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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범 님의 서재입니다.

이방인은 이세계에서 살아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조르범
작품등록일 :
2022.10.26 13:12
최근연재일 :
2023.01.17 08:30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14,710
추천수 :
717
글자수 :
402,771

작성
22.12.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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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60화

DUMMY

로안은 레디움으로 부터 전언이 들어왔다. 장치를 완성하기 위해서라면 각수의 뿔이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안은 각수의 뿔이 뭔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드워프에게 물어보았다.


“각수의 뿔 말씀이십니까?”


성전을 지키던 드워프 병사가 각수의 뿔이라는 소리를 듣고 매우 놀라워했다.


“그렇습니다. 그걸 구해야 하는데 혹시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아십니까?”

“각수는 저희의 신수와도 같은 존재인데, 그걸 헤치셨다가는··· 아니, 아니죠. 위치는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그곳에 정말 각수의 뿔이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위치라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행히 드워프는 각수라는 존재의 위치를 알고 있던 듯했다.

그리고 그 각수 라는 존재는 드워프들에게 있어 신수와도 같은 존재였다.

이 땅을 지키는 영물 같은 느낌이 강했다. 로안은 드워프에게 각수가 있는 곳의 위치를 지도에 받아 적었다.


“큰 동굴 같은 게 있을 겁니다. 눈에 띌 정도로요. 각수는 아마 그곳에 있을 겁니다. 여기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니 빠른 속도로 간다면 오늘 내로 도착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친절하게 알려주는 드워프에게 고맙다고 전한 뒤에 로안은 엘레니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엘레니아. 아무래도 레디움이 저희의 도움이 필요한 것 같네요.”

“그런가요? 준비하고 있을게요.”


엘레니아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나갈 준비를 하였다. 그 모습을 옆에서 보던 루이나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나는?”

“공주님은 이곳에서 조금 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 저희를 따라오는 것보다 이곳이 안전할 겁니다.”


로안은 최대한 좋게 말해주었다.


“아니야. 나도 따라갈 거야···”

“공주님 저희가 놀러 가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가서 공주님이 저희의 발목이라도 잡으시면 어떡하려고 그러십니까? 이건 장난이 아닙니다.”


좋게 말하던 로안의 음성이 높아졌다.


“가레스가 날 찾아올지도 모르잖아. 너희들이 없는데 내가 그 녀석을 무슨 수로 막아···”


루이나는 이렇게 말하는 자신의 처지가 비참하게 느껴졌다.

아무런 힘도 없는 말괄량이 공주라는 걸 인지했다.

하지만 무서운 건 무서운 거였다. 그때 본 가레스의 표정이 눈을 감고 있으면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떠올랐다.


“로안··· 아무래도 같이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엘레니아는 로안이 공주가 걱정되어 하는 말임을 알았다.


“어쩔 수 없네요··· 최대한 지켜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아차 하는 상황이 오면 공주님은 무조건 도망가시는 겁니다. 이거에 동의한다면 같이 가도 좋아요.”

“알겠어, 그렇게 할게.”


루이나의 고개가 끄덕여지는 걸 보고 나서야 로안은 움직일 수 있었다.


*


각수의 뿔을 구하기 위해 로안과 엘레니아 그리고 루이나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루이나는 뱉은 말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강행군에 지칠 법도 한데, 힘들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묵묵히 따라오고 있었다.

로안은 그 모습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힘겨워하는 걸 보고도 모른 척할 수 없었던 로안이 말을 꺼냈다.


“일단 이곳에서 좀 쉬어가도록 하죠.”

“음, 그러는 게 좋겠어요.”


로안의 속마음을 읽은 엘레니아가 방긋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니야, 나 때문이라면, 난 괜찮으니까 더 움직여도 돼.”

“그런 거 아닙니다. 공주님이 무리하신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손해이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이 필요해요.”

“그, 그렇구나···”


루이나는 로안을 조금 다시 보게 되었다. 처음엔 그냥 친절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한성격 하는 사람이었다.

로안은 자신에게 철저할 정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런 로안의 모습이 루이나에게는 색다르게 다가왔다.

매번 자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가식적인 웃음만 보이던 사람과는 다르게 로안은 그런 가식적인 모습이 없는 사람이었다.


“비가 오려나요?”

“그러게요. 하늘이 이상하네요. 여기는 사막인데 비가 내리기도 하나 봐요.”


엘레니아의 혼잣말에 로안이 답했다.


“이곳 사람들에게는 비가 정말 생명수처럼 느껴지겠네요.”


엘레니아의 말에 로안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곧 정말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로안의 일행은 다행히 비를 막아줄. 끝이 툭 튀어나온 바위 아래에 걸터앉았기 때문에 비를 맞지 않을 수 있었다.

루이나는 정말 세차게 내리는 비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춥습니다.”


로안이 그녀의 어깨 위를 천으로 덮어주었다.


“나, 나는 괜찮아···.”

“그냥 덮고 있으세요. 해가 안 떠서 추울 거예요.”

“너희들은···”


루이나가 호의에 망설임을 보였다.


“저희는 괜찮아요. 마력을 이용해서 추위를 버틸 수 있으니까요”


루이나는 엘레니아의 말에 곧 망설이지 않고 따듯한 천을 덮었다.

안 덮은 것 보다는 훨씬 나았다.


“그보다 이렇게 비가 내리면 어떻게 이동하죠?”


엘레니아가 쏟아지는 장대비를 보며 물었다.


“어쩔 수 없죠.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가 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비는 그칠 생각이 없어 보였고, 곧 먹구름에 이어 어둠이 짙게 내리깔린 밤이 되었다.

얼떨결에 로안의 일행은 여기서 노숙을 준비하여야 했다. 하필이면 비가 와서 나무들이 다 젖어있어서 불조차 제대로 피울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저희는 괜찮은데···”


엘레니아가 마력으로 몸을 보호하면 그만이지만 지금도 추위에 벌벌 떠는 루이나를 걱정스러워 바라보면서 고민에 빠졌다.

로안은 말없이 빗속으로 뛰어들어가 나뭇가지 몇 개를 주워 왔다.


“그걸로 뭐하려구요? 젖어서 불을 붙이는 건 불가능할 텐데요···”

“잘 봐요.”


로안은 레디움의 말에서 힌트를 얻었다. 레스테인은 마력을 담을 수 있는 검이다. 충분한 마력을 담았으니, 그걸 불의 마력으로 치환시키기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그 마력은 디아크의 마력에서 추출한 것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로안이 검을 바닥에 눕혀놓고 그 위에 젖은 나뭇가지들을 올려놓았다.

그 위로 연기가 스멀스멀 피워 오르더니 이내 불이 붙었다.


“···어, 어떻게 한 거예요?”


엘레니아가 깜짝 놀라며 로안을 쳐다봤다.


“다 방법이 있죠. 검에 대한 능력을 어느 정도 깨달을 수 있었거든요.”


로안이 뒤통수가 가려운지 뒷덜미를 박박 긁었다.

아무래도 그랜드 마스터들이 레스테인을 땔감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뒷못을 잡고 쓰러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작은 양심에 가책을 느꼈다.


‘하지만 이렇게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검의 사용법이라 할 수 있지.’


루이나가 로안을 신기한 듯이 쳐다봤다.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 눈빛을 눈치챈 로안의 물음에 그녀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애매하게 대답했다.


“전 같은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예요?”


로안이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물어본다기 보다는 놀리는 것으로 보였다.


“······.”


대답 못 하는 그녀를 보고 피식 웃은 로안이 나뭇가지 몇 개를 레스테인의 위로 던졌다.


“기죽지 않으셔도 됩니다. 공주님은 공주님의 일을 충분히 하시지 않았습니까? 제가 공주님을 말렸던 건 지금부터는 저희의 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도 알아···”


로안이 말할수록 그녀는 움츠러들었다. 무릎을 감싸 안고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며 그녀의 눈동자에 불꽃이 맺혔다.

그 모습을 본 로안이 옅게 웃었다.


“그런가요? 그러면 좋은 밤 되세요.”


*


아침이 밝았다. 아무리 불이 있어도 근원적인 추위는 어쩔 수 없었다.

루이나의 천 위에 서리가 잔뜩 낄 정도로 추운 밤이 지나갔다.

다행히 루이나 또한 컨디션이 무사해 보였고, 자리를 정리하고 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언제 비가 왔는지 모를 정도로 쨍쨍한 햇빛에 짜증이 올라올 정도였다.


“······.”


그래도 전날에 꽤 걸었는지 동굴에 도착하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입구가 거대한 동굴을 앞에 둔 로안이 그곳에 들어가기 전 엘레니아와 루이나를 점검하였다.


“다 괜찮은가요?”

“저는 좋아요.”

“나, 나도···”


로안이 루이나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로안은 대답을 모두 듣고 나서야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각수의 뿔은 영문 각수에게서 얻을 수 있는 재료였다.

그 뿔은 사람들의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영약의 재료가 된다고 예로부터 내려져 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인간들이 무분별하게 각수를 사냥했고, 그리고 그 각수들은 이제 더는 보기 힘들 정도로 개체수가 줄어 들었다.

그래서 지금, 이 동굴을 가는 것도 각수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제발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로안이 먼저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깜깜하네요.”


입구는 밝았지만, 점점 안으로 들어갈수록 어두워졌다.

엘레니아의 말을 들은 로안이 레스테인을 뽑아 위로 들어 올렸다.

칼날에서 청명한 빛이 흘러나와 앞길을 밝혀주었다.

그 모습을 본 엘레니아가 신기한 듯 입술을 동그랗게 모았다.


“정말 신기하네요··· 그 검 하나만 있어도 못할 게 없을 거 같은데요?”


엘레니아가 로안의 뒤를 걸으면서 말했다.


“그러게, 말이에요···”


레스테인의 힘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아직도 자신이 모르는 힘이 존재할 거라고 믿었다.

로안은 그 힘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노력해야 했다.


동굴은 굉장히 깊었다. 이런 동굴의 특성상 안쪽을 향해 나아갈수록 좁아질 수도 있었는데, 그런 것 하나 없이 들어왔던 상태의 넓이 그대로였다.

일부러 깎은 것인지 아니면 자연 상태 그대로 보존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움직임에 제약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했다.


“안쪽에서 마력이 느껴지나요?”


엘레니아의 물음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던 로안이 입을 열었다.


“아직이요···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는데 일단 긴장을 늦추지 말고 가도록 하죠.”


로안은 보이지 않는 위협을 향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로안은 동굴 끄트머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니 끝인 줄 알았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기 전까지···


“이곳은···”


아름다웠다. 수정들이 서로 빛을 반사하면서 온 사방을 아름답게 물들였다.

온갖 잡다한 색이 모인 색은 촌스러워 보일지 몰라도 그 색이 조합되니 그 조화로움에 빠져 모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내려가야겠죠?”

“아무래도 아래쪽에 길이 쭉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엘레니아의 말에 로안이 시선을 아래로 두어 길이 뚫린 곳을 바라보았다.


“일단 밧줄을 갖고 오길 정말 잘했네요.”


로안이 배낭에서 밧줄을 꺼내 한쪽 구석에서 툭 튀어나온 보석에 단단히 매듭지었다. 다 매듭지어진 밧줄을 힘을 주어 당겨 안전을 확인한 후에 내려갈 준비를 마쳤다.


“나도 내려가야 하는 거야?”


루이나가 불안한 눈으로 로안에게 말했다.


“당연한 거 아닌가요?”

“나 이런 거 안 해봤는데?”

“하면 하게 되어 있어요. 엘레니아가 알려줄 겁니다.”


밧줄에 단단히 몸을 고정한 로안은 밧줄에 몸을 맡겼다.


“그럼, 먼저 내려가겠습니다.”


로안은 능숙하게 밧줄을 타고 내려갔다. 마치 로안이 바닥으로 뚝 떨어지는 것 같아 보여 루이나가 재빠르게 달려가 절벽 아래를 바라보았다.

그곳엔 멀쩡한 로안이 바닥에 착지하고 얼른 내려오라고 소리쳤다.


“그럼 저희도 가볼까요?”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루이나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마 여기서 빼시는 건 아니시겠죠? 공주님?”

“그, 그럴 리가··· 나도 갈 거야···”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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