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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 님의 서재입니다.

사나이 미스터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판타지

박길
작품등록일 :
2016.07.25 05:29
최근연재일 :
2016.08.03 06:0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652
추천수 :
0
글자수 :
33,574

작성
16.07.28 06:00
조회
102
추천
0
글자
7쪽

청춘

재밌게 읽으세요!




DUMMY

5 청춘


눈이 부시게 ‘푸름’이라는 단어는...

오늘 같은 이런 아침을 두고 말하는 건가 보다

싸르락 머리카락을 건드리고 지나가는 상쾌한 바람과

톡..톡...

장난치듯 얼굴을 간지르는 따뜻한 햇살...


아!...이런 것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 까?...


-미스터? 오늘 약속 잊지 않았지?


용재가 어깨를 치며 말을 걸었다


!!!...약속이라고?...뭐지?..

아!..맞다 오늘 탁희와 그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었지!

날 초대한 것도 아닌 데 나가도 될까?


-물론 잊지 않았지...탁희 오랜만에 보는 거잖아

탁희가 친구들도 데리고 나온다고 했지?

나도 갈 거라고 얘기 한거야?


-물론이지...

흐흐...나 정용재 오늘 여친이 생기는 건가?...크크크


용재가 야비한 미소를 날렸다

용재답지 않은 경박한 웃음이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탁희를 보면 탁희 친구 역시 얼마나 예쁠지 기대가 된다


-박사는? 설마 약속 잊은 건 아니겠지?


-걱정 마! 집에 들렀다가 약속 장소로 오기로 했어


-하긴 이런 약속에 빠질 박사가 아니지..

아마 지금도 멋좀 내느라 집에 들렀다 온다는 걸 거야


박사는 여자를 만날 때 평소 옷차림으로 나온 적이 없다

침착함의 상징 같은 박사는 이성이 앞에 있으면

식은땀까지 흘리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나 사나이 미스터!

그런 박사에게 여자는 당당한 남자를 좋아한다고

시간이 날 때마다 주의를 줬지만

녀석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용재야? 근데 오늘 날씨 정말 좋다 그지?


-그러게...정말 찬란하다는 단어는 이럴 때 쓰는 것 같다..


-오~~찬란!...용재 너 오늘 시인 같은 데?..


-그래? 나도 오늘은 왠지 모르게 들뜨는 데..


용재가 들뜬 이유는 날씨 때문만은 아니었다

약속 장소로 가는 길 내내

우리 두 사람은 기분 좋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먼저 와 있었구나?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자 탁희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어이 친구들~~어서 와 반갑다..

어!...미스터?..이야 너도 올 줄은 몰랐는데...반갑네? 그치?..


탁희는 나를 보자 묘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나올 줄은 몰랐다는 표정이었다


-어!...어 그래 탁희야..이런데서 보니까 반갑다...


친구들에겐 말 못했지만

나 역시 여자 앞에 서면 왠지 모르게 자신이 없어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게다가 그 상대가 예쁘면 예쁠수록 그 증상은 심해지는데

아예 눈을 못 쳐다볼 때도 많이 있다

남자 중에 남자! 열혈남아! 나 사나이 미스터!

여자 앞에선 한없이 작아진다...


-어서 이리와 앉아..그런데 박사가 안 보이네?

-응..금방 올꺼야.. 집에 들렀다 오기로 했어

-그래? 그럼 우리 주문하자.. 뭐 마실래?

-난 콜라 마실래..미스터 너는?


탁희 옆에는 친구인 듯 보이는 두 명의 여자애들이 앉아 있었는데

그 생김생김이 정말 탁희 친구란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단정한 옷차림과 바른 자세로

소파에 기대지 않고 꼿꼿이 허리를 펴고 앉아 있었다

한눈에 봐도 탁희처럼 공부도 잘하고

노는 것도 잘할 것 같이 생긴 애들이었다


-난 커피!...아메리카 스타일로...


기분이 좋아진 내가 장난을 치며 말했다


풉~~


탁희와 친구들이 웃음을 가까스로 참았다


-도대체 아메리카 뜻은 알고 얘기하는 거야?

매번 아메리카 아메리카 하는 데 도대체 어떤 맛을 원하는 거야?


-아메리카라면....커피 둘에 설탕 둘

그리고 프림 한 스푼 이지...히히


깔깔깔...호호호...

아이들이 숨 넘어갈 듯 웃느라 눈물까지 흘렸다


-여전하구나 미스터! 정말 재밌다...


탁희가 웃느라 조금 흘린 눈물을 닦아내고

물끄러미 미소를 지으며 오래동안 날 쳐다봤다

탁희가 저런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면

숨이 막히고 호흡이 거칠어진다

저렇게 예쁜 아이가 이렇게 넓은 카페에서

오직 나 하나 만을 저 두 눈에 담고 있다

어떻게 아무 감정이 없을 수 있을까?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곤 조심히 내 뱉었다

숨 쉬는걸 탁희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때 구세주처럼 카페 문을 열고 박사가 들어왔다


-미안!...늦었지? 오래 기다렸어?


-아냐 어서와..얘들아 정식으로 소개 할게

여기 두 친구는 나랑 중학교 때부터 제일 친한 친구들이야

희수..그리고 효원이....

그리고 이쪽은 의리의 삼총사라고나 할까!...하하하

미스터!...박사!...그리고 용재!...


탁희는 항상 우리를 자기 동생 쯤으로 생각했다

한번은 다른 학교 애들 십 여 명과 싸움이 붙었는데

전투에서 승리한 우리가 어깨동무를 하고 지나가는 것을

탁희가 보았다

그 당시 우리는 탁희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그때 우리 얼굴에 전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었는데

탁희는 일부러 우리 옆으로 지나가며 한마디 했다


-찌질이들...나이는 뒷구멍으로 드셨나? 쌈질이나 하고 다니게..흥


그것이 탁희와 우리의 첫 만남이었다

아찔한 머리결 냄새에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하지만 곧 내가 모욕 당했다는 걸 알아 차렸다

아마 누구라도 처음만난 사람에게 이런 얘기를 듣는 다면

이게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린가 할 거다...

그때 난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한쪽 팔을 거칠게 잡아채며

무서운 표정으로 탁희를 쳐다보며 물었다


-뭐?...다시 말해볼래?...잘못 들 은거 같아서...


탁희는 그때도 미소를 지으며 날 오랫동안 쳐다봤다


-찌질이들...나이는 뒷구멍으로 드셨나? 쌈질이나 하고 다니게..흥

이렇게 얘기했자나...꼬맹아...하하하


탁희는 내게 잡힌 팔을 뿌리쳐 내고 재빨리 도망쳤다

도망가는 탁희를 보며 한동안 멍해있던 우리들도

너무 어이가 없어 크게 웃고 말았다


탁희는 다른 학교에서 전학 온 아이였는데

나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더구나 탁희는 우리 반으로 전학 온 아이였다

탁희가 반에 처음 와 자기 소개를 할 때

난 뒷자리에서 자느라 미처 못 본거였다

그런데 그 일 이후로 탁희가 내 눈에 자주 보였다


탁희는 전학 오자마자 공부로 학교를 평정했다

공부뿐만 아니라 언제나 모든 부분에 최선을 다하는 아이였다

운동도 그렇고..음악이나 미술..그 외 모든 것에 열정이 넘쳤다

건강하고 예쁜 사람 돌고래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런 탁희를 볼 때마다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졌다

탁희를 쳐다보다 몇 번 눈이 마주 쳤는데

어디 피할 곳이 있었으면 할 정도로 부끄러웠다


그때!

내가 여자 앞에서 부끄럼을 탄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 감정이 남들이 얘기하는 '사랑' 이라는 걸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내 나이 19

.

.

.

.


나 사나이 미스터!

전혀 나 답지 않은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십대 일 전투에서도 고개를 숙이지 않던

천상남아! 독고다이! 나 사나이 미스터!!!


저 어린 여자 아이에게 기가 눌린 것이다...


바보처럼 똑바로 눈도 못 마주 치고

이제 막 태어난 간난아기처럼 숨도 제대로 쉬 질 못하고

사나이의 모습이란 어디에도 간 곳 없고

여리여리한 아낙네의 몸짓을 하고 만거다

저 아이 앞에만 서면...


아! 이것이...이것이 진정

나 사나이 미스터에게 찾아온 사랑이란 말인가?


내 청춘에 드디어...

봄날은 올 것인가?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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