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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님의 서재입니다.

망겜의 베이비시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박지훈
작품등록일 :
2022.03.09 22:30
최근연재일 :
2022.05.02 23:53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7,886
추천수 :
218
글자수 :
113,683

작성
22.03.09 22:46
조회
838
추천
21
글자
6쪽

#001 프롤로그

DUMMY

혼자서는 클리어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콘텐츠. 점점 필수가 되어가는 현질. 망겜으로 가는 일반적인 루트다.


발키리 온라인. 이 게임도 여타의 망겜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망겜이라는 소문이 나면 자연히 유저 수는 감소하고, 신규 유저의 유입도 줄어든다.


그래서 망겜은 신규 유저, 다른 말로는 뉴비가 귀했다. 고인물이 뉴비에 환장하는 이유였다.


근데 꼭 귀한 것 같지는 않더라.


[ 루비맛자몽 : 저, 혹시······랭킹 1위 맞죠? ]


[ 루비맛자몽 : 미친, 대박. 맞네, 맞아! 저 귀찮게 안 할게요. 제발 친추 좀 받아주실래요? ]


[ 안졸리나졸려 : 저도요. 영상으로 엄청 많이 봤는데. 설마 여기서 보게 될 줄은. ]


[ 똥망겜뉴비데스 : 아 응애. 응애예요. 저도, 제발. ]


내 주변에는 유독 뉴비들이 드글드글 들끓었다. 심지어 쪽쪽이를 문 애도 보이더라.


망겜은 뉴비가 악착같았다.


[ 23세만기제대백수 : 형 어디세요? 형이랑 하는 거 아니면 도저히 못 하겠어요. ]


[ 낚시가좋아 : 님 어디세용. 없으니까 힘들어 죽겠어요. 하와와악! ]


[ 울산상여자임 : 오빠, 보고 싶어요. 저 8명이랑 같이 갔는데, 자꾸 터져요. 오빠 아니면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돼버린 거시야요. ]


[ 대물흑인 : 사랑하는 나의 형은 보시오. 대답 안 해주면 자살함. 진짜임. 그리고 나 죽으면 저주할거임. 염라대왕한테 가서 형 데리고 오라고 할 거라고. 어? ]


겜이 망겜이라 그런가.

애들 상태도 엄청 이상했다.


망겜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으려다, 머리가 어떻게 돼버린 것 같았다.


뉴비도 뉴빈데 고인 애들도 만만치 않았다.


[ 막강한바지 : 결혼하자, 이 새끼야. 결혼하면 어떻게 되나 궁금해서 그래. ]


아니, 오히려 한술 더 떴다.


[ 나 : 꺼져, 미친 놈. ]


[ 막강한바지 : 도도한 거 봐 ㅋㅋ 개꼴리네, 진짜. ]


[ 랭킹2위이수현 : 님 어디임? 같이 오붓하게 데이트 ㄱ? ]


[ 나 : 집임. ]


[ 랭킹2위이수현 : ㅇㅋ 주소 부르셈. ]


[ 나 : 제발. ]


결국 힘들어서 당분간은 접기로 했다. 애들이 자꾸만 엉겨 붙는 것도 있지만, 직장 일이 많이 바빠졌다.


미안하진 않았다.


내 팬티 뒤집어쓰고 좋다며 시시덕거리던 놈들이다.


미안해하면 안 된다.


이런 일도 있었다.


밤새가며 뇌제(雷帝) 아스라엘 토벌전을 클리어해줬더니, 잠깐 잠에 곯아떨어진 새에 사진을 찍고는.


‘랭킹 1위 아헤가오 시킴 ㅋㅋ’


이런 제목으로 커뮤니티에 올리질 않나.


심지어 두 손 검지와 중지를 V자로 만들고, 입을 살짝 벌려 혀가 나오게끔 하며 디테일을 살렸더라.


아주 그냥, 인간의 존엄성 따위 개나 줘버려라, 그래.


그래도 다행히 현실은 평온했다.


교통사고로 인해 부모님 두 분을 일찍 여의고, 고등학생인 여동생이랑 둘이 살고 있다.


생계는 내가 전부 책임졌다.


빡세긴 해도 괜찮았다. 내가 해야 하는 거니까. 여동생도 바쁘지 않으면 내 손을 거들어줬고.


내 나름의 평화를 즐기는 방식이기도 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내가 했던 망겜이, 그대로 현실이 된 것이다.


현실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각성자들이 등장하고, 각성자 협회를 비롯해 길드 등이 빠르게 나타났다.


나는 조용히 그 과정을 지켜봤다. 나서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닌 터라.


그들이 온전히 자리를 잡기까지 수개월은 걸렸을 거다.


그러나 변화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오빠, 나 사실······각성자야.”


각성자. 다른 말로는 발키리 온라인의 유저였던 이들.


아무리 약해도 일반인보다 훨씬 강한 존재들.


“어······?”


믿기지 않았다.


차수연이 생긋 웃는다.


“대단하지? 늦게 고백해서 미안해. 나도 처음에는 많이 혼란스러워서······. 각성자들, 돈 엄청나게 번다더라. 앞으로 돈은 동생인 내가 많이 벌어줄 테니까, 오빠는 너무 무리해서 일하지 마.”


“······.”


세상에서 하나뿐인 여동생, 차수연이 각성자라니.


내가 아무 말도 못 하니까 무서워하는 거라 오해한 모양이다.


“괜찮아. 무서워할 필요 없어. 이렇게 각성해도 난 여전히 오빠 여동생이니까.”


차수연이 샐쭉 웃으며 내 배를 콕 찌른다.


“알았지, 응?”


그녀는 대답을 종용했다.


“그래, 고마워.”


말과는 달리 속은 그러질 못했다.

그야말로 썩어 문드러진다.


“그럼, 나 잠깐 누구 만나고 올게. 공부도 제대로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그래.”


차수연이 나간 문을 멍하니 바라본다.

폭풍이 휩쓸고 간 것 같았다.

갖은 상념이 떠오른다.


공부가 제대로 될까.

그렇다고 여동생에게 뭐라 할 생각은 없었다.


둘이 사는 동안, 서로의 의사와 삶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했으니까.


그런데 만난다는 사람이 혹시 같은 각성자인가? 레벨이랑 장비, 직업은?


설거지해야 하는데, 도저히 집중이 안 된다.


더군다나 여기는 게임이 아니다. 게임의 탈을 뒤집어쓴 엄연한 현실이다.


그간 적잖은 일이 있었다.

차수연도 알고 있을 거다.

죽었다가 살아나지 않은 각성자들을.


게다가 척 봐도 레벨이 얼마 안 되는 뉴비 같은데. 마냥 지켜볼 수는 없더라.


결국 고무장갑을 내려놓고, 코트를 챙겨 들었다.


아무래도 내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응애 뉴비들 챙기는 베이비시터 말이다.


가만 보자, 베이비시터 센터 번호가 몇 번이더라.


나, 거기 취직이라도 할까 봐.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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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024 산적 +1 22.05.02 70 6 10쪽
23 #023 마을 부흥 22.04.30 88 6 8쪽
22 #022 정착민 마을 +2 22.04.29 95 4 11쪽
21 #021 팀 플레이 22.04.27 116 4 12쪽
20 #020 박수진-2 22.04.25 134 4 8쪽
19 #019 박수진 22.04.24 166 4 10쪽
18 #018 회색 늑대 22.04.23 188 5 9쪽
17 #017 게이트 +1 22.04.22 203 7 9쪽
16 #016 김인호 +1 22.04.21 219 5 13쪽
15 #015 금토끼 파티 22.04.13 246 6 11쪽
14 #014 게이트 22.04.10 283 8 10쪽
13 #013 일상, 차수연 22.04.04 305 9 14쪽
12 #012 변화-2 +1 22.03.31 312 9 14쪽
11 #011 변화 +2 22.03.23 335 10 12쪽
10 #010 백귀야행 22.03.21 355 11 13쪽
9 #009 황혼 22.03.19 384 11 10쪽
8 #008 던전의 주인 22.03.17 415 10 11쪽
7 #007 구원은 없다. +1 22.03.16 407 11 9쪽
6 #006 파티 맞나요 22.03.15 425 9 10쪽
5 #005 가오가 있지 22.03.14 481 12 9쪽
4 #004 플렉스 22.03.12 521 14 12쪽
3 #003 각성자 협회 22.03.11 612 15 11쪽
2 #002 목소리가 작다! +1 22.03.10 688 17 12쪽
» #001 프롤로그 22.03.09 839 2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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