..... 난 중상을 입었다!


놈이 내 목을 움켜쥐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걸쭉한 뭔가가 손등에 묻어 있다


더러운 새끼!

놈에게 타격 당하는 것보다

더 기분이 나빴다


---팡!! 팡!! 파앙!!


부러진 갈비뼈만 노리고 놈이 타격하기 시작했다

이미 감각은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놈이 칠 때마다 몸 속이 보신각처럼 울리며

피와 장기들이 섞여 함께 역류하는 기분이 들었다

내 몸속 부속들이 아닌 것처럼

제멋대로 이리 저리 움직이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기를 수 차례...

왈칵 피를 쏟아냈다


정신은 혼미해져 가고

눈동자는 아까 전부터 초점을 맞출 수 없었다

얼굴과 온 몸이 피로 샤워하는 것 같았다


이상하다?

비가 이렇게 오는 데

왜 몸이 이렇게 뜨겁지?


점점 의식이 없어져 갔다

놈은 계속 내 몸 이곳저곳을 가격하고 있다

천천히 관찰하며 어딜 어떻게 타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주먹으로 내 뼈가 부서지는 쾌감을 느끼며

놈은 즐거워 웃고 있었다


기습만 당하지 않았더라면 상대할 수 있었을 텐데...

때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퍽!! 퍽!! 퍼억!!


---흐헉.......


그래! 이제 그만 버텨도 되겠다

친구들의 복수는 해 주었으니 말이야....

크크...미스터! 이만하면 잘했다..이제 쉬어도 돼

잘 있거라 벗이여! 나의 사랑하는 여인이여!!


나른했다

사람이 이렇게 죽는 거구나!

이대로... 나 미스터!

그래 이대로 가는 거다..흐흐


-미스터? 미스터? 정신 차려!!!


희미하게 말소리가 들리는 데

친구들 소리 같다


-미스터 어서? 어서 정신 차려! 마지막 기회야


숨을 깊게 들이 쉬었다가 힘들게 토해냈다

잠들고 싶은 욕망으로 한 가득 무거워진 눈꺼풀을

가까스로 들어 올렸다

용재와 박사가 독대의 양 팔을 붙들고 서 있었다


-어서! 어서 시간이 없다 미스터!


-놔! 놔 이 벌레 같은 새끼들아!..


독대가 몸부림 쳤다

벗어나려 뒤척였지만 빠져나올 수 없었다


몸이 꾸부정 일어나려다 휘청 넘어졌다


하지만 다시 일어나야 했다

친구들이 내 앞에 있었다


-하하하..여...역시 내...내 친구들...!


피가 울컥 나오고 말았다


기분이 좋아졌다

몸은 뜨겁고 정신은 혼미해지는데

알 수 없는 기운에 싸여 기분이 좋아 졌다


뭐랄까... 죽음 직전에 놓인 동물의 마지막 유흥 같은 것!


뭐 어쨌거나....

일단은 독대를 눕혀야 하니까......


마지막 힘을 모아 뛰어 올랐다

거센 빗줄기가 가로막았지만 이겨내야 했다


헤드어택!


놈의 인중에 내 몸을 찍어 눌렀다

온 몸의 남은 힘을 한 곳에 모두 모아 찍어 눌렀다


---빠악


찍히는 순간...

놈이 천천히 쓰러져 갔다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천천히 그렇게 쓰러져 갔다


용재와 박사가 놈과 같은 속도로 쓰러지던 나를 부축했다


-미스터! 끝났다..이제 끝났다구...


박사가 울고 있었다

녀석을 바라보다 나도 눈물이 났다


-탁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손으로 입을 가리고

한쪽 구석에서 탁희가 울고 있었다


-나 괜찮아! 울지마....


이럴 때 웃어 줘야 하는데......

너무 아파서 그럴 수 없다


-어서 일어나! 저기 병원에 가자

시간 끌면 상처가 커질 거야


용재가 나를 일으켜 세웠다

탁희와 박사까지 내 옆을 부축했다


비가 시원하게 내리고 있다

내 옆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리고 친구들이 있다...


나 사나이 미스터!

19년 인생!!

이만하면 아쉬울 것 없이 산 거다...크크


-잠깐만...


-무슨 일이야? 미스터 왜 갑자기 멈춘 거야?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깜박 했는데.....

비가 억 수 같이 내려 하늘은 볼 수 없었다


-나 사나이 미스터! 사나이 인생은 한 방!!!

병원도 한방 병원만 간다!!!

가자!!! 한방 병원으로!....


비가 정말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

빗줄기를 타고 용재와 박사의 욕이 함께 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비를 타고 내 청춘이

축복처럼 우릴 적셔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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