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김고기씨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 전쟁(惡魔 戰爭)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김고기씨
작품등록일 :
2020.03.29 13:00
최근연재일 :
2020.09.16 23:03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4,698
추천수 :
81
글자수 :
252,034

작성
20.08.23 19:23
조회
25
추천
0
글자
13쪽

52화 – 에이럼 원정 4

DUMMY

살레르는 오만한 표정으로 귀족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몇몇 귀족들이 편지 쓰기를 주저하는 것이 못마땅한 듯 미간에 살짝 주름이 잡혔다.


한슨 웨이브 백작은 그 주름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부국세라니, 듣도 보도 못한 세금이다. 게다가 아직 추수 전. 백성들의 기근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을 테지. 세금을 더 내는 건 불가능해’


한슨은 펜을 책상에 내려놨다.


‘여기서 또다시 살레르가 원하는 대로, 세금이나 내라는 편지를 써 보내면, 나는 또 긴 시간 괴로울 것이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였다.


“폐하. 외람되오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한슨은 고개를 돌려 옆자리를 보았다. 제임스 미들 자작이 자신보다 한 발 앞서 일어서 있었다.


살레르는 전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미들 자작을 바라보았다.


“오··· 그대는 분명 베이크의 영주였지. 미들가의···”


“제임스 미들입니다. 폐하.”


“맞아 맞아, 기억하고 있네.”


살레르는 흥미롭다는 듯 제임스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그래, 미들 공, 하실 말씀이 무엇인지?”


제임스는 마른침을 삼켰다. 살레르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주변 공기가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제임스는 냉정을 유지하기 위해 낮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너무 긴장한 나머지 숨소리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는 어금니를 한번 꾹 깨물고 말을 꺼냈다.


“폐하, 부디··· 저를 영지로 돌려보내 주십시오.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제가 직접 부국세를 걷어 폐하께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제임스의 목소리에서 그의 떨림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한슨은 그것이 몹시도 불안하게 느껴졌다.


“영지로 돌려보내 주면, 직접 부국세를 걷어 보내겠다?”


살레르가 왼쪽 눈썹을 치켜뜨며 물었다. 제임스가 한쪽 무릎을 꿇어앉으며 대답했다.


“폐하, 사실 신의 아내가 일 년 전부터 큰 병을 앓고 있사옵니다. 떠나올 때 곧 돌아오겠노라 약조했는데 이미 8개월이나 시간이 흘렀습니다. 부디 신이 돌아가 아내의 병세를 살필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살레르는 오른손 검지와 중지로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제임스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아내가 아프다···”


제임스는 한층 더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맹세코, 폐하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옵니다.”





--------------------------★---------------------------





살레르는 생각에 빠져 연회장 안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그는 천장을 쳐다보기도 하고 바닥을 바라보기도 하며 연회장을 세네 번 왔다 갔다 했다.

.

연회장 안의 모든 시선이 살레르를 초조하게 쫓았다.


이윽고 살레르가 자리에 멈춰 제임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미들 공, 나는 공을 믿는다오.”


제임스의 얼굴에 희망의 빛이 스쳤다.


“폐하.”


“내 그대를 돌려보내도록 하지.”


“폐하 정말이십니까?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제임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손을 마주 잡고 감사의 표시를 했다. 그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혔다.


“아니, 감사할 것은 전혀 없네. 아픈 아내가 있다는데 어떻게 귀공을 더 잡아 둘 수 있겠나?”


살레르는 별 것 아니라는 듯 양손을 들어 보이며 얼굴 가득 웃음을 지었다.


너무나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이었다. 제임스는 순간적으로 자신이 살레르에 대해 무엇인가 오해를 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웃음 때문이었을까. 뒤쪽에 앉아있던 귀족 중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폐하, 저도 돌려보내 주십시오.”


그러자 여기저기서, 자신도 돌려보내 달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폐하, 저도 영지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제가 직접 더 많은 부국세를 징수해 올리겠습니다. 저도 돌려보내 주십시오.”


“폐하, 돌려보내 주십시오.”


제임스는 당황해서 그들을 돌아보았다. 살레르는 눈을 치켜뜨고 천장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역시 인간들이란. 처음에 나설 용기는 없으면서 남이 닦아 놓은 길은 쉬워 보이는 법이지.”


살레르는 시선을 내려 제임스를 마주 보았다. 그의 얼굴에 드리워진 웃음은, 어딘지 모르게 음산한 느낌으로 바뀌어 있었다.


“자, 그러면 미들 공. 이제 이 사태를 어떻게 책임질 텐가?”


제임스가 우물쭈물 대답했다.


“책임이라니요. 제가··· 무슨 책임을?”


“나는 모두를 보내 줄 생각은 없다네. 한데 이제 모두가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지. 이게 모두 공 때문이니 그에 대한 책임도 응당 져야지. 안 그런가?”


제임스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살레르는 제임스에게 바짝 다가갔다. 그는 당황한 제임스의 어깨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너무 걱정 마시게, 이 사태를 책임도 지고 집에도 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을 내가 알고 있다네.”


다음 순간. 제임스의 눈동자가 커지고 입에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살레르가 몸에 지니고 있던 단검을 제임스의 배에 찔러 넣은 것이었다.


제임스는 살레르의 손을 잡고 단검을 빼내려 했다. 그러나 살레르는 더욱 힘을 줘 단검을 비틀어 올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


“어허! 걱정 마시게! 내, 귀공의 목은 확실하게 영지로 돌려보내 주겠네!”


살레르는 단검을 뽑아 다시 한번 더 찔러 넣었다. 피가 연회장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제임스는 제대로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그는 몇 번 꺽꺽 소리를 내다 눈동자를 뒤집으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살레르가 단검을 손에 든 채로 연회장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의 손이 제임스의 피로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것이 그의 붉은 옷과 묘하게 잘 어울렸다.


“자, 아까 영지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 사람이 또 누구였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영지로 돌려보내 달라는 소리로 시끄럽던 연회장이 찬물을 뿌린 것처럼 조용해졌다.


한슨 웨이브 백작은 쓰러진 제임스 미들 자작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제임스는 이제 막 마지막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채 흘러내리지 못한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한슨은 고개를 들어 살레르를 쳐다보았다. 마침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살레르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살레르는 들고 있던 단검으로 한슨이 내려놓은 펜을 가리켰다. 그리고 낮게 중얼거렸다.


“편지.”


단검의 끝에서 제임스의 피가 뚝뚝 흘러내렸다.


한슨은 급히 펜을 찾아 쥐고 편지를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 손이 덜덜 떨려 글씨가 엉망이었다.




--------------------------★---------------------------




그날 죽은 사람은 제임스 미들 자작 한 명뿐이었다. 그의 죽음을 목도한 뒤, 나머지 귀족들은 편지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살레르는 제임스의 목을 잘라 작은 나무 상자에 넣은 뒤, 소금을 쳐서 베이크로 보냈다.


그것은 살레르가 보내는 경고였다. 자신을 따르지 않는 자에게는 죽음뿐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려 한 것이었다.


경고는 효과적이었다. 많은 귀족들이 그의 말을 더 고분고분 듣게 되었다.


부작용도 있었다. 살레르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던 영주들을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었다.


제임스의 목이 담긴 상자를 받은 것은 그의 스무 살 난 아들 메이슨 미들이었다. 다행인지 제임스의 부인은 이미 병사한 지 몇 개월이나 지난 후였다.


메이슨은 그 즉시 뮐레의 영주 데나보르 백작에게 편지를 보냈다. 데나보르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센드랜으로부터 독립해 독자 노선을 걷고 있었다. 메이슨은 그와 동맹을 맺었다.


이로서 센드랜 북쪽 지방에는 데나보르 백작과 메이슨을 중심으로 반 살레르 연합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소식은 셀리나의 귀에도 들어갔다.




--------------------------★---------------------------




써던 제국. 에우렉투스 집정관 집무실.


“그러니까 귀공의 말씀은, 살레르가 에이럼으로 대규모 병력을 보내기 어렵다는 것이로군요?”


에우렉투스 집정관의 말에 셀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웨스트랜 원정 실패로 지금 코디스의 병력은 평소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주변 도시들의 수비대도 상당히 많이 상했습니다. 거기에 반 살레르 연합까지 생겼으니, 병력을 보낼 여유는 없습니다.”


“그래도 한 번 습격을 당했던 곳이니, 어느 정도 대비를 해두지 않았을까요? 더구나 금광이 있는 곳인데.”


“지난번 저희가 금광을 습격했을 때, 저희는 고작 50명에 불과했습니다. 금광을 재건하며 수비 병력을 배치한다 해도 많아 봐야 수백 명 수준일 겁니다. 더구나 그들은 결국 에이럼에서 보낸 병력일 텐데, 그렇게 되면 에이럼을 수비하는 병력은 더 적어지는 겁니다.”


“그럼 일단 에이럼을 공략해서 손에 넣었다 치고··· 어떻게 지켜내실 계획인가요? 만에 하나라도 대규모 병력으로 공격해 온다면, 어쩌실 생각이죠?”


셀리나는 이미 생각해 둔 것이 있었다. 그녀는 거침없이 답변했다.


“에이럼의 북쪽에는 마리오네라는 거대한 숲이 있습니다. 센드랜에서 에이럼으로 병력을 보내려면 반드시 그 숲을 지나야 합니다. 그 숲만 잘 지킨다면 적의 공격은 쉽게 막아낼 수 있습니다.”


짐머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음 난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숲이 있다면 오히려 침입하는 적들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셀리나가 대답했다.


“웨스트우드 같은 숲이라면 그렇습니다만··· 마리오네 숲은 다릅니다. 그 숲은 중앙의 큰길을 제외하면 온통 늪지대입니다. 더구나 늪의 위치는 비가 올 때마다 바뀝니다. 자칫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들어서면 숲을 통과하기 전에 병력의 절반이 늪에 빠져 죽을 겁니다.”


“그러니까 그 큰 길만 잘 막으면 된다는 얘기로군.”


“맞습니다.”


이번에는 에우렉투스 집정관이 물었다.


“숲을 크게 돌아서 쳐들어 오면 어쩌죠?”


“숲을 크게 돌려면 최소한 4일이 더 걸립니다. 도시와 금광을 파괴하고 금만 챙겨 철수하기에는 아주 넉넉한 시간이죠.”


“만약의 경우에는 에이럼도 금광도 파괴하고 철수한다...”


“그때는 이미 막대한 황금을 손에 넣으신 이후일 겁니다.”


집정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그래요. 귀공께서 하신 말씀은 잘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건 제가 혼자 결정하기는 조금 어려운 문제군요. 황제께 말씀드리고 그분의 판단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셀리나가 말했다.


“집정관님의 결정을 돕기 위해서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뭐죠?.”


“밖에 제 동료들이 물건을 좀 가지고 왔는데, 잠시 들어오라고 해도 될런지요?”


집정관이 고개를 끄덕이자 셀리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집무실 입구로 걸어갔다. 셀리나가 문 앞의 시종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네자 시종이 집무실 문을 열었다.


들어온 것은 앤드류와 브루터스였다. 두 사람은 등에 지게를 지고 있었는데 지게 위에 커다란 상자가 하나씩 실려 있었다.


둘은 셀리나를 따라 집정관과 대주교, 짐머가 앉아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앤드류는 자리에 앉아있는 짐머를 보고는 눈이 동그래졌다. 짐머는 네 생각이 뭔지 알고 있다는 듯 눈을 찡긋하며 고개를 건성으로 끄덕여 보였다.


“이제 보여드리려는 것은, 지난번 습격에서 전리품으로 얻는 것 중 일부입니다.”


셀리나가 앤드류와 브루터스에게 고갯짓을 하자 둘은 지게에서 상자를 내렸다. 상당히 묵직한 느낌이었다.


상자 뚜껑을 열었을 때, 집정관과 대주교, 짐머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깜짝 놀라고 말았다.


상자 안에는 금덩어리가 한가득 들어있었다. 각각 오십 개씩, 총 백 개의 금괴였다.


셀리나가 말했다.


“이번 원정을 결정해 주신다면, 이 금괴는 모두 써던 제국에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집정관은 에이럼 원정을 진행할 의사가 별로 없었다.


그저 센드랜과 관련된 최신 정보를 얻는 것만으로도 시간 낭비는 아니라고 생각해 셀리나의 얘기를 듣고 있었을 뿐이었다.


타국의 일개 반역자가,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써던 제국을 이용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견물생심이라고 했던가.


눈앞의 황금은 그의 생각을 바꿔 놓기에 충분했다.


‘그래, 설사 이용당하는 것이라도 괜찮아. 이 정도의 금괴를 만들 수 있는 금광이라면, 써던이 플레이튼 대륙의 패권을 좌우하는 것도 꿈이 아니야.’


에우렉투스 집정관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그는 대주교와 짐머를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해로 이용 허가증이 필요하다고 하셨죠?.”


바르톨로 대주교가 대답했다.


“네, 오늘 저희가 온 것은 사실 그것 때문···”


대주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에우렉투스 집정관이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짐머 공, 이번 원정에 동행해 주셔야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마 전쟁(惡魔 戰爭)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부 후기 - 등장인물 소개 20.09.20 24 0 -
공지 54화 휴재공지 20.08.29 49 0 -
58 58화 –동쪽으로 (1부 마지막 화) 20.09.16 22 0 11쪽
57 57화 – 검은 암살자 2 20.09.13 26 0 11쪽
56 56화 – 검은 암살자 1 20.09.09 22 0 11쪽
55 55화 – 에이럼 원정 7 20.09.06 24 0 11쪽
54 54화 – 에이럼 원정 6 20.09.01 26 0 10쪽
53 53화 – 에이럼 원정 5 20.08.26 41 0 11쪽
» 52화 – 에이럼 원정 4 20.08.23 26 0 13쪽
51 51화 – 에이럼 원정 3 20.08.19 25 0 10쪽
50 50화 – 에이럼 원정 2 20.08.16 35 0 10쪽
49 49화 – 에이럼 원정 1 20.08.12 36 1 12쪽
48 48화 – 여행에 필요한 것 3 20.08.09 39 0 10쪽
47 47화 – 여행에 필요한 것 2 20.08.05 75 0 11쪽
46 46화 – 여행에 필요한 것 1 20.08.02 38 0 10쪽
45 45화 – 벨디무스의 파멸의 서 2 20.07.29 37 0 10쪽
44 44화 - 벨디무스의 파멸의 서 1 20.07.26 49 0 10쪽
43 43화 - 나 대신 약속을 지켜줘 3 20.07.22 41 2 10쪽
42 42화 - 나 대신 약속을 지켜줘 2 20.07.19 49 2 12쪽
41 41화 - 나 대신 약속을 지켜줘 1 20.07.15 45 1 10쪽
40 40화 - 지옥으로부터의 습격 5 20.07.12 53 0 13쪽
39 39화 - 지옥으로부터의 습격 4 20.07.08 49 1 9쪽
38 38화 - 지옥으로부터의 습격 3 20.07.05 46 1 10쪽
37 37화 - 지옥으로부터의 습격 2 20.07.01 50 1 9쪽
36 36화 - 지옥으로부터의 습격 1 20.06.28 59 1 11쪽
35 35화 - 불타는 광산 2 20.06.24 48 0 13쪽
34 34화 - 불타는 광산 1 20.06.21 53 0 10쪽
33 33화 - 검사 한 2 20.06.17 56 0 9쪽
32 32화 - 검사 한 1 20.06.14 58 0 9쪽
31 31화 - 세튼신의 성녀 3 20.06.10 55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