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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님의 서재입니다.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하루c
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최근연재일 :
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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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3.0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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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4화. 모쏠 강태식?

DUMMY

“설렁탕집에서 멋지던데.”


광수대 박창호 팀장의 호출을 받고 온 나인에게 박 팀장이 건네 첫 마디였다.


“아, 그때 그 손님.”


낮에 설렁탕집에서 깡봉파 두목 양봉팔을 검거했을 때, 가게 안쪽으로 손님 두 명이 있었던 걸 나인은 기억했다.


설마 그 손님 중 한 명이 광수대 팀장이었을 거라고는 나인도 예상하지 못했다.


“맞아. 점심 먹으러 갔다가 우연히 봤어. 강 형사를 도와주려고 했는데, 너무 빨리 끝나서 도와주지 못하고 구경만 했지.”

“상대가 너무 약했거든요.”

“강 형사가 강한 게 아니고?”

“그런 면도 좀 있고요.”

“강력계에 근무한 지 얼마나 됐지?”

“몇 달 되지 않았습니다.”

“몇 달 안 됐다고?”


다소 놀라는 표정으로 박 팀장이 물었다.


“네.”


박 팀장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설렁탕집에서 봤던 강태식 형사.

느껴지는 포스나 깡다구 그리고 싸움 실력까지 절대 풋내기 형사의 것이 아니었다.

최소 3, 4년 그 이상의 짬밥을 가진 형사의 것이었다.


눈썰미 하나만큼은 남다른 박 팀장이다.

그 남다른 눈썰미 덕에 광수대 팀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런 그의 눈에 강태식 형사는 절대 아마추어나 풋내기가 아니었다.


“경찰 되기 전에 혹시 격투기 선수였어?”

“아니요. 웹툰 그렸습니다.”

“...?”

“사정이 있어서 지금은 그림을 그리지 않습니다.”

“여러 번 놀라게 하는 친구네. 그런데 좀 아쉽군.”


아쉬움이 가득 묻어나는 목소리로 박 팀장이 말했다.


“뭐가요?”

“강 형사를 광수대로 데려가려고 했거든.”


이미 오 반장에게 들은 이야기라 나인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런데 광수대에 들어오려면 최소 3년 이상의 수사팀 경력이 필요하거든.”

“전 광수대보다 강봉 경찰서가 더 좋습니다.”


아무래도 말이 길어질 것 같아 나인이 딱 잘라 말했다.


“아니지. 경찰 강력계의 꽃은 누가 뭐라 해도 광수대야.”

“...”


그 부분은 나인도 부정하지 않았다.

한국 형사물 드라마를 많이 봐서 잘 알고 있었다.


“대두 형. 생긴 거와 달리 배울 게 많은 베테랑이야. 대두 형 밑에서 3년 동안 열심히 배워. 그다음에 우리 광수대로 와 내가 확실하게 키워줄게.”


아무래도 나인 그러니깐 강태식 형사에게 제대로 꽂인 모양이었다.


“3년 후에도 제가 형사를 하고 있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경찰 생활을 할 리가 없었다.


뭐, 미래의 일은 모르는 거지만.


“내가 사람 보는 안목이 좀 있는데, 강 형사는 경찰이 천직이야. 그러니 다른 생각 말고 계속 경찰에 몸담아.”


킬러에게 형사가 천직이라니, 그래도 인정받는 것 같아 나름 기분은 좋았다.


“그리고 이거.”


박 팀장이 명함을 나인에게 건넸다.


“서울 광수대 팀장이 나름대로 끗발이 있는 자리거든.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내가 내 식구 하나만큼은 끔찍하게 챙기거든.”

“감사합니다.”


광수대 팀장에게 도움을 받을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세상일이라는 게 모르는 거다.


끗발 좋은 광수대 팀장의 도움을 받을 날이 올 수도 있으니 거절하지 않고 명함을 챙겼다.




*

강력 3팀 형사들이 회의실에 모였다.


“광수대도 와 있고 기자들도 사방에 깔려있다. 이럴 때 눈에 띄는 행동을 했다간 경찰 생활 힘들어진다. 알아서 눈치껏 처신해.”

“네.”


오대두 반장의 말에 모두 ‘네’라고 대답했지만, 광수대가 서에 떡하니 자리 잡은 게 탐탁지 않은 표정들이었다.


“사소한 거로 광수대와 신경전 벌이지 말고.”

“네.”

“사건 배당된 거 확인하고 각자 알아서 수사 들어가. 그리고 막내는...”


오 반장이 나인을 바라봤다.


“대평이가 광수대로 지원 갔는데, 혼자 괜찮겠냐?”


나인의 파트너가 바로 그 김대평 형사다.


“괜찮습니다.”

“그러면 넌 당분간 몸 쓰는 일 하지 마.”

“네?”

“깡패놈들 때려잡는 거 말고 이 새끼 좀 찾아봐.”


오 반장이 서류 한 장을 건넸다.


“조상범. 작년에 강봉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금융사기 친 수배범이야, 서울 강남에서 새로운 사기를 준비한다는 첩보가 들어 왔어. 한번 수사해봐.”

“네.”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해. 선배 형사들 분발 좀 하게.”

“우리가 왜요?”


오 반장의 말에 김혁수 형사가 물었다.


“몰라서 묻냐? 실적. 막내 실적이 압도적이잖아. 니들도 좀 분발해.”

“네~”


너무나도 명확한 팩트라 형사들도 할 말이 없었다.


머리를 다치고 복귀한 막내 강태식 형사가 해결한 사건이 한둘이 아니었다.


마약 유통책 공팔이 건에다가 1급 지명수배범 개망치 검거 그 외에도 수두룩했다. 덕분에 강력 3팀 전체 실적이 전체적으로 올라갔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막내의 원맨쇼 덕분이었다.




*

한편 CIA 한국지부에서는.


“전혀 움직임이 없다고?”


CIA 정보팀 요원 린다의 보고에 찰스 김. 한국 이름 김민성 팀장이 되물었다.


“네. 한국에 입국한 나인의 그 어떤 흔적도 움직임도 잡히는 게 없습니다.”

“한국 세븐데드 지부는?”

“찾고 있는데, 원체 교묘하게 숨겨서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린다의 말에 민성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암살당한 장로 데카르의 죽음으로 세븐데드와 나인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 나인은 이에 위험을 느끼고 유럽이 아닌 한국을 택했다. 여기까지는 100% 확실한 정보다.


문제는 한국에 입국한 나인의 행적이다. 한 달이 훌쩍 넘었는데, 나인뿐만 아니라 세븐데드 쪽 움직임도 전혀 없었다.


CIA 정보망을 총동원하고 있는데, 그 어떠한 움직임도 잡히지 않았다.


“이미 제거된 게 아닐까요?”


린다가 말했다.


“?”

“저희 정보팀이 파악한 바로는 나인이 동양인이라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한국과 연관된 것이 없습니다. 당연히 한국 내에 조력자가 있을 리도 없고 무엇보다 한국어를 할 가능성도 없습니다.”


민성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조직의 눈을 피해 한국 생활을 하는 건 아무리 나인이라도 힘들 겁니다. 그것도 외국인이요.”

“그래서? 이미 제거됐다?”

“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있는 가설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세븐데드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 나인이 살아있다면 세븐데드의 킬러들이 한국으로 이동했을 겁니다. 그런데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뜻이겠죠.”

“나인이 죽었으니깐?”

“네.”


민성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민성도 예상하는 가설이었다.


나인이 뛰어난 킬러라도 세븐데드와 정면으로 부딪치면 살아남을 수 없다. 한마디로 세븐데드가 먼저 움직였다만, 아무리 나인이라도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뜻이다.


다만, 민성이 아는 나인은 단순히 뛰어난 킬러가 아니다. 명실상부 세계 최강의 킬러이자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짓도 서슴지 않는 최악의 킬러.


민성은 누구보다도 나인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죽지 않았을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나인이 한국을 선택한 이유가 분명 있을 거다. 단순한 도피가 아닌 세븐데드와 맞설 무언가가 있기에 한국을 택했을 거라 확신했다.


무엇보다 나인은 세븐데드를 무너트릴 수 있는 키를 가진 인물이다. 그 때문에 CIA는 오래전부터 나인을 주목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민성이었다.


민성은 나인을 포섭하기 위해 오랫동안 공들여왔다. 이번이야말로 나인을 포섭할 절호의 기회인데, 이대로 나인과 접촉 한번 못해보고 끝낼 수는 없었다.


“나인이 살아있을 가능성은?”


민성의 질문에 린다는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50% 정도요.”

“그럼, 작전은 계속한다. 0%가 될 때까지.”


아직 희망을 놓을 수 없는 민성이었다.




CIA에서 그토록 찾고 있는 나인은.


“어때 맛있지? 끝내주지?”


나인과 병태 그리고 빵셔틀 명우까지 옥탑 평상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고 있었다.


“소스가 특이한 게 맛있네.”


명우가 직접 만든 특제 쌈장 소스에 삼겹살을 싸 먹으며 나인이 말했다.


“그지? 내가 원래 요리 쪽에 일가견이 있거든. 꿈도 백종원 아저씨 같은 요리사였어.”

“그런데 왜 깡패가 된 거야?”

“고등학교 때 나쁜 친구들하고 어울리면서...”

“일진 놀이?”

“어.”

“지금도 깡패놀이 하고 싶어?”

“아니야. 나 완전히 손 씻었어. 요리사 자격증 따려고 학원도 다니는걸.”

“그래. 착하게 살아. 그래야 조금이라도 오래 살지.”


나인의 말에 명우가 움찔했다.

심장이 쪼그라드는 기분이랄 까?


농담처럼 하는 말 같은데, 명우에게는 이상하게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다.


“고기 다 익었어?”


냉장고에서 갓 꺼내온 시원한 소주와 맥주병을 들고 병태가 나타났다.


참고로 이곳은 병태가 세 들어 사는 원룸 건물 옥탑 마당이다.


“어. 와서 앉아.”


술잔이 오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오갔다.


“그런데 태식아.”

“어?”

“너 정말로 기억 상실증 그런 거였어?”


명우는 나인의 머리 상태를 모르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


“사고 이전의 기억이 없어.”


나인이 말했다.


“그랬구나.”


명우가 소주잔을 비우며 티 나지 않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등학교 시절, 명우는 나인 그러니깐 나인의 동생 강태식을 좀 심하게 괴롭혔다. 단순히 빵셔틀이 아니 인간 샌드백으로 이용하기까지 했다.


그런 친구들이 있다. 괴롭혀도 반항조차 하지 않고 그저 참는. 그냥 순하디순한 그런 호구. 학장 시절 강태식이 그랬다.


‘만약 태식이가 학창시절의 기억을 되찾으면.’


그 생각을 하자 갑자기 식은땀이 등에 송송 맺히는 기분이 들었다.


‘해외로 이민이라도 가야 하나?’


태식이의 기억이 돌아오기 전에 해외로 튀는 게 그나마 살 방법 같은데, 지금의 태식은 해외로 가도 쫓아 올 것처럼 보였다.


“아, 선화 돌아왔어.”


병태가 말했다.


“선화. 한선화?”


명우가 다소 높은 톤으로 물었다.


“그래.”

“유럽으로 유학 가지 않았어?”

“며칠 전에 한국으로 돌아왔어.”

“한선화가 누군데?”


말없이 듣고 있던 나인이 물었다.


“우리 학교 3대 퀸카 중 한 명이었잖아. 아, 맞다. 태식이 너 선화하고 친했지?”


명우의 말에 나인은 고개를 갸웃했다.


당연히 기억에 없는 여자인데, 아무래도 동생과 친한 사이였던 모양이다.


“태식이가 짝사랑한 거지.”


병태가 웃음기를 참으며 말했다.


“내가 짝사랑했다고?”

“어. 고등학교 졸업하고 고백했다가 차였잖아.”


병태의 말에 나인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차인 건 동생인데,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하는 건 형인 나인의 몫이었다.


유럽에 있었을 때, 나인은 많은 미녀와 가볍게 만났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조직의 감시가 있어 깊은 연인관계를 맺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나인은 꽤 인기가 있는 남자였다.


키 되고 몸 되고 얼굴 되고 거기에 돈도 많고 무엇보다 여자 꼬시는 말빨이 좋았다. 그래서 나인이 꼬시면 80%는 바로 넘어올 정도였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미녀가 나인에게 먼저 들이 되기도 했는데, 지구 반대편 동생은 차였다고?

그리고 어쩐지 동생은 한국식 표현으로 모쏠이었을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었다.


“내가 차였다 이거지?”

“응. 그것도 단칼에.”

“핫! 그랬단 말이지.”


한선화.

어쩐지 꼭 한번 만나봐야 할 것 같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도 저녁 9시에서 10시 사이에 작품이 올라갈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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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김광수 비서 +7 24.03.08 2,176 41 12쪽
» 24화. 모쏠 강태식? +6 24.03.07 2,177 40 12쪽
23 23화. 서울 광수대 +5 24.03.06 2,208 40 12쪽
22 22화. 유민태 +4 24.03.05 2,231 40 12쪽
21 21화. 범호그룹(3) +4 24.03.04 2,208 36 12쪽
20 20화. 범호그룹(2) +4 24.03.03 2,227 35 13쪽
19 19화. 범호그룹(1) +6 24.03.02 2,238 41 12쪽
18 18화. 쌍명산 살인사건 +4 24.03.01 2,272 39 12쪽
17 17화. 단서. +8 24.02.29 2,284 41 13쪽
16 16화. 강력3팀 짐덩이(3) +4 24.02.28 2,319 44 12쪽
15 15화. 강력3팀 짐덩이(2) +7 24.02.27 2,326 40 12쪽
14 14화. 강력3팀 짐덩이(1) +4 24.02.26 2,393 41 12쪽
13 13화. 공팔이(3) +5 24.02.25 2,397 42 12쪽
12 12화. 공팔이(2) +4 24.02.24 2,404 42 12쪽
11 11화. 공팔이(1) +6 24.02.23 2,430 41 12쪽
10 10화. 친구? 죽이거나 살리거나 +8 24.02.22 2,487 45 15쪽
9 9화. 찰리 황 +5 24.02.21 2,467 46 12쪽
8 8화. 다이어 얀 +4 24.02.20 2,519 43 11쪽
7 7화. 테스트 +7 24.02.19 2,547 46 12쪽
6 6화. 빵셔틀 킬러? +7 24.02.18 2,589 39 11쪽
5 5화. 쌍둥이 형제 +5 24.02.17 2,630 40 12쪽
4 4화. 형사가 된 킬러. +3 24.02.16 2,645 37 12쪽
3 3화. 신이 존재한다면 +4 24.02.15 2,646 38 11쪽
2 2화. 강력계 형사 강태식 +3 24.02.14 2,813 36 11쪽
1 1화. 킬러 나인(nine) +4 24.02.13 3,453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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