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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님의 서재입니다.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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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최근연재일 :
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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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775

작성
24.03.0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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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글자
12쪽

22화. 유민태

DUMMY

“막내야. 여기 너무 비싼 곳 아니야?”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횟집을 생각하고 온 김대평 형사.


그런데 막내 강태식 형사가 예약을 잡은 곳은 회장님들이나 이용할 것 같은 그런 고급스러운 일식이었다.


“부자라서 괜찮습니다.”


정보의 질은 대가에 비례한다.


좋은 정보를 얻으려면 좋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나인은 이 부분을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래서 동네 횟집이 아닌 고급 일식으로 예약했다.


나인의 말에 김대평 형사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우리 막내 덕에 호강 좀 해보자.”


곧이어 미리 주문해 둔 신선한 회와 음식이 나왔다.


“그런데 막내야.”

“네?”

“뭐가 궁금해서 이렇게 따로 부른 건데?”

“2년 전 낙인 연쇄살인 사건에 대해 자세히 좀 알고 싶습니다. 특히 유민태에 대해서요.”

“유민태는 왜?”

“형사의 호기심 같은 거죠.”

“?”

“일단 드시죠. 회는 신선할 때 먹어야죠.”

“그래.”


코스로 나오는 회에다가 술이 좀 들어가자, 김대평 형사가 알아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묻지마식 연쇄살인 사건이었어. 그런데 네 번째 피해자는 이전 세 명의 피해자와 좀 달랐지. 사용된 흉기의 종류가 달랐고 무엇보다 낙인의 크기가 이전 세 명의 것에 비해 조금 더 컸어.”


나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검거된 연쇄살인범도 네 번째 피해자는 자신이 죽인 게 아니라고 하는 거야. 여러 정황상 네 번째 피해자는 연쇄살인으로 위장한 또 다른 살인사건일 가능성이 컸어. 문제는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할 무엇도 없다는 점이었지.”


김대평 형사가 빈 술잔을 들자, 나인이 재빨리 술을 채웠다.


술잔을 비운 김 형사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결정적인 제보가 하나 들어왔어.”

“제보요?”

“응. 네 번째 피해자가 아이돌 연습생 이민영이라는 제보였어. 확인 결과 맞더라고. 그리고 이민영을 조사하던 중에 스폰서가 있었다는 걸 알아냈지.”

“유민태군요.”

“맞아. 게다가 이민영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바로 유민태였어. 유민태가 어떤 이유로 이민영을 죽이고 이를 연쇄살인으로 위장한 거지. 그런데...”


김 형사가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


“왜요?”

“유민태를 참고인으로 조사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광수대에서 사건 전체를 이첩해 가버린 거야.”

“...”

“그리고 광수대 조사에서 연쇄살인범이 말을 바꿨어. 자기가 네 명 모두를 죽였다고. 덕분에 유민태는 참고인 조사 한번 받지 않았고. 사건은 그대로 종결됐어.”

“살인마도 회유된 거군요.”

“그럴 가능성이 크지. 게다가 죽은 이민영의 스폰서가 유민태라는 증거들이 전부 사라졌어. 누군가 계획적으로 파기해 버린 거지.”


김 형사가 잔을 들자, 나인이 빠르게 술잔에 술을 채웠다.


술을 비운 김 형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


“광수대 아는 형님에게 들었는데, 범호 그룹에서 경찰 윗선 압력을 넣었던 거래. 그것도 최고위층. 내 생각으로는 유창호 회장이 직접 지시했을 것 같아.”

“유창호 회장이요?”

“응. 유민태가 이민영을 죽인 범인이라는 걸 유창호 회장은 알고 있었을 거야. 그리고 그룹의 후계자가 살인범이 되는 걸 그냥 지켜볼 수 없었겠지.”

“그래서 경찰 윗선에 압력을 넣어 수사를 종결시킨 거군요.”

“증거는 없어.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지.”

“혹시 이번 쌍명산 살인사건도 유민태 짓일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럴 가능성은 없어. 하지만 내가 아는 유민태라면 그런 짓을 하고도 남아.”

“왜요?”

“아, 이건 반장님에게도 말 안 한 비밀인데.”

“회 더 시킬까요?”


나인이 말하자 김 형사는 가볍게 웃고는 손사래 쳤다.


“대신 너만 알고 있어야 한다.”

“네.”

“2년 전에 반장님의 말류에도 불구하고 난 유민태를 계속 수사했어. 그 새끼가 이민영을 죽인 범인이라고 확신을 했거든. 그래서 어떻게든 그 증거를 찾아 법의 심판 앞에 세우고 싶었지.”


나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던 어느 날, 유민태가 만나자며 나를 부르더라. 만나러 갔지. 양평에 있는 유민태의 개인 별장이었는데.”


생각하기 싫은 기억이라도 떠올린 것처럼 김 형사는 인상을 쓰며 술잔을 비웠다.


“그때 그 새끼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뭐라고 했는데요?”

“이민영을 죽였대. 귀찮게 매달려서 그냥 죽였다고 하더라고. 자기가 이민영을 죽인 범인이 맞으니깐 포기하지 말고 수사를 계속해서 감옥에 넣어달래. 그러면 상주겠다나. 웃으면서 아주 자신만만하게 형사인 내 앞에서 그렇게 말하더라. 그때 그 새끼의 표정과 말투,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린다.”


나인은 재빨리 빈 술잔에 술을 따라고 김 형사는 바로 술잔을 비웠다.


“다음날, 범호 그룹 법무팀에서 나를 고소하더라. 불법 사찰에 뭐였더라. 하여간 별 이상한 것들을 다 붙여서 고소했어. 그리고 마치 짠 것처럼 감찰이 들어왔지. 내가 뇌물을 받았다는 거야. 받은 적도 없는 뇌물이 증거로 제출됐고 처음 보는 증인까지 모두 조작을 했더라고.”


나인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어디선가 들어본 레퍼토리였다. 그랬다. 동생의 양부모 화재사건을 끝까지 수사했던 김민수 형사가 당했던 방식과 똑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위에서 압력이 들어오더라고. 알아서 사표를 쓰라고.”

“...”

“그때 우리 3팀 식구들하고 대두 형이 아니었으면, 난 못 버티고 사표를 냈을 거야.”

“?”

“우리 3팀 식구들이 감찰 증거가 조작된 걸 밝혀냈거든. 게다가 대두 형이 본청에서 한바탕했더라고.”

“반장님이요?”

“니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우리 오대두 반장님. 본청의 높으신 양반들하고 인연이 좀 있거든.”


나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나를 감찰했던 감찰팀장이 이런 말을 하더라.”

“뭐라고요?”

“더는 범호 그룹과 얽히지 말래. 안 그러면 3팀 전체가 옷 벗을 수 있다고. 범호는 그러고도 남을 힘이 있다고. 그때 깨달았지. 유민태가 왜 내 앞에서 자신만만하게 이민영을 죽였다고 했는지를. 자기가 살인범이라도 법의 심판 앞에 세울 수 없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던 거야.”


나인은 말없이 술잔을 들어 비웠다.


진짜 형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김대평 형사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한국식 표현으로 정말 빡쳤다. 덕분에 유민태 죽여야 할 이유가 확실해졌다.

그리고 유민태가 동생의 양부모를 죽인 범인이거나 그 배후일 가능성이 커보였다.


“막내야.”

“네.”

“그럴 리 없겠지만, 행여라도 범호와는 절대 엮이지 마. 내 꼴 난다.”

“형님,”

“?”

“범죄자를 꼭 법으로만 심판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법으로 안 하면? 총으로 쏴 죽이게? 형사가?”

“형사가 그런 짓 하면 안 되죠.”


나인이 웃으며 말했다.


대한민국 형사가 범죄자를 법이 아닌 총으로 심판한다면 그 역시 범죄가 될 거다. 하지만 킬러라면 다르다.


나인은 정의와 법을 수호는 그런 경찰이 아니다. 무늬만 경찰일 뿐 나인은 킬러다. 그리고 킬러에게 총은 곧 정의고 또 법이다. 나인은 그 법으로 유민태를 심판할 생각이다.




**

쌍명산 낙인 살인사건의 수사 진도가 전혀 나가지 못했다.


언론은 추측성 기사와 무능한 경찰력 기사를 연이어 내보냈고 덕분에 여론이 좋지 않았다.


이 일로 마득필 서장이 본청으로 호출됐고. 윗선으로부터 비 오는 날 먼지가 나도록 털리고 말았다. 덕분에 올해 본청으로 승진이 위험하게 됐다.

그런 마 서장의 상태가 어떨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리고 강봉 경찰서 강력계 형사들이 가장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서울 광수대팀이 강봉 경찰서로 왔다. 이번 쌍명산 살인사건을 광수대가 맡기로 한 것이다.


“현 시각 부로 쌍명산 낙인 살인사건은 우리 광수대에서 맡는다. 1팀 형사들은 기존 업무에 복귀하면 된다.”


서울 광수대 박창호 팀장이 강력 1팀 형사들을 모아두고 말했다.


“그리고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말하는데, 이번 사건을 광수대가 맡게 된 건 강봉 경찰서 형사들이 못 미더워서가 아니다. 언론에서 이번 사건을 주시하고 있고 또 여론도 좋지 않다. 수사를 최대한 빨리 끝내고자 광수대가 맡게 된 거니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니들이 못 잡아서 우리가 하는 거다, 라는 건 변함이 없었다.


더 짜증 나는 건 광수대팀이 강봉 경찰서에 상주하면서 수사를 진행한다는 점이었다.




*

1팀으로 지원 갔던 김대평 형사를 비롯한 3팀 형사들 모두 복귀했다.


“아무리 광수대라지만 너무한 건 아니에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김혁수 형사가 말했다.


“광수대와 부딪쳐서 좋을 것 없다. 그냥 알아서 하게 놔둬라.”


김대평 형사가 넌지시 말했다.


“형님은 억울하지도 않아요?”

“뭐가 억울해. 엉뚱한 용의자 몇 명 잡아다가 풀어준 거 빼고 우리가 한 게 뭐 있냐?”

“광수대라고 별거 있겠어요.”

“광수대가 이름만 광수대가 아니야. 전국에서 날고기는 형사들만 모아둔 곳이라고. 그리고 박창호 팀장 보통 인물이 아니야.”

“그 팀장님 알아요?”

“당연하지. 우리 강봉 경찰서 그것도 강력 3팀 출신인데.”




한편. 경찰서 옥상에서는 오대두 반장과 박창호 팀장이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7년 만이네요.”


박창호 반장이 말했다.


“뭐가?”

“형하고 이렇게 옥상에서 담배 태우는 거.”

“벌써 그렇게 됐나?”

“그때 대평이하고 셋이 담배 태우면서 서장 욕 많이 했잖아.”


박창호 서울 광수대 팀장.

강봉 경찰서 강력 3팀 출신으로 오 반장과 함께 강력계 에이스로 불렸던 인물이다. 흔히 말하는 문무를 겸비한 인물로 서울 본청과 광수대에서 일찌감치 눈독을 들였다.


강봉 경찰서 강력 3팀에 근무할 당시 오대두 형사와 김대평 형사 이렇게 셋이 늘 붙어 다녔는데, 그때 붙은 별명이 강봉 또라이 삼총사였다.


그러다 7년 전, 박창호가 서울 광수대로 합류하게 됐고 이후 승승장구해서 지금은 끗발 좋은 서울 광수대 1팀을 맡고 있었다.


“너 얼굴 좋아졌다. 무슨 좋은 일 있냐?”

“형사가 좋은 일이 뭐 있어. 그보다 형은 왜 이렇게 늙었어.”

“마 서장이 들들 볶아서 대서 늙었다.”

“마 서장 본청에서도 유명해.”

“그 인간 좀 데려가라. 아주 그냥 죽겠다.”

“형이 서장 다는 게 빠를걸.”

“에효~”

“그보다 형.”

“왜?”

“2년 전 낙인 연쇄살인 사건. 형 팀에서 맡았다며?”

“다 알고 왔으면서 뭘 물어봐.”

“형 생각은 어때? 이번 사건 2년 전 사건과 연관 있어 보여?”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으니깐 이런 짓을 버렸겠지.”

“그때 그 네 번째 피해자가 범호 그룹 유민태...”

“그 이름 꺼내지 마. 그 새끼 용의자로 올렸다가 괘씸죄로 우리 팀 박살 났었다.”

“듣기는 했어.”

“알면 너도 조심해. 범호 그룹 건드릴 땐 옷 벗을 각오는 해야 할 거야.”

“나도 범호하고는 엮일 생각 없어.”

“그래. 어쨌거나 수사에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 뭐든 지원해줄게.”

“그럼 대평이 우리 팀으로 보내줘.”

“대평이?”

“정보통이 필요해. 대평이가 강봉시 최고의 정보통이잖아.”

“그렇기는 하지. 알았다.”


그렇게 강력 3팀 김대평 형사가 광수대에 합류하게 됐다.


작가의말

내일은 조금 일찍 작품을 올리려고 합니다. 

대략 저녁 9시 35분(21시35분) 내외로 올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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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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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서울 광수대 +5 24.03.06 2,222 40 12쪽
» 22화. 유민태 +4 24.03.05 2,245 40 12쪽
21 21화. 범호그룹(3) +4 24.03.04 2,230 36 12쪽
20 20화. 범호그룹(2) +4 24.03.03 2,247 35 13쪽
19 19화. 범호그룹(1) +6 24.03.02 2,256 41 12쪽
18 18화. 쌍명산 살인사건 +4 24.03.01 2,291 39 12쪽
17 17화. 단서. +8 24.02.29 2,303 41 13쪽
16 16화. 강력3팀 짐덩이(3) +4 24.02.28 2,335 44 12쪽
15 15화. 강력3팀 짐덩이(2) +7 24.02.27 2,342 40 12쪽
14 14화. 강력3팀 짐덩이(1) +4 24.02.26 2,410 41 12쪽
13 13화. 공팔이(3) +5 24.02.25 2,411 42 12쪽
12 12화. 공팔이(2) +4 24.02.24 2,424 42 12쪽
11 11화. 공팔이(1) +6 24.02.23 2,446 41 12쪽
10 10화. 친구? 죽이거나 살리거나 +8 24.02.22 2,505 45 15쪽
9 9화. 찰리 황 +5 24.02.21 2,484 46 12쪽
8 8화. 다이어 얀 +4 24.02.20 2,536 43 11쪽
7 7화. 테스트 +7 24.02.19 2,564 46 12쪽
6 6화. 빵셔틀 킬러? +7 24.02.18 2,607 39 11쪽
5 5화. 쌍둥이 형제 +5 24.02.17 2,649 40 12쪽
4 4화. 형사가 된 킬러. +3 24.02.16 2,662 37 12쪽
3 3화. 신이 존재한다면 +4 24.02.15 2,665 38 11쪽
2 2화. 강력계 형사 강태식 +3 24.02.14 2,879 36 11쪽
1 1화. 킬러 나인(nine) +4 24.02.13 3,490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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