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설문란의 146번 글에서 어느 분이 남긴 답글을 보고 문득 느낀 바를 역시 답글로 올렸던 것인데, 여기에 다시 한번 올려봅니다.^.^;
방문객님의 글을 보고 생각나는 것인데, 실지로 명나라 때의 중국무술은 거의 실전에 효용성이 없었다고 합니다.
해안가를 침탈하는 수백 명의 왜구들이 무서워서 근처의 관군들이나 관아의 포졸들은 왜구를 치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왜구가 나타나면 멀리 도망갔다고 하더군요.
대표적으로 강남지방을 침탈했던 왜구들이 악랄했는데, 그들의 숫자가 겨우 수백에서 수천에 불과했는데도, 근처에 있던 13만이나 되는 명나라 토벌군들은 겁을 집어먹고 진채만을 수비할 뿐, 감히 왜구를 토벌하기 위해 움직일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왜구와 싸우면, 싸우는 족족 군중무술과 튼튼한 갑옷과 우수한 병기로 무장한 명나라 정예군들이 모두 살해되는 판국이었으니까요.
심지어 화려한 중국무술로 무장한 소림병(***이 소림병이라는 사람들의 진실한 내력은 분간이 어려운데, 근래에 그들을 연구한 일본과 중국의 전문가들은 그들이 진짜 소림사의 무승들 뿐만이 아니라, 각지각처에서 모여든 여러 유파의 무술가들이라고 단정하였습니다. 아마도 그들이 적절한 대우와 명성을 얻기 위해 스스로 소림병을 칭했다고 하더군요. 왜구와 북로토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명나라 중기, 말기의 상황에서는 무술을 할 수 있는 무술가들의 조력이 절실히 필요했으니까요. 그리고 이것은 여담이지만, 명나라는 중국역사상 최고의 부패시기이고 암흑시기였다고 합니다. 명나라 황제들은 대대로 포악하고 잔인하였고 명나라 중기부터 북로남왜라는 두 가지 외침의 우환이 겹쳐 결국 그것 때문에 명나라가 멸망하지요.***)들도 발악적으로 덤벼드는 왜구(정식으로 훈련받은 사무라이도 아니고 일개의 빈민이나 죄인, 도적일 가능성이 많은 왜인)들에게 무기력하게 죽음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중국무술가 다수가 왜구 서너명에게 죽음을 당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지요.
정식으로 훈련이나 무술같은 것은 익히지도 못했던 왜구에게 오히려 다수의 중국 소림병들이 죽다니... 우습기까지 합니다.
결국, 척계광이 다양한 왜구퇴치용의 장거리 무기와 병기들을 개발, 이것을 무술가들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훈련시켜 실전에 투입하고서야 겨우 왜구와 대등한 싸움을 벌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무술이나 개인기로 승부한 것이기 보다는, 집단전, 진법 같은 전략적 응용방법으로 우위를 점했다고 하더군요.
왜구들은 무술도 익히지 않았고, 갑옷 따위도 변변히 갖추지 못했으며 병력이나 물자, 전법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으로 열세였는데도 수십 만명의 명나라 군사들을 오히려 공포에 떨게 했으니 참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일입니다.
왜구 삼사백명이 항주 근교를 침범해 며칠 동안 죽인 사람이 수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놀랍지요. 근방에 수만명의 명나라 군사들이 주둔해 있는데도 그런 대담하고 잔인한 노략질이 가능하다는 것이 불가사의하기만 합니다.
이것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것은 무기나 병력등 병참조건이나 전략조건에서 왜구들의 무서움을 찾을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무시무시한 살기와 근성에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죽음을 불사하고 맨발에 머리를 풀어해친 기괴한 몰골로 살기등등하게 달려드는 왜구들에게 무술로 단련된 명나라의 대군들이 겁을 집어먹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겁을 집어먹으면, 무술의 고수이건 아니건, 숫자가 많건 적건 싸움은 100% 집니다.
싸울 때 다리가 떨리거나 극심하게 가슴이 두근거리면, 제대로 싸울 수가 없는 것처럼요.^^
음... 문득 방문객님의 글을 보고 생각나는 것을 잡설로 만들어 올려봅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무술이나 기타 격투의 기격 등에 대한 고견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군요...^^
나만의 과분한 욕심일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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