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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님의 서재입니다.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하루c
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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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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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2.24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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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글자
12쪽

12화. 공팔이(2)

DUMMY

오 대두 반장을 비롯한 강력 3팀 형사들이 골목에 모여 빌라를 살펴보고 있었다.


“공팔이가 확실해?”


오 반장이 나인에게 물었다.


“네. 제가 사고를 당한 곳을 확인하러 왔다가 우연히 보고 미행했습니다.”


그때 안민우 형사가 골목 안으로 들어왔다.


“어때?”

“뒤쪽으로 창문이 있기는 한데, 벽에 막혀서 도망칠 수 없는 구조에요.”

“좋아. 민우하고 혁수가 빌라 현관 앞에서 대기해. 거실 창문으로 뛰어내릴 수도 있으니 긴장 늦추지 말고.”

“네.”

“나머지는 나와 함께 집안으로 진입한다.”

“네.”

“그리고.”


오 반장이 나인을 바라봤다.


“막내는...”

“전 여기에 있겠습니다.”

“그래. 혹시 모르니깐 안전하게 여기 있어.”

“네.”


처음 나인의 생각은 공팔이를 직접 검거해 경찰서로 데려가는 거였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너무 눈에 띄는 일 같았다.


아직 강태식 형사 그러니깐 동생이 어떤 형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행동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3팀 형사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던 거다.


어쨌거나 형사들은 빠르게 빌라로 향했다. 안민우 형사와 김혁수 형사가 빌라 현관과 거실 창문 아래를 맡았고 오 반장을 비롯한 형사 4명은 공팔이의 은신처로 의심되는 204호로 향했다.


204호 현관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자세히 보니 슬리퍼가 문 사이에 끼어 문이 닫히지 않았다.


오 반장과 김대평 형사가 눈빛을 교환했다. 오 반장이 조심히 문을 열었고 그 사이로 권총을 든 김대평 형사가 들어갔다. 그 뒤를 나머지 형사들이 따랐다.



“어이가 없네.”


거실 앞에 선 김대평 형사가 혼잣말하듯 말했다.


뒤따라 들어온 형사들과 오 반장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공팔이가 소파에 대자로 뻗어있었다. 소파 탁자 위에는 먹다 남은 소주병이 여러 개 놓여있었다. 과자 부스러기도 널려 있었고 한쪽에 권총도 보였다.


“술 처먹고 뻗은 것 같은데요.”


김대평 형사가 공팔이를 살피며 말했다.


공팔이의 몸에서 소주 냄새가 진동했다. 마치 소주를 몸에 뿌리기라도 한 것처럼.


“이런 새끼 때문에 우리가 그 개고생을 했다니.”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오 반장이 한마디 했다.


형사들의 예상과 달리 공팔이는 술을 먹고 뻗은 게 아니다. 나인이 공팔이를 기절시키고 냉장고에 있던 소주를 모두 꺼내 지금처럼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리고 당연한 소리겠지만, 나인은 자신의 흔적은 완벽하게 지우고 이곳을 빠져나왔다.


어쨌거나 그렇게 속을 썩였던 공팔이가 검거됐다. 그것도 막내 강태식 형사 덕분에.




**

강력 3팀 사무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막내가 기억 상실을 앓고 있다. 그래서 여러모로 서툰 면이 있으니 이해하고 또 참고하기 바란다.”


오 대두 반장이 형사들 앞에서 말했다.


공팔이의 검거와 함께 강태식 형사가 강력반에 복귀했다. 오 반장과 김대평 형사는 좀 더 쉬라고 했지만, 강태식 형사 그러니깐 나인의 의지가 확고해서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

무엇보다 공팔이 검거에 일등 공신이다 보니 기분 좋게 이를 허락하기로 했다.


“막내야. 복귀하자마자 제대로 한 건 했구나.”

“우리 막내가 복덩이네.”

“막내도 복귀했는데 회식 한번 하죠.”


모처럼 강력 3팀 분위기도 좋았다.


그동안 공팔이 때문에 집에도 못 들어간 강력 3팀 형사들. 이제 공팔이도 잡았으니 집에 가서 두 발 쭈욱 뻗고 잘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 모든 게 막내 강태식 형사 덕분이라는 걸 알기에 복귀를 반겼다.


“회식은 공팔이를 집어넣고 한다.”

“반장님이 쏘시는 거예요?”

“쏜다. 화끈하게.”


오 반장의 말에 형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나인은 말없이 있었다.

일단 팀 분위기는 나빠 보이지 않았다. 조금 시끄럽기는 하지만, 오 반장도 괜찮은 사람 같아 보였다.


나인이 자주 보던 한국 범죄드라마에 나오는 비리 경찰이나 형사들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았다. 뭐, 사람은 겪어 봐야 알기에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대평아.”

“네.”

“니가 막내 좀 챙겨라.”

“네.”

“난 서장실에 좀 갔다 온다.”


오 반장이 사무실을 나가자 김대평 형사가 손짓으로 나인을 불렀다.


나인은 김대평 형사에게 다가갔다.


“여기가 니 자리야.”


김대평 형사 옆자리가 동생 강태식 형사의 자리였다.


그다지 눈에 띄는 건 없었는데, 한쪽에 놓여있는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

동생과 양부모가 다정하게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막내야.”

“네.”

“3팀 식구들도 기억 안 나?”

“네. 전혀요.”

“일단 얼굴부터 다시 익히자.”


김대평 형사가 조금 큰 소리로 입을 열었다.


“모두 이리로 좀 모여봐.”




한편, 서장실에서는.


“늦기는 했지만. 고생했어.”


약속한 한 달 안에 공팔이를 잡았으니, 서장도 더는 오 반장에게 뭐라 하지 않았다.


“네.”

“이제부터가 진짜야. 공팔이 고객 중에 재벌 2, 3세부터 유명 연예인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첩보야. 녀석 고객 장부를 확보하면 크게 한방 터트릴 수 있어. 무슨 뜻인지 알지?”


마득필 서장의 의도는 뻔했다.


공팔이 검거도 충분한 실적이지만, 여기서 더 극적으로 실적을 부풀리려면 공팔이의 고객, 그중에서도 언론에 시선을 끌 재벌가 자제나 유명 연예인의 수사로 이어져야 했다.


그렇게 되면 본청에서도 신경을 쓸 것이고 이를 잘 이용한다면 올해 본청으로의 승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거라는 게 마 서장의 생각이었다.


서장의 그런 의도를 모를 리 없는 오 반장이었다. 그리고 마 서장이 하루라도 빨리 본청으로 승진하기를 바랐다. 이 인간하고 계속 있다간 스트레스로 오 반장이 먼저 쓰러질 수도 있기에.


“장부부터 확보하겠습니다.”

“오 반장만 믿을게.”

“네.”

“아, 그리고 강태식 형사 복귀했다며?”

“네.”

“머리 다쳤다던데, 괜찮은 거야?”

“병원에서도 이상이 없다고 하고 또 강 형사가 복귀를 강력하게 희망해서요.”

“오 반장.”

“네.”

“머리 한번 다치면 후유증이 있을 수도 있어. 괜히 강력계에서 무리하다가 또 쓰러지면... 무슨 뜻인지 알지?”


오 반장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잘 설득해서 내근직 부서로 돌려.”


오 반장도 서장과 같은 생각이었다.


이번 공팔이 검거에 일등 공신은 누가 뭐라 해도 막내 강태식 형사다.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운이 좋았던 것뿐이다.


무엇보다 서장의 말대로 머리를 다친 강태식 형사를 계속 강력계에 두는 건 팀뿐만 아니라 강태식 형사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었다.


“공팔이 건 마무리 짓는 대로 조치하겠습니다.”




*

강력 3팀 형사들과 인사를 나눈 나인은 취조실로 향했다.


마침 공팔이를 취조하고 나오는 윤수필 형사와 문 앞에서 마주쳤다.


“선배님.”

“어. 막내야.”

“취조 끝났습니까?”

“아니. 입도 뻥끗 안 한다. 아주 독종이야.”

“제가 한번 취조해 봐도 될까요?”

“네가?”

“네.”

“괜찮겠냐? 공팔이 저놈 보통 놈이 아닌데.”

“네.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고 해서요.”

“그래. 경험이라 생각하고 한번 해봐.”

“네.”




한편, 취조실에 앉아 있는 공팔이는 여러모로 어이가 없었다.


분명 정체를 알 수 없는 놈에게 마약을 숨겨 둔 장소까지 모두 털어놓았는데, 그 후로 기절을 한 것 같았다.

그런데 깨어나서 보니 경찰서였다. 이보다 더 어이없고 또 황당한 일이 어디 있을까.


무엇보다 기절하기 직전,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놈이 했던 말이 아직도 귀가에 선명했다.


“약속대로 살려주겠다. 대신 헛소리하면 죽인다.”


웬만한 협박엔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산전수전 다 겪은 공팔이지만,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놈의 협박 아니 목소리에 실린 살기가 어찌나 무섭던지 오금이 다 저릴 정도였다.


“도대체 누구지?”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놈이 경찰에 신고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경쟁 조직에서 사람을 쓴 것 같았다. 경찰에 쫓기는 걸 알고 마약을 가로챌 속셈으로.


그때 문이 열리고 나인이 들어왔다.


나인은 말없이 공팔이 맞은편에 앉았고 공팔이는 딴청을 피우며 고개를 돌렸다. 절대로 입을 열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나 기억나냐?”


나인의 물음에 공팔이는 나인을 바라봤다.


빌라에서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쓴 덕에 공팔이는 나인을 알아보지 못했다. 무엇보다 목소리가 완전히 달랐다.


“누군데?”

“얼마 전에 니가 쏜 총에 얼굴을 맞을 뻔했는데.”

“아, 그때 그 형사.”


공팔이는 이전 강태식 형사에게 총을 쐈던 일을 생각해냈다.


아무래도 지금 앞에 앉아 있는 형사가 그때 그 형사 같아 보였다.


“용케 살아 있었네.”


깐족거리듯 말하고는 실실 웃는 공팔이.


나인은 그 얼굴을 뭉개주고 싶었지만, 일단 참았다.


“허접한 사격 솜씨 덕에 살았지.”


나인은 종이와 펜을 공팔이 앞에 내밀었다.


“뭐?”

“내가 조서를 쓸 줄 몰라서. 니가 좀 써라.”

“미친.”


공팔이는 짧게 욕을 하고는 콧방귀를 꼈다.


나인은 개의치 않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만약 내가 조서를 쓰게 된다면, 맨 앞줄에 이렇게 쓸 거야. 공팔이는 마약 공급책으로 빅톰이라는 사람을 지정했다. 빅톰은 동남아시아 마약왕으로...”

“무, 무슨 헛소리야.”


당황한 공팔이가 말을 잘랐다.


“제보를 받았거든. 니가 그렇게 말했다고 하던데.”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상관없어. 난 그렇게 쓸 거니깐.”

“미친...”

“마약 공급책의 정보를 경찰에 넘겼으니. 앞으로 넌 어떻게 될까?”


순간 공팔이의 표정이 하얗게 변했다.


마약 유통 조직과 공급 조직은 완전히 다른 조직이다. 유통 조직은 말 그대로 중간상이라 점조직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그에 반해 공급 조직은 거대 범죄조직과 연결되어 있는데, 사람 한둘 죽이는 건 일도 아닌 게 그들의 방식이다.


만약 공팔이가 마약 공급책에 대한 정보를 경찰에 넘겼다는 게 알려지면, 설령 감옥에 간다고 해도 공팔이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나보고 뭘 어쩌라는 거야?”

“조서 써. 그러면 빅톰 대해서는 비밀로 해줄게.”

“진짜?”

“형사한테 존댓말 쓰고.”

"나이는 내가 더 많은 것 같은데..."

"꼬우면 형사 해."

“...”

“싫으면 말고.”


나인이 종이를 회수하려 하자 공팔이가 바로 종이를 잡았다.


“쓰면 되잖아. 되잖아요.”


공팔이는 바로 펜을 들어 조서를 쓰기 시작했다.


“반장님에게 100점 맞을 수 있게 잘 써라.”

“...”

“아, 그리고 맨 마지막에 마약 숨겨둔 창고 주소도 적어.”

“그런 거 없어. 없어요.”

“남양주 야수리 창고에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어.”

“...”


공팔이는 말이 없었다.


자신을 협박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놈이 제보한 게 분명했다. 공팔이는 그렇게 추측했다.

지금 앞에 앉아 있는 나인이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놈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 채.


“어차피 창고 수색 들어갈 거야. 수색 전에 니가 조서에 먼저 쓰면 정상 참작이 되겠지.”

“저기. 그 제보 한 사람 누군지 알 수 있을까요?”


꼬리를 내린 공팔이가 깍듯이 말했다.


“몰라. 다만 헛소리하면 널 죽일 거라고 하던데. 그것도 아주 고통스럽게.”




한편, 강력 3팀 사무실에서는.


“공팔이는 어떻게 됐어?”


사무실로 돌아온 오 반장이 윤수필 형사에게 물었다.


“입도 뻥긋 안 해요.”

“쉬운 놈 아니야. 인정사정 보지 말고 독하게 밀어붙여.”

“네.”

“막내는?”


막내 강태식 형사가 보이지 않았다.


“공팔이 취조하고 있어요.”

“막내가?”

“네.”

“그 순둥이가 무슨 취조를 해.”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해서요.”


그때 나인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나인은 곧장 오 반장에게 향했다.


“반장님.”

“어?”

“공팔이가 모두 불었습니다.”


조서를 내밀며 나인이 말했다.


“불긴 뭘 불어?”


조서를 받아 든 오 반장의 눈이 갑자기 휘둥그레졌다.


작가의말

 

슬기로운 강력계 생활이 기대되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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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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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김광수 비서 +7 24.03.08 2,177 41 12쪽
24 24화. 모쏠 강태식? +6 24.03.07 2,177 40 12쪽
23 23화. 서울 광수대 +5 24.03.06 2,208 40 12쪽
22 22화. 유민태 +4 24.03.05 2,231 40 12쪽
21 21화. 범호그룹(3) +4 24.03.04 2,208 36 12쪽
20 20화. 범호그룹(2) +4 24.03.03 2,227 35 13쪽
19 19화. 범호그룹(1) +6 24.03.02 2,238 41 12쪽
18 18화. 쌍명산 살인사건 +4 24.03.01 2,272 39 12쪽
17 17화. 단서. +8 24.02.29 2,284 41 13쪽
16 16화. 강력3팀 짐덩이(3) +4 24.02.28 2,319 44 12쪽
15 15화. 강력3팀 짐덩이(2) +7 24.02.27 2,326 40 12쪽
14 14화. 강력3팀 짐덩이(1) +4 24.02.26 2,393 41 12쪽
13 13화. 공팔이(3) +5 24.02.25 2,397 42 12쪽
» 12화. 공팔이(2) +4 24.02.24 2,405 42 12쪽
11 11화. 공팔이(1) +6 24.02.23 2,430 41 12쪽
10 10화. 친구? 죽이거나 살리거나 +8 24.02.22 2,488 45 15쪽
9 9화. 찰리 황 +5 24.02.21 2,467 46 12쪽
8 8화. 다이어 얀 +4 24.02.20 2,519 43 11쪽
7 7화. 테스트 +7 24.02.19 2,547 46 12쪽
6 6화. 빵셔틀 킬러? +7 24.02.18 2,589 39 11쪽
5 5화. 쌍둥이 형제 +5 24.02.17 2,631 40 12쪽
4 4화. 형사가 된 킬러. +3 24.02.16 2,645 37 12쪽
3 3화. 신이 존재한다면 +4 24.02.15 2,646 38 11쪽
2 2화. 강력계 형사 강태식 +3 24.02.14 2,813 36 11쪽
1 1화. 킬러 나인(nine) +4 24.02.13 3,453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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