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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범 님의 서재입니다.

이방인은 이세계에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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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범
작품등록일 :
2022.10.26 13:12
최근연재일 :
2023.01.17 08:30
연재수 :
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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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2,771

작성
22.11.0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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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3화

DUMMY

엘레니아는 백무진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뒤에 멀찍이 숨어 상황을 지켜보던 중이다. 그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엘레니아는 적지 않게 놀랐다. 몬스터를깔끔하고도 단칼에 베어버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백무진은 늘 자연스러운 일인 것 마냥 쉽게 해냈다. 살생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어 쉽지 않았을 텐데 백무진은 견뎌내고 해냈다. 그러나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건 아니었다. 그가 고블린을 모두 헤치웠을 때 고블린 챔피언이 지축을 울리며 등장했다.


엘레니아가 급히 나서려 했지만, 순간 그라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검의 능력일 수도 백무진의 능력일 수도 있었지만 그가 고블린 챔피언과 직접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다.


엘레니가 감상하고 있던 동시에 백무진은 검자루를 꽉 쥐었다. 힘은 준 것 만큼 마음이 요동치는 것이 줄어들었다. 고블린에게서 무형의 기운이 느껴진다. 아주 날카롭고도 강한 기운이.


“살기인가···”


백무진은 그 기운이 무의식적으로 살기임을 느꼈다.


고블린 챔피언이 백무진에게 달려들었다. 달려오는 거로도 큰 압박이 된다.

하지만 그건 백무진에게는 통용되지 않을 말이었다.

검자루를 꽉 쥔 백무진은 그대로 날아오는 몽둥이를 검면으로 막아냈다. 쾅-하고 들어오는 충격에 하마터면 무릎이 박살날 정도의 충격이 느껴졌다.


백무진은 검면을 비틀어 공격을 흘려냈다. 녀석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게 옆으로 돌아 놈의 발목을 노렸다. 날카로운 검이 소리도 없이 발목에 깊은 상처를 안 겨 주었다.


그대로 밝목의 힘줄을 끊었으나 몬스터는 넘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백무진을 향해 몽둥이를 휘둘렀다. 그 순간 검을 몸 안팍으로 당겨 놈의 공격은 막아냈지만, 그 충격에 바닥을 꼴사납게 굴렀다.


고블린 챔피언의 표정은 상대를 완전히 깔보는 표정으로 상당히 여유가 있어보였다.

백무진은 이를 아득 갈고는 그대로 고블린 챔피언을 향해 뛰어들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엘레니아가 풀 숲을 박차고 나가려 하였다.

하지만 백무진의 다음 행동을 보고 그녀는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고블린 챔피언을 향해 검을 던진 백무진은 그대로 검을 쫒아 뛰어들었다. 검이 자신에게 날아오자 반사적으로 검을 잡은 순간.

그게 자신의 패착이 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전격이 고블린 챔피언을 향해 떨어졌다.

놈이 몸을 부들부들 떨며 크게 고통스러움에 반사적으로 검을 높이 던져버렸고 백무진은 그대로 도약하여 떨어지는 검을 공중에서 잡아냈다. 그는 그대로 위에서 아래로 뚝 떨어졌다.

그 사이로 흐린 선이 그어지며 고블린은 이내 몸이 반으로 쪼개졌다.


엘레니아는 멍하니 그 모습을 쳐다보며 백무진을 향해 앞으로 천천히 걸어나왔다.


“완벽하군요···”


백무진은 진심 어린 감탄하는 그녀를 보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무리 특수한 능력을 가진 검이라지만 긴장되는 건 사실이었다.


“고블린 챔피언까지 해치울 줄은 정말 몰랐어요.”

“그런가요? 정말 무지막지하게 힘만 센 놈이네요 죽을 뻔했어요. 그보다 지켜보고 있으면서 너무하네요···”

“믿었으니까요. 만에 하나 위험에 빠지기라도 한다면 나설 생각이었어요.”


고개를 떨군 백무진을 바라보는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피워 올랐다.


“나머지가 남았잖아요?”

“그러네요, 일단 사람들부터 구하도록 하죠.”


백무진은 지친 다리를 이끌고 엘레니아와 함께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 주었다. 그들은 모두 밖으로 나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백무진과 엘레니아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엘레니아님, 그런데 이분은 못 보던 분인데 혹시 새로 오신 기사단원입니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엘레니아가 뭐라 대답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는 사이 백무진이 엘레니아 대신 대답하였다.


“기사는 아닙니다. 모험가죠. 모험가.”


백무진의 대답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듯했다. 둘러대는 것에 성공한 백무진이 엘레니아를 향해 한쪽 눈을 끔뻑거렸다.


“꼭 존함을 듣고 싶습니다. 이곳에 갇힌 지 벌서 3일이 넘었는데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정말 꼼짝없이 죽을 뻔했습니다.”

“백무진입니다. 백무진.”

“백···무진, 꼭 기억하겠습니다. 무진님. 시간 있으시다면 요 앞마을에서 무진님을 위해 음식을 대접하겠습니다.”


백무진은 손을 저어 그들의 호의를 최대한 예의 바르게 거절했다. 한창 그것을 가지고 실랑이가 벌어지던 중 꼬마 아이가 백무진의 허리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아이의 부모님이 혼을 내려 했으나 백무진이 손을 내밀어 부모의 행동을 막았다. 그는 무릎을 굽혀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뭐라 할 말이 있어 보이는 아이에게 말을 해도 좋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가 잡혀갔어요··· 다른 고블린들이 어른들이 기절해있을 때 다른 곳으로 데려갔어요. 제발 친구를 구해주세요.”


백무진은 엘레니아를 쳐다보았다. 표정을 굳힌 그녀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백무진은 일단 사람들을 마을 근처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주고 엘레니아와 함께 숲으로 다시 향했다.


“아이는 살아있을까요?”


백무진이 그녀와 함께 걸으며 물었다.


“살아있기를 바라야죠.”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둘은 고블린의 흔적을 쫒으며 다른 군락지들을 둘이서 정리하였다. 그는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사실 이는 엘레니아가 백무진의 움직임에 맞추며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가능했던 움직임이었다.


백무진은 숨통이 끊어지지 않은 고블린들을 마무리하며 반대편에 있는 엘레니아를 바라보았다.


“여기.”


그녀가 동굴로 이어지는 길목을 찾았다. 백무진이 빠른 걸음으로 그녀의 옆에서 동굴을 보았다. 바람이 안에서 불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바람의 세기가 꽤 강하여 머리카락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들어가 볼까요?”


백무진이 물었고 그녀는 당연한 걸 뭘 물어보냐는 듯한 표정으로 백무진을 한 번 바라본 뒤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백무진 또한 천천히 안으로 향하자 백무진의 검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이런 기능도 있네요···”

백무진이 어이없다는 듯 검을 세웠다.


“편리한 기능이네요.”


그녀가 작게 웃으며 화답하였다.


그들은 꽤 밝게 빛나는 검을 앞세우고 천천히 걸었다. 꽤 어둠이 짙었고 반대쪽 출구의 빛이 이제 완전히 사라질 정도로 꽤 깊이 들어왔다.


그곳에 아이가 잠들어있었다. 백무진이 다가가려 하자 엘레니아가 팔을 옆으로 뻗어 백무진의 몸을 제지했다. 함정임을 느낀 엘레니아가 먼저 천천히 앞으로 걸었다. 그 순간 화살이 엘레니아의 머리카락을 스쳤다. 급히 다리를 굽혀 몸을 낮춘 엘레니아가 급박한 표정으로 백무진을 돌아보았다.


그 역시 마찬가지로 화살을 피하고자 똑같이 몸을 낮춘 상태였다. 어둠 속에서 고블린이 모습을 감추고 화살을 발사한 것이었다. 화살 세례가 멈춘 그 즉시 엘레니아가 바닥을 차고 바위를 훌쩍 뛰어넘어 활을 든 고블린을 처리했다.


백무진 또한 그녀보다 한발 늦게 고블린을 처리하고 아이를 구출하였다.


아이를 마을까지 바래다준 뒤 엘레니아와 백무진은 인사만 남긴 채 다시 성으로 돌아왔다.


어느덧 해가 저물어가 하늘이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백무진과 그녀는 성탑 구석에서 백무진의 첫 실전을 자축하는 기념으로 맥주를 가져왔다.


둘의 잔이 짠- 부딪치며 맥주가 찰랑거리며 잔의 모형을 타고 흘러내렸다. 둘은 한 번에 맥주를 들이켜며 목구멍까지 모두 넘겼을 때 크아- 소리를 내며 짜릿함을 느꼈다.


“축하해요. 어엿한 모험가가 되었네요.”

“다 단장님 덕분이죠. 제가 이렇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도 못했어요.”

“정말 짧은 시간 내에 이렇게까지 성장한 사람은 아마 무진 당신밖에 없을 거예요. 앞으로도요.”

“칭찬이 너무 과분한걸요?”


백무진이 웃었다. 이런 여유로움이 즐겁게 느껴졌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무기를 들어 고블린과 전투를 치렀다. 아무리 하급 몬스터라고 하지만 언제나 돌발상황은 있는 법이었다. 고블린 챔피언이 그 돌발상황이었다. 그런 죽음과 직결된 순간 속에서 그때 자신은 묘한 희열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쩌면 이곳과 자신이 굉장히 잘 맞는 거라 느껴질 정도다.


“과분하다뇨. 무진의 첫 실전을 축하하는 기념으로 오늘 저녁 영주님과 식사가 있어요. 괜찮으시다면 참여해요.”

“거절하고 싶으면 거절해도 되는 거예요?”

“그래도 될 건대? 굳이 권해드리고 싶진 않아요.”


그녀가 웃음을 짓는다.

맥주잔을 뒤로 넘기며 싱긋 웃는 그녀의 표정을 바라본 백무진은 그녀는 검보다 이런 웃음이 더 잘 어울렸다.

자신의 얼굴이 붉어진 것도 모른 채 그는 멍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엘레니가 백무진의 콧잔등을 살짝 툭 건드렸다.


“까, 깜짝이야!”

“어딜 그렇게 정신 놓고 있는 거예요? 설마 저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건가요?”

“그, 그럴 리가요!”

“그럼 싫어하는 건가요?”


그녀의 말에 백무진이 화들짝 놀라며 두 손을 급히 내저었다.


“그, 그런 건 아니고 엘레니아님은 여자로서 충분한 매력을 가지신 분이에요 지금도 그 미소를 보고 참 매력적이라고 느꼈어요.”


백무진은 필사의 변명으로 자신이 어떤 말을 뱉었는지 기억도 하지 못할 정도로 급박하게 내뱉었다.


“그래요? 그거참 고맙네요.”


석양을 등진 그녀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백무진은 그녀의 표정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어쨌든 미소 짓고 있다고 생각했다.


“얼른 가도록 해요. 식사 시간에 늦겠어요.”


엘레니아가 백무진을 데리고 요렌츠가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우와···”


백무진은 감탄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못 보던 음식들이 식탁이 무너질 정도로 다양한 음식이 준비되었다.


“고블린 챔피언을 잡았다고 들었다. 자네 단신의 힘으로 말이야. 그래서 이 자리를 빌려 자네의 승전을 축하하기 위하여 차린 자리일세.”


요렌츠가 술잔을 들어 보였다.


엘레니아 요렌츠 그리고 자신밖에 없는 초라한 자리였지만 나름 만족스러웠다.


“위하여.”


요렌츠가 운을 뗐고 엘레니아와 백무진이 동시에 위하여라고 외쳤다.


밥을 먹고 있던 백무진은 요렌츠가 조심스럽게 넘긴 황금색 증표를 보았다.


“이게 뭡니까?”

“자네의 신분을 보장하는 증표라고 볼 수 있겠지. 언제까지 그 시대에 살았던 이름으로 살아갈 텐가.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거면 이름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게 낫지 않겠나?”


백무진은 황금색 증표를 두 손으로 쥐었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나는 이름이 떠올랐다.


“오, 뭐라 적었는가?”

“로안입니다.”


백무진 아니 로안이 대답했다. 그 이름을 들은 요렌츠가 물었다.


“그 이름의 뜻이 뭔가?”

“뜻은 없습니다. 제가 본 이야기 속의 영웅의 이름이거든요. 뭐 주인공이라 할 수 있죠.”


로안의 대답을 들은 요렌츠가 빙그레 웃었다.


“좋은 이름이로군.”


작가의말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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