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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긴
작품등록일 :
2012.10.20 08:05
최근연재일 :
2012.10.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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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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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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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
글자수 :
206,343

작성
12.09.09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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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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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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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

DUMMY

<1>

세엘이라 불리던 엘프들은 자부심이 대단한 종족이었다. 모든 종족들을 폭권으로 지배하던 가루다들이 파멸한 이후 엘프들은 자신들이 세계 문명을 선도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수십종의 인종들이 세계에 등장하게 되자 엘프들은 자신들을 추월해 성장하는 다른 종족들에게 밀리게 되었다.

자존심이 강한 엘프들로서 이런 전개는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결국 하이엘프들은 다크엘프들이 저지른 사고에도 불구하고 금단의 마법에 손을 대고 만다. 그리하여 지상에 강림한 것이 사악한 암흑의 정령, 어둠의 여왕 마스사라스였다. 어둠의 여왕 마스사라스는 강력한 마법으로 엘프들을 공격해 그들의 문명을 파괴했으니 타이세라에 남아있는 엘프들의 국가는 하이넬라가 유일했다. 하이넬라 외에 있던 엘프들은 그 후 세계 각지를 유랑하는 신세가 되니 그들은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단결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엘프 마피아가 탄생했다.

엘프들을 보호하고 단결시키기 위해, 피를 피로 씻어내는 흉악한 범죄집단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한 엘프 마피아들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이 바로 세븐즈리그였다.




디아스 패밀리는 마피아들 사이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오래된 가문 중의 하나였다. 디아스 패밀리의 보스 펜너는 호승심이 부족하고 혈기도 빈약한 엘프로 항쟁이 벌어질 때마다 많은 것을 양보하며 물러나기만 할 뿐, 제대로 싸울 줄 몰랐다. 그나마 그가 재주가 있던 것은 정략결혼뿐이었다. 정략결혼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디아스 패밀리는 엘프들 사이에서도 조롱거리가 되어야 했다.

하지만 현재, 디아스 패밀리의 보스 펜너가 머물고 있는 저택은 다페날의 북서구, 가장 고급스러운 저택들이 즐비한 부유층의 거리였다. 지난 10년간, 펜너를 대신해 디아스 패밀리를 이끈 중간보스, 에밀리 디아스가 디아스 패밀리를 다시 중흥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 에밀리 디아스는 자결이라도 결심한 듯한 비장한 얼굴로 성큼성큼 복도를 걷고 있었다.

“아, 이러시면 안 됩니다 누님!”

경호원들이 복도를 걷는 에밀리를 막는다. 그러나 에밀리는 대답대신 허리춤에 찬 검을 빼들었다. 고대 가루라들의 제국, 발나르 시절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마검 ‘크롬펜서’, 이 예리한 세검 앞에 나서는 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비켜!”

그녀는 경호원들을 몰아내고 문을 발로 걷어찼다. 어지간한 사람의 집이라도 들어갈 것 같은 넓은 침실 안에는 캐노피를 설치한 커다란 침대가 있었고 그 침대 위에는 바로 그녀의 아버지이자 디아스 패밀리의 보스, 펜너 디아스가 누워있었다. 그의 양 옆에는 젊은 여자들이 있었는데 인간과 하프엘프였다.

“아버지!”

에밀리는 혐오감을 감추지 않고 마검을 아버지에게 겨누었다.

“아 에밀리. 이런이런. 이렇게 들어오면 안되지. 아무리 부녀간이래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거다.”

“그건 제가 아버지에게 할 말이에요! 너희들은 얼른 꺼져!”

그녀는 검을 휘둘러 아버지의 연인들을 내쫓았다. 여자들은 꺄악 하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펜너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못 말리겠다는 듯 자신의 딸을 바라보았다.

“음. 왜 그러니. 에밀리. 저 여자들 중에 네 새 엄마가 있을 지도 모르는데.”

“아버지가 결혼을 몇 번 했는지 헤아려 보시죠.”

“원래 결혼은 일곱 번째 부터가 우리들 속담 아니던가?”

오랜 세월을 사는 엘프들로서는 결혼 한 두 번 정도는 별로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펜너의 경우는 그 도가 지나쳤다. 에밀리가 무력으로 디아스 패밀리를 일으켜 세우기 전, 펜너가 디아스 패밀리를 유지한 것은 오직 정략결혼이었다. 그 자신과 아들 딸들을 이용해 구차하지만 평화로운 방식으로 조직을 지켜왔다.

“아버지의 경우는 그 열배가 넘었는데요.”

방식이 그렇다 보니 딸이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렇게 싸늘한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펜너는 능글맞게 굴었다.

“내가 또 맞선을 주선해서 그러니?”

에밀리 디아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 멍청한 아버지는 현재 디아스 패밀리를 이끌고 있는 그녀를 다시 맞선시장(?)에 내놓았다. 이전, 그녀가 아직 조직에서 활약하기 전에는 그녀를 정략결혼시켜 얻을 수 있는 게 있다면 내놓아도 무방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조직의 중추다. 정략결혼으로 그녀를 내놓는 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에밀리는 한때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정략결혼으로 조직을 유지해나가는 건 모든 이들에게 웃음거리가 되는 일이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 아닌가. 펜너는 혹시 자신이 웃음거리가 되는 걸 감수하더라도 평화로운 삶을 선택한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후 펜너의 행동을 보면 그런 심오한 생각 이후에 나온 행동이 아니라는 것 쯤은 잘 알 수 있었다. 에밀리를 다시 맞선시장에 내놓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남자는 단지 멍청한 것이다.

“프로젝터가 있지요? 이방에?”

“어.”

펜너는 손가락으로 협탁 위에 놓인 프로젝터를 가리켰다. 에밀리는 크롬펜서를 칼집에 꽂아넣고 양 손을 휘둘렀다. 넓은 방 안에 돌풍이 일며 커튼이 알아서 촤르륵 펼쳐져 창문을 가렸다.

“스크린은 저기?”

에밀리가 손가락을 퉁기자 둘둘 말려있던 스크린이 알아서 촥 펼쳐졌다. 에밀리는 프로젝터에 수정을 꽂아 넣었다.

“최근 우리 구역에서 팔리던 불법 크리스탈이에요. 잘 봐요.”

“어 그, 그래.”

스크린에는 화상이 비춰졌다. 대부분의 불법 크리스탈이 그러하듯 젊은 여성 한명이 흉측한 남자 두 명에게 강간당하는 영상이 떠올랐다.

“오오~.”

“뭐가 ‘오오~’에요! 잘 봐요!”

에밀리는 화상에 비춰지는 여자를 가리켰다. 화상에 비춰지는 여자는 어설프게 엘프로 분장한 인간 여자였다. 강간도 진짜라기보다는 어설픈 연기였다.

“뭐 이 정도는 흔하지. 엘프 좋아하는 놈들이 많잖아?”

“실제 엘프도 나와요.”

에밀리는 빨리 감기로 앞부분을 넘겼다. 여배우가 바뀌었는데 이번에는 진짜 엘프 여성이었다. 하지만 펜너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걸 바라보았다. 엘프도 인구수가 많다보니까 벼라별 작자들이 다 있는데다가 이 세상엔 엘프라면 이유 불문하고 환장하는 엘프 마니아들이 있었다. 그런 놈들이 있다보니 그런 놈들의 성적 판타지, 그 추잡한 수요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이런 물건도 나오는 거 아닌가?

“음. 좀 천천히 돌려라. 자세히 보면 안 되겠니?”

“후우. 여긴 자세히 보시지요.”

그녀는 수정의 거의 끝까지 돌려 감았다. 이제 본편은 다 끝나고 다음에 나올 작품을 홍보하는 예고편 파트였는데 그 파트에서는 한 젊은 엘프 여성이 클로즈업 되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엘프 마니아들을 위해 마침내 옷을 벗는다. 잡지 모델로 익숙한 미스티가 마침내 성인물 데뷔! 엘프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미모로 칭송받는 그녀의 음란한 모습을 풀 크리스탈로 감상하시라!”

프로젝터에서 경박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확실히 지금 영상에 비춰지는 엘프 여성은 엘프들 사이에서도 미인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웠다. 모두가 좋아할 만한 긴 금발머리칼에 청초한 녹색 눈동자, 잡티라곤 하나도 없는 새하얀 피부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심드렁하게 보고 있던 펜너도 침대에서 일어나 자세를 바로 할 정도였다.

“오오오오. 미인이네. 나도 하나 사야겠다.”

“이 개떡같은 엘프 말종 놈이!”

그 순간 에밀리가 참지 못하고 몸을 틀어 발차기로 펜너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펜너는 침대위에서 굴러 떨어져 바닥에 떨어졌다.

“이 꼰대가 어떻게 자기 딸을 못 알아봐!? 미스티 디아스! 이래도 모르겠냐?! 저 여자는 내 친언니잖아!”

결혼을 벌써 70번 이상 한 펜너에게는 그만큼 많은 아들딸들이 있었다. 다들 펜너만큼은 아니더라도 결혼과 이혼을 밥 먹듯 하는 엘프들은 그래서 자신들의 호적에 올리는 것은 오로지 엘프와 엘프 사이에서 태어난 순수혈통의 엘프만을 올렸다.

미스티 디아스와 에밀리 디아스는 엘프 여성과 펜너 사이에서 태어난 순수혈통의 엘프, 아무리 자식이 많다 하더라도 그녀는 알아보아야 하는 게 아닌가? 만약 에밀리가 결혼해서 분가라도 했다면 이 남자, 에밀리도 못 알아 볼게 아닌가?

“그, 그게... 알다시피 아들 딸이 좀 많아야 말이잖니. 에밀리!”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에밀리는 바닥에 쓰러진 아버지, 펜너를 발로 걷어찼다. 에밀리에게 있어서 미스티는 친 언니다. 많은 이복 형제와 달리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친언니가 무슨 일이 생겼는지 음란물에 주연으로 나오게 생겼는데 그 아버지라는 펜너는 몸을 웅크려서 최대한 안 아프게, 덜맞기 위해 애를 썼다. 이렇게 비굴하게 나오면 더 때릴 의욕도 없어진다.

“됐어! 당신에게 뭘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내선에서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당신은 더 이상 가족관계 복잡해지게 굴지 말고 거세라도 해버려!”

에밀리는 그 말을 남기고 방문을 거칠게 닫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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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1 +2 12.09.09 3,153 14 8쪽
1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0 +4 12.09.09 3,225 19 7쪽
1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9 +1 12.09.09 3,334 24 12쪽
1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8 +2 12.09.09 3,209 18 11쪽
1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7 +3 12.09.09 3,133 20 11쪽
1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6 +2 12.09.09 3,432 20 12쪽
1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5 +3 12.09.09 3,356 18 9쪽
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4 +2 12.09.09 3,326 20 12쪽
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 +2 12.09.09 3,628 17 8쪽
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 +2 12.09.09 4,022 17 13쪽
»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 +4 12.09.09 4,644 20 10쪽
5 제 1 화 - 바리 공주와 재앙의 남매 4 +2 12.09.09 4,579 15 5쪽
4 제 1 화 - 바리 공주와 재앙의 남매 3 +4 12.09.09 4,796 14 11쪽
3 제 1 화 - 바리 공주와 재앙의 남매 2 +2 12.09.09 5,513 16 11쪽
2 제 1 화 - 바리 공주와 재앙의 남매 1 +3 12.09.09 8,003 19 9쪽
1 프롤로그 - 어둠의 여왕과 세븐즈리그 +4 12.09.09 11,351 3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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