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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님의 서재입니다.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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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최근연재일 :
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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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775

작성
24.03.03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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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20화. 범호그룹(2)

DUMMY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이길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킬러라도 상대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눈뜬장님이나 다름없다. 그건 나인도 마찬가지다.


범호 그룹을 상대하려면 범호 그룹을 먼저 알아야 한다. 예전 같으면 정보 수집은 제로가 알아서 하고 나인은 제로가 지정해 주는 타겟만 제거하면 됐다.


하지만 이제는 정보 수집도 나인이 직접 해야 했다. 정말로 제로가 간절하게 생각나는 나인이었다.




**

고깃집으로 들어온 나인과 김혁수 형사가 창가 쪽에 자리를 잡았다.


“정류장 앞이라니까 곧 올 거야.”

“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윤수필 형사가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수필이 형. 여기!”

“막내 둘이 나를 왜 찾았을까나~”


자리에 앉으며 윤 형사가 말했다.


“내가 아니고 태식이가 형에게 묻고 싶은 게 있대.”

“막내가? 뭐가 궁금한데?”

“범호 그룹이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지 궁금해서요.”

“범호 그룹이라. 내가 또 그쪽은 꽉 잡고 있지.”


윤수필 형사.

원래는 본청 정보과 에이스였는데, 호기심이 지나치게 많아서 접근 권한이 없는 정보까지 열람하다 걸려 강봉 경찰서 강력 3팀으로 쫓겨났다.


이후 정보과로 다시 돌아갈 기회가 있었는데, 의외로 강력계가 적성에 맞아 그냥 강력 3팀에 눌러앉아 버린 좀 특이한 케이스다.


본청 정보과 에이스 출신답게 아는 것도 많았는데, 강봉 경찰서 형사들은 윤수필 형사를 박사로 불렀다.


“나도 좀 궁금하다.”


김혁수 형사도 한마디 거들었다.


“일단 뭐 좀 시키자. 배고프다.”


윤수필 형사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꽃등심 어떠십니까?”


나인이 물었다.


“꽃등심? 에이. 수입산은 좀 질겨서...”

“한우요. ++ 제가 사겠습니다.”

“한우? ++?”

“네.”

“막내야.”

“네,”

“대평이 형이 너 부자라고 하던데 진짜였냐?”

“네. 부잡니다.”


킬러 신분은 숨겨도 부자인 건 숨길 생각이 없었다.


“그래. 우리 부자 막내 덕에 ++ 꽃등심 한번 먹어 보자.”


나인이 최상등급 한우 꽃등심을 시키자 윤수필 형사가 기분 좋게 입을 털기 시작했다.


“재계 서열 3위 범호 그룹이 다른 대기업과 다른 점이 뭔지 알아?”

“모르겠는데요.”

“권력을 가진 대기업이라는 거야.”

“권력이요?”

“창업주인 유성범 회장 때부터 정치권과 깊은 인연을 맺었어. 그러다 유성범 회장이 죽고 아들 유창호 현 범호 그룹 회장이 그룹을 물려받았는데. 이때부터 범호 그룹의 전성기가 시작됐지.”


마침 꽃등심이 나왔다.


“뭐하냐? 구워.”


김혁수 형사를 보며 윤 형사가 말했다.


“이런 건 막내가 해야죠,”

“막내가 사는 건데?”

“제가 굽는 게 맞네요.”


사회에서는 돈 많은 놈이 형이다.

혁수는 바로 상황 파악하고 고기를 구웠다.


“유창호 회장. 머리 좋고 수완 좋고 세상의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돈 냄새 맡는 덴 천재였나 봐. 거기에 더해 사람 보는 안목까지 뛰어났으니. 회사가 그냥 고속도로 달리듯 쑥쑥 성장했지. 특히 아버지 때부터 다져온 정치권과의 인연을 아주 잘 이용했어.”


고기가 어느 정도 익자 나인이 윤 형사의 술잔에 소주를 따랐다.


고기에 소주 한잔 마신 윤 형사가 다시 말을 이었다.


“요즘 잘나가는 정치인들 치고 범호 그룹의 도움 안 받은 사람이 없을걸.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현직 대통령도 초선 때 유창호 회장 도움을 많이 받았었대.”

“진짜요?”

“그뿐인 줄 아냐. 너 우리나라 최고 로펌이 어딘지 알아?”

“한국 로펌.”


나인이 대답하지 못하자 김혁수 형사가 대답했다.


“땡! 범호 그룹 법무팀이야.”

“?”

“유창호 회장이 인재에 대한 욕심이 진짜 많아. 특히 법 관련 인재 영입에 진심인데 대한민국 간판급 판검사 대부분이 범호 그룹 법무팀으로 스카우트 될 정도야. 그 법무팀 파워가 얼마나 대단하냐면 현직 검찰 총장이 법무팀 전화 한 통에 쩔쩔맬 정도래.”


윤 형사의 말에 나인은 소주잔을 기울였다.


예상한 것 이상으로 범호 그룹의 영향력이 막강한 것 같았다.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적이 강할수록 부숴버리는 맛이 있으니.

다소 변태적이지만 말이다.


“돈과 권력 다 손에 쥐었다는 거네.”


부러움으로 가득한 목소리로 김혁수 형사가 말했다.


“그렇지. 그런데 그 대단한 유창호 회장도 실패한 게 하나 있어.”

“뭐요?”

“자식 농사.”

“왜요?”

“그게... 어우~ 근데 고기 진짜 맛있다. 그냥 술술 넘어가네.”


윤 형사와 김 형사 모두 한우 ++에 정신을 못 차렸다.


“사장님. 여기 꽃등심 3인분 더 주세요.”

“막내야.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부자라서 괜찮습니다.”

“크~ 부럽다.”

“그보다 유창호 회장 자식들은 왜요?”

“자식이 셋 있는데, 하나같이 문제가 있어.”

“?”

“장남 유민태. 현 범호 건설 사장으로 머리 하나는 정말로 좋은 인간이야.”


나인은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하버드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을 정도로 머리가 좋아. 졸업도 최고학점으로 했다지. 게다가 5개 국어를 능통하게 하고 사업 수완도 아버지 유창호 못지않게 뛰어나데.”

“그럼 뭐해요. 그 새끼 사이코패스데.”


김혁수 형사가 끼어들며 한마디 했다.


“사이코패스요?”

“응. 머리는 좋은데 성격이 개차반이라는 소문이 있어.”

“2년 전 그 낙인 연쇄살인 사건에도 관련됐다면서요.”

“그랬지.”


술잔을 비운 윤 형사가 고기 한 점을 먹고 다시 입을 열었다.


“2년 전 연쇄살인 사건의 네 번째 피해자는 살인마의 짓이 아니야. 유민태가 피해자를 죽이고 연쇄살인으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커.”

“그러면 뭐해요. 아버지 빽으로 조사 한 번 안 받았는데.”


김혁수 형사가 투덜거리듯 말했다.


“억울하면 너도 금수저 물고 태어나든가.”

“이번 생은 틀린 것 같아요.”

“쌍명산 사건도 유민태와 관련 있을까요?”


나인이 물었다.


“글쎄. 무기징역을 받은 연쇄살인마 새끼가 작년에 교도소에서 죽었으니, 모방범죄가 확실한데, 왠지 촉이 유민태와 관련이 있을 것 같아.”

“그러면 뭐해요. 1팀 한 반장님은 유민태. 유자도 꺼내지 못하게 하는데.”


김혁수 형사가 또 투덜거리며 말해다.


“유민태 잘 못 건드렸다간 범호 그룹 법무팀과 맞짱 떠야 하는데. 너 같으면 할래?”

“나 같으면... 안 하죠.”


김혁수 형사도 범호 그룹 앞에서는 꼬리를 내렸다.


“다른 자식은요?”

“둘째 유지선은 범호 리조트 사장으로 있었는데, 이 아줌마는 술과 도박으로 물의를 빚었다가 미국으로 쫓겨났어.”

“문제가 좀 많네요.”

“그렇지. 그런데 셋째 막내아들 유성태는 좀 다른 점으로 문제가 있어.”

“다른 점이요?”

“형 유민태만큼은 아니지만, 서울대를 수석으로 합격했을 정도로 머리도 좋고 성격도 원만하다고 해. 경영 쪽으로도 굉장히 뛰어난 것 같던데, 문제는 유 회장의 혼외 자식이라는 거야.”

“혼외 자식이면 유민태와는 이복형제겠네요.”

“그렇지. 밖에서 들어온 자식이라서 그런지 범호 가문에서는 유성태를 가족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 같아. 덕분에 존재감이 거의 없어.”


나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생각에 잠겼다.


동생의 양부모를 죽인 범인의 배후에 범호 그룹이 있다. 그것도 최고위층.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다. 아무리 킬러라도 추측만으로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유창호 회장과 장남 유민태. 둘 중 한 명이 범인이거나 그 배후일 가능성이 크다. 아니면 둘 다일 수도 있고.


나인은 먼저 유민태를 조사 아니, 조져볼 생각이다. 겸사겸사 이번 쌍명산 살인사건도 조사할 겸.




**

“공사는 어때?”


오랜만에 병태와 함께 단골 중국집에서 밥을 먹었다.


“내가 매일 가서 확인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날 것 같아.”


집 리모델링 공사는 나인 대신 병태가 맡아서 잘 진행하고 있었다.


“공사 끝나면 너도 우리 집으로 들어와.”

“어?”

“1층 써. 난 2층에서 생활하면 되니깐.”


병태 부모님은 건강이 좋지 않아서 집을 팔고 고향인 속초로 내려갔다고 한다. 덕분에 병태는 10평 원룸에서 월세로 혼자 살고 있었다.


“난 괜찮아.”

“공짜 아니야.”

“?”


집을 관리하는데, 뭐가 그리 복잡한지.


공과금에 세금에 집수리까지. 살면서 공과금이라는 걸 내본 적이 없는 나인이다. 세금은 또 뭐가 그리 복잡한지. 이전에는 조직에서 다 알아서 해줬기 때문에 세금이라는 게 있는지조차 몰랐다.


이제는 나인이 알아서 해야 하는데 전에도 말했지만, 나인은 이런 생활적인 면에서는 젬병이고 또 성격상 맞지 않았다. 그래서 병태를 집으로 들여 집사로 쓸 생각이다.


“니가 집 좀 관리해 줘. 공과금이나 세금 같은 것도 처리하고.”

“?”

“내가 머리를 다치고 나서는 그런 걸 전혀 못 하겠더라고.”

“그런 거라면... 알았어.”


나인은 통장과 체크카드를 병태에게 건넸다.


“필요한 돈은 이거로 써.”


통장을 확인한 병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통장 잔액이 3억이었다.


“무슨 돈을 이렇게 많이...”

“다른 데도 좀 쓸데가 있거든.”

“어디?”

“내가 어렸을 때 지냈던 하늘사랑 보육원. 거기에 매달 오백씩 보내줘. 내 이름 말고 니 이름으로.”


나인은 하늘사랑 보육원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그래도 그 보육원에의 생활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어렴풋하게 기억한다.


해외로 입양된 게 결과적으로는 좋지 않았지만, 그건 보육원 탓이 아니었다. 그 악마 같은 양부모 탓이었지.


“알았어. 그런데 태식아.”

“어?”

“이렇게 큰돈을 덥석 맡겨도 돼? 내가 가지고 도망가면 어쩌려고?”

“돈 때문에 도망갈 거면 그냥 달라고 해. 줄게.”


태식의 말에 병태는 두 눈을 껌벅였다.


“그 표정! 내가 그랬지. 무슨 일이든 의심하지 말고 믿으라고.”

“알았어.”

“그보다 빵셔틀...”

“명우?”

“어. 혹시 괴롭히거나 그러지는 않아?”

“아니. 너무 잘해줘서 부담스러워.”

“?”

“먹을 것도 사주고 커피도 사주고. 솔직히 예전에는 좀 무서웠는데, 지금은 친하게 잘 지내고 있어. 내가 쓰고 있는 웹소설 홍보도 명우가 매일 같이하고 있어.”


빵셔틀은 좀 더 오래 살려둬도 될 것 같았다.


“잘됐네. 아, 그리고 통장 돈으로 전자 제품하고 가구도 새로 사. 좋은 거로.”

“알았어.”


병태의 눈썰미가 좋으니 맡겨도 될 것 같았다.


잡다한 일은 앞으로 병태에게 모두 맡기고 나인은 본격적으로 범호 그룹 조질 생각이다.




*

국정원 원장실.

안차성 국정원장과 김인호 팀장이 킬러 나인 문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무런 낌새도 없다고?”

“네. 경찰청 도움을 받아서 범죄조직의 동향을 전부 파악했는데, 특별한 움직임이나 특이점은 없었습니다. ”

“음...”

“나인이 한국에 들어왔다면 분명 어떤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조용합니다. 국내 폭력 조직들도 조용하고 어디가 좀 이상합니다.”

“CIA 쪽은?”

“그쪽도 움직임이 별로 없습니다.”

“이러다 뭔가 하나 터지면 골치 아픈데.”

“아니면 처음부터 거짓 정보일 수도 있고요.”

“거짓 정보?”

“나인이 한국에 입국한 정보를 제공한 게 CIA입니다. 그 정보를 뒷받침할 어떤 물증이나 증거가 없습니다.”


안 원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세븐데드와 나인에 대한 정보 모두 CIA에서 나온 거다. 만약 CIA가 다른 목적으로 거짓 정보를 흘린 거라면? 가능성 있는 이야기다.


“김 팀장.”

“네.”

“CIA 쪽 감시 인원 늘려.”

“네?”

“만약 나인에 대한 정보가 거짓이라면 그들이 뭘 숨기고 있는지 알아내야 해. 자네도 알겠지만, 몇 달 뒤에 대선이야. 지금 같은 시기에는 CIA도 믿을 수 없어.”

“알겠습니다.”

“그만 나가봐.”

“네.”


김 팀장이 나가고 안 원장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상하게 찜찜했다. 킬러 나인. 그 이름을 듣고부터 영~ 감이 좋지 않았다. 감을 믿는 성격은 아닌데, 이번에는 좀 달랐다. 뭔가 큰일이 터질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떠나질 않았다.


게다가 하필 마누라가 점을 봤는데, 올해하고 내년까지 삼재란다. 그것도 가장 나쁜 악삼재. 떨어지는 낙엽도 피하라는데.


“부적 하나 써달라고 할까?”


미신을 믿지 않지만, 이번만큼은 부적이라도 하나 쓰고 싶은 안 원장이었다.


작가의말

어느새 20화까지 왔네요.

소설 제목을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로 바꾸려고 합니다.

대략 22화 쯤에서 제목이 바뀔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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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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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서울 광수대 +5 24.03.06 2,222 40 12쪽
22 22화. 유민태 +4 24.03.05 2,244 40 12쪽
21 21화. 범호그룹(3) +4 24.03.04 2,230 36 12쪽
» 20화. 범호그룹(2) +4 24.03.03 2,247 35 13쪽
19 19화. 범호그룹(1) +6 24.03.02 2,256 41 12쪽
18 18화. 쌍명산 살인사건 +4 24.03.01 2,291 39 12쪽
17 17화. 단서. +8 24.02.29 2,303 41 13쪽
16 16화. 강력3팀 짐덩이(3) +4 24.02.28 2,335 44 12쪽
15 15화. 강력3팀 짐덩이(2) +7 24.02.27 2,342 40 12쪽
14 14화. 강력3팀 짐덩이(1) +4 24.02.26 2,410 41 12쪽
13 13화. 공팔이(3) +5 24.02.25 2,411 42 12쪽
12 12화. 공팔이(2) +4 24.02.24 2,424 42 12쪽
11 11화. 공팔이(1) +6 24.02.23 2,446 41 12쪽
10 10화. 친구? 죽이거나 살리거나 +8 24.02.22 2,505 45 15쪽
9 9화. 찰리 황 +5 24.02.21 2,484 46 12쪽
8 8화. 다이어 얀 +4 24.02.20 2,536 43 11쪽
7 7화. 테스트 +7 24.02.19 2,564 46 12쪽
6 6화. 빵셔틀 킬러? +7 24.02.18 2,607 39 11쪽
5 5화. 쌍둥이 형제 +5 24.02.17 2,649 40 12쪽
4 4화. 형사가 된 킬러. +3 24.02.16 2,662 37 12쪽
3 3화. 신이 존재한다면 +4 24.02.15 2,665 38 11쪽
2 2화. 강력계 형사 강태식 +3 24.02.14 2,879 36 11쪽
1 1화. 킬러 나인(nine) +4 24.02.13 3,490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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