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하루c 님의 서재입니다.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하루c
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최근연재일 :
2024.04.05 09:30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10,345
추천수 :
2,130
글자수 :
279,775

작성
24.02.23 12:35
조회
2,429
추천
41
글자
12쪽

11화. 공팔이(1)

DUMMY

일주일이 훌쩍 흘렀다.


나인은 홍콩의 이름 모를 친척으로부터 무사히 40억을 상속받았다. 국내 세금 문제와 서류상의 문제는 황이 지정해 준 변호사가 모두 처리해서 신경 쓸 게 없었다.


세무조사나 감사가 들어와도 전혀 문제가 없는, 앞으로 마음 편하게 써도 되는 돈 40억이 생겼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황의 자금 세탁 솜씨가 깔끔하고 또 깨끗했다. 그래서 남은 채권도 황에게 모두 맡길 생각이었다.


공팔이 소재도 리찬을 통해 전달받았다. 그동안 쉴 만큼 쉬었으니 공팔이를 이용해 강력계로 복귀할 생각이다.




**

등잔 밑이 어둡다고 공팔이는 이전에 숨어 있었던 동네, 그러니깐 강태식 형사가 사고를 당했던 그 동네 빌라에 은신하고 있었다.

강력 3팀도 설마 그곳에 공팔이가 다시 은신하고 있을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공팔이는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해외로의 밀항을 준비하고 있었다. 감시가 심하기는 했지만, 중국을 거쳐 홍콩으로 향하는 밀항 루트를 소개받았고 날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밀항을 담당할 조직이 바로 차이나타운을 장악한 화교 최대 폭력조직 유찬회였다. 덕분에 공팔이의 소재가 나인에게 흘러가고 말았다.


“물건은 그대로 둬. 조용해지면 돌아와서 내가 처리할 거니깐.”


공팔이는 전화로 부하에게 일을 지시하고 있었다.


“너희들도 1년 정도만 잠수타고 있어. 돈은 넉넉하게 챙겨 줄 테니까. 그리고...”


그때 거실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바로 통화 종료하고 총을 꺼내 들었다.

방문을 열어 조심히 거실을 살폈는데,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거실 창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누군가 들어왔다고 직감한 공팔이는 바로 경계태세를 취했지만,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짧은 충격과 함께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거실 창문이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전체적으로 어두웠다.


공팔이는 양손과 양발이 밧줄에 묶인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 눈도 천으로 가려져 있었고 입엔 재갈이 물려 있었다.


“정신이 들어?”


공팔이 맞은편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검은 마스크에 모자를 깊이 눌러 쓰고 있었는데, 나인이었다.


참고로 나인은 전혀 다른 목소리를 여러 개 낼 수 있다. 나인 정도 되는 킬러라면 기본적으로 3, 4개의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는데, 지금 나인의 목소리는 살인을 앞에 둔 킬러의 목소리다.


나인은 공팔이 눈을 가린 천을 풀어주었다.


“움! 음음음!!”


공팔이가 두 눈을 부라리며 뭐라 소리를 쳐댔다.


입을 막은 재갈 때문에 무슨 소린지는 모르지만, 욕인 건 분명해 보였다.


“그렇게 흥분해봤자 소용없어.”


나인은 소파 테이블 위에 놓인 권총을 들었다.


공팔이가 가지고 있던 총이었는데, 6연발 리볼버 권총이었다.


나인은 실린더를 열어 총알을 모두 빼내고 다시 세 개의 총알을 장전했다.


“이제부터 내가 두 가지를 질문할 거야.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면 운을 시험하게 될 거야.”


권총을 들고 공팔이 앞으로 갔다.


“이 안에 총알이 세 개가 장전되어 있어.”


나인은 그대로 실린더를 돌렸다.


차르르르~ 회전하는 실린더를 잡아 멈췄다.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면 한 번씩 방아쇠를 당길 거야. 운이 좋으면 살고 운이 나쁘면 죽는 거야.”


눈을 부라리던 공팔이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눈빛이 변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인은 권총을 공팔이 이마에 밀착시켰다.


“첫발은 운을 시험할 겸 그냥 당겨 볼게.”


공팔이가 머리를 흔들며 총구를 피했다.


그러자 나인이 왼손으로 공팔이의 턱을 잡아 고정했다.


“운을 믿어봐.”


말과 함께 나인은 방아쇠를 당겼다.


‘딱!’


빈 실린더가 격발됐다.


그런데 격발 소리에 놀란 공팔이가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어? 야. 기절한 거야?”


생긴 건 우락부락한 상남자인데, 가슴은 완전 새가슴이었다.


덕분에 당황한 건 나인이었다.

애당초 권총은 빈 실린더가 격발되게 맞춰놨었다. 겁을 좀 주려고 한 건데 시작부터 기절이면...


“골치 아픈 놈이네.”


동생을 식물인간으로 만든 놈이라 그냥 잔인하게 죽일 생각도 했었다. 아니 유럽에서의 나인이었다면 생각할 것도 없이 그렇게 했을 거다.


그런데 이상하게 정말로 이상하게 마음이 이를 막는 기분이었다. 마치 동생의 심장이 그 마음이 형 나인을 타이르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적당히 괴롭히면서 정보를 캐내고 강력반에 넘길 생각이었는데, 이런 새가슴일지는 정말 몰랐다.


다행히 공팔이는 금세 정신을 차렸다.


나인은 공팔이가 보는 앞에서 실린더를 열어 총알 하나를 더 장전했다.

이제 실린더에는 총알이 네 개가 장전됐다.


“첫발은 운이 좋았네.”


실린더를 닫고 다시 회전시켜 총알의 위치를 랜덤시켰다.


“그럼 첫 번째 질문. 마약 공급책의 이름. 두 번째 질문. 공급받은 만약을 숨겨둔 장소.”


나인의 질문에 공팔이는 뭐라 말하는 것 같았는데, 입에 물린 재갈 때문에 말이 나오지 않았다.


“말하기 싫으면 어쩔 수 없지.”


나인은 총구를 공팔이 이마에 다시 밀착시켰다.


놀란 공팔이가 눈으로 말했다.


‘재갈을 풀어줘야 말하지!’


하지만 나인은 이를 무시했다.

애당초 공팔이의 대답을 들을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았다.


“두 번째 방아쇠를 당깁니다.”


장난처럼 말하는 것과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다.


‘딱!’


빈 실린더가 격발됐다.

동시에 공팔이가 또 기절하고 말았다.


“그냥 죽일까?”


순간적으로 살인 충돌이 일어났지만, 참았다.


잠시 후, 공팔이가 깨어났고 나인은 공팔이가 보는 앞에서 총알을 하나 더 장전했다.

실린더를 회전시키고 다시 이마에 총구를 가져갔다.


“다시 질문. 마약 공급책의 이름. 공급받은 마약을 숨겨둔 장소.”


나인이 질문하자 공팔이는 이전보다 더 결렬하게 눈빛으로 말했다.


‘재갈을 풀어줘야 말하지.’


“아, 재갈을 안 풀어줬구나.”


나인은 천연덕스럽게 말하고는 재갈을 내려 줬다.


“너 이 새끼 내가 누군지 알아!”


기다렸다는 듯이 공팔이가 소리쳤다.


나인은 들을 것도 없이 공팔이 입에 총구를 쑤셔 넣었다.


“질문의 답이 아니네. 그럼 세 번째 방아쇠를 당깁니다.”


나인의 말에 공팔이의 눈이 커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인은 방아쇠를 당겼다.


‘딱!’


또 빈 실린더가 격발되었고 공팔이도 기절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공팔이의 바짓가랑이 사이로 물기가 촉촉하게 물들기 시작했다.




*

같은 시각 강력 3팀 오대두 반장과 김대평 형사 그리고 윤수필 형사는 부산에서 하루를 꼬박 새우고 서울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공팔이가 부산에 숨어 있다는 제보를 받고 내려갔는데, 공팔이가 아닌 다른 마약사범이었다.


“수필아.”


뒷좌석에서 잠시 눈을 붙인 오 반장이 나직이 입을 열었다.


“네.”


운전 중인 윤수필 형사가 대답했다.


“요즘 치킨 가게 창업하려면 얼마나 드냐?”

“왜요? 치킨 가게 하시게요?”


윤 형사 대신 보조석에 앉아 있던 김대평 형사가 물었다.


“공팔이 못 잡으면 옷 벗고 치킨 가게나 하려고.”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범죄자 하나 못 잡았다고 옷 벗으며 대한민국 형사가 남아나겠어요.”

“서장이 나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다.”

“그거야 서장님 본청 승진 때문에 그런 거잖아요.”

“맞아요. 반장님뿐만 아니라 1, 2팀도 요즘 엄청나게 쪼아댄대요.”

“1, 2팀은 실적이라도 좋지.”


실적 이야기에 김 형사와 윤 형사 모두 입을 다물었다.


3년 연속 실적 꼴찌를 달리고 있으니 할 말이 없었다.


“어쨌거나 약한 소리 하지 마세요. 반장님이 흔들리면 밑에 형사들도 다 흔들려요.”


김대평 형사가 마지못해 한마디 했다.


“알았다. 그런데 도착하려면 멀었냐? 배고프다.”

“얼마 안 남았어요.”




다시 공팔이의 은신처 빌라에서는.

재갈을 입에 문 공팔이가 멀뚱히 나인을 바라봤다.


나인은 실린더에 총알을 하나 더 장전했다. 이로써 총알 6발이 모두 장전됐다.


“지금까지 운이 좋았는데. 그 운도 이제는 끝이야.”


공팔이의 이마에 총구를 밀착했다.


“질문에 답할 마음이 좀 생겼어?”


나인의 질문에 공팔이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마지막으로 묻는다. 마약 공급책 그리고 공급받은 마약을 숨겨둔 장소. 질문 이해했지?”


공팔이는 다시금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나인은 공팔이의 재갈을 내려 줬다.


“빅톰. 빅톰이 공급책이야.”

“빅톰?”

“동남아시아 마약왕이라고 하는데, 자세한 건 나도 몰라. 진짜야.”


빅톰. 나인도 들어본 이름이었다.


필리핀에 있을 때 들은 이름이었는데, 동남아시아 일대에 마약을 공급하는 마약왕이라나?

아무래도 그 빅톰이 한국의 마약 시장을 노리는 듯 보였다.


나인과는 상관은 없는 일이기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다음. 공급받은 마약 숨겨둔 장소.”

“말하면 죽이려고?”


숨겨둔 마약의 위치만큼은 공팔이도 쉽게 입을 열 생각이 없었다.


“굳이 널 죽여서 시끄럽게 할 생각은 없어. 거짓말만 하지 않는다면 살려줄 거야.”

“...”

“마지막 질문. 공급받은 마약을 숨겨둔 장소.”

“인천항에 있는 컨테이너...”


나인은 공팔이의 표정을 빠르게 살폈다.


킬러는 단순히 사람만 죽이는 게 아니다. 때로는 상대에게서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


그 때문에 상대의 표정을 읽을 줄 알아야 하는데, 즉 거짓말을 파악해야 한다. 참고로 나인은 상대의 표정을 읽는 훈련을 12살 때부터 받았다.


공팔이의 눈동자와 미간의 방향 그리고 순간적으로 떨리던 볼 근육 등으로 봐서 거짓말일 확률이 90% 이상이었다.


나인은 공팔이의 귀에 입을 가지고 갔다. 마스크 살짝 내린 후, 나직이 그리고 살기를 가득 담아서 말했다.


“장소는 내 부하들이 바로 확인할 거야. 만약 거짓말이면 두 번의 기회는 없어. 넌 죽을 거야. 거짓말한 대가로 살아 있는 걸 후회할 정도로 아주 고통스럽게 그리고 천천히 죽일 거야. 그러니 잘 생각하고 말해. 알았지?”


온몸에 소름이 돋는 섬뜩함이 밀려왔다.


마치 악마의 속삭임처럼 끔찍한 살기가 심장으로 전해져왔고 온몸이 떨려왔다. 그 순간 공팔이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거짓말하면 죽는다. 죽음보다 더한 지독한 고문을 할지도 모른다. 이 미친놈은 그러고도 남을 거라 확신했다.


공팔이는 마른침을 한번 삼키고 입을 열었다.


“인천은 예전에 보관했던 장소고 지금은 남양주...”




한편, 경찰서에 도착한 오 반장 일행은 근처 단골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집에 가서 눈 좀 붙여.”


오 반장이 말했다.


“그럴 시간이 어딨어요.”

“반장님 옷 벗기 전에 공팔이 잡아야죠.”


김 형사와 윤 형사가 짜기라도 한 듯이 말했다.


“말은...”


그때 오 반장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지를 확인했는데, 막내 강태식 형사였다.


“어. 막내야.”

- 반장님. 지금 어디십니까?

“왜?”

- 공팔이 소재를 파악했습니다.

“뭐?”

- 지금 공팔이가 은신한 빌라 앞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 자세한 건 만나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헛소리하는 거 아니지?”

- 네. 제 눈으로 확실하게 봤습니다. 거짓말이면 경찰 그만두겠습니다.

“어딘데?”

- 문자로 주소 보내겠습니다. 바로 지원 와주십시오.

“알았어. 너도 꼼짝말고 있어.”

- 네.


통화를 끝낸 오 반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요?”


심상치 않음을 느낀 김 형사와 윤 형사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막내가.”

“태식이요? 태식이가 왜요?”

“대박 사고 친 거 같아.”

“네?”


김 형사와 윤 형사는 뭔 소리냐는 듯 오 반장을 바라봤다.


그때 오 반장의 핸드폰으로 빌라 주소가 찍힌 문자가 들어왔다.


작가의말

생각보다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길이 미끄러우니 조심 또 조심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 25화. 김광수 비서 +7 24.03.08 2,176 41 12쪽
24 24화. 모쏠 강태식? +6 24.03.07 2,176 40 12쪽
23 23화. 서울 광수대 +5 24.03.06 2,208 40 12쪽
22 22화. 유민태 +4 24.03.05 2,231 40 12쪽
21 21화. 범호그룹(3) +4 24.03.04 2,208 36 12쪽
20 20화. 범호그룹(2) +4 24.03.03 2,227 35 13쪽
19 19화. 범호그룹(1) +6 24.03.02 2,238 41 12쪽
18 18화. 쌍명산 살인사건 +4 24.03.01 2,272 39 12쪽
17 17화. 단서. +8 24.02.29 2,284 41 13쪽
16 16화. 강력3팀 짐덩이(3) +4 24.02.28 2,319 44 12쪽
15 15화. 강력3팀 짐덩이(2) +7 24.02.27 2,326 40 12쪽
14 14화. 강력3팀 짐덩이(1) +4 24.02.26 2,393 41 12쪽
13 13화. 공팔이(3) +5 24.02.25 2,397 42 12쪽
12 12화. 공팔이(2) +4 24.02.24 2,404 42 12쪽
» 11화. 공팔이(1) +6 24.02.23 2,430 41 12쪽
10 10화. 친구? 죽이거나 살리거나 +8 24.02.22 2,487 45 15쪽
9 9화. 찰리 황 +5 24.02.21 2,467 46 12쪽
8 8화. 다이어 얀 +4 24.02.20 2,519 43 11쪽
7 7화. 테스트 +7 24.02.19 2,547 46 12쪽
6 6화. 빵셔틀 킬러? +7 24.02.18 2,589 39 11쪽
5 5화. 쌍둥이 형제 +5 24.02.17 2,630 40 12쪽
4 4화. 형사가 된 킬러. +3 24.02.16 2,645 37 12쪽
3 3화. 신이 존재한다면 +4 24.02.15 2,646 38 11쪽
2 2화. 강력계 형사 강태식 +3 24.02.14 2,813 36 11쪽
1 1화. 킬러 나인(nine) +4 24.02.13 3,453 4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