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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님의 서재입니다.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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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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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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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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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8화. 쌍명산 살인사건

DUMMY

경기 북부 강봉시에 쌍명산이라는 곳이 있다.


그다지 유명한 산은 아니지만, 그래도 강봉시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평일에도 등산객이 제법 있었다.


오늘 오전에 등산객 한 명이 쌍명산 중턱에서 낙엽에 가려진 젊은 여자 시신 한 구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

시신이 발견된 지역으로 폴리스 라인이 설치되었고 현장은 강봉 경찰서 경찰들과 강력 1팀 형사들이 통제했다.


감시반 사람들이 시체를 확인했는데, 누가 봐도 타살임이 확실했다. 속옷만 걸친 채 손과 발이 결박되어 있었고 칼에 의한 자상이 곳곳에 나 있었다.

그리고 지문을 확인하지 못하게 손가락이 모두 훼손되어 있었다.


“난감한데.”


시체를 확인한 강력 1팀 한지오 반장이 혼잣말하듯 말했다.


“반장님.”


강력 1팀 오귀남 형사가 다가왔다.


“뭐 좀 나왔어?”

“깨끗해요. 정황으로 봐서 다른 곳에서 죽이고 이곳에 유기한 것 같아요.”


관내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대부분은 강력 1팀에서 맡아 했다.


“주변 CCTV하고 차량 블랙박스 모두 확인해.”

“네. 그런데 반장님.”

“왜?”

“설마 그건 아니겠죠?”


다소 불안한 표정으로 오 형사가 물었다.


“아무래도 그 설마가 맞는 것 같다.”

“정말요?”

“그래.”


그때 강력 3팀 오대두 반장이 폴리스 라인을 넘어왔다.


“지오야.”

“형님. 여기요.”

“왜? 1팀만으로는 부족해?”

“그게 아니라. 형님이 한번 봐야 할 것 같아서요.”


오 반장이 시체를 확인하려 하자.


“뒤쪽 좀 보여줘.”


한 반장이 감식반 팀원에게 말했다.


감식반 팀원이 조심히 시체를 돌려 등을 보여줬다. 그 순간 오 반장의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목덜미 아래 낙인이 찍혀있었는데, 선거 때 사용되는 투표 도장 모양의 낙인이었다.


“그놈. 그 낙인 연쇄살인마 표식 맞죠?”


한 반장의 물음에 오 반장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표정만 일그러트렸다.




같은 시각.

김대평 형사와 나인은 어젯밤 유흥가 일대에서 일어난 패싸움 조사하러 나왔다가 근처 칼국수 집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막내야.”

“네.”

“저 차 얼마 준 거야?”


김대평 형사는 패싸움보다 오늘 나인이 끌고 온 지프에 더 관심이 갔다.


“풀옵션해서 일억 팔천 정도 들었어요.”

“일억 팔천??”

“네.”


참고로 유리는 방탄유리로 따로 주문 제작했다.


“몇 개월 할부로?”

“일시불이요.”

“일시불?”

“네.”


그때 주문한 칼국수와 만두가 나왔다.


“일억 팔천을 일시불로 냈다고?”


믿지 못해 다시 한번 묻는 김 형사였다.


“제가 할부를 좋아하지 않아서요.”

“막내야.”

“네.”

“너 부자냐?”

“네. 유산으로 상속받은 돈이 좀 돼요.”

“그런데 왜 강력계에서 일해? 나 같으면 그 돈으로 편하게 살겠다.”

“동생 때문에요.”

“동생? 동생 있었어?”

“네. 사고로 죽었어요.”

“아...”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았는데, 김 형사는 묻지 않았다.


경험상 비극적인 가족사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 게 좋았다.


때마침 김대평 형사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했는데, 윤수필 형사였다.


“어, 수필아.”

- 어디에요?

“막내하고 밥 먹고 있어.”

- 반장님이 지금 당장 들어오래요.

“왜?”

- 오늘 쌍명산에서 시체 발견된 거 알죠?

“1팀에서 맡았다며.”

- 지금 그 사건 때문에 난리예요. 빨리 들어와요.

“왜? 무슨 일인데?”

- 묻지 말고 빨리 들어오기나 해요.


통화를 끝낸 김대평 형사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요?”

“반장님이 빨리 들어오라는데. 뭔가 일이 터진 것 같다.”

“그럼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나인의 말에 김 형사는 고개를 젓고는 젓가락을 들었다.


“먹고 가.”

“네?”

“칼국수 먹고 간다고 달라지는 거 없다.”

“...”

“이미 일어난 일이면 일찍 가나 늦게 가나 똑같아. 그리고 이럴 땐 배가 든든해야 버텨.”


강력계 12년 짬밥에서 나오는 여유였다.




*

마득필 서장을 비롯한 강력 1,2,3팀 반장과 몇몇 고참 형사들이 회의실에 모여 나오지 않았다. 나머지 형사들은 사무실에서 대기 중인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조금 늦게 도착한 김대평 형사도 회의실로 합류했고 나인은 3팀 사무실에서 대기했다.


“혁수 형.”

“어. 태식아.”

“무슨 일이에요?”


김혁수 형사.

나인과는 두 살 차이로 외계인과 마법, 초능력을 믿는 약간 또라이 기질이 있는 형사다.


그래도 나인과는 잘 맞는 편이었다. 파트너인 김대평 형사와는 나이 차이가 좀 많이 나서 어려운데, 김혁수 형사는 친구처럼 대할 만큼 편했다.


“그게... 잠깐 이리 와.”


김혁수 형사는 선배 형사들 눈치를 보며 나인을 휴게실로 데려갔다.


“2년 전에 우리 강봉시에서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났었거든.”

“연쇄살인이요?”

“응. 시체 목덜미에 투표 도장 낙인을 찍는 변태 새끼였어.”


나인은 말없이 듣기만 했다.


“피해자는 총 네 명이었는데, 우리 3팀에서 그 범인을 잡았거든, 그런데 이 새끼가 네 번째 피해자는 자기가 죽인 게 아니라고 우기는 거야. 그래서 조사해 봤는데, 정황상 그 말이 맞더라고.”

“연쇄살인을 가장한 다른 피해자였군요.”

“맞아. 그래서 네 번째 피해자만 따로 조사했는데, 대박 인물이 용의 선상에 들어온 거야.”

“누군데요?”


혁수는 주변을 한번 살피고는 조심히 입을 열었다.


“너. 범호 그룹 알지?”

“네.”


당연히 모르는 그룹이지만, 일단 안다고 했다.


혁수의 표정으로 봐서 영향력이 큰 대기업 정도로 예상이 되었다.


“그 용의자가 범호 그룹 회장의 장남 유민태였어.”

“아...”


대충 어떤 분위기로 흘러갈지 예상이 되는 나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광수대에서 사건 전체를 이첩해 가더니만 후다닥 종결해 버린 거야.”

“유민태는요?”

“그 살인마 새끼가 광수대에 가서 말을 바꿨데. 자기가 네 명 모두 죽였다고. 덕분에 유민태는 조사 한번 받지 않고 용의선상에서 벗어났지.”

“범호에서 손을 썼나 보네요.”

“그러고도 남지. 청와대도 건들지 못하는 곳이 범호데.”


나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 우리 3팀만 아주 엿 됐잖아.”

“왜요?”

“범호 그룹 회장의 장남을 살인 용의자로 올렸잖아. 괘씸죄로 아주 그냥 박살 내더라고. 대평이 형은 그때 옷 벗을뻔했다니깐.”

“왜요?”

“유민태가 네 번째 피해자를 죽인 살인범이라고 끝까지 주장한 게 대평이 형이었거든.”

“아... 그런데 그 사건이 왜요?”

“오늘 쌍명산에서 발견된 시체에 2년 전 연쇄살인 사건 때와 똑같은 낙인이 찍혀있었대.”

“모방범죄가 아닐까요?”

“모방이든 뭐든 간에 같은 사건이 관내에서 또 일어났잖아. 마 서장 승진을 앞두고 있는데. 지금 마 서장 완전히 눈 돌아갔어.”


그제야 경찰서 분위기가 왜 이렇게 무거운지 이해가 됐다.


승진을 앞두고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 2년 전 연쇄살인 사건과 같은 사건이 관내에서 또 일어났으니, 승진에 목을 맨 서장이 얼마나 난리를 칠지 알만했다.


“어쨌거나 지금은 최대한 몸 사리는 게 좋아. 서장이 악마 모드로 돌변하면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거든.”

“네.”




한편, 회의실에서는.


강력1팀 한 반장이 쌍명산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었다.


“한 반장.”


브리핑을 듣던 마득필 서장이 입을 열었다.


“네.”

“2년 전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

“조금 더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사체의 상태와 낙인이 2년 전 사건과 똑같습니다.”

“그놈 어떻게 됐지?”

“누구...?”

“그 연쇄살인마 새끼. 무기징역 받지 않았어?”

“네. 그런데...”

“왜?”

“작년에 교도소에서 죽었다고 합니다.”

“죽어?”

“지병으로 죽었다고 하는데.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럼, 이번 사건은 모방범이라는 거네.”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언론에 새 나가지 않게 통제 잘하고 최대한 빨리 잡아. 강력팀 모두 동원해서 이 미친 새끼 당장 잡아!”


마 서장의 눈빛에 살기가 서려 있었다.


승진을 앞두고 이런 사건이 터지자, 예전의 그 X같은 서장으로 돌변했다. 만에 하나 이번 사건으로 승진에서 물먹게 되면?

강봉 경찰서 강력계 형사들에게 지옥도가 펼쳐질 게 분명했다.




*

경찰서 옥상에 오 반장과 김대평 형사 그리고 윤수필 형사가 모여 있었다.


“저도 한 대 주세요.”


오 반장이 담배 하나를 꺼내물자 김대평 형사가 말했다.


“담배 끊었잖아.”

“다시 피려고요.”

“피지 마. 몸에 안 좋아.”

“그러는 반장님은 왜 피우세요?”

“몸에 안 좋으니까.”

“참나.”

“그보다 대평아.”

“네.”

“니가 보기에는 어때?”


2년 전 낙인 연쇄살인 사건의 담당 형사가 바로 김대평 형사였다.


그리고 네 번째 피해자의 살인범으로 범호 그룹 장남 유민태를 용의 선상에 올린 것도 바로 김대평 형사다.


“사체 상태나 낙인의 모양이 완벽할 정도로 똑같아요.”

“단순한 모방범이 아니다?”

“사건에 대해 잘 아는 모방범이겠죠.”

“혹시 유민태 짓일까?”

“글쎄요. 그 새끼라면 이런 미친 짓을 저지르고도 남아요. 보통 사이코패스가 아니거든요.”


오 반장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윤수필 형사를 봤다.


“수필아.”

“네.”

“유민태 그 새끼 지금 뭐하지 좀 알아봐.”

“네.”

“최대한 은밀하게 알아봐. 위에서 알면 지랄한다.”

“걱정 마세요.”

“대평이 넌 유민태에 눈길도 주지 마.”

“네. 조용히 있을게요.”


김대평 형사에게 유민태는 떠올리기 싫은 이름이었다.




*

3팀 형사들이 모여 이번 쌍명산 사건에 관한 회의를 했다.


“너희들도 알겠지만, 이번 사건은 강력팀 전체가 공조하는 수사로...”


오 반장의 일장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나인은 피해자 사진을 유심히 살펴봤다.


2년 전에 있었던 네 명의 피해자와 이번 쌍명산 피해자 모두 자상의 흔적이 많았다. 얼핏 보면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나인의 눈에는 선명한 차이가 보였다.


2년 전 피해자들의 자상은 무작위적이고 또 칼을 쓴 방식도 지저분했다. 전형적인 묻지마식 살인사건의 자상이다. 그것도 아마추어.


그런데 이번 쌍명산 사건의 피해자 자상은 달랐다. 얼핏 보면 묻지마식 자상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칼을 쓴 방식과 흔적이 깨끗했다.


‘프로다.’


시체를 직접 봐야 확실하겠지만, 전문적으로 살인을 해본 프로일 가능성이 컸다.


11살 때부터 나인은 칼 쓰는 법을 배웠다. 덕분에 자상 흔적만 봐도 상대의 실력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


이번 범인은 칼을 아주 잘 쓰는 프로가 확실했다.


“막내야.”


오 반장이 불렀다.


“네?”

“뭐 이상한 거 있어?”


나인이 사진을 뚫어지게 보자 오 반장이 물었다.


“아... 그게.”


나인은 사체에 난 자상의 차이점을 말할까 하다가 그만두기로 했다.


“시체 사진을 처음 봐서요.”

“사진 말고 진짜 시체 보면 더 끔찍해.”


김혁수 형사가 주책없이 끼어들었다.


“헛소리 그만하고. 이번 사건은 1팀에서 맡기로 했다. 대평이하고 민우 그리고 혁수 이렇게 셋이 1팀에 합류해서 수사 지원해.”

“네.”

“남은 사람은 나와 함께 따로 조사한다.”

“네.”

“그리고 절대로 기자들 귀에 들어가지 않게 조심해.”

“네.”

“막내야.”

“네. 반장님.”

“유흥가 패싸움 건 혼자서 조사할 수 있지?”

“네.”

“조폭들 영역 싸움 한 것 같던데, 그냥 적당히 눈치껏 하는 척만 해.”


한마디로 쉬라는, 오 반장의 배려였다.


“알겠습니다.”


오 반장이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적당히 할 생각이었다.


진짜 형사도 아닌데 열심히 할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성실하고 착한 동생 강태식이라면 책임감에 열심히 하겠지만, 정의와는 거리가 먼. 귀찮은 건 딱 질색하는 나인에게 형사는 정말로 최악의 직업이나 다름없었다.


작가의말

내일부터는 저녁 11시 50분(23시 50분)에 올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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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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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서울 광수대 +5 24.03.06 2,222 40 12쪽
22 22화. 유민태 +4 24.03.05 2,244 40 12쪽
21 21화. 범호그룹(3) +4 24.03.04 2,229 36 12쪽
20 20화. 범호그룹(2) +4 24.03.03 2,246 35 13쪽
19 19화. 범호그룹(1) +6 24.03.02 2,255 41 12쪽
» 18화. 쌍명산 살인사건 +4 24.03.01 2,291 39 12쪽
17 17화. 단서. +8 24.02.29 2,303 41 13쪽
16 16화. 강력3팀 짐덩이(3) +4 24.02.28 2,335 44 12쪽
15 15화. 강력3팀 짐덩이(2) +7 24.02.27 2,341 40 12쪽
14 14화. 강력3팀 짐덩이(1) +4 24.02.26 2,410 41 12쪽
13 13화. 공팔이(3) +5 24.02.25 2,411 42 12쪽
12 12화. 공팔이(2) +4 24.02.24 2,423 42 12쪽
11 11화. 공팔이(1) +6 24.02.23 2,446 41 12쪽
10 10화. 친구? 죽이거나 살리거나 +8 24.02.22 2,505 45 15쪽
9 9화. 찰리 황 +5 24.02.21 2,483 46 12쪽
8 8화. 다이어 얀 +4 24.02.20 2,535 43 11쪽
7 7화. 테스트 +7 24.02.19 2,563 46 12쪽
6 6화. 빵셔틀 킬러? +7 24.02.18 2,607 39 11쪽
5 5화. 쌍둥이 형제 +5 24.02.17 2,649 40 12쪽
4 4화. 형사가 된 킬러. +3 24.02.16 2,662 37 12쪽
3 3화. 신이 존재한다면 +4 24.02.15 2,665 38 11쪽
2 2화. 강력계 형사 강태식 +3 24.02.14 2,879 36 11쪽
1 1화. 킬러 나인(nine) +4 24.02.13 3,490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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