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그림자 19
어둠이 내리는 도시는 이제 도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것처럼 보였다, 마치 좀비들이 도시를 점령한 듯 느껴질 지경이 되었다. 시간은 느리게 흘러갔다. 어둠이 깊어질 수록 사람들의 심장은 더 강하게 두근거렸다. 그것은 어둠의 공포로 인해 온전한 사고를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진한 것들은 온통 그리움의 다른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런 낭만조차 느낄 여유가 없다. 사랑이거나 이별이거나 여운이거나 그런 것들은 사라지고 오로지 생존을 위한 것들만 어둠을 장식하고 있을 뿐이다. 더 깊숙히 어둠의 그림자는 어두워가는 사람들의 심장을 잠식해 들어갔다. 그 누구도 이런 어둠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비상상태가 이어질 뿐이다. 밤은 어쩌면 대낮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 뭔가 꿈틀거리는 좀비들의 세상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끔찍하지만 이불을 깊숙히 덮은 채 긴 밤을 견딜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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