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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긴
작품등록일 :
2012.10.20 08:05
최근연재일 :
2012.10.20 08:05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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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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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
글자수 :
206,343

작성
12.09.09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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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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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
12쪽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4

DUMMY

<5>


우진은 경화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었다. 활동복으로 쓰기 위해 필요한 부분에만 경화가죽 패드를 덧댄 이 옷은 온통 검은 색으로 물들어있었다. 마법 공방에서 일할 거라면 필요없는 물건이지만 밤에 부수입을 올리기 위해 큰 맘 먹고 구입한 가죽갑옷이다. 입고 벗기도 편하고 움직이기도 편해서 우진의 마음에 쏙 들었다.

“자 그럼 가볼까?”

가죽 벨트를 조이고 대검을 등에 짊어진 우진은 소파를 박차고 일어났다.

“레노아. 집 잘 지켜. 내일 아침쯤에 들어올 테니까 누가 와도 열어주지 말고.”

“응. 오빠. 잘 다녀와.”

레노아는 미소를 지으며 나무로 만든 작은 바늘을 뒤로 던졌다. 뒤에서 꼼지락 거리던 쥐새끼 한마리가 나무 바늘에 정확히 꿰여 비명을 질렀다.

찌이이익!

우진은 그런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치워놔.”

“응. 오빠도 몸 조심해.”

우진은 아파트에서 빠져나와 거리로 나왔다. 우진의 아파트 앞에는 붉은 빛을 드리운 홍등가가 인접해있었다. 반라의 여성들이 거리에 나와 다리를 드러내놓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우진은 그런 그녀들 사이를 걸으며 고개를 숙였다. 디아스 패밀리의 일원과 접촉하기로 약속한 곳은 슬럼가의 클럽, ‘벤과 토끼들’의 앞이었다.

우진은 홍등가를 가로질러 클럽, ‘벤과 토끼’들로 향했다. 시간은 아직 좀 남아있지만 약속장소에 미리 가있는 게 클라이언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으리라. 그리 생각한 우진은 가로등이 설치되지 않은 어둑한 골목길로 들어섰다. 이쪽을 통해서 주택가를 가로지르면 보다 일찍 클럽에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인적 드문 길의 약속이라고 해야 할까? 우진이 어둑한 골목길에 접어들자마자 우진의 앞에 술에 취한 불한당 세 명이 나타났다.

“어이 꼬마. 좋은 걸....”

쉭!

아직 강도라고 확정된 건 아니지만 기선을 제압할 필요가 있다. 검술이나 마법, 완력에서는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겉보기로 우진은 곱상한 소년에 불과했다. 일단 기선을 제압하지 않으면 어차피 싸움을 피할 수 없다. 그럴 바엔 기선을 제압해서 쉽게 끝내는 게 이득!

우진은 말을 걸어오는 불한당에게 대뜸 검을 휘둘러 목을 치는 대신 그 남자의 수염을 베었다. 우진의 대검은 날이 거의 서있지 않은 둔탁한 것이었지만 어찌나 빨리 휘둘렀는지 남자의 수염이 깔끔하게 베여나갔다. 게다가 우진의 공격은 그걸로 끝난 게 아니다. 수염을 가르고 지나간 우진의 대검이 빙글 돌아서 방향을 선회하더니 뇌광처럼 하늘로부터 뚝 떨어졌다.

퍼석!

우진이 휘두른 대검이 또 다른 한명이 손에 들고 있던 술병을 직격했다. 술병을 쥔 사람에겐 털끝만큼의 위해도 가하지 않고 손가락의 틈을 따라 술병을 세로로 종단한 것이다.

게다가 그러고도 검은 멈추지 않았다. 우진의 대검은 어느새 칼코를 돌려 수평으로 빙글 돌더니 칼집으로 도로 들어갔다. 마치 살아서 혼자 춤추는 마검을 본 것 같았다. 검이 움직이는 순간에는 검광만 가득할 뿐, 이 소년의 기척은 완전히 사라졌다.

우진은 이미 신검합일의 경지에 도달해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무예에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이리 되면 계산이 나온다. 불한당들은 자신들이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수준의 기예를 보인 우진에게 질려버렸다.

“으...”

말도 꺼내기 전에 기선을 제압했으니 불한당들은 어리둥절했다. 물론 우진이 선수를 치지 않았으면 그들은 우진에게서 대검을 빼앗으려 했을 것이다. 대검은 아무리 마무리가 허술한 저급품이라 해도 꽤나 값이 나가는 물건이니까. 그러나 이렇게 말도 못 붙여보고 당하니 되려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이봐. 우리는 그, 그저 말을 좀 붙였을 뿐인데.”

“그래. 그냥 말 좀 붙였다고. 친해지고 싶어서. 정말이야!”

그들은 변명하기 위해 중얼거렸다. 하지만 우진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너희들. 좀 더 근사한 악당이 되렴. 이정도로 이 험한 세상 살겠냐?”

우진은 고개를 홱 돌려서 그들을 무시하고 성큼 성큼 걸어갔다. 저들과 말을 더 섞어봐야 골치아픈 일만 벌어질 것이다. 우진 성격에 뻔한 거짓말 하면서 자기 변호하는 걸 곱게 봐줄 수도 없고 저들도 불한당이니 지들이 잘못했나 안했나 따질 정신도 없을 터. 저들을 건드리다보면 저들의 동료니 뭐니 그런 놈들이 나올테고 그러다 보면 끝이 없다.

이제 막 다페날에 정착한 우진으로서는 최대한 무난하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우진은 그들을 더 해치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그때였다.

“꺄아아악 도와줘요!”

찢어질 듯한 젊은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우진이 옆 골목을 돌아보니 젊은 여자 한명이 옷이 찢어진 채로 길바닥에 쓰러져 있고 두 남자가 황급히 바지를 벗고 있었다.

“으헤헤헤 이 아가씨가 왜 이리 앙탈일까?”

“괜찮아. 처음만 괴롭지 그 다음엔 오히려 너도 즐기게 될 거야.”

“도와줘요!”

“앙탈 부리지마! 어차피 아무도 안도와준다고! 이런 곳에 있던 너야 말로 사실 이런 걸 기대하고 온 거 아니야!?”

“이런 음란한 몸을 하고 앙탈은! 사실은 너도 원하고 있잖아?”

남자들은 싫다고 하는 여자를 찍어 누르고 옷을 찢어발기고 있었다. 우진은 그 모습을 보고 실소했다.

“이건 또 뭐야? 여긴 무슨 범죄의 낙원인가?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강력범죄가 속출하네.”

우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그저 무난하게, 약속장소로 가고 싶었을 뿐인데 일이 꼬인다. 방금 전엔 노상강도에 이젠 강간범인가?

‘무난하게, 최대한 무난하게.’

우진은 조심스레 주문을 외웠다. 우진의 손에서 붉은 광선이 뿜어져 나와 막 바지를 벗고 여자를 찍어 누르려던 남자의 엉덩이 밑에 명중했다.

“어?”

막 여자를 강간하려고 자세를 잡던 남자가 사타구니를 더듬었다. 있어야 할 게 갑자기 없어졌다. 혹시나 싶어서 사타구니 사이를 살펴보니 정말 그의 소중한 것(?)이 잘려나가 있었다. 고열의 광선이 그의 소중한 것을 깨끗하게 자르고 상처도 열로 봉합해버린 것이었다.

“히에에엑!”

“어떤 놈이냐?!”

“미안. 욕정 처리에 애를 먹고 있는 것 같 길래 그만 좀 도와줘버렸지 뭐야. 나도 참 참견이 심하단 말야. ”

우진은 그리 말하고 다시 주문을 시전 해 다른 한 명도 거세해버렸다.

“으아아아아악!”

“그렇게 음란한 걸 발딱 세우고 다니다니. 쏴 맞추기도 쉽네. 당신들도 사실은 이런 거를 원하고 있던 거 아냐? 괜찮아. 처음에만 좀 당황스럽지 나중에는 다 익숙해질거야.”

우진은 강간범들의 논리 그대로 되받아쳐주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마치 사람들 몰래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듯 마법을 시전하곤 앞으로 걸어갔다.

“으아아아아아아!”

소중한 자신의 분신(?)을 잃은 두남자의 절규가 골목길에서 울려 퍼진다. 우진은 그 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우진이 뒤를 돌아보자 방금 전 그에게 튀어나왔던 불한당들이 있었다. 그들은 아무 생각없이 우진을 따라오다가 그가 두 명을 거세해버리는 걸 보고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아직도 안 꺼졌냐? 그렇게 나랑 친해지고 싶냐?”

“아, 아니요.”

“수, 수고하세요.”

불한당들은 우진에게서 등을 돌려 꽁지가 빠지게 도망쳤다. 우진은 그 모습을 보고 다시 걸어갔다. 약속장소까진 이제 얼마 안 남았다.

“도와주세요. 도둑....”

“에라이!”

우진은 즉시 부츠에서 나이프를 뽑아서 골목에 집어던졌다. 머리위에 봇짐을 지고 밧줄을 타고 내려오던 남자의 다리에 나이프가 꽂히자 그가 밧줄을 놓치고 바닥에 떨어졌다.

“뭐 이딴 동네가 다 있어? 무슨 범죄의 왕국이냐? 뭐 기대에 어긋나지 않아서 좋긴 한데 레노아가 걱정이군.”

우진은 마법으로 나이프를 회수하고 다시 앞으로 걸었다. 그러자 이번엔 골목에서 나와서 그에게 의도적으로 충돌하려는 소매치기 소녀, 그 다음엔 술병을 들고 가다 깨트리고 이게 고급와인이었다면서 공갈하는 남자 등등이 나왔다. 우진은 그런 놈들을 다 처리하고 겨우겨우 골목을 빠져나왔다. 시간을 단축시키겠다고 지름길로 접어들었는데 오히려 시간이 더 걸렸다. 그래도 우진의 처리방식이 신속해서 아직 약속시간은 한참 남아있었다.

“헉, 헉... 왠지 정신적으로 피곤해.”

우진은 숨을 헐떡이며 클럽 앞에 갔다. 클럽 앞에는 아직 개장전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인간, 엘프, 오크, 드워프, 노움, 하플링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다양한 종족들이 클럽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음....”

우진은 그 줄에서 벗어나 강물 쪽으로 향했다. 이 야밤에 강에 낚시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여럿 있어서 그들 사이로 다가가자 비린내가 진동했다. 물고기가 잘 잡히는 모양이다. 우진은 그들 근처에 빈 난간에 몸을 기댔다.

“왔군.”

“아?”

우진의 옆에는 검은색 남성용 정장을 입은 에밀리 디아스가 서있었다. 그녀는 넥타이에 손가락을 넣어서 느슨하게 만들고 손으로 부채질했다. 그리 덥지 않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러는 것일까? 우진이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얼굴이 붉어지더니 고개를 홱 돌렸다.

“아 저기....”

“제가 어려워요?”

우진이 직접 물어보았다.

“그, 그게 어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괜찮아요. 신경쓰지 마세요. 원래 그 혼약은 마피아랑 어떻게 엮어볼까 하고 아버지도 생각하고 했던 거니까,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현씨 일가도 망한 지금은 별로 신경쓰지 마세요.”

우진은 발로 지면의 돌을 하나 차서 손으로 잡더니 돌을 허공에 던졌다 받으며 말했다. 좋게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피해자인 우진이 그렇게 말해주다니, 솔직히 놀랍다. 어른스럽고 착해 보인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말해주다니. 에밀리는 다시금 물어보았다.

“그, 그럼 크롬펜서는?”

“어차피 그때 돌려받았다면 상공회의소 회장인 다말에게 빼앗겼겠죠. 왜요? 혹시 돌려주시게요?”

약혼이 무효라면 약혼 선물은 당연히 돌려받아야 하는 것이지만 상대는 마피아, 그걸 그렇게 쉽게 돌려줄 리가 없다. 하지만 에밀리 디아스는 눈썹을 찡그리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으음.”

마검 크롬펜서는 이미 디아스 패밀리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명검이다. 에밀리의 허리에 크롬펜서가 매달려있지 않다면 틀림없이 모두들 크롬펜서의 행방을 궁금하게 여길 터,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크롬펜서의 뛰어난 성능은 포기하기 아쉬웠다. 크롬펜서에는 고유마법이 각인되어있는데 그 검을 쥐고 있는 자는 적은 마력으로 쉽게 고유마법을 시전 할 수 있어서 조직간의 싸움에서 볼 때 크롬펜서가 있고 없고는 큰 차이다.

조직을 위해서나 사적으로나 크롬펜서는 쉽게 내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욕심으로 크롬펜서를 붙잡고 있으면 에밀리 디아스는 대체 그 한심한 아버지 펜너와 다를 게 뭐지?

에밀리는 심호흡을 하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크롬펜서를 허리에서 풀렀다.

“도, 돌려줄게. 네가 쓰지 않더라도, 지금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지? 크롬펜서를 판다면 틀림없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을 거야.”

우진은 그런 그녀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 발나르 제국 시절부터 내려오는 이 명검은 디아스 패밀리에게는 거의 전략병기나 다름없다는 걸 우진은 잘 알고 있었다. 디아스 패밀리가 재부흥 하게 된 것은 에밀리 디아스에게 크롬펜서가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크롬펜서의 고유마법이 있는 한 어느 조직도 디아스 패밀리를 쉽게 볼 수 없었다. 그런데 그걸 단지 신의문제 때문에 돌려주겠다니. 우진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손에서 크롬펜서를 받아들었다.

우진은 크롬펜서를 칼집에서 뽑았다. 거울처럼 매끈한 검신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길이 약 80센티미터, 무게 중심은.... 이정도?”

우진은 크롬펜서를 공중에 휙 던지더니 빙글빙글 도는 크롬펜서를 공중에서 받아 허공을 향해 찌르기를 날렸다. 대검을 차고 있어서 세검류는 잘 못 다룰까 싶었는데 우진은 능숙한 솜씨로 검격을 날렸다.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검광이 번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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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1 +2 12.09.09 3,153 14 8쪽
1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0 +4 12.09.09 3,225 19 7쪽
1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9 +1 12.09.09 3,334 24 12쪽
1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8 +2 12.09.09 3,209 18 11쪽
1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7 +3 12.09.09 3,132 20 11쪽
1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6 +2 12.09.09 3,431 20 12쪽
1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5 +3 12.09.09 3,356 18 9쪽
»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4 +2 12.09.09 3,326 20 12쪽
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 +2 12.09.09 3,627 17 8쪽
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 +2 12.09.09 4,022 17 13쪽
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 +4 12.09.09 4,643 20 10쪽
5 제 1 화 - 바리 공주와 재앙의 남매 4 +2 12.09.09 4,579 15 5쪽
4 제 1 화 - 바리 공주와 재앙의 남매 3 +4 12.09.09 4,795 14 11쪽
3 제 1 화 - 바리 공주와 재앙의 남매 2 +2 12.09.09 5,513 16 11쪽
2 제 1 화 - 바리 공주와 재앙의 남매 1 +3 12.09.09 8,002 19 9쪽
1 프롤로그 - 어둠의 여왕과 세븐즈리그 +4 12.09.09 11,350 3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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