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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범 님의 서재입니다.

이방인은 이세계에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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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범
작품등록일 :
2022.10.26 13:12
최근연재일 :
2023.01.17 08:30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15,091
추천수 :
717
글자수 :
402,771

작성
22.12.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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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55화

DUMMY

로안과 다른 동료들은 드워프와 함께하면서 이곳 사정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극도로 짧아진 수명과 다른 영역들의 황폐화를 바라보면서 드워프들은 점점 희망을 잃어갔다.

다른 드워프들은 이 사태를 막아보기 위해서 새로운 발명품들도 개발하고 노력했지만,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쨌든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라는 것일세. 참으로 힘들어···”

“그렇군요···”


로안은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해주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으로 대답했다.

오랜만에 푸념을 늘어놓을 사람을 만나 신이 났던 것인지, 드워프 셋은 모두 한결같은 수다쟁이들이었다.

그들의 끊임없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길을 향하다 보니 어느새 드워프가 말한 사막화가 한참 진행된 바위 지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로안이 주변을 둘러봤다. 절벽을 아슬아슬하게 깎아 만든 집들이 보였다. 굉장히 신기했는데, 역시 드워프들의 솜씨였다.


“굉장하지 않나? 이곳은 수도를 가기 전 항상 자주 들렸던 마을이지.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없지만 말이야. 그리고 지금 우리가 가려던 곳은 예전에 인간들이 자주 들렀던 선술집이네.”

“그런 곳이 있었습니까?”

“그랬다고들 하더군··· 긴 역사를 자랑했던 곳이니까. 들려오는 소문에 의한다면 말이야.”

“그렇군요···”


로안은 드워프를 따라 걸었다. 그들은 가면서도 쉴 새 없이 떠들었는데, 덕분에 먼 거리가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곳일세, 새벽의 이슬. 유일하게 인간과 드워프를 이어주었던 곳이지.”


선술집은 굉장히 신선한 구조였다 절벽을 파서 만들어낸 흔적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꾸준히 위를 파내어 만들어진 복층을 보고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엄청난 기술이군요···”


로안이 작게 감탄했다.


“그렇지? 이곳은 우리 드워프들의 자랑일세, 이 주점을 만든 어르신도 예전에는 인간과 함께 모험을 다녔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꿈도 꾸지 못할 짓이지만 말이야.”


드워프가 문을 먼저 열고 들어가고 뒤이어 로안의 일행들이 들어왔다.

일제히 쏟아지는 시선에 그들은 낯선 이방인을 굉장히 경계하는 듯했다.

하지만 모두 하나 같이 말을 걸어오는 드워프들이 없었다.

로안은 오히려 괜한 시비가 붙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보게!”

“하하! 드너스 왔는가! 그리고 들핀이랑 클라프도 왔구만 그래! 그리고 그 옆은···”

“와하하하하! 반갑구만. 반가워 레이너드! 아직도 자네가 이곳을 도맡아 하고 있다니, 대단하구만 그래!”


드워프들은 생명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자주자주 주인이 바뀌었다. 하지만 레이너드는 굳세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그는 자신의 가게를 찾아와준 드워프를 반겼다.


로안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이 많이 느껴졌다.

보는 것 같지 않아 보이면서도 모두 신경을 이쪽에 곤두세웠다.

드워프의 수명은 인간들의 절반이라고 보면 되었다. 굉장히 짧았는데, 국경을 폐쇄한 지 20년이 넘었다 보니 인간을 본 드워프보다 인간을 보지 않은 드워프들이 훨씬 많았다.

신기한 것이다. 이야기에서나 볼법한 인간들을 직접 두 눈으로 마주하니 짙은 호기심과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졌다.


“저들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 없네.”


들핀이 로안의 앞을 막아섰다.


“전 괜찮습니다.”

“괜찮기는 눈치 보는 거 다 알고 있네, 하지만 나쁜 친구들은 아니야. 저들은 모두 자네들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던 참이니까.”

“그렇습니까?”

“드워프는 호기심의 종족이기도 하지. 허허허··· 이야기를 나눌 일은 많을 걸세. 지금은 우리들의 휴식이 더욱 중요하지.”


때마침 레이너드가 물어보았다.


“모두 며칠 동안 머물 생각인가.”

“한 3일 정도 생각하고 있네. 자네들은 어떻게 할 셈인가?”

“이틀 정도 지낼 생각입니다. 체력적으로 많이 지치기도 했고.”

“돈은 우리가 지불하도록 하지.”


들핀의 말에 로안이 손을 흔들었다.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허허, 이 친구야 너희들이 돈이 있던가?”


들핀이 정곡을 찔러왔다.


“······”

“왕국 화폐가 있어요.”


루이나가 앞으로 나와 찰랑거리는 돈주머니를 꺼내 들었다. 그녀는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슬쩍 로안을 보고 미소 지었다.


“왕국 화폐는 우리 가게에는 쓸모없네.”


레이너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그녀는 그러면 그렇지하는 표정으로 보석을 꺼내 들었다.

드워프들은 보석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그들은 유능한 대장장이 이면서도 또한 보석 깎기를 좋아하는 세공사이기도 했다.

특히 레이너드는 보석이라면 환장을 할 정도로 좋아하였다.


“자, 잠깐··· 고, 공주님 이틀 숙박치고는 값이 너무 비싸지 않습니까...?”


가레스의 손이 벌벌 떨렸다.


“괜찮아, 가레스 이런 보석쯤이야 널려 있는 게 우리 왕국인데.”

“그, 그게 정말인가?”


가레스의 손처럼 레이너드의 목소리 또한 똑같이 떨렸다.


“제가 그럼 거짓말 하겠어요?”

“조, 좋네··· 가장 좋은 방으로 안내하도록 하겠네.”


말을 하면서도 레이너드의 눈은 청록빛 색이 눈부신 보석에 고정되었다.

결국 보석을 받아 든 레이너드는 그들에게 방을 안내해 주었다. 덩달아 들핀 쪽 방까지 좋은 방으로 안내되었다.


“이것 참··· 목숨도 우리가 구제받았는데···”

“길잡이를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드리죠.”


로안은 그들에게 간단하게 감사를 표현했다.

그들의 안내가 아니었다면 이런 곳을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아무리 지도가 있다고 한들 현지 사람의 안목은 지도보다 자세하고 세밀했다.

위험한 지대가 있으면 피해 갈 수 있는 지혜가 있었고, 사막은 항상 물이 부족한 법, 드워프들은 오아시스의 위치까기 꿰고 있었다.

그들의 지혜는 값으로도 매길 수 없는 귀중한 것이었다.


“그러면 우리는 각자 흩어지도록 하지. 저녁 먹을 때까지는 자유일세. 반드시 참여하도록 하게나 한 명도 빠짐없이!”

“알겠습니다. 반드시 참여하도록 할게요.”


들핀이 잔뜩 들뜬 모습으로 으름장을 놓았다. 로안은 하는 수 없다는 듯 한숨 섞인 웃음으로 답해주었다.

로안과 엘레니아 그리고 루이나와 가레스 모두 한 방에 모여 지금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을 정리했다.


“그보다 그 보석을 왜 주신 겁니까?”

“빚을 지울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이런 거금의 보석도 아낌없이 줄 수 있을 만큼 우리는 자원이 풍부하다는 걸 머릿속에 각인시켜 줄 필요가 있었죠.”


루이나가 싱긋 웃어 보였다. 아직 그녀의 말은 끝난 것이 아니다.


“드워프들의 소문은 굉장히 빨라요. 나중에 로안 당신이 이 일을 해결하고 나면, 드워프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 그들은 은혜를 잊어버리지 않고 반드시 갚아야 하는 성격이니까요.”


그녀 나름대로 머릿속에서 계산으로 나온 행동이었다.

로안은 그녀의 그런 행동에 납득할 수 있었다. 우방 국가와의 외교는 굉장히 중요했다.


“이런 곳도 나쁘지 않네요.”


루이나가 절벽을 깎아 만든 방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깔끔하고 냄새도 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운 사막에 시원한 바람이 안으로 들어와 개운할 정도였다.


“좋은 것 같습니다. 공주님.”


가레스도 기분이 나쁘지 않아 보였다.


“일단 저녁까지 할 일도 없을 것 같으니. 모두 각자 시간을 보내도록 하죠. 저는 잠깐 밖을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로안은 그들에게 쉬어도 좋다는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만요, 저도 같이 가겠어요.”


그때 엘레니아가 동시에 일어나며 자신도 같이 가겠다고 이야기 했다.


“엘레니아도요?”

“꼭 혼자만 해야 하는 일인가요?”

“그런 건 아닌데··· 엘레니아의 뜻이 정 그렇다면 같이 가요.”


로안의 허락이 떨어지고 둘은 밖으로 나갔다. 방에 남아있는 가레스는 저 둘이 나간 문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중이었다.


“흐음···”


흥미가 짙어 보이는 콧소리가 가레스의 귀에 들려왔다.


“고, 공주님···”

“엘레니아한테 열등감으로 젖어있던 네가 그녀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거야?”

“그, 그런 거 아닙니다.”


루이나의 말에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당황한 가레스가 대답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좋아하는 거지 저 여자를?”

“그렇지 않습니다. 저와 엘레니아는 동기일 뿐, 사적인 감정은 갖지 않습니다.”


그녀가 고개를 슬쩍 내밀었다.


“그게 정말이야?”

“윽! 가, 가깝습니다. 공주님!”

“가까우면 뭐가 어때서···”


가레스는 머리가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녀의 숨결이 가레스의 쇄골을 스치는데,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기분이 들었다.

여자에 대한 경험이 없는 가레스는 떨리는 심장만큼이나 허벅지를 붙잡은 주먹을 달달 떨고 있었다.


“푸흡, 푸하하하하하하! 뭐야 가레스 설마 너···”

“자, 장난치지 마십시오!”


가레스가 벌떡 일어나 소리 질렀다. 그 소리에 놀란 그녀는 두 눈을 끔뻑거리며 어디 고장 난 사람처럼 반응했다.

가레스는 순간 정신이 퍼뜩 돌아왔다. 감히 자신이 누구한테 소리친 것인가. 이건 목이 썰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가레스는 바로 엎드리며 그녀에게 사죄를 구했다.


“죄, 죄송합니다. 제, 제가 감히 경솔한 발언을 하였습니다.”

“아, 아니야··· 내가 먼저 잘못했지···”


엎드린 가레스의 몸을 일으킨 루이나가 울먹거렸다.

그 모습을 본 가레스는 울고 있는 루이나보다 더 당황하여 어찌할 줄을 몰랐다.


“어, 그··· 아, 저기···”


횡설수설하는 가레스의 모습에 울고 있던 루이나가 그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더니 갑자기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하더니,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았다.

가레스만 그저 멍하니 웃는 그녀의 모습을 가만히 쳐다볼 뿐이었다.


“아 웃겨 죽겠네! 진짜로··· 난 괜찮아 가레스 놀리는 맛이 있다니까?”


가레스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말 다행입니다···”

“···응? 뭐가 다행이야?”


웃던 그녀가 웃음을 멈추고 가레스가 말한 의미를 되물었다.


“우는 게 아니라서 정말 다행입니다.”


가레스는 그 짧은 사이에 사선을 몇 번이나 넘나들었다. 긴장이 풀린 그의 다리가 풀리며 가까운 벽을 짚었다.

안도의 한숨이 섞인 그의 모습을 보고 루이나는 어째선지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저 녀석을···’


루이나의 시선이 그를 향한다.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가 귓가에 때려 박히는 소리와 함께 그녀는 현실을 부정했다.


‘아니야 절대 그럴 리 없어···’


가레스는 갑자기 조용해진 루이나를 보았다.

온몸이 빳빳하게 굳은 그녀의 어깨를 건드려 보려던 순간 루이나가 갑자기 팔딱거리며 소리를 질렀다.


“아니야! 절대 그럴 리 없어!”

“고, 공주님 왜 그러십니까! 그, 그만 진정 하십시오! 제, 제발···”


시시때때로 급변하는 온도 차에 가레스는 진땀을 빼야만 했다.


“오,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말란 말이야!”

“자, 잘 못한 것이 있으면 제발 제게 알려주십시오···”


잘못한 게 있을 리 없다.


‘귀, 귀여워···’


가레스를 바라보는 루이나의 눈빛이 따사로운 햇살처럼 빛났다.

잘못한 것이 있다면 가레스가 너무 잘생겼기 때문이지 않을까···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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