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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수 님의 서재입니다.

오로치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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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수
작품등록일 :
2012.11.30 22:05
최근연재일 :
2013.06.0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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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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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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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3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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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오로치마루

DUMMY

나뭇잎마을의 숲 속 수련장.

그 안쪽에는 누군가가 급조해서 만든 한 토굴이 존재한다.


그 토굴의 입구에는 교묘하게 나무가 둘려 쌓여있어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다면 발견해기 어려울 정도로 은밀하며, 밤중이 되자 안개가 쳐져 음산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안쪽에서는 어린아이의 억눌린 비명소리가 들려오는데 그 울음소리가 너무나 섬뜩한 것은 왜 일까.


...


“우우...우우.”

“...”


‘...숲속이라 하나 엄연히 나뭇잎마을의 앞마당. 그들의 이목을 벗어나, 빨리 전생을 시작하기 위해선. 과격하지만 이 방법이 좋겠지.’


수련장 안쪽에 토굴을 만들어 숨은 지 몇 시간. 나는 어린 시절의 나와 함께 전생의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전생의식이란 타인의 영혼을 제압하여 육체를 빼앗고, 나아가 그 영혼이 나에게 종속되도록 만드는 술법. 이것이야말로 내가 만든 최고의 불노불사의 술법이며 영원토록 나에게 영생(永生)을 가져다줄 힘이고 권능이다.


‘영혼을 종속시키는 힘...제압의 술법.’


적자생존(適者生存).


자신의 강압적인 힘에 나약한 영혼이 억눌려 뭉개진다.

뭉개진 영혼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의미는 다신 내세울 없다. 그저 내 힘에 의해 노예처럼 종속될 뿐. 위의 말처럼 이 대법을 표현할 더 좋은 대사는 존재치 않는다.


‘전생의식을 시행하기 머지않았다.’


함부로 의식을 사용해 영혼이 종속당하면 그 혼은 다신 밖으로 나올 수 없고, 영원토록 내가 만든 심상세계의 아공간에서 잠들어 버린다. 그리고 천천히 소멸당하거나 내 영혼 속으로 흡수당해 나의 힘으로 변한다.


‘최고의 치료제를 사로잡았는데 함부로 움직여 일을 망칠 수는 없는 법이지.’


“우, 우우윽...크으윽!!”

“후후, 이제야 정신을 차린 건가.”


어린 오로치마루는 현재 자신이 시전한 환술에 걸려 고통스럽게 신음하고 있었다.


조금씩이지만 점점 눈이 흐려지고

움직임은 줄어들며, 입에선 천천히 침이 흐른다.


빈껍데기의 육신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빼앗기 위해.

정신을 넘어 영혼마저 내가 먹어치우기 위해.

나는 어린 시절의 날 환술로 백치상태로 만들고 있다.


‘순조롭군.’


조바심에 함부로 전생을 시작하면 안 된다.

물론 무작정 전생의식을 시작해 몸을 빼앗아도 그 신비스럽고 경이로운 힘에 의해 다친 내 영혼도 천천히 재생되겠지만 그 재생속도가 너무 느려 회복에 수십 년의 세월을 소비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


한순간의 조급함으로 그만한 세월을 기다리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그만큼 이번에 온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다시 뱀이 세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 나는 온 신경을 다해 어린 시절의 날 ‘요리’하기 시작했다.


슈숫!


“큭!”


뱀의 약물로 이지를 제압한다.


“환법. 수박살(修博殺).”


그런 다음 백치로 만들기 위해서 환술을 걸고


슈우욱--


“큭, 우우우...”


퍼억!


발로 머리를 후려치거나


“크윽웁!”

“정신차려라.”


콰직!


심하면 뼈를 부서뜨린다.


“...크우으웁!!”

“흐음...안 돼지. 아직은 안 돼. 정신을 잃지 마라.”


환술 속에서 기절하려는 의식을 육신의 고통으로 강제로 깨운다.


“정신차렸나? 그럼 다시 시작하지. 환법. 수박살(修博殺). 환술. 부환살(否還殺). 환술. 심중잠영(心中潛泳).”


슈우우욱--


환술에 환술을 걸어, 머릿속까지 침잠되도록 중첩으로 걸어두고,


콰직!


“우우우우웁!!!”


그러면서도 환상 속에서도 정신을 차리도록 가혹스럽게 고통을 가한다.


간단한 일이다.

저항하게 만들고 다시 깎아내린다.


‘균형이 중요한 법.’


죽었지만 죽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살아있지만 살아있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정신을 죽이려면 영혼과 육신을 고통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고해(苦海).


고통의 바다의 휩쓸린 정신은 빠르게 피폐해지는 것이 당연.

차라리 죽음이 편안할 정도의 고통에 자아는 먼지처럼 사라진다.


“우...욱...!”

“...아직 ‘살아’있구나. 역시 대단해.”


아아. 역시 어린아이라도 역시 나라는 것인가.


몇 시간이 지났다. 그만큼 고통도 심해졌을 텐데.


이 녀석의 정신력에 맞춰 강도를 조절해준다지만, 보통사람은 골백번은 미칠 환상과 고통만으로도 쇼크사를 해버릴 끔찍한 고통에서도 어린 녀석이 제정신을 유지하며 버틴다. 그리고 계속 의식을 차릴 때마다 흉험한 눈으로 날 노려본다.


잊지 않겠다는 듯이.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는 듯이.

어린 눈에 귀화가 피어오르며 피눈물이 흐르는 광기(狂氣)가 날 바라본다.


“...큭.”


좋다. 좋아. 아주 훌륭해.

그 누구도 그 나이에 저런 독기(毒氣)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사악한 인간이라도 속에 독이든 비수(匕)를 갖고 다니지 않는다.


이런 평화 속에서

이런 행복 속에서


“그야말로 타고났구나.”


그야말로 천성.

스스로가 뱀(蛇)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칼날.

조금만 더 자라난다면 그 칼날에 베이는 것은 나였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아직은 너무나도 무딘 칼날.”


콰악!


“나약한 것은 죄악이지. 그렇지 않나?”


퍼억!


있는 힘껏 발로 머리를 후려친다.

녀석의 몸 뚱아리는 힘없이 바닥에 굴려 떨어진다.


“그렇기에 나약한 것들을 잡혀먹는 게 세상이다.”


시간은 많다. 네 녀석이 느끼기에 영원토록.

그 속에서 과연 너는 얼마나 ‘자신’을 버틸 수 있을까?


“큭큭...술법을 사용하기 전까진 심심하진 않겠어.”


죽음이 아닌 죽음. 그것을 위한 작업.

시간은 독처럼. 천천히 어린 날 죽여 간다.


“어린 뱀아. 천천히 내 독아에 죽어라.”


그리고 나에게 모든 걸 넘겨라.


.

..

...


나뭇잎 마을. 호카게 관저.

이제 취임식을 며칠 앞두고 호카게에 관련된 인수 작업을 처리하는 사루토비 히루젠은 피로에 침침한 자신의 눈을 주무르며 눈앞에 쌓인 서류더미와 한창 씨름을 하고 있었다.


파락-

쿵.


파락-

쿵.


“이거 참. 끝이 없군.”


자신이 몇 시간째 서류들을 넘기고 그 안에 도장을 찍고 있는지 모르겠다.

현 나뭇잎마을은 한창 성장 중인지라 자신의 선에서 처리할 일 굵직굵직한 대사(大事)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호카게의 결정에 따라 주변 나라와의 외교마찰에 따른 마을입장 표명도 변하기에 한 수, 두 수의 안목을 가지고 서류들을 판단해야 한다.


“하아, 그분들께서는 이러한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게셨단 말인가.”


너무나 많은 서류에 살짝 짜증도 일어나지만 그렇다고 이 서류들을 무시하기엔 그 후폭풍이 너무 거세다. 이곳 서류의 어떻게 처리하나에 호카게. 그 너머 나뭇잎의 행보가 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


그가 서류에 도장을 찍고 안 찍고에 따라 다른 마을과의 평화가, 또는 전쟁이 일어날 수 있기에 신중에 신중을 갖고 서류들을 처리해야 한다.


-하하, 위에 오른다는 것은 그만한 각오가, 능력이 필요한 법이지. 호카게도 그러하다.-

-하아, 사루토비...나뭇잎을. 나뭇잎을 부탁한다.-


초대의 목소리가, 2대의 부탁이 기억 속을 스친다. 그분들은 그야말로 거목이 되어 나뭇잎을 지켜주었지. 그들의 그림자가 커질수록, 사루토비는 더욱 더 먼저 떠나간 선대 호카게들이 그리워진다.


‘후우, 이젠 제가 당신들처럼 되어가는군요.’


이젠 자신이 거목이 될 차례. 호카게라는 거목이 되어 나뭇잎을 찬란하게 피워야할 의무가 있다. 호카게의 자리에 오른 만큼 그 분들을 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


달칵-


“사루토비님. 여기 오늘 입장하신 인명록에 관한 서류입니다.”

“아, 그래. 오늘 오신 분들은 어디에서 왔지?”

“불의 나라 영주대리로써 후쿠사메님 외에 총 25명의 수행원입니다.”

“아아. 후쿠사메상. 영주님 근처에서 보조하고 있던 그가 기억나는군.”

“네, 그 외에도 전령을 통해 내일 바위, 모래마을에서 축하사절단이 도착한다고 합니다.”

“그렇군. 바위와 모래라... 휴, 인접국이니 만큼 내일 비번이 쉬는 중급 닌자들이 그들을 모셔오도록 하게. 축하사절이라 하지만 반드시 잘 지켜봐야 하는 법일세.”

“네.”


취임식에 따른 외부의 손님들을 많이 모셔온 지금, 나뭇잎이 외부인들에 대해 잘 대처하지 못한다면 마을의 기밀이 유출되거나 혈족을 노리고 온 암살자들을 마을에 드리울 수 있다.


만에 하나 자신이 우려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손해는 둘째치고 마을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평가가 땅에 떨어질 수가 있기에 안전과 보안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한다.


그렇기에 아직 마을에선 취임식이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호카게 관하 암부(暗部)들 또한 사루토비의 명령에 의해 나뭇잎마을을 수호하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파락-

쿵.


파라락-

쿵.


“흠, 츠나데와 지라이야. 그리고 오로치마루는 지금 뭐하고 있는지 아는가?”

“현재 츠나데와 지라이야는 숙소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였고 단지 오로치마루가 수련장에 남아있다고 들었습니다.”

“기특하군. 하지만 수행을 하는 것도 지나치면 오히려 몸도 상하지. 그 아이에게 그만 돌아가라고 전해주게. 또 수행원 몇 명을 붙여 그 아이가 나간 후 수련장 안쪽을 순찰시키도록 하고.”

“네? 순찰 말입니까?”

“그래, 그쪽은 숲이 많아 뭔가 사단이 일어났을 때 적들이 탈출로로 많이 쓰이는 곳이니까. 미리 대비해서 나쁠 건 없겠지. 조금이라도 이상한 것이 있으면 주저 없이 보고하게.”

“네. 알겠습니다.”

“하아, 그분께서 너무 나에게 무거운 것을 질며주셨어.”

“그런 말씀마십쇼. 사루토비님. 저희 암부들은 사루토비님을 믿고 있습니다.”

“허허, 말이라도 고맙네.”


호카게 관저에서는 밤이 늦도록 서류 넘기는 소리만이 들려온다.


.

..

...


"..."

"..."


콰직.


부셔진 팔 뼈를 발로 지그시 밟아 본다.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라도 고통에 신음을 질려댈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녀석은 미동도, 신음도 내뱉지 않는다.


"..."


눈은 초점을 잃고 의식은 흐려져 있다.

완벽한 공허.


"이제야 되었군."


자아를 잃었기에 고통도 잃었다.


그 속에서 어린 오로치마루라는 육신과 영혼 덩어리만이 남아있다.

환술과 고통 속에 녀석은 결국 백치가 된 것이다.


지독한 고문으로 그 여린 몸은 엉망진창이지만 그래도 내가 원하는 상태로 만들어 졌다.


"그럼. 이제 시작한다."


오랜 시간 정성들여 요리한 끝에 그 녀석을 이제 잡아먹는다.


피잉-


"인법...전생술(全生術)."


천천히 차크라를 휘돌리며 나와 녀석과 눈이 마주친다.


눈가 눈이 마주치고

서로가 서로를 마주치고

영혼과 영혼이 마주본다.


그렇게 마주보면서 천천히 주변 환경은 변화되어

음습한 토굴이 아니라 검은 하늘에 꿈틀거리는 세계가 내려온다.


꿈틀꿈틀.

꿀럭꿀럭.


자, 내가 만든 심상세계의 아공간이 완성되었다.

어린 오로치마루는 이미 자아를 잃어,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부유하듯이 존재하고 있고 그런 영혼을 내가 만든 이 세계가 끌어당겨 내 앞으로 인도한다.


“식사시간이다.”


덥석.


녀석의 영혼을 천천히 내 입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천천히, 하나도 흘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그 여린 영혼을 씹어 먹는다.


와삭.

와삭.


씹을 때마다 영혼이 과자처럼 부셔진다.

그리고 그렇게 부셔진 영혼이 사르르 녹아 내게 스며든다.


그리고


!

!!

!!!


“아! 아!”


영혼을 잡아먹는 순간 직감했다.

영혼이 스며드는 순간 알아차렸다.


영혼이 다시 차오르는 것을.

잘린 영혼이 다시 연결되고 있는 것을.


도마뱀의 꼬리가 다시 자라나는 것처럼.

잘려진 나무 위에서 다시 새싹이 일어나는 것처럼.


"아!...아아아!"


스며든 영혼이 나게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엄청난 활력에 정신이 고양되고 이어지는 극한의 쾌감이 이성을 마비시킨다.


카타르시스(catharsis).


득도한 고인이 어느 순간 평생의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그 환희와 기쁨이 내 영혼에서 울려 퍼진다. 그리고 죽어버린 왼팔과 오른팔이 다시 이어지는 것을 느낀다.


'영혼이 회복되고 있다!!'


아, 이런 것인가. 영혼을 다시 본래대로 만든다는 것이 이런 느낌인가?

나사나 톱니바퀴가 빠진 것을 다시 끼워 맞춘 것 따위의 의미가 아니다.


영혼이라는 것.

자신이라는 것.


그 속에서 잃어버린 그 무엇. 머리로는 알아도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는 그 무엇.

나라는 존재가 존재하도록 만든 그 무엇. 말로 표현할 방법조차 없는 그 무엇.


영혼을 삼킴으로써 나는 다시 그 무엇을 되찾아내고 있었다.


“하하!...킥킥!”


아삭

아삭


끊임없이 내 영혼이 차오르는 느낌에 나는 계속 어린 내 영혼을 삼킨다.


‘이제...부활(復活)이다!’


드디어 뱀이 뱀을 잡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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