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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님의 서재입니다.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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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최근연재일 :
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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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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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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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9,775

작성
24.03.0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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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9화. 범호그룹(1)

DUMMY

나인의 빵셔틀 명우가 경찰서로 찾아왔다.


집 근처에서 만나도 되는데, 굳이 강봉 경찰서까지 찾아온 이유는 간단했다.


명우가 봤을 때, 태식은 경찰보다는 X나 나쁜 악당 쪽에 더 가까웠다. 그래서 직접 두 눈으로 강력계 형사가 맞는지 확인하려고 찾아온 거다.


“벌써 찾았다고?”


나인은 명우를 경찰서 휴게실로 데려갔다.


“어. 그런데 너 진짜 형사 맞구나.”

“무슨 뜻이야?”

“아니야. 그보다 이거.”


명우는 빵집 명함을 나인에게 건넸다.


“찾아달라던 김민수 형사. 성남에서 작은 빵집하고 있더라고.”

“빵집?”

“응. 7년 전에 경찰을 그만두고 택배기사로 일하다가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쳤데. 그때 받은 합의금으로 지금은 빵집을 하는 것 같아.”

“가족은?”

“아내하고 딸 둘이 있는데, 고2, 중3.”

“생각보다 빨리 찾았네.”

“내가 아는 형님들이 좀 많거든. 이런 일은 식은 죽 먹기야.”


나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살려두기를 잘한 것 같았다.




*

나인은 곧장 성남으로 향했다.


동생 양부모가 죽은 화재 사건, 그 사건의 담당 형사 김민수. 그는 왜 형사를 그만두고 택배기사로 일했을까? 아무래도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았다.


확실한 건 동생의 양부모 사망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는 사람이 김민수 형사라는 거다. 그 때문에 나인은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바로 그를 만나기로 했다.


주택가 근처에 작은 빵집이었다.

대기업 체인점 빵집이 아닌, 그냥 평범한 동네 빵집이었다.


“어서 오세요.”


나인이 들어오자, 빵을 진열하던 중년의 여자가 상냥하게 인사했다.


“혹시 김민수 씨 계신가요?”

“저희 남편인데. 누구시죠?”


그때 안쪽 주방에서 한 남자가 다리를 절뚝이며 걸어 나왔다.


“나를 찾는다고?”

“안녕하세요. 저 강태식입니다.”


남자는 나인을 빤히 보다가 무언가 생각 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때 그 변호사님 아들...”

“네. 맞습니다.”


나인은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제대로 찾아온 것 같았다.




한편, 강력 1팀 회의실에서는 1팀 한 반장과 2, 3팀 반장이 모여 이야기 중이었다.


“CCTV. 블랙박스. 어디에도 잡힌 게 없다고?”


강력 2팀 이석현 반장이 물었다.


“어. 보름치를 다 뒤져 봤는데. 아무것도 없어. 게다가 범행 흔적은커녕 단서가 자체가 없어. 완전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니까.”


한 반장이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피해자 신원은 확인됐어?”


오 반장의 물음에 한 반장이 고개를 저었다.


이대로 가면 1팀이 독박을 쓸 수도 있었다. 서장의 절대적 신임 덕에 이번 사건을 1팀이 맡게 됐는데, 범인의 단서는 고사하고 피해자 신원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2, 3팀 반장을 불러 놓고 하소연하는데, 그들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었다.

2, 3팀 반장 역시 답답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정황상 2년 전 연쇄살인 사건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된 놈일 거야.”


이 반장이 입을 열었다.


“그런 놈이라면 한 명 있잖아.”


오 반장이 넌지시 말했다.


“설마 유민태를 말하는 건 아니죠?”


눈치 빠른 한 반장이 물었다.


“맞아. 또 모르잖아. 유민태 그 새끼가...”

“아니. 그건 절대 아니에요.”


오 반장의 말을 끊으면 한 반장이 말했다.


2년 전, 강력 3팀이 범호 그룹 회장의 장남 유민태를 살인 용의자로 올렸다가 개박살 난 걸 한 반장은 잘 알고 있었다.


당연히 한 반장은 그런 꼴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 범호 그룹을 건드릴 바엔 그냥 서장에게 백번 까이는 게 더 나았다.


“유민태 잘 못 건드리면 대평이 꼴 난다.”


이 반장이 넌지시 한마디 했다.


“그렇지. 똥이 더러워서 피하냐. 무서워서 피하지.”


오 반장은 비꼬듯 속담을 거꾸로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두 형. 좀 도와줘.”


한 반장이 말했다.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 서장이 악마로 변하기 전에 그 범인 새끼 꼭 잡고 싶거든.”

“나도 노력 중이다. 뭐든 찾아내면 바로 말할게.”


이 반장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한 반장과는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은 이 반장이지만, 이번만은 한 반장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었다.

한 반장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서장이 악마 모드로 돌변하는 게 무서워서.




*

“진짜 형사가 됐네.”


나인의 형사 신분증을 보며 김민수가 말했다.


“제가 형사가 되겠다고 했었나요?”

“어. 형사가 돼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었잖아. 기억 안 나?”

“네. 제가 얼마 전에 머리를 좀 다치면서 기억에 문제가 생겼거든요.”

“머리를?”

“네. 다행히 큰 문제는 없는데, 기억 상실 증세가 좀 있어요.”

“저런.”

“저희 부모님 사건에 대한 기억도 없어요. 그래서 선배님을 찾아왔습니다. 사건에 대해 알고 싶어서요.”

“이미 8년이나 지난 일인데.”

“8년이 지났지만,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잖아요.”


민성은 낮게 한숨을 쉬고는 조심히 입을 열었다.


“강 형사 부모님이 돌아가신 그 화재사고. 처음에는 단순한 화재사고인 줄 알았어. 건물 지하 보일러실에서 불이 시작됐고, 삽시간에 불이 번졌지. 변호사님 내외는 미처 사무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변을 당했다고 생각했는데, 1차 부검에서 타살 정황이 나왔어.”

“타살이요?”

“기도와 폐에 연기를 흡입한 흔적이 없었어.”

“불이 나기 전에 이미 돌아가셨던 거군요.”

“그렇지. 불은 그걸 은폐하려는 방화였고.”

“그래서요?”

“타살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진행했는데. 갑자기 서장이 단순 화재사고로 종결지으라는 거야. 우리 팀 반장도 그렇게 종결짓자고 졸라댔는데, 참 가관이 아니었다.”

“윗선에서 압력이 있었던 거군요.”


나인의 말에 민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난 서장의 명령을 무시하고 계속 수사를 진행했어.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한 짓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게 옳다고 믿었지.”


나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강 변호사님이 범호 그룹과 관련된 누군가를 조사하고 있었던 걸 알게 됐어.”

“범호 그룹이요?”


범호 그룹이라는 말에 나인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어. 누군지는 모르지만, 범호 그룹과 관련된 사람인 건 분명해.”

“그래서요?”

“내가 그 부분을 파려고 하자 갑자기 감찰이 들어왔어.”

“감찰이요?”

“내가 뇌물을 받았다는 거야. 받은 적도 없는 뇌물이 증거로 제출되고 모르는 증인까지 모두 조작을 했더라고. 덕분에 난 꼼짝 없이 정직처분을 받았고 그사이에 강 변호사님 사건은 종결 돼버렸지.”


아무래도 동생 양부모의 죽음에 범호 그룹이 관련된 것 같았다.


‘우연일까?’


2년 전에 강봉시에서 일어났던 낙인 연쇄살인 사건.


피해자는 총 네 명이었는데, 그중 네 번째 피해자는 연쇄살인마가 아닌 연쇄살인을 가장한 별개의 살인사건이었다. 그리고 용의자로 오른 사람이 바로 범호 그룹 장남 유민태였다고 한다.


경찰 윗선의 압력 때문에 제대로 된 수사 없이 사건이 종결됐고 유민태는 조사 한번 받지 않았다고 하던데.


단순한 우연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 후로 경찰 윗선에서 나를 쫓아내려고 작정을 하더라고.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서 경찰을 그만두었는데, 그때 반장님이 내게 진실을 말해주더라.”

“?”

“강 변호사님 사건을 단순 화재사고로 종결하라고 압력을 넣은 게 바로 범호 그룹 그것도 최고위층이었대.”


나인은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입을 열었다.


“종합해보면 아버지는 범호 그룹과 관련된 누군가를 조사하다가 살해당한 거군요. 그리고 그 살인을 감추기 위해 단순 화재로 꾸민 거고요.”

“그렇지.”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의 배후가 범호 그룹 최고위층이고요.”

“물증은 없어. 단지 추측일 뿐이지.”

“그 정도면 거의 확실하죠.”

“그래. 하지만 상대가 범호 그룹이야. 청와대도 건들지 못하는 범호를 상대로 일개 형사가 뭘 할 수 있었겠어.”


나인은 동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거나 앞으로 상대해야 할 적은 분명해졌다. 범호 그룹. 청와대도 건들지 못한다고 하니 만만한 상대는 아닐 것 같았다.


동생 강태식이었다면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겠지만, 형사가 아닌 킬러 그것도 최강이자 최악의 킬러 나인에게 범호는 그다지 어려운 상대가 아니다.

법과 정의가 아닌 킬러의 방식으로 처리하면 말이다.


나인은 세븐데드와 싸우기 전에 몸을 푸는 정도로 범호를 상대할 생각이었다.


“강 형사.”

“네.”

“그냥 잊어.”

“?”

“부모님에게는 죄송하지만, 이미 8년이나 지난 일이야. 다시 수사한다고 해도 설령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도 범호 그룹을 법 앞에 세우는 건 불가능해. 자칫하다가는 강 형사도 내 꼴이 날 수 있어.”


틀린 말은 아니다.

나인인 평범한 형사라면 말이다.


“그때 일 후회되세요?”


나인이 넌지시 물었다.


“글쎄.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못 하고 형사 옷을 벗었지만, 그래도 후회하지는 않아. 후회보다는 강 변호사님의 억울한 죽음을 풀지 못한 게. 나한테 그럴 힘이 없었다는 게 미안하고 또 화가 날 뿐이지.”


좋은 사람이다.

동생 몸에 들어오고 나서 나인은 착하고 좋은 사람을 여러 만났었다.


유럽에서 나인이 만났던 사람들은 배신과 거짓 그리고 뒤에서 총을 쏘는 그런 쓰레기들뿐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김민성처럼 착한 사람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신기하고 또 이질감이 느껴졌다.


“범호 그룹. 강 형사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의 힘을 가진 곳이야. 특히 총수인 유창호 회장은 대한민국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야.”

“...”

“강 형사는 젊어. 젊은 혈기에 섣불리 움직였다간 진실을 밝히기도 전에 망가질 수 있어. 강 형사가 나처럼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마치 친형처럼 진심이 묻어나는 충고였다.


“선배님.”

“?”

“법으로 심판하는 것 만이 꼭 정의는 아니잖아요.”

“그게 무슨 뜻이야?”


나인은 대답하지 않고 안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내밀었다.


“저희 부모님 수사 때문에 이렇게 되셨잖아요. 죄송하기도 하고 또 보답하고 싶어 조금 넣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나인은 돈을 준비했었다.


정확하게는 총과 돈을 모두 준비했다. 김민성이 나쁜 놈이면 총을 좋은 사람이면 돈을.


“됐어. 형사가 벌면 얼마나 번다고. 집어 너.”


손사래를 치며 민수가 말했다.


“형사 월급은 얼마 되지 않지만, 유산을 좀 많이 상속받았거든요. 제가 아니라 부모님이 주시는 거라 생각하시고 받아주세요.”

“에이... 참. 알았어.”


민수는 마지못해 봉투를 받았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절대로 무리하지 말고.”

“네.”


나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민수의 아내가 다가왔다.


“이거 갓 구운 거예요. 집에 가서 먹어요.”


빵 봉투를 건네며 민수 아내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나인이 빵집을 나가고 민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강태식 형사가 자신과 같은 길을 걸을까 봐 걱정되는 한숨이었다. 범호 그룹에 대해 괜히 말한 건 아닌지 후회가 됐다.


“그건 뭐예요?”


민수의 손에 든 봉투를 보며 아내가 물었다.


“빈손으로 오기 뭐해서 돈을 조금 넣었나 봐. 형사 월급 얼마나 된다고 참.”


민수는 봉투 안을 확인했다.


안에는 자기앞 수표 세 장이 들어있었다.


“어?”


민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왜요?”


아내가 다가와 수표를 확인했다.


“이게 얼마짜리에요?”

“어.. 억?”


일억 원짜리 수표 세 장.


총 3억 원이었다.


작가의말

제목을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로 바꿀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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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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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서울 광수대 +5 24.03.06 2,222 40 12쪽
22 22화. 유민태 +4 24.03.05 2,244 40 12쪽
21 21화. 범호그룹(3) +4 24.03.04 2,230 36 12쪽
20 20화. 범호그룹(2) +4 24.03.03 2,246 35 13쪽
» 19화. 범호그룹(1) +6 24.03.02 2,256 41 12쪽
18 18화. 쌍명산 살인사건 +4 24.03.01 2,291 39 12쪽
17 17화. 단서. +8 24.02.29 2,303 41 13쪽
16 16화. 강력3팀 짐덩이(3) +4 24.02.28 2,335 44 12쪽
15 15화. 강력3팀 짐덩이(2) +7 24.02.27 2,342 40 12쪽
14 14화. 강력3팀 짐덩이(1) +4 24.02.26 2,410 41 12쪽
13 13화. 공팔이(3) +5 24.02.25 2,411 42 12쪽
12 12화. 공팔이(2) +4 24.02.24 2,424 42 12쪽
11 11화. 공팔이(1) +6 24.02.23 2,446 41 12쪽
10 10화. 친구? 죽이거나 살리거나 +8 24.02.22 2,505 45 15쪽
9 9화. 찰리 황 +5 24.02.21 2,484 46 12쪽
8 8화. 다이어 얀 +4 24.02.20 2,536 43 11쪽
7 7화. 테스트 +7 24.02.19 2,564 46 12쪽
6 6화. 빵셔틀 킬러? +7 24.02.18 2,607 39 11쪽
5 5화. 쌍둥이 형제 +5 24.02.17 2,649 40 12쪽
4 4화. 형사가 된 킬러. +3 24.02.16 2,662 37 12쪽
3 3화. 신이 존재한다면 +4 24.02.15 2,665 38 11쪽
2 2화. 강력계 형사 강태식 +3 24.02.14 2,879 36 11쪽
1 1화. 킬러 나인(nine) +4 24.02.13 3,490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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